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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디 님의 서재입니다.

가장 빛나는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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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디
작품등록일 :
2017.02.06 11:59
최근연재일 :
2017.02.15 14:36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25,677
추천수 :
535
글자수 :
120,145

작성
17.02.14 14:56
조회
424
추천
11
글자
7쪽

<2>

DUMMY

민우와 대용이를 데려다주면서 각 방의 분위기를 살펴봤는데 다들 이번 장기자랑을 위해 분주히 준비하는 게 눈에 보였다.


우리 방도 준비하느라 정신없을까 봐 얼른 가서 도와주어야겠다는 생각에 방으로 돌아왔는데..


"분위기가 왜 이래?"


"성우 선배! 어디 가셨다가 이제 오시는 거에요. 다들 선배만 기다리고 있었어요."


"나를? 무슨 일 있어?"


"저녁에 장기자랑 준비해야 하는데 선배님들이 다 안 하신다고 하셔서요."


"잠깐만 기다려봐."


우선 하나 선배가 쉬고 있던 방으로 들어갔다.


"하나 선배. 컨디션은 좀 어때요?"


"많이 괜찮아지기는 했어."


"그럼 지금부터 오늘 저녁에 있을 장기자랑 준비하려고 하는데 선배도 나와서 도와주세요. 개그 공연으로 밀어붙일 생각인데 아무래도 저 혼자보다는 선배가 같이 서포팅 해줬으면 좋겠어요. 특히나 대범 선배를 전담 마크해 주셔서 이번 공연에 꼭 참여하게 해 줬으면 해서요."


대범 선배의 이야기가 나오자 하나 선배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장기자랑에서 개그 공연을 할 생각이란 거지? 아이디어 진짜 괜찮다. 대범이는 내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참여하도록 만들게."


"그럼 준비하고 거실로 나와주세요. 전 대범 선배랑 슬기 선배한테 가봐야겠어요."


남자들 방으로 들어갔더니 대범 선배와 슬기 선배가 각자 노래를 들으며 쉬고 있었다.


"선배님들. 저녁에 하는 장기자랑 준비하려 하니 나와주셔서 같이 참석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슬기 선배는 슬쩍 대범 선배를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대범 선배는 귀에 있던 이어폰을 빼신 후 나를 바라만 보다 무엇인가 마음에 안 드는지 혀를 차며 거실로 움직였다.


후.. 시작은 나쁘진 않은데?


나름 마음의 준비를 하고 거실로 나와보니 하나 선배는 이미 대범 선배 옆에 딱 붙어서 소파에 앉아 있었고 다른 후배들은 옹기종기 거실 바닥에 앉아서 내가 할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씨익.


"다들 준비가 된 거 같은데 그럼 장기자랑 1등 할 계획을 짜 볼까요?"


나를 바라보고 있는 모든 사람과 시선을 하나하나 마주쳤다.


"우선 이번 장기자랑 때 무엇을 하면 좋겠는지 각자의 말을 들어 볼까요? 저부터 이야기하자면 전... 개그 콘티를 하나 짜서 공연하는 건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시간이 조금 촉박하긴 하지만 대본만 잘 나오면 그래도 다른 팀들보다는 1등 할 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요?"


내 의견을 시작으로 각자가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춤, 노래, 난타, 남장여자와 여장남자의 댄스 대결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는데 하나 선배가 주도적으로 개그 공연 쪽을 밀면서 장기자랑 종목은 개그 공연으로 정해졌다.


"오케이. 개그 공연으로 가닥이 잡혔으니 이쪽으로 준비해야 하는데 다들 알고 있겠지만 우리에게는 시간도 없고 준비되어 있는 것도 없어요. 소품은 기대할 수도 없고 분장으로 웃기는 포인트를 잡으려 해도 쉽지 않아요. 그래서 상황극을 기본으로 하는 콘티를 짜야 할 것 같아요."


다들 지금의 상황을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나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 시각이... 10시 30분쯤이니까 11시 30분까지 하는 것으로 하고 대략 한 시간 정도니까 15분, 15분, 30분 이렇게 시간을 쪼개서 콘셉트를 잡아나가도록 해요. 지현이는 우리가 지금부터 내뱉는 아이디어는 싹 다 적어놔. 그럼 이제 마구마구 아이디어를 쏟아내 봅시다!"


한 시간 동안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중 가장 인기 있는 건 '연애'였다. 20대에 가장 공감하기 쉬운 이야기이면서 재미난 소스들도 많아 다들 시간이 가는지 모르고 자신만의 아이디어들을 끄집어내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대범 선배만 아무 말 없이 이 상황들을 지켜 보고 있었다.


하나 선배가 저렇게 옆에서 부추기는 대도 그저 바라만 보는 것을 보면...


더 이상 가슴이 뜨거워지지 않게 된 것일까? 분명 마음 어딘가에는 계속 개그를 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을 줄 알았는데...


조금은 씁쓸한 마음이 들었지만, 아직 포기하기에는 일렀다. 이제 겨우 한걸음 떼 본 게 아닌가?


"어휴... 이거 아이디어들이 넘쳐나는데? 종이에 글자가 너무 빽빽해서 대본 짜려면 장난이 아니겠어요 이거?"


괜찮은 아이디어들이 나와서 그런지 다들 만족스러운 웃음이 얼굴에 걸려 있었다.


"이제 대본을 짜야 하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전 연출 쪽으로는 잘 몰라요. 그래서 추천을 받을게요. 물론 자기 추천도 가능하니까 거리낌 없이 손을 들어주세요~"


다들 주저하며 서로의 눈치를 보는 게 보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 방에 있는 사람들 대다수가 연기 전공이지 연출 공부를 하는 사람이 없기도 했고 특히나 개그 연출은 경험조차 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


슬쩍 하나 선배를 보며 턱으로 대범 선배를 가리키자 하나 선배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는 표시를 해 주었다.


"사실 여기 있는 사람 중에 개그 공연을 경험해 본 친구가 별로 없는 게 문제인데... 어? 하나 선배. 방금 손 든 거 맞죠?"


"어 맞아. 내가 한 다는 건 아니고 한 명 추천하려고. 난 대범이 추천해."


대범 선배를 추천한다는 말에 후배들은 모두 깜짝 놀라 했다.


'아니 왜 뜬금없이 대범 선배를 추천하지?'

'대범 선배가 웬 말이야... 분위기만 망치고 공연도 엉망 되는 거 아니야?'


대충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게 얼굴에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대범 선배 역시 놀란 듯 하나 선배를 째려보며 소리쳤다.


"야! 왜 날 추천해? 너나 해. 나 할 생각 없으니까."


"솔직히 이 중에서 너 말고 대본 쓸 사람 있어? 내 눈에는 안 보이는데. 너 잘하자나.. 너 실력 있자나.. 그거 보여주라고!"


대범 선배와 하나 선배 서로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눈을 마주 보고만 있었다.


두 선배의 말다툼에 다른 후배들은 어리둥절하며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었고 나 역시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얼른 선배들에게 다가갔다.


"대범 선배. 하나 선배. 우선 두 분 다 진정하시고 이게 이렇게까지 할 일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사실 저 역시 대범 선배에게 대본은 부탁드리고 싶었습니다. 우리 방에서 연출에 경험 있는 사람은 대범 선배밖에 없기도 하고 무엇보다 대범 선배의 콘티 짜는거나 오도시 포인트 잡는 게 장난이 아니라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대범 선배, 부탁드리겠습니다."


말을 끝으로 꾸벅 90도 인사를 하며 대범 선배의 대답을 기다렸다.


한 1분을 기다렸을까... 모두 대범 선배만 바라보고 있을 때


"........ 줘 봐."


"네?"


"아까 쓴 아이디어 종이 줘 보라고."


씨익.


드디어.. 대범 선배가 한 걸음 안으로 들어왔다.


작가의말

오탈자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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