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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디 님의 서재입니다.

가장 빛나는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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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디
작품등록일 :
2017.02.06 11:59
최근연재일 :
2017.02.15 14:36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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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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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5
글자수 :
120,145

작성
17.02.13 13:01
조회
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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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자
9쪽

<2>

DUMMY

"다른 거? 무슨.. 방법이라도 있어?"


"아직은 없어요. 단지 대화라는 방법은 답이 아닐 거라 생각해요."


대범 선배의 마음의 문을 열 가능성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했다.


원인 없는 결과란 없다. 즉, 모든 결과에는 그 원인이란 게 있어야 하는데 하나 선배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의 결과뿐이었다.


첫째 휴학 후 돌아온 대범 선배의 성격이 변했다.


둘째 나를 신경 쓰고 있다.


우선 대범 선배의 성격이 변한 이유를 추론해보자면 대충 세 가지 정도가 있을 수 있는데..


차명환 선배와의 다툼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걸 수도 있고 차명환 선배의 죽음이 어떤 영향을 미친 것 일 수도 있었다. 혹은 1년간의 휴학 기간 동안 일이 생긴 것 일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차명환 선배와의 일이 더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하나 선배. 제가 몇 가지 물어볼게 있어요. 대범 선배가 차명환 선배와 크게 싸웠을 때와 차명환 선배가 교통사고로 죽었을 때 그 당시 대범 선배가 어때 보였는지 기억하세요?"


"그때 당시? 잠시만. 벌써 4년 정도 된 일이라..."


곰곰이 생각에 잠기던 하나 선배는 조금씩 그 당시가 떠오르는지 고개를 주억거렸다.


"명환 선배랑 다툼이 있었을 때는 배신 당했다는 생각 때문인지 화가 많이 났던 것으로 기억해. 그리고 교통사고로 선배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충격이라도 받은 것처럼 멍해 보였었는데 그러다가 갑자기 펑펑 서럽게 울었었어."


"울어요? 그건 좀 이상하네요."


원수처럼 느꼈던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차마 좋아하지는 못하더라도 통쾌한 감정이나 혹은 허무한 감정을 느꼈었으면 이해가 갈 텐데 무엇이 그렇게 슬프고 가슴 아파서 그 당시 대범 선배는 서럽게 울었었을까?


"그러게. 그때 당시에는 별생각을 못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확실히 이상하네."


"그것 말고 다른 건 없나요?"


"응.. 지금 생각나는 거라고는 그게 다네."


"흠.. 네. 그럼 다른 질문인데요. 대범 선배가 저를 신경 쓴다고 하셨는데 무엇을 어떻게 절 신경 쓰고 있다는 건가요? 그리고 도대체 왜 저일까요? 대범 선배를 알게 된 게 고작 3주 남짓밖에 안 되었는데 말이죠. "


"대범이는 그때 이후로 다른 누군가에게 먼저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어. 혹 누군가가 대범이에게 다가가려고 해도 꼭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우며 거리를 두었었고. 그런 대범이였는데 오디션 이후에 너에게 관심이 생겼는지 성우 네가 누군지 물어보더란 말이지. 솔직히 대범이가 너에 대해 물었을 때 내가 환청을 듣는지 알았을 정도였었어.


그리고 이건 내 생각이긴 한데.. 대범이는 너를 보면서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던 즐거웠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 지금의 너를 보면 그때 당시의 대범이가 생각 날 만큼 많이 비슷한 구석이 있어. 내가 널 볼 때 느꼈었으니 대범이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흠... 사람 속 마음을 어떻게 알겠느냐마는 완전 일리가 없는 소리는 아니었다. 그래도 대범 선배를 가장 걱정해주며 옆에서 지켜봐 주었던 사람이 하나 선배였으니 그나마 대범 선배의 심리 상태를 조금이라도 더 알 수 있었겠지.


"혹시 대범 선배는 개그맨이 되겠다는 꿈을 포기한 건가요?"


"그건 잘 모르겠어. 복학 이후에는 개그 공연과 관련된 어떤 것도 참여하지 않았었어. 다른 누군가와 함께 했던 적은 없었지만 혼자서 따로 준비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뭐라 확답을 못 해주겠네. 그래도 나는 대범이의 개그를 향한 열정을 직접 봤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분명 그 꿈을 포기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해.


개그를 향한 열정이라.. 이쪽을 좀 더 파고들면 그림이 될 것 같기는 한데..


"후... 쉽지 않겠는데요. 정보가 너무 부족해요. 무엇하나 확실한 게 없네요. 시간을 가지고 더 생각해보고 방법을 모색해봐야겠어요."


"응. 성우야.. 무리한 부탁이었을 텐데 들어줘서 고마워. 정말.. 고마워.


그저 미소로 선배에게 답하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죽 다 드시는 거 보니 마음이 한결 가볍네요. 조금 더 쉬세요. 전 나가서 생각 좀 더 해봐야겠어요."


이거 괜히 하나 선배에게 희망만 주고는 안 좋은 결과만 내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 들었다.


어렵구먼 어려워...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대용이와 민우가 내가 있던 방으로 놀러 왔다.


"밑에서 커피 한잔하게 나가자."


방 밖으로 나가자 주위를 휙 둘러보던 애들은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나를 데리고 일 층으로 가면서 어제 있었던 대범 선배와의 일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어제 대범 선배랑 한바탕 했다며? 대충 들어보니까 대범 선배가 그냥 너 괴롭히려고 그랬던 거 같은데.. 재수 옴 붙었다 생각하고 잊어버려."


어제의 일을 위로해주려고 노력하는 대용이와 민우의 모습에 흐뭇한 미소가 얼굴에 번졌다.


"너희들한테 할 말이 있는데... 내 이야기를 다 듣고서 너희의 생각을 들려줬으면 좋겠어."


하나 선배에게 들었던 대범 선배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나갈 때마다 대용이와 민우의 표정도 시시각각으로 바뀌었다.


"하나 선배가 내게 해 준 이야기는 여기까지야. 도와주고 싶은데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못 잡아서 너희들의 생각을 듣고 싶다. 난 이번 학기 때 대범 선배를 처음 보는 거라 그 선배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지만 대용이와 민우 너희 둘은 계속 학교 같이 다니면서 대범 선배 자주 봐왔었을 거 아니야."


"성우야. 솔직히 조금 깜짝 놀랐다. 대범 선배가 먼저 누구한테 관심을 보이는 건.. 나도 학교 다니면서 처음 보는 거 같은데? 신기하네.


너도 알고 있겠지만 내가 그 선배 별로 안 좋아하잖아. 대범 선배가 남을 배려하는 걸 본 적이 없다. 지독할 정도로 자기중심적이야. 그러면서 살짝 권위주의적인 것도 있고 말도 은근 세게 한단 말이지. 그러니 누가 그 선배를 좋아하겠냐? 다 쌩까던지 뒤에서 욕하던지 둘 중 하나였지. 난 사실 네가 대범 선배와 엮이는 거 별로라고 생각하는데.."


"대범 선배에게 그런 과거가 있었는지는 몰랐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안타깝기는 한데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대범 선배를 이해한다는 건 아니야. 과거 어떤 일이 생겨서 성격이 지금처럼 바뀌었어. 근데 그게 대범 선배가 아닌 건 아니잖아? 솔직히 우리도 대범 선배 3년 정도 봐 왔어. 근데 지금 와서 대범 선배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야 그러면 별로 공감 안 되는 건 당연한 거 아닐까."


민우와 대용이의 말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가슴에서 울컥한 감정이 올라왔다.


"너희 둘의 말 이해했어. 솔직히 말하자면 난 대범 선배에 대해 잘 몰라.. 그래서 선배를 생각해도 별 감정이 안 들어. 좋지도 않지만 싫지도 않은 그저 같은 학교 선배? 딱 그 정도지. 그런데 하나 선배 말 듣고서는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만약.. 내가 어떤 사고로 정말 바닥까지 떨어졌을 때 단 한 명도 손 내밀어 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꼭 고구마 3개를 한꺼번에 먹은 것처럼 가슴이 답답하더라. 대범 선배도 지금 그런 상태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손 내밀어주고 싶었어. 뭐 대범 선배가 내 손을 잡아 줄지는 모르겠지만.."


애꿏은 땅만 발로 차던 민우는 어쩔 수 없이 한다는 티를 팍팍 내며 말했다.


"어휴.. 나 진짜 그 선배 별론데! 에잉... 왜 너는 그 선배한테 마음이 쓰인거야. 나도 모르겠다아~ 뭐 필요한 일 있으면 불러 도와줄 테니까."


민우의 투정에 나와 대용이는 서로 마주 보며 피식 웃고 말았다.


"민우 부를 때 같이 불러줘. 커피도 다 마셨으니 슬슬 올라가자 커피 한 잔만 하고 온다고 하고 나온 거라 더 늦게 가면 성훈선배가 뭐라 할 거 같아.


"자유 시간 아니야? 성훈 선배가 왜 혼내?"


"오늘 저녁에 장기자랑 한다고 벌써 난리야. 꼭 우승해서 1등 해야 한대. 1등 선물이 꽤 좋다는 소리가 있더라고."


"어이 대용이. 1등은 포기하시게.. 우리 방 히든카드인 내가 있는데 어디 1등을 꿈꾸나?"


민우와 대용이가 서로 상품은 내 것이라는 말을 하며 티격태격하며 방으로 올라갔다.


장기자랑이라...


장기자랑을 짧은 개그 공연으로 방향을 잡으면 대범 선배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작가의말

오탈자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15 빨간P
    작성일
    17.02.13 18:02
    No. 1

    여기는 댓글이 없구만
    재미있는데....아쉽구만
    그리고 외전이 왜이리 재밌는겨 ㅋㅋㅋㅋㅋ
    본편보다 재밌네 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0 나루디
    작성일
    17.02.14 15:03
    No. 2

    외전을 더 많이 써야 하는 걸까요..ㅠ_ㅠ 본편도 재밌게 더 노력해 보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Drencia
    작성일
    17.02.14 06:19
    No. 3

    회귀물 중에서는 읽고 공감할만한 글인데...
    그런데 제가 착각한 건지 주인공 성격이 변한 것 같습니다.
    배우였던 이가 회귀했다면 감정선의 괴리감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젊어진 육체와 정신적 성숙함에 대한 감정이...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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