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서늘한 바람에 실구름으로 흩어지어
서러운 그대 맘을 고요히 어루만져
늘 하던 버릇인양 빗질을 하고 있다
한 밤에 내린 빗줄기 새록새록 또 내린
바르르 떨리는 몸 감기가 오나 해서
남처럼 돌아앉아 못 본 척 하였어도
에우는 내 사랑이야 못다 꺼진 잉걸불
실없는 웃음 물고 얼음물 들이키곤
구차한 변명일랑 안 한다, 안한다며
름늠히 차려입고서 자존심을 매만져
으슥한 골목에선 못 참고 웃음 터질
로맨틱 패러디한 드라마 대본이야
흩어도, 흐트러져도 안 본다면 될 것을
어리디 어린 너를 그림에 묻어놓고
지금은 까마득히 네 모습 잊어버려서
어차피 만나지 못할 평행선이 서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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