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삶으로 잃어버린 그리움 하나
삶의 바다에 왼쪽으로 줄을 긋다가 문득
으밀아밀 유리창을 닦는 와이퍼가 된다.
로맨틱 로맨티스트 노래를 흥얼거리며
잃어버려도 하나 서운치 않을 기억 아니라도
어차피 돌아오지 않을 순간, 순간들
버려라, 버려라, 쓰레기 수거함에
린네꽃 이파리가 한 잎 한 잎 떨어져 허공을 수놓고
그리움 함빡 머금은 달빛별빛바람소리마저
리본으로 동여매어 링크를 걸어놓고
움막집 모퉁이 돌아 돌아서는 꼼꼼히 각주도 달아놓고
하소연일랑 일기장에나 쏟아놓으라며 핀잔주다가
나머지 감당해야 할 숙제는 까먹은 채
이제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줄만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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