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육방하인 물어 보소 육시허면 될 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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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시랄!
방방이 찾아들어 구십도 각도로 허리 꺾으며
하오나, 하오니, 합쇼, 하였거나 말았거나
인사하느라 인사불성이었거나 말았거나
물인지 불인지도 모르고 덤벼들어
어, 어, 어, 하는 새에 정치 중독증에 걸린 경우는
보다, 보다 처음이네, 참말로 못 말리겠네.
소문만 번지르르한 청렴결백 깃발을 들고
육모정 네 모서리에 육각등 걸었느냐
시시때때 주안상 차리라고 안팎에 보챘더냐.
허겁스런 속내 감추던 육자배기 장단이
면책을 전제한 노래, 말기중독 증세라는데
될 법이나 한 소리, 아니 될 법도 아닌 소리
터진 입 놔두고 어디다 쓸 것인가.
인사불성 되었어도 내 노래를 들어보소.
가끔은 춘향 왈 판소리가 구성지게 비비꼬는 소리를
- 작가의말
*“매우 쳐라.” 만정(滿庭)나졸이, “예이.” 집장사령(執杖使令) 거동 보소. 3모장 둘러메고, 한 발 자칫 나섰다가 큰 눈을 부릅뜨고, 주먹에다 힘을 주어 한 발 자칫 달려들며, “이.” 딱 하는 소리 기왓골이 울린다. 통인(通引)은 붓을 들고 영창(映窓) 앞에 엎드려서 종이에 그리면서, “한 낱 맞았소.”
춘향의 곧은 마음 아프단 말 하여서는 열녀가 아니라고 저렇게 독한 형벌 아프단 말 아니하고, 제 심중에 먹은 마음 낱낱이 발명(發明)할 제, 집장가(執杖歌)가 길어서는 집장(執杖)하고 치는 매에 어느 틈에 할 수 있나. 한귀(句)로 몽글리되 안짝은 제 글자요, 밖 짝은 육담(肉談)이라.1채 낱 딱 붙이니, “일정지심(一貞之心) 있사오니 이러하면 변하리오.” “매우 쳐라.” “예이.” 딱. “이부(二夫) 아니 섬긴다고 이 거조(擧措)는 당치 않소.” 셋째 낱 딱 붙이니, “삼강(三綱)이 중하기로 삼가이 본받았소.” 넷째 낱 딱 붙이니, “사지를 찢더라도 사또의 처분이요.” 다섯째 낱 딱 붙이니, “오장(五臟)을 갈라주면 오죽이 좋으리까.” 여섯 째 낱 딱 붙이니, “육방하인(六房下人) 물어보오, 육시(戮屍)하면 될 터인가.” 일곱째 낱 딱 붙이니, “칠사(七事) 중에 없는 공사(公事) 칠대로만 쳐보시오.” 여덟째 낱 딱 붙이니, “팔면(八面) 부당(不當) 못될 일을 팔짝팔짝 뛰어보소.” 아홉째 낱 딱 붙이니, “구중분우(九重分憂) 관장(官長)되어 궂은 짓을 그만하오. 열째 낱 딱 붙이니, “십벌지목(十伐之木) 믿지 마오, 씹은 아니 줄 터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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