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 짓밟힌 민초들의 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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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밟혀서도 짓궂은 운명 탓으로 돌리며
밟혀버린 꼬리는 미련 없이 잘라버리고
힌지*의 구멍구멍이나 여물게 못질한다.
민다래끼라고, 절대로 울었던 게 아니라고,
초췌한 아내 얼굴에게 힘껏 웃어주다가
들녘에 아지랑이더러 봄이 왔느냐고
의기소침한 목소리로 어물거린다. 새삼스레
함박눈 내리듯 떼거리로 목숨 저버리고도
성끗이 웃는 꽃잎무덤이 오늘 따라 아름답다고.
*힌지(hinge) : 돌쩌귀. 경첩. 문짝을 다는 데에 쓰이는 장식의 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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