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봄비가 살그머니 눈물 흘려요
봄나들이
가려는데
비가
내리네요.
비슬비슬
몸을 일으키다
도로
앉으며
가랑비
내리던 그 날의
추억이나
끄집어내고
살그머니 웃음 짓다보니
핑그르르 눈물이 돌아요.
그만큼 아팠으면
이제는
정을 다셔야 하는데
머릿속은 온통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로 채워지고
니힐리즘 추종자들 불러
단식투쟁을 하다하다가
눈시울
붉혀가면서
물소리 새소리로 시끌벅적
흘러내리는데
웬 뇌출혈 같이 생긴
녀석 하나가 불쑥 나타나
요 며칠
쫄딱 굶었더니
하늘이 노랗다고
푸념하네요.
하늘은 그저 봄비 눈물로 가득 찼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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