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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디 님의 서재입니다.

가장 빛나는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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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디
작품등록일 :
2017.02.06 11:59
최근연재일 :
2017.02.15 14:36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25,678
추천수 :
535
글자수 :
120,145

작성
17.02.06 12:29
조회
733
추천
14
글자
9쪽

<2>

DUMMY

집에 들어가는 지하철.


평소라면 대본을 읽고 있거나 사람들을 관찰하며 시간을 보냈을 테지만 지금은 핸드폰에 신경이 집중되어 있었다.


[내일 저녁 어때? 학교 근처에 Rudy's라고 스파게티 맛있게 하는 데 있다고 해서 거기 가려고 하는데...]


번호에 맞게 보냈는데 왜 답장이 안 올까...


핸드폰을 요리조리 돌려보며 혼자 마음 졸이고 있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웅! 괜차나~ 근데 Rudy's 거기 좀 비싼데...]


오... 니가 고장 난 건 아니었구나.


[다들 거기 맛있다고 하는데 가 볼 기회가 있어야 말이지? 지금이 딱 찬스인거 같아서. 너 아니면 같이 가줄 사람도 없다~]


[내일 너 수업 끝나고 연락줘. 난 3시에 수업 끝나고 저녁까지 시간이 비어서..^^;]


[난 내일 4시 반에 끝나. 끝나고 연락줄게~]


문자를 이렇게 끝내기 아쉬워 몇 마디 다른 말이라도 더 건네 볼까 했지만 밤이 늦어 차마 보내지 못했다.


아파트 들어가는 입구에서 낑낑대는 소영이가 보여 슬쩍 뒤로 조심스레 다가갔다.


"워! 뭐해?"


놀라 움찔하는 동생이 나를 보고서야 표정을 풀고 투닥댄다.


"깜짝이야! 이씽~ 놀랐잖아!! 이거나 끌면서 따라와!"


"음? 분리수거하러 나왔어? 이리 줘."


소영이는 분리수거를 하면서도 나에게 놀란 게 약이 올랐는지 뾰로통한 표정으로 입술이 삐죽 나와 있었다.


"어이~ 마이 씨~스터. 아이스크림 사 줄게 그만 화 풀어~"


"내가 애냐! 아이스크림에 홀라당 넘어가게!"


어? 이거 봐라? 아이스크림이 안 통해?


"흠... 좋아! 인심 썼다! 딸기 아이스크림 큰 거 한 통!"


나랑 눈을 마주친 동생은 그제야 씨익 웃으며 표정을 풀었다.


"콜! 큰 거 한 통이야 다른 말 하기 없어!"


완전 애구만... 아니기는 무슨.


쫄랑쫄랑 내 뒤를 따라오며 콧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웃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게 딸기 아이스크림이 좋은 걸까?


저녁 날씨가 쌀쌀한데 소영이의 옷이 너무 얇은 게 아닌가 싶어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서 넘겨주었다.


"날씨 추우니 이거라도 입어."


"응응~ 오~ 따닷하고만요~"


내가 벗어준 외투를 입고 따듯해 하며 좋아하던 동생이 갑자기 내 오른쪽으로 딱 붙더니 나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오라방~ 오늘 웬일로 이렇게 꾸미고 나가셨어? 원래 학교 갈 때는 꾸미고 안가잖아. 이거 느낌이 딱 여자 만날 때 옷차림인데..."


"내가 그럴 시간이 어디 있냐? 학교 수업 들어야지, 연극 준비해야지, 틈틈이 공부도 해야지..."


"헹~ 시간이 아무리 없어도 다 연애는 하거든? 그리고 내가 오빠를 모를까? 이 옷차림 딱 여자 만나러 가는 옷차림이라니까? 누구야? 응?"


"아이스크림 가게 문 닫겠다. 빨리 안가면 니가 좋아하는 딸기고 뭐고 없어. 얼른 가자."


재빨리 동생과 떨어져 아이스크림 가게로 빨리 걸었다.


옆에서 쫑알쫑알 뭐라고 하던 동생도 아직은 말할 때가 아니어서 그런가보다 싶었는지 더 이상은 묻지 않았다.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 게 조금 미안했지만 아직은 아무런 관계도 아니어서 선뜻 말하기도 그랬다.


"나 근데 너 학교에 가본 적이 없네... 한 번 놀러 갈까? 너 학교 근처에서 맛있는 것도 먹고 시간 되면 영화라도 한 편 보고 같이 집에 들어가면 좋을 거 같은데."


"우리 학교? 뭐 그렇게 볼 게 많고 그러지는 않은데... 그래도 근처에 맛집은 많으니 맛있는 거 먹고 좀 놀다가 들어가도 좋긴 하지. 그래서 언제쯤 오려고?"


"다음 주나 다다음 주? 날씨도 점점 따듯해져서 돌아다니기도 좋을 것 같고 그때쯤이면 꽃들도 피어서 거리가 이쁘니 분위기도 괜찮지 않겠어?"


"좋아~! 우리 학교로 오는 거니가 내가 풀코스로 대접해줄게! 대신 나중에 내가 오빠 학교 놀러 가면 오빠가 다 쏘기! 어? 엄마 전화다아~ 응 엄마. 아... 나 아파트 바로 밑에서 오빠 만나서 딸기 아이스크림 한 통 사가는 중! 응응. 금방 들어가 걱정 안 하셔도 돼용~"


분리수거하러 간 딸이 안 들어오니 걱정이 되셔서 전화하셨나보다. 항상 우리들 걱정만 하시는 거 같아 마음 한편이 짠 해졌다.


부모님께 좋은 모습을 하루라도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아직은 서두르기보다는 한 걸음씩 준비하며 나아갈 때임을 알기에 조급한 마음을 다스려본다.


한 걸음씩. 한 걸음씩.


거북이처럼 느린 걸음이지만... 결국 결승선엔 내가 가장 빨리 도달할 거라 믿는다.



* * *


"나 지금 수업 끝났는데 어디야?"


"본관 앞에서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는 중이었어."


"아... 그럼 6시쯤 볼까?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는데 괜히 가서 방해하기는 그러니까..."


"아니야!! 아.. 음음.. 괜찮아. 잠깐 만난 거라서 곧 갈 거야."


"그럼 내가 본관 쪽으로 갈게. 바로 앞이니까 거기서 보자 그럼."


핸드폰을 끊기 전에 어렴풋이 연희가 친구들에게 뭐라고 말 한 거 같았는데...


본관으로 갔더니 본관 앞 계단에서 친구들처럼 보이는 2명과 이야기를 하는 게 보였다.


"안녕.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는데 괜히 온 거 아닌가 싶은데.. 이쪽이 친구분들? 안녕하세요. 연희 친구 신성우입니다."


"헐 대박."


음?


멍하니 날 쳐다보던 두 친구는 연희가 옆에서 툭툭 치고 나서야 나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안녕하세요. 연희랑 같은 학과 친구 신성현이에요.."


"안녕하세요. 같은 학과 친구 김주영이에요."


"제가 눈치 없이 낀 거 같아 죄송해요. 그냥 6시에 볼 걸 그랬는데..."


"아니에요~ 저희는... 아 약속이 있어서 곧 갈려고 했어요. 연희야 우리 갈게! 다.음.에. 우린 따로 보자. 그럼 좋은 시간 보내세요~"


그렇게 멀어져 가는 친구들을 보며 한숨을 쉬다 핸드폰을 보며 부르르 떠는 연희가 보였다.


"괜찮아? 무슨 일 있는 거야?"


"응? 아니~ 밥 먹기 전에.. 간단하게 커피 마실래?"


"어. 그러자."


방금 연희 상태가 안 좋아 보였는데 왜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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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연희와 그 대학교 친구들 시점]


"헉... 이리로 온대. 너희들 얼른 가!"


"뭐..뭐야? 어딜 가라고 그래?"


"어디든! 빨리!"


"뭔소리야... 알아듣게 좀 이야기해 줄래?"


"이씽... 나 약속 있다고 했잖아 이리로 온다고 해서. 암튼 무브무브!"


"누군데~? 호오... 남자구먼 이거. 요거 요거~ 우리가 어떤 남잔지 딱 판단해 줄게!"


"....... 아니야! 판단 안 해줘도 돼!"


3명이 그렇게 투닥대다 연희가 얼음처럼 굳어 한 곳을 바라보아 다른 두 친구도 그 시선을 따라 쳐다보았다.


"와... 우리 학교에 저런 남자가 있었어?"


"헐... 그러게... 완전 장난 아니다... 오오~ 이쪽으로 온다. 어? 근데 왜 우리한테 손 흔들어? 우리 뒤에 아무도 없는데? 어..어.."


"안녕.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는데 괜히 온 거 아닌가 싶은데.. 이쪽이 친구분들? 안녕하세요. 연희 친구 신성우입니다."


"헐 대박."


헉. 나도 모르게 말이 나와버렸다.


"안..안녕하세요. 연희랑 같은 학과 친구 신성현이에요.."


"안녕하세요. 같은 학과 친구 김주영이에요."


"제가 눈치 없이 낀 거 같아 죄송해요. 그냥 6시에 볼 걸 그랬는데..."


"아니에요~ 저희는... 아 약속이 있어서 곧 갈려고 했어요. 연희야 우리 갈게! 다.음.에. 우린 따로 보자. 그럼 좋은 시간 보내세요~"


바로 자리를 떠나면서 연희에게 문자를 날린다.


[이 전생에 나라를 구한 냔! 나도 저런 남자랑 같이 있고 싶다아아!! 너 낼 딱 기대해. 내가 모조리 알아내 주겠어.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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