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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디 님의 서재입니다.

가장 빛나는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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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디
작품등록일 :
2017.02.06 11:59
최근연재일 :
2017.02.15 14:36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25,687
추천수 :
535
글자수 :
120,145

작성
17.02.06 12:20
조회
766
추천
20
글자
8쪽

<2>

DUMMY

"공식적 신성우 씨 팬클럽 창단 날인데 어떻게 1호, 2호 팬과 맥주 한잔 어때요? 다른 스터디원들은 잠재적 팬클럽 회원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기에 함께 맥주 한잔하는 서비스를 보여주어 더 많은 팬을 만들어보죠?"


"좋습니다! 이런 날 안 마시면 또 언제 팬들을 늘릴 수 있겠습니까? 가시지요! 공식적 1호, 2호 팬과 잠재적 팬클럽 회원분들!"


술만큼 사람들이 빨리 친해지는 방법이 또 있을까...


오늘 처음으로 만나 어색할 만도 했는데 함께하는 맥주 한잔과 서로의 삶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어색함은 사라지고 그 공간을 서로에 대한 공감으로 채워갔다.


"성우는 그럼 1학년인데도 주연인 거야?"


"어... 1학년이긴 한데 학번으로 따지면 대충 3학년이랑 동기니까 어떻게 1학년이란 느낌은 아니지. 그리고 사실 1학년 중에서도 잘하는 친구들 많아. 전국에서 난다 긴다 하는 애들은 다 우리 학교 지원했을 텐데 그중에서 합격한 친구들이니까."


"오~ 그 말은 성우 너도 학교 입학할 때는 전국에서 난다 긴다 하는 친구들 다 이기고 합격한 거네?"


"어? 말이 그렇게 되나요? 하하..."


이 누나 뜬금없이 날카로운 데가 있는 거 같다.


"아까 스터디 끝날 때 다음 주 못 온다고 했던 게 제주도 여행때문이라고 했잖아. 그럼 연극이나 연기하는 사람들은 다 그렇게 가보고 그래?"


"당연히 다 그렇지는 않죠~ 누나 그건 사람 스타일에 따라 다 다른데요. 제 경우에는 연극 대본에 있는 그 내용 그대로 이동하며 겪어 보면 도움이 될 거라 생각돼서 가 보는 거예요. 근처 게스트하우스에서 잠도 자고 같이 맥주도 한잔하면서 이야기도 나누어 보는 거죠. 또 올레길도 걸어보면서 어떤 풍경을 보았는지 또 어떤 생각을 했을지 느껴보는 거구요."


그래서 다음 주에 가는 제주도 여행이 너무 기대가 된다. 정말 상진 이가 되어 여행해 볼 생각이니까.


"성우야~ 우리는 연기가 무엇인지 잘 모르잖아? 그러니 연기가 무엇인지 잠깐 보여주면 안 돼?"


"네? 지금요? 이 상태로?"


"응! 지금. 그 상태로."


"나중에 우리 학교에서 연극을 하면 그때 오셔서 보시죠?"


"안돼~ 안돼~ 우린 연극이나 연기에 대해서 잘 모른단 말이지? 그러니 예고편 이런 비스무레한걸 봐야 재밌을지 없을지 맛이라도 알지 않겠어?"


하아... 이 누나 나랑 안 맞아 진짜, 진짜 안 맞아.


아니 근데 왜 다들 그런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냐고오.


"진짜로 해요? 진짜로?"


"응응!! 여기에 어차피 우리밖에 없으니 다른 사람에게 피해줄 일도 없잖아? 연기란 게 무엇인지 맛만 살짝 보여주세요~"


"후... 이걸 하는 제가 웃기긴 한 데 다들 궁금하시다니까 그럼 간단하게 보여드릴게요. 지금 하는 대사는 제가 오디션 볼 때 했던 거에요."


가만히 감정을 잡으며 상진 이가 그 당시 느꼈을 좌절, 황당, 암담한 느낌을 슬슬 끌어올리자 같은 스터디원들은 내 주위의 공기가 달라진 느낌을 받아서인지 깜짝 놀라 했다.


"하아... 거기... 푸름 게스트 하우스 맞습니까... 오늘 예약한 이상진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대중 교통편으로 갈 방법을 알고 싶어서요. 아, 여기가 어디 근처냐면요... 그 제주도 공항 근처 버스터미널에서 가깝습니다. 네네. 버스터미널에서 서귀포 쪽으로 가는 13번을 타고 가다 별다리골 정류장에서 내리면 그 근처라는 거죠? 네 감사합니다. 지금 출발하니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후쯤 도착할 것 같습니다."


"후... 상진아. 상진아. 정신 차리자. 렌터카 사고 난 건 이미 지나간 일이다. 정신 차리자. 하아..."


감정을 마무리하고 눈을 떴을 때 모두의 시선은 나를 쳐다보는데 고요한 적막감이 우리의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여기까지가 끝이에요. 뭐 좀 이상했어요? 왜 다들 그리..."


"우와아아... 이런 게 연기야? 여기 여기 소오름 보여? 이런 게 연기구나... 난 순간 너 아닌 줄 알았어. 표정, 목소리, 분위기가 갑자기 탁! 바뀌더니 너 주위로 침울한 분위기가 막 뿜어져 나오고 너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느껴지는 그 감정들은... 말이 안 나올 정도야. 나 이 연극하면 꼭 보러 갈 거야!"


현진 누나의 호들갑 때문인지 다들 깜짝 놀라며 감정을 추스르는 거 같았다.


연기란 게 무엇인지 가벼운 마음으로 보여주려고 했는데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더 크게 느껴졌나 보다.


"성우야, 내가 연극이나 연기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정말 방금 깜짝 놀랐어. TV나 영화에서 연기 같은 걸 볼 때는 연기라는 게 저런 거면 나도 저거보다 잘할 수 있겠다 싶었었는데... 지금은 그런 생각했던 내가 부끄러울 정도야. 정말 잘 봤어... 그리고 너 엄청 멋있었어."


다른 스터디원의 반응들이 다 이런 느낌인지라 살짝 당황했지만 그래도 연극이나 연기를 보는 마음가짐이 다들 조금은 달라진 거 같아 나쁘진 않았다.


그래도 계속 이런 분위기면 또 민망하니까 재빨리 맥주잔을 가득 채우며 외쳤다.


"워워~ 다들 곧 막차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잊지 말아요. 시간은 없고 맥주는 많은 이런 상황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저의 공식 1호, 2호 팬은 얼른 잠재적 팬클럽 회원분들의 잔을 가득 채워주시고 다 같이 스터디를 위하여 하시죠? 덤으로 저의 팬클럽도 같이 위하여~"


나의 이런 노력 때문인지 다들 가볍게 웃으시며 가득 채운 맥주잔을 들어 올리며


"우리의 스터디를 위하여! 팬클럽을 위하여!"


라며 외쳐주었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맺은 오늘 하루를 위하여... 건배!





* * *


"성우야 여기 이 부분 대사 좀 쳐줘. 점심 같이 먹고 나오는 부분부터."


대용이의 말에 감정을 잡고서 대본을 보며 대사를 치기 시작했다.


["확실히 맛집이라고 하더니 기다려서 먹은 보람이 있네요. 특히 이렇게 맛있는 제육은 처음 먹어본 거 같아요."


"그렇지? 나랑 다니니까 이렇게 맛있는 집에서 먹어도 보는 거야~ 그래서 다음은 어디 갈 거야?"


"천지연 폭포 둘러 본 후에 갈대밭으로 유명한 산굼부리 쪽으로 갈 생각이에요. 저녁에는 진혁이 형이랑 성산 일출봉 근처에서 볼 수 있음 보려구요. 아마 아침 9시쯤 우리랑 헤어졌으니까 저녁 5시나 6시쯤이면 진혁이 형도 일출봉에 도착하지 않을까요?"


"어휴~ 무슨 일정이 그렇게 빡빡해? 그냥 여기서 좀 쉬면서 구경 하다가 저녁에 술이나 먹는 거 어때? 계~속 걸으려니까 다리도 아프고 대중교통으로 돌아다닐 생각 하니 또 깜깜하다. 응? 상진아 어때?"


"전 그래도 제주도 여행이 처음이라 이곳저곳 구경하과 싶어서요. 그리고 윤선 누나도 산굼부리에서 3시쯤 보기로 했구요."


"어? 거기서 그 여자 보기로 했어? 나 있는데 굳이 왜 거기까지 가서 만나려고 그래. 여기서 그냥 쉬자, 응?"]


"후~ 쌩유. 네가 봤을 때 어떤 느낌이야? 상진으로 느꼈을 때 제헌이란 사람, 지금 느낌이 어때?"


"얄미운 사람이지. 얄밉다 못해 슬슬 짜증까지 날 수도 있는 느낌? 지금 이런 감정을 잘 유지해야 할 거야. 제헌이란 캐릭터가 얄밉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짜증을 유발하는 캐릭터는 또 아니니까. 얄미우면서도 어쩔 수 없이 들어 줄 수밖에 없는 그런 매력이 있잖아."


그렇게 캐릭터를 대용이랑 분석하고 있을 때 헐레벌떡 민우가 들어왔다.


"야야! 니들 준 선배 나우 기획사랑 계약한다는 소문 들었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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