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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디 님의 서재입니다.

가장 빛나는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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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디
작품등록일 :
2017.02.06 11:59
최근연재일 :
2017.02.15 14:36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25,661
추천수 :
535
글자수 :
120,145

작성
17.02.06 12:21
조회
769
추천
16
글자
8쪽

<2>

DUMMY

호신술 수업은 어떤 면에서는 참 좋은 수업이다.


좋은 건 지금과 같이 치한 역할을 할 때다. 강사님이 항상 강조하는 '실전처럼'.


강사님의 지시를 성실히 수행하는 모범 학생이기 때문에 치한에 빙의한 듯 뒤에서 꽉 안으면서 끌고 가면 여성분들이 그에 맞게 대처하면 된다.


이러한 과정 중에 생기는 여러 합리적 터치들은 남자라면 싫어할 수가 없을걸?


물론 사심 없이 일!이라 생각하면서 하고는 있지만 일도 하고 싶은 일과 하기 싫은 일이 있지 않은가.


흐뭇해지는 마음을 다잡고 냉혹한 치한처럼 끌고 가고 있을 때


퍽!


"헉"


순간 명치에 제대로 맞아 숨을 못 쉬고 쪼그려 앉아 끙끙댔다.


"괜... 괜찮아요!?"


손을 들어 괜찮은 모션을 했지만 계속 욱신거리는 걸 보니 멍이 들 것 같다.


남자가 힘으로 여성을 이런 식으로 제압하며 끌고 가면 여자분들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게 느껴졌다.


어휴... 무서워서 이거 밤에 돌아다닐 수나 있을까. 특히 이 호신술 강의를 들으면서 동생 생각이 많이 든다.


소영이한테도 꼭 호신술 강의 있으면 들으라고 해야지. 뿌리는 스프레이 같은 것도 있는 거 같은데 그런 것도 꼭꼭 가지고 다니라고 하고.


옆에서 계속 미안한 듯 쳐다보는 여학생에게 한마디 건넸다.


"진짜 치한이었으면 더 당황했을 거고 아무 생각도 안 들 수 있어요. 제가 치한처럼 행동하긴 했지만, 진짜 치한이라면 이것보다 최소 3배 이상의 힘으로 끌고 갔을 거에요. 그러니 저한테 미안해하지 마시고 정말 그 상황이었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계속 생각해보세요."


"네... 정말 미안해요. 그리고 제가 이 수업 끝나고 음료수라도 한 잔 사드릴게요."


이렇게 좋으신 분들만 있으면 참 좋겠는데 가끔 이상한 여성분들도 있어서 문제다.


가장 문제라고 느끼는 게 내 몸을 슬쩍 슬쩍 더듬는 여자가 있다. 호신술을 펼치는 과정에서 오는 터치의 느낌이 아니라 불순한 의도로 나를 터치하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따질 수도 없 는게 나에게서 벗어나려고 하는 도중에 생긴 일이라고 말하면 또 내가 할 말이 없는 게 문제다.


싫어하는 티를 내면 사람 차별한다고 말이 나올까 봐 그것도 쉽지가 않았다.


어휴... 그냥 내가 피해 다니는 수밖에 없나?


그렇게 수업이 끝나고 샤워 후 나오는 나에게 음료수를 건네주는 손이 보였다.


"아까 너무 죄송해서요. 아직도 많이 아프시죠?"


"하하. 괜찮아요~ 이 음료수 한 캔이면 충분합니다. 그나저나 나쁜 역할만 해서 그런가? 요즘 세상이 여성분들 혼자 다니기가 무섭겠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이 강의도 여성분들이 많이 듣는 거겠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거 같은가요?"


"저 같은 경우에는 미리 배워두면 나중에 위험한 일 당할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신청하긴 했어요. 직접 호신술 수업을 듣고 이렇게 따라 하다 보니 자신감도 조금 생기고요. 하지만... 만약 진짜 위험한 상황이 닥쳤을 때는 무서워서 잘 대응하지 못할 것 같긴 해요."


"음... 위급한 상황일 때 가장 중요한 건 침착해야 하는 거 같아요. 이건 제가 들은 이야기인데 여성분께서 버스를 탔다가 피곤해 잠이 들어서 종점까지 갔던 적이 있었다고 해요. 버스 기사님이 그 여성분을 깨워주고 여성분도 종점에서 내려서 집에 가는 방향으로 택시를 타려고 하는 와중에 어떤 남자가 성폭행하려고 끌고 가려고 했었대요. 그 여성분은 어떻게든 침착해지려고 하면서 그 남자를 향해 똑바로 '지금 뭐하시는 건가요?'라고 당당히 물어봤다고 해요. 그런 상황일수록 더욱 당당해지는 게 중요한 거죠.

아무튼 그 성폭행범은 여성분이 당당하게 쳐다보며 설득했더니 그 여성분을 놓고서 도망갔다고 들었어요. 물론... 그 성폭행범이 그나마 마지막 양심이 있어서 그랬던 거지 아마 다른 나쁜 사람이었다면 안 좋은 일이 일어났겠죠? 그래도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없던 방법도 보일 거라 생각해요. 그러니 이 호신술 수업에서는 그런 침착성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시는 것도 좋은 거 같아요."


내 말을 경청하던 음료수를 주신 여성분은 고개를 끄덕이며


"어휴 진짜 그런 말을 들으니 무섭긴 하네요... 그래도 성우 씨가 노력해주셔서 잘 배우고 있어요. 성우 씨가 많이 힘드시죠? 저처럼 세게 때리는 경우가 많을 거 같아서요."


"어? 제 이름을 아시네요? 전 그쪽 이름도 모르는데..."


"아... 이연희예요. 나이는 23살이구요."


"연희... 연희. 이름 이쁘시네요. 23살이면 저랑 같으신데요? 그리고 세게 하셔야 도움이 되죠. 전 괜찮으니까 맘껏 세게 하세요. 그래야 저도 정말 도움이 되고 있구나 생각하죠."


"앞으로도 수업 열심히 쫓아가면서 배운 거 써 볼게요. 잘 부탁드려요."


"하하... 좀 무섭긴 한데요? 그리고... 다음에 볼 땐 말 편히 하자. 음료수 고마웠어~"


"아... 응! 담 수업시간대 봐."


이름도 이쁘고 마음은 더 이쁜 거 같고 참 괜찮네...


가만, 나 지금 설렌 건가? 어? 이런 감정 너무 오랜만이라 조금 신기하네.


허허... 그래도 이런 설렘 좋네... 나도 모르게 씨익 웃음이 나온 걸 보니.


다음 호신술 수업이 빨 리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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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연희와 그 친구와의 전화 통화]


"정혜야~!~! 나 우리 성우랑 대화했어! 우와... 완전 성격 너무 착해. 매너도 너무 좋구... 어떠케 볼 때마다 더 좋아진다..."


"뭐? 우리 성우? 정신 차려 이것아. 그런 남자는 너 안 좋아해."


"...... 날 좋아 할수도 있지 않을까?"


"아니. 그런 일 없어. 꿈 깨."


"야이씨. 니가 그러고도 내 친구냐! 도움은 못 줄망정 꼭 그렇게 아프게! 말해야만 했냐!"


"뭐한 거냐......?"


"...... 됐어!"


"아구아구 삐져써용 우리 연희?"


"이씨... 됐어. 근데 너 신성우라는 이름 들어본 적 없어? 우리랑 같은 나이에 연영과라고 하더라구... 연영과라도 같은 학교 아니면 잘 모르겠지?"


"당연히 모르... 어? 누...구라고? 신성우? 설마 그 신성우?"


"헐... 진짜 알아?? 어때 그 사람?"


"내가 아는 신성우랑 네가 말하는 그 우리 성우랑 같은 사람인지 아직 확실치 않으니 뭐라 말하긴 그런데... 내가 아는 신성우는 우리 앞뒤 학번 걸쳐서 꽤 유명했지. 특히 고등학교 때...


"고등학교때 어떻게 유명했길래 그래?"


"...... 미친놈. 우린 성우 그놈 볼 때 다 그 소리 했어. 어? 나 부른다. 촬영 들어가야 하니 나중에 전화할게~"


"응? 정혜야?! 사람 궁금하게 다 해 놓고 이렇게 가는 게 어디 있냐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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