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서재 확립

[디지몬] 무쌍 시리즈

웹소설 > 자유연재 > 팬픽·패러디, 판타지

완결

유오원후
작품등록일 :
2018.10.18 20:15
최근연재일 :
2021.01.19 23:21
연재수 :
189 회
조회수 :
12,606
추천수 :
205
글자수 :
1,247,219

작성
18.12.20 10:19
조회
57
추천
1
글자
10쪽

무쌍(無雙) Ⅱ - 06

DUMMY

도화도(桃花島).

노완동이 거주하고 있는 동굴에서 시간을 보내다 타오몬이 머무르고 있는 숙소에 도착한 오라클과 아스카, 레이븐은 각자의 짐을 풀고 쉬고 있었다. 레이븐의 경우에는 침대에 눕자마자 바로 잠에 들었고, 아스카는 서가에 가득 꽂혀 있는 책을 꺼내 읽었다.


“노완동에게 공명권을 전수받느냐고 힘들었을 텐데 쉬지 않고.”


“이 정도 가지고 힘들다고 할 수는 없죠.”


“한데, 무슨 책을 보고 있는 겐가?”


“기문둔갑이요. 타오몬의 도움을 받지 않고, 노완동을 만나러 가려고요.”


“음··· 그 책 가지고는 힘들 걸세. 도화도의 기문둔갑은 『우리들』의 지식을 보태고 타오몬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개량한 것이니까.”


“그렇다면 이건 지식에 보탬이 되겠지만 결정적인 도움이 되기는 무리겠네요.”


책을 전부 읽어 머릿속에 기억해둔 아스카는 제자리에 갖다 두고는 침대에 앉았다.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 오라클에게 그 지식을 설명해줄 것을 부탁했고, 잠시 망설이던 오라클은 지식을 알려주었다.

내용이 난해하긴 했지만 오라클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자 순식간에 습득하고는 바로 자신의 지식으로 전환한 아스카. 그 후, 피곤함이 몰려왔는지 하품을 하더니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모두가 잠에 들고 시간이 흘러 아침이 되었을 때, 자리에서 일어난 셋은 각자의 일을 했다. 그 중에서 아스카는 타오몬을 찾아가 지식을 가르쳐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었다.


“네 말은 잘 알겠지만 그것만은 안 돼. 잘못 퍼지면 악용될 수도 있어.”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당신이 죽으면 그 지식도 세월에 묻혀서 사라질 테고요.”


“······정녕 배우고 싶은가?”


“예.”


“···좋아, 가르쳐주지.”


아스카의 말에 잠시 망설이던 타오몬은 생각을 바꿔 자신의 지식을 그녀에게 전수해주었다. 어젯밤 기문둔갑에 관한 책을 읽어 머릿속에 기억해둔 덕분에 이해하기 쉬웠고, 어려운 부분은 타오몬이 설명을 해줘서 습득할 수 있었다.


“정말이지,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군!”


“이곳에 있는 책을 읽지 않았다면 이해하기가 어려웠겠죠.”


“부디 내가 가르쳐준 지식을 악용하지 말아줬으면 해.”


“앞날은 알 수 없다고 하지만··· 약속하죠.”


말을 마친 뒤에 아스카가 새끼손가락을 내밀자 잠시 멈칫하던 타오몬은 반대쪽 새끼손가락을 내밀어 고리를 걸었다. 약속을 맺은 다음에 아스카는 오라클, 레이븐과 함께 노완동이 머물고 있는 동굴로 향했고, 타오몬은 숙소에 남아 본인의 일을 하였다.


*


며칠 후.

오라클이나 타오몬의 도움을 받지 않고 도화도의 기문둔갑을 지나 동굴 입구에 도달한 아스카는 레이븐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노완동이 평평한 바위에 누워서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아스카와 레이븐이 들어온 것을 발견하자 상반신을 일으켜 앉고는 그들을 맞이했다.


“어서 와.”


“오전부터 술이라니. 대단한 위장이네요.”


“칭찬으로 알아들을게. 그나저나 오늘은 누님과 함께 오지 않은 거야?”


“예. 오라클은 지금 숙소에서 타오몬과 함께 있어요.”


“그래. 조금은 씁쓸하네.”


바위에서 완전히 일어난 노완동은 잠시 쓴 표정을 지었다가 다시 안색을 바꾸었다. 예전처럼 장난기 어린 얼굴로 준비 운동을 하며 몸을 풀다가 격투 자세를 취했다.

이에 아스카도 자세를 취하며 노완동과 대치를 하다가 곧 주먹을 내질렀다. 빠르지만 부드러움과 허실이 담긴 아스카의 주먹에 날아오자 노완동도 주먹을 뻗어 맞부딪쳤다. 공명권과 공명권이 충돌하면서 밀고 밀리는 공방전이 벌이지는 가운데, 노완동이 한 발짝 뒤로 물러서더니 괴이한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괴이한 공격이란 오른손으로 공명권을 사용하고, 왼손으로 강(剛)의 성질을 지닌 권법을 사용한 것이다. 본래 무예는 한 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온 몸으로 하는 것인데 노완동이 그걸 무시하고 양손을 따로 사용하여 두 가지 패턴으로 공격을 펼쳤다.

듣도 보도 못한 무공에 아스카는 공명권으로 맞서다가 강맹한 권법이 가까이 다다르자 염동력을 사용해 노완동을 튕겨냈다.


“어이쿠!”


“방금··· 그건 뭔가요?”


“아, 이거? 내가 여기서 지내는 동안 하도 심심해서 만들어낸 쌍수호박(雙手互博)이지.”


“쌍수호박이요?”


“두 손(雙手)이 서로(互) 싸운다(搏)라는 거지.”


노완동이 말을 마치고 나서 한 손으로 공격을 하고 다른 한 손으로 방어를 하는 묘기를 보여주자 아스카와 레이븐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때?”


“굉장하네요.”


“동시에 각기 다른 두 종류의 공격을 할 수 있으니 싸울 때 상당히 유리하겠는데.”


표정의 변화가 없던 아스카가 감정을 드러내며 칭찬을 하고, 레이븐이 별 생각 없이 한 말에 노완동은 잠시 멍하게 서 있다가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본래 쌍수호박은 노완동이 놀이용으로 만든 무공이었는데, 레이븐의 말을 듣고 깨달음을 얻어 진가를 알게 되었다.


“듣고 보니 그렇군! 좋은 정보 고맙다, 레이븐.”


“노완동. 쌍수호박도 가르쳐주겠어요?”


“응? 갑자기, 왜?”


“양손으로 서로 싸우는 게 재미있다면 두 명이 1:1:1:1로 싸우는 건 어떻겠어요?”


“그거 나쁘지 않네! 좋아, 가르쳐 주지.”


아스카의 말에 노완동은 흥미를 가지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근처에 있는 두 개의 나뭇가지를 주워서 그녀에게 건네줬다.


“한 손으로 동그라미를, 한 손으로는 네모를 흐트러짐 없이 그려봐.”


“그건 어려운 일이잖아.”


“그걸 못 해내면 쌍수호박은 못 익혀.”


레이븐과 노완동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아스카는 눈을 감으며 정신을 집중한 뒤, 마음을 비우고는 오른손에 쥔 나뭇가지로 동그라미를 그렸고, 왼손에 쥔 나뭇가지로 네모를 그렸다.

말 그대로 아무런 흠도 없이 도형을 완전히 그려내자 둘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너 전에 배운 적이 있어?”


“없어요. 다만 마음속으로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그렸을 뿐이에요.”


“아무래도 넌 태어나면서부터 타고난 선천적인 재능이 있었기에 가능한 걸 거야.”


그리하여 노완동은 아스카에게 어떻게 좌공우수(左攻右守), 또한 우격좌거(右擊左拒)하는지를 가르쳐 주었으며, 그가 도화도에서 깨달아 터득한, 천하의 어느 것에도 견줄 바 없는 기공(奇功)을 모두 들려주었다.

사실 이 쌍수호박의 관건은 완전한 분심이용(分心二用)에 있었다. 무릇 총명하고 지혜로운 이는 생각이 복잡하여 한 가지 일이 완성되기 전에 두 번째 일이 떠오르게 된다. 그래서 이러한 자가 쌍수호박의 무공을 배우려 한다면 상대를 제압하는 여러 잡념 때문에 도저히 배울 수가 없는 일이었다.

물론 그녀가 총명하고 지혜롭긴 하지만 마음은 명경지수와 같아 쌍수호박을 익히는데 아무런 문제가 아니 됐고, 오히려 완전히 습득하게 되었다.


“이제 전부 이해했어요.”


아스카가 양손으로 각각 호신술과 공명권을 펼치자 노완동은 입을 딱 벌리고 다물 줄을 몰랐다. 손을 이리저리 움직여 공격과 방어를 반복하던 중에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는지 그녀는 가방에서 검 한 자루를 꺼내 오른손으로 자루를 잡고, 왼손에는 칼집을 쥐었다.


“잠깐! 그 검은 페라리우스(Ferrarius)가 만든 검인데, 어찌 네가 가지고 있는 거지?!”


“여기로 오기 전에 우연히 얻게 됐어요.”


노완동의 물음에 아스카는 검을 얻게 된 경위를 자세히 설명해줬다. 아스카의 말을 다 듣고 나서 진지한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서 있던 노완동은 숨을 한 번 내쉬고는 말을 했다.


“그건 우연이 아니고 필연이야. 검이 널 주인으로 선택한 거지.”


“그렇군요.”


“한데 말이야. 검의 이름을 정하는 게 어때?”


“이름이요?”


“그래, 이름이 있으면 소중하게 여기게 되니까.”


“그도 그렇군요. 흠, 운석으로 만들었다고 하니 유성(流星)이라고 짓죠.”


“유성이라······. 예상 외로 단순한 이름이네.”


동굴 입구에서 여성의 음성이 들려오자 아스카와 레이븐, 노완동은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거기에는 아스카를 닮은 성인 여성이 팔짱을 끼며 앞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당신은······.”


“날 기억 못하는 건가? 뭐, 상관없어. 현재로선 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으니까.”


“여긴 어떻게 온 거지? 도화도의 기문둔갑은 뚫지 못하는데?”


“난 기문둔갑을 거치지 않고 여기로 바로 온 거야.”


그녀가 입을 열어 말을 하는 와중에 발걸음 소리가 뚜렷이 들려오더니 오라클과 타오몬이 동굴 안으로 들어왔다. 거친 숨을 몰아 내쉬다가 지팡이와 붓을 꺼내 전투 준비를 마친 둘을 바라보던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튕겼다.

탁하는 소리가 동굴 안에 울려 펴지고 잠깐 동안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아스카와 레이븐, 노완동의 발밑에 마법진이 형성되었다. 곧 빛이 환하게 뿜어져 나왔다가 사그라들었는데 셋의 모습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 일로 오라클과 타오몬은 잠시 충격에 빠졌다가 다시 제정신을 차리고는 무기를 그녀에게 겨눴는데, 그녀는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둘을 바라봤다.


작가의말

노완동과 도화도, 공명권, 쌍수호박은 중국의 소설가 김용의 작품인 사조영웅전을 참고한 것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디지몬] 무쌍 시리즈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9 무쌍(無雙) Ⅱ - 12 18.12.26 57 1 11쪽
68 무쌍(無雙) Ⅱ - 11 18.12.25 45 1 15쪽
67 무쌍(無雙) Ⅱ - 10 18.12.24 48 1 14쪽
66 무쌍(無雙) Ⅱ - 09 18.12.23 63 1 11쪽
65 무쌍(無雙) Ⅱ - 08 18.12.22 39 1 8쪽
64 무쌍(無雙) Ⅱ - 07 18.12.21 50 1 11쪽
» 무쌍(無雙) Ⅱ - 06 18.12.20 58 1 10쪽
62 무쌍(無雙) Ⅱ - 05 18.12.19 53 1 11쪽
61 무쌍(無雙) Ⅱ - 04 18.12.18 53 1 12쪽
60 무쌍(無雙) Ⅱ - 03 18.12.17 50 1 11쪽
59 무쌍(無雙) Ⅱ - 02 18.12.16 59 1 6쪽
58 무쌍(無雙) Ⅱ - 01 18.12.15 44 1 7쪽
57 무쌍(無雙) - 57 18.12.14 70 1 10쪽
56 무쌍(無雙) - 56 18.12.13 53 1 19쪽
55 무쌍(無雙) - 55 18.12.12 46 1 23쪽
54 무쌍(無雙) - 54 18.12.11 47 1 19쪽
53 무쌍(無雙) - 53 18.12.10 41 1 16쪽
52 무쌍(無雙) - 52 18.12.09 50 1 18쪽
51 무쌍(無雙) - 51 18.12.08 58 1 19쪽
50 무쌍(無雙) - 50 18.12.07 45 1 15쪽
49 무쌍(無雙) - 49 18.12.06 35 1 13쪽
48 무쌍(無雙) - 48 18.12.05 44 1 9쪽
47 무쌍(無雙) - 47 18.12.04 28 1 20쪽
46 무쌍(無雙) - 46 18.12.03 36 1 24쪽
45 무쌍(無雙) - 45 18.12.02 38 1 25쪽
44 무쌍(無雙) - 44 18.12.01 34 1 25쪽
43 무쌍(無雙) - 43 18.11.30 39 1 11쪽
42 무쌍(無雙) - 42 18.11.29 31 1 12쪽
41 무쌍(無雙) - 41 18.11.27 43 1 16쪽
40 무쌍(無雙) - 40 18.11.26 38 1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