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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확립

[디지몬] 무쌍 시리즈

웹소설 > 자유연재 > 팬픽·패러디, 판타지

완결

유오원후
작품등록일 :
2018.10.18 20:15
최근연재일 :
2021.01.19 23:21
연재수 :
189 회
조회수 :
12,578
추천수 :
205
글자수 :
1,247,219

작성
18.12.16 11:25
조회
58
추천
1
글자
6쪽

무쌍(無雙) Ⅱ - 02

DUMMY

딥 세이버즈(DS).


“일단 데려오기는 했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운석의 충돌로 인해 생긴 크레이터(Crater)의 중심부에 있던 존재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와 침대에 눕힌 오라클은 중얼거리듯이 말을 했다. 앞으로의 일에 대해 생각을 하다가 아직도 의식을 차리지 못한 그를 자세히 바라봤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길고 부드러운 갈색의 머리카락, 눈처럼 하얗고 고운 피부, 도화(桃花, 복숭아꽃)처럼 화사한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작은 몸집, 아직 어린 소녀이지만 완전히 성장하면 온갖 수식어를 붙여도 부족한 최고의 미인이 될 상이었다.


“딱 봐도 디지몬은 아니야. 그런데 이 익숙한 느낌은 뭐지?”


소녀에게서 흘러나오는 묘한 기운에 오라클은 고민을 하다가 소녀의 머리에 손을 올려놓고 정신을 집중했다. 『그들』 중 하나로서 힘을 발휘해 소녀의 의식 속으로 들어가 정보를 알아내려는 행동이었다.


‘······리······ 서······ 나······.’


‘응? 뭐라고 하는 거지?’


‘······내 머리 속에서······ 당장 나가.’


소녀의 목소리로 추측되는 음성이 들려옴과 동시에 오라클은 그 자리에서 나뒹굴었다. 예상외의 상황에 오라클은 낙법으로 자세를 바로 잡고는 빗자루를 손에 쥐었다.

집에 있는 고체로 된 사물은 허공에 둥둥 떠 있고, 유체는 형태가 다양하게 변하고 있었다. 눈으로 보고서도 믿기지 않는 상황에 그녀는 힘을 발휘해서 지금의 현상을 중지시키려고 했다.

그 때, 소녀가 눈을 감은 채로 상체를 일으키더니 손을 뻗었다. 그리고 다섯 손가락으로 움켜잡는 시늉을 하자 오라클은 목이 졸려 숨통이 막히는 감각을 느끼며 괴로워했다.


“크··· 크윽···.”


숨통이 막히는 순간 빗자루를 놓친 오라클은 양 손으로 목을 감싸며 의식을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 허나 서서히 시야가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 갑자기 숨통이 트여왔다.


“헉··· 헉···. 도, 도대체······.”


오라클은 거칠게 숨을 들이마시고는 지팡이를 쥐고 간신히 일어나 소녀를 바라봤다. 소녀의 손은 아래로 내려가 있고, 눈꺼풀이 위로 스르르 말려 올라가 투명하게 빛나는 갈색 눈동자를 드러내며 오라클을 비추고 있었다.


“······당신은 누구?”


“내 이름을 오라클이라고 하네. 자네 이름은 뭔가?”


“······내 이름? 이름··· 생각이 안 나.”


“허면 자네가 누구인지는 알고 있는가?”


“······나는 인간, 다른 차원에서 온 존재.”


“인간? 처음 듣는군. 헌데 자네는 평범해 보이지가 않아.”


“······.”


소녀는 오라클의 말을 듣고 있다가 침대에서 완전히 일어났다. 침대 밑에 놓여있는 신발을 신고 문으로 나아가자 오라클은 말릴까 말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황급히 소녀를 뒤따라갔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 소녀는 어두운 밤하늘에 떠있는 보름달과 수많은 별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광경을 구경하려는 듯 잠시 동안 서 있다가 고개를 돌려 시선을 오라클에게 향했다.


“······내가 떨어진 곳이 어디지?”


“···날 따라오게.”


오라클이 앞장서서 크레이터로 안내를 하자 소녀는 그녀의 뒤를 따라서 걷기 시작했다. 평범한 속도로 걸어가는 터라 소녀와 오라클은 30분이 지나서 크레이터에 도착했다.


“여긴 어째서 온 겐가?”


“······찾아야 할 게 있어.”


크레이터를 내려다보며 두리번거리던 소녀는 찾아야 할 것을 발견했는지 아래로 내려갔다. 열기가 완전히 식은 구덩이의 중심부를 손으로 훑어내던 중에 무언가를 집어 올렸다. 그것은 베이지색의 크로스백(cross bag), 멜빵이 달려 있어 어깨에서 허리에 이르기까지 사선으로 걸쳐 매는 가방이었다.


“······드디어 찾았군.”


“내가 자네를 발견했을 때는 그 가방이 없었는데.”


“······이것은 나의 보호물, 나의 창고, 나의 일부. 타인이 쉽게 찾을 수 없는 물건이지.”


가방을 옆으로 매고 크레이터에서 벗어난 소녀는 오라클을 바라보며 입을 열어 말했다. 보호물, 창고, 일부··· 그 말은 소녀에게 가방은 버리려야 버릴 수 없는 필요한 물건이라는 뜻이었다.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인가?”


“······우선 쉬고 싶군.”


“그렇다면 내 집으로 가세나. 음, 이름이······.”


“······나에게 이름은 없어. 하지만 이름이 필요하겠지.”


“앞으로 자네를 뭐라고 불러야 하나?”


“······아스카. 그게 오늘부터 내 이름이야.”


스스로를 아스카라고 칭한 소녀는 몸을 돌려 오라클의 집을 향해 걸어갔다. 오라클도 아스카를 뒤따라 집으로 돌아갔고, 아무도 없는 크레이터에 하나의 인영이 신기루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아스카를 빼어 닮았지만 몸집과 키가 훨씬 크고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검은색인 성인 여성은 아스카의 뒷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질 쯤에 입을 열었다.


“아스카라··· 나쁘지 않은 이름이군. 자, 그럼 당분간은 지켜보기로 할까?”


*


바이러스 버스터즈(VB).

메탈 엠파이어(ME) 사이의 국경지대에 있는 한 마을에 괴물로 보이는 디지몬이 모든 것을 파괴하며 날뛰고 있었다. 네 개의 팔로 마을 디지몬을 잡아 내던지거나 입 안에 넣어 씹어 먹었고, 등에 달린 한 쌍의 대포에서 광선을 발사했다.

그렇게 만행을 저지르다가 주변이 완전히 초토화되자 괴물은 움직임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살아남은 디지몬은 없고 오직 시체만이 널브러져 있었다.


“크르르르릉~”


괴물은 낮게 울면서 죽은 디지몬의 시체를 모두 먹어치웠다. 그렇게 배를 채운 다음 한 차례 포효를 내지르더니 북쪽으로 올라갔다. 메탈 엠파이어를 거쳐 계속 북으로 간다면 언젠가는 윈드 가디언즈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가이오몬과 마주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주변에 파괴와 피바람이 몰아칠 것이다······.


작가의말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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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무쌍(無雙) Ⅱ - 04 18.12.18 53 1 12쪽
60 무쌍(無雙) Ⅱ - 03 18.12.17 50 1 11쪽
» 무쌍(無雙) Ⅱ - 02 18.12.16 59 1 6쪽
58 무쌍(無雙) Ⅱ - 01 18.12.15 44 1 7쪽
57 무쌍(無雙) - 57 18.12.14 70 1 10쪽
56 무쌍(無雙) - 56 18.12.13 53 1 19쪽
55 무쌍(無雙) - 55 18.12.12 45 1 23쪽
54 무쌍(無雙) - 54 18.12.11 46 1 19쪽
53 무쌍(無雙) - 53 18.12.10 41 1 16쪽
52 무쌍(無雙) - 52 18.12.09 49 1 18쪽
51 무쌍(無雙) - 51 18.12.08 58 1 19쪽
50 무쌍(無雙) - 50 18.12.07 45 1 15쪽
49 무쌍(無雙) - 49 18.12.06 35 1 13쪽
48 무쌍(無雙) - 48 18.12.05 44 1 9쪽
47 무쌍(無雙) - 47 18.12.04 28 1 20쪽
46 무쌍(無雙) - 46 18.12.03 36 1 24쪽
45 무쌍(無雙) - 45 18.12.02 37 1 25쪽
44 무쌍(無雙) - 44 18.12.01 34 1 25쪽
43 무쌍(無雙) - 43 18.11.30 39 1 11쪽
42 무쌍(無雙) - 42 18.11.29 31 1 12쪽
41 무쌍(無雙) - 41 18.11.27 43 1 16쪽
40 무쌍(無雙) - 40 18.11.26 38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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