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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정(蘭亭)서재입니다~

비밀 낙서첩

웹소설 > 작가연재 > 시·수필

난정(蘭亭)
그림/삽화
nanjung
작품등록일 :
2015.06.21 08:53
최근연재일 :
2017.04.05 15:48
연재수 :
379 회
조회수 :
125,827
추천수 :
1,653
글자수 :
165,582

작성
16.07.25 20:28
조회
654
추천
2
글자
2쪽

[연암편지]엄화계에서

DUMMY

집터론 지극히 작은 공간이지만

서성대며 노닐고 안식하기엔 충분합니다.


앞면 왼쪽에는 깎아지른

푸른 벼랑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바위틈은 깊숙이 텅 빈 채

저절로 동굴을 이루어서

그 속에 제비가 둥지를 틀었는데,

그래서 제비 연에다 바위 암, ‘연암’이라 한답니다.


집 앞으로 백여 걸음 나아가면 평평한 대가 있는데,

모두 겹겹이 쌓여가며 우뚝 솟은 바위들이고

시내가 그 밑을 휘감아 돈다고

이것을 조대, ‘낚시터’라 부르지요.

시내를 거슬러 올라가면 또

울퉁불퉁하고 하얀 바위가

마치 먹줄을 대고 깎은 듯이 놓였습니다.


여기엔 혹은 잔잔한 호수를 이루기도 하고

혹은 맑은 못을 이루기도 하는데

노는 고기들이 엄청나지요.

이 물에 저녁볕이 비껴들면

그림자가 바위 위까지 어른거리는데

물고기 후리질 하는 그림의 시내라는 뜻의

‘엄화계’라 부르지요.


그러나 산을 휘감아 돌아온 물이

겹겹이 사방으로 감싸 흘러서

저절로 촌락과 두절된 형국이라

개 짖는 소리 닭 울음소리조차도

한길에 나가 칠팔 리쯤 걸어야만 비로소 듣는답니다.






-연암박지원이 홍대용에게 보낸 네 번째 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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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 [연암 시]햇살 16.08.02 709 2 1쪽
374 [연암편지]나날이 방장산을 바라보노라면 16.07.27 631 2 1쪽
» [연암편지]엄화계에서 +2 16.07.25 655 2 2쪽
372 [연암편지]공주 판관 김응지에게 16.07.21 634 2 3쪽
371 시조론 | 아픔이라는 변주곡 이야기 +4 16.07.03 574 3 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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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 이카로스의 날개 1 16.06.28 961 3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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