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편지]나날이 방장산을 바라보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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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방장산을 바라보노라면
그 푸르게 드리웠던 장막이
문득 변하여 청자빛깔이 되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문득 쪽빛이 되지요.
저녁볕이 비껴들면 산은 또 변하여
반짝반짝한 은빛으로 변하는데
황금빛깔 구름과 수은빛깔 안개가
서서히 산허리를 감싸고
그럴 때면 산은
수만 송이 연꽃이 되어서
하늘거리는 광경이 마치
무수한 깃발들이 나부끼는 것만 같답니다.
그 어떤 신선이나 은군자가
옅은 안개처럼 하늘하늘한
비단 옷깃을 열어젖히고
노을처럼 포근하고 매끄러운
허리띠를 휘날리면서
고요히 그 사이사이를
오락가락하는 것인 줄로 의심하였답니다.
-연암박지원의 [어떤 이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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