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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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청
나만 보면 내 귀를 달라 달라고 보채며
동그란 귀 하나만 주면 내 무릎에 앉아주겠다던, 앉았다간 기어이
무릎이 으깨지고 말 통통한 내 비둘기
초대해놓고 옥신각신하던 고갱과의 일상도
별의별 요망한 속삭임도 귀찮아, 면도날 꼿꼿이 세운 거울을 잘랐다, 귀를 잘랐다, 말끔히 물에 씻고 예쁘게 포장하여 너에게 바쳤다.
비둘기, 감전되었다 절절한 나의 사랑에
자화상을 그린다, 상이군인처럼 붕대를 감고
고작 귀때기 하나보다는 굶기 대회 나가 특별상 받을 주름사이에 핏발 선 눈 두 개만은 곧 죽어도 죽을상이 아닌 얼굴, 얼굴을 가지라고 할 참이다
모두가 떠나갔기에 오히려 살맛나는 아침.
*비둘기:‘라셀’이라는 이름의 주점 여인 별명. ‘아를르의 노란 집’시절 고흐의 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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