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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확립

[디지몬] 무쌍 시리즈

웹소설 > 자유연재 > 팬픽·패러디, 판타지

완결

유오원후
작품등록일 :
2018.10.18 20:15
최근연재일 :
2021.01.19 23:21
연재수 :
1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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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83
추천수 :
205
글자수 :
1,247,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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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1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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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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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무쌍(無雙) - 54

DUMMY

어두컴컴한 공간.

아무 것도 없는 이곳에 두 디지몬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나는 검은색 가죽옷 차림의 불량스러워 보이는 외모를 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보라색 천을 가슴께 아래까지 내린 요염하고 아름답게 생긴 여성이었다.

이 둘의 정체는 7대 마왕인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으로, 다른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아포칼립스의 음성이 들려오고 나서 땅이 꺼지는 바람에 아래로 추락하고 있었다.

다행히 리리스몬은 날개가 달려 있었고, 베르제브몬은 블래스트 모드로 각성하여 공중에 뜨는 것으로 중도에 추락을 멈출 수 있었다.


“휴우~ 위험할 뻔 했네.”


“그러고 보니 다른 일행들은 괜찮을까?”


“뭐, 라스트가 같이 있다면 괜찮겠지. 아마도······.”


자신들과는 달리 비행 능력이 없는 일행(라스트 제외)들을 걱정하던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은 지상에 완전히 내려왔다.

두 눈에 수상한 것은 보이지 않았지만 혹시 몰라 주변을 살펴보는데,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자 그곳으로 몸을 돌리면서 전투태세를 갖췄다.


“누구냐?”


“후후후, 오랜만이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리와 함께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철갑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몸집과 등에는 망토처럼 생긴 푸른색의 강철 날개가 달려있었다.

그는 반데몬(묘티스몬)의 최종 형태라고 전해지는 마왕형 디지몬, 데몬의 부하였으나 아포칼립스에게 붙어서 주인을 바꾸고 가이오몬 일행을 공격하는데 힘을 보탠 베리알반데몬(베리알묘티스몬)이었다.


“별로 보고 싶지는 않지만··· 말을 건넸으니 답은 해줄게.”


“근데 네가 왜 여기 있는 거야?”


“너희들이 아포칼립스님에게 가는 걸 막기 위해서지.”


“···그 말은 널 쓰러트린다면 아포칼립스에게 갈 수 있다는 거네?”


“그렇지. 다만 실제로 그럴 수 있을까?”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의 질문에 불가능하다고 여기며 답변을 한 베리알반데몬. 허나 둘은 입가에 미소를 띠우면서 「블래스터」를 겨누고, 양 손에 마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얼마 안 돼서 그걸 느낀 베리알반데몬은 양 어깨의 생체포에서 에너지를 모아 발사하려는데, 한 쌍의 연인의 공격이 먼저 빨랐다.


「데스 슬링거」


「엠프레스 퓨리(Empress Fury)」


「판데모니움 플레임」


「블래스터」에서 발사된 에너지탄과 리리스몬의 양 손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 광선이 베리알반데몬에게 향하고, 그는 생체포인 「소돔」, 「고모라」에서 초열의 광선을 발사하여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의 공격을 상쇄시켰다.

첫 번째 공격이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못하고 그대로 사라져버리자 베리알반데몬은 앞으로 나아가 둘을 공격했다. 하지만 연인은 보이지 않고 설마 하는 심정으로 뒤를 바라보자, 양쪽에서 공격을 가했다.

베르제브몬의 발차기를 복부에 맞고 리리스몬의 손바닥에 얼굴을 가격당해 볼썽사납게 쓰러진 베리알반데몬은 뒤늦게 위엄을 차리며 일어나려고 했지만 베르제브몬이 안면에 주먹을 날리고, 리리스몬이 곧게 뻗은 다리로 가운데의 그곳을 찍어버렸다.


“크어어어어억-!!!!!!!!!!!!!!!!”


모든 남성의 공통적인 급소에 맞아 엄청나게 괴로워하는 베리알반데몬을 보고 리리스몬은 통쾌한 표정을 지었고, 베르제브몬은 자기가 맞은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쨌든 베리알반데몬이 무방비 상태로 있자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은 끝을 내기 위해 달려들었는데, 갑자기 그의 주변에 폭발이 일어나면서 둘을 튕겨냈다.


“큭!”


“앗!”


폭발의 여파로 땅바닥에 나뒹굴던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이 다시 일어서서 혹시 모를 기습 공격을 방비하기 위해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잠시 후, 시야를 가리는 연기가 사라지면서 베리알반데몬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런데 그는 지금의 모습이 사라진 것처럼 많이 달라져있었다. 몸집이 예전보다 훨씬 더 거대해졌고, 철갑은 온대 간데없이 사라져서 육중한 근육이 드러나 있었다. 거기에 양 어깨에 달려있는 생체포는 붉은 눈과 푸른 눈을 가진 짐승의 머리로 변형됐고, 등 뒤의 망토처럼 생긴 강철의 날개는 두 갈래로 나뉘어 진짜 날개처럼 바뀌었다.


“누구냐, 너?”


“크흐흐흐흐흐···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베리알반데몬으로 추정되는 그가 힘이 실린 광소(狂笑)를 터트리자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은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며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난 아포칼립스님 덕분에 더욱 더 강해졌다. 그러니 포기하고 순순히 죽어라!”


“그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손을 쓴 모양이야.”


“상대하기 곤란해지겠군.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마치 사람 잡아 먹는 도깨비인 오우거(Ogre)처럼 생긴 베리알반데몬을 보고 어떻게 상대할지를 고민하던 한 쌍의 커플은 그가 주먹을 내지르자 얼른 흩어져서 피했다.

오우거 베리알반데몬(일명)의 주먹이 땅에 깊숙이 박혀서 움직임이 제한되자 베르제브몬은 팔을 타고 올라갔고, 리리스몬은 하체를 노리기 위해 다리 사이로 이동했다.


「더블 임팩트」


「나자르 네일」


베르제브몬이 머리를 향해 「베렌헤나」를 겨누고 방아쇠를 여러 번 당겼고, 리리스몬이 오른손의 금빛 손톱으로 다리를 찔러 내부에서 부식을 일으키려고 했다. 그러나 오우거 베리알반데몬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총알을 맞고 있었고, 다리가 서서히 부식되어갔지만 빠른 속도로 상처가 아물고 있었다.

이를 본 한 쌍의 연인은 경악을 하면서도 다음 공격을 하려고 하는데, 오우거 베리알반데몬은 다른 손으로 베르제브몬을 잡아 내던지고, 발로 리리스몬을 걷어찼다.


“으악-!!!”


“캭-!!!”


“흐흐흐, 어리석은 연놈들. 지금의 나는 7대 마왕을 능가하는 존재가 됐다! 즉, 너희들로는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이다!!!!!”


“······그 말, 진심으로 하는 거냐?”


땅바닥에 쓰러져있는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을 조롱하던 오우거 베리얼반데몬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 주변을 살펴봤다.

허나 아무도 보이지 않자 헛것을 들었으려니 하고 커플 한 쌍을 완전히 박살내려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는데 밑에서 초고열의 에너지가 모이더니 폭발을 일으켰다.


“방금 그건······.”


“「판데모니움 로스트」··· 설마-?!”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옛말이 있지.”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은 힘겹게 일어서며 폭발에 대해 얘기할 때, 누군가의 음성이 들려오더니 둘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알고 보니 둘은 반대쪽으로 이동한 것이었고, 뒤를 돌아보니 두 디지몬이 떡하니 서 있었다. 하나는 데스몬이고, 다른 하나는 긴 수염의 노인의 모습을 한 마왕형 디지몬으로 등에는 6개의 날개가 달려 있고 왼손에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데스몬? 그리고··· 발바몬?!”


“호호호, 오랜만이군. 제군들.”


“어떻게 봉인을 깨고 나온 거야?”


“오라클이 꺼내줬지. 그녀에게서 모든 사정을 듣고 자네들을 돕기 위해서 온 거다.”


“설마 혼자만 온 건 아니겠지?”


“당연히 아니지. 다만 루체몬은 그 놈의 자존심 때문에 나오지 않았고, 벨페몬은 아직도 자고 있어서 못 왔다네.”


“그러면··· 혹시 『그 녀석』하고 온 거야?!”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이 입을 맞춰서 말을 하자 발바몬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한 쌍의 커플이 말한 그 녀석이란 바로······.


*


성 밖.

아포칼립스의 군단과 싸우고 있던 가이오몬 일행의 원군은 한쪽으로 물러서 있었다. 그들이 싸움을 멈추고 이동한 이유는 단 하나, 갑자기 나타나서 난동을 부리고 있는 한 디지몬 때문이었다.

마치 붉은 악어처럼 생겼지만 어떠한 것이라도 삼키고 부서뜨릴 듯한 거대한 턱과 그에 걸맞은 육체, 양 갈래로 나눠진 긴 꼬리를 가진 그 디지몬의 이름은 리바이어몬, 7대 마왕 중 하나이자 질투의 대죄를 상징하는 악마수(惡魔獸)이다.

아까 전에 그들은 리바이어몬뿐만 아니라 탐욕의 마왕이자 7대 마왕에서 최고이자 최악의 지략가인 발바몬을 보고 경악을 했지만 그 둘이 오라클에 의해 봉인에서 풀려나고 도움을 주기 위해서 왔다고 말하자 일단 경계를 풀고 함께 싸워나갔다.

그러다가 발바몬은 데스몬과 함께 가이오몬 일행, 정확히 말하자면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을 돕기 위해 성 안으로 들어갔다. 데스몬이 이끌고 온 군단은 레이디데비몬이 대신 맡아서 지휘를 했다.

그런데 두 마왕의 뒤를 따라가던 리바이어몬은 자신의 거대한 몸집 때문에 성안으로 들어가지 못하자 분노와 질투가 치밀어 올라 반 폭주를 하고 말았다.


“말도 안 돼! 내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다니!! 졸개들이나 처리해야 한다니!!! 이런 젠장-!!!!!”


제대를 며칠 앞두고 일이 터져 연기된 말년병장 같은 심정으로 아포칼립스의 군단을 마구 짓밟거나, 꼬리로 후려쳐서 해치우고 있는 리바이어몬.

그 때, 검은색의 호우호우몬(페닉스몬)과 붉은색의 램프몬, 암회색의 디노렉스몬(다이노렉스몬) 수십 마리가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보통 같으면 위험한 상황이지만 리바이어몬은 콧방귀를 뀌며 입을 벌렸다. 호우호우몬과 램프몬이 날아서, 디노렉스몬이 두 다리로 뛰어서 입 안으로 들어가자 리바이어몬은 입천장을 닫고 그대로 씹어 먹었다.

우그적 우그적 씹어 먹는 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지고, 몇몇 디지몬이 그걸 보다 못해 구역질을 해버렸다.


“우웩-!”


“역시 7대 마왕 중 하나답군. 저것들을 씹어서 삼키다니.”


“죽어라, 이것들아!!! 으아아아아-!!!!!”


가이오몬 일행의 원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리바이어몬은 날뛰면서 적의 군단을 씹어 먹었다. 그렇게 혼자서 적의 수를 절반 가까이 줄이던 와중에 발을 잘못 디뎌 몸이 뒤집혀졌다. 물론 주변에 있던 적들은 리바이어몬의 육중한 몸에 깔려 사망하고 말았지만 말이다.


“누가 나 좀 일으켜줘-!!!!!!!!!!”


리바이어몬은 몸을 다시 뒤집기 위해 짧은 다리와 두 갈래로 나눠진 꼬리를 마구 움직여 버둥거렸다. 하지만 본인의 노력과는 무관하게 몸은 절대로 뒤집혀지지 않았다.


*


(다시) 어두컴컴한 공간.


“리바이어몬이 여기에 못 들어온 것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동감이야. 그 덩치로 이 안에 들어왔으면··· 으으, 상상만 해도 끔찍해.”


“대신 제가 왔으니 걱정은 마시길 바랍니다.”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 발바몬, 데스몬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폭발에 휘말렸던 오우거 베리알반데몬이 그들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온 몸에 상처가 가득 했지만 서서히 치유되는 중이었고, 그는 네 마왕을 바라보며 양 어깨에 달린 짐승의 머리에서 광선을 발사했다.


「판데모니움 플레어」


「어비스 실드(Abyss Shield)」


오우거 베리알반데몬의 초열광선을 심연의 어두움을 띠는 방어막으로 막아낸 발바몬. 그리고 베르제브몬, 리리스몬, 데스몬은 흩어져서 그를 공격했다.


「카오스 플레어」


「팬텀 페인」


「익스플로전 아이」


베르제브몬이 그의 머리 위로 날아가「블래스터」로 마방진을 그리고 나서 중심에 검붉은 에너지탄을 발사했고, 리리스몬은 등 뒤로 이동해 암흑의 숨결을 내뿜었고, 데스몬은 머리의 외눈이 진홍색으로 빛날 때까지 힘을 모으다가 복부를 향해 광선을 발사했다.

세 마왕형 디지몬의 공격에 오우거 베리알반데몬은 머리 반쪽이 날아갔고, 등이 서서히 데이터화되어 사라지기 시작했고, 복부의 내부가 보일 정도로 살이 떨어져나갔다.

그러나 상처가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머리는 원래대로 돌아왔고, 데이터의 소실도 멈춰지고, 복부도 메워지기 시작했다.


“으흐흐흐흐, 그 정도 가지고는 날 죽일 수 없다!”


“확실히 그런 것 같군.”


“···허나 완전무결하지는 않아.”


발바몬이 내뱉은 한 마디 말에 오우거 베리알반데몬의 안색이 급격히 굳어버렸다. 그러다 이내 울그락불그락 해지며 소리를 질렀다.


“그게 무슨 소리냐?! 지금의 내가 완전무결하지 않다니!!!”


“못 믿는 모양이로군. 좋아, 내 말이 사실이라는 걸 깨닫게 해주지.”


길고 흰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말을 하던 발바몬은 지팡이를 그에게 겨눴다. 동시에 지팡이에 박힌 붉은 구슬이 빛을 내면서 앞에 마법진이 그려지더니 수없이 많은 줄기의 섬광이 뻗어 나와 오우거 베리알반데몬을 덮쳤다.

무차별적인 공격에도 불구하고 오우거 베리알반데몬은 그저 맞고만 있는데, 이는 재생 능력을 믿고 방어를 하지 않은 것이다.


“흐흐흐, 소용없다고 말했을 텐데?”


“공격하게, 제군들!”


「카오스 데스 플레어(Chaos Death Flare)」


「이빌 사이」


「데스 웨이브」


발바몬의 외침이 끝나기가 무섭게 베르제브몬은 「베렌헤나」를 총구 양옆에 결합시킨 「블래스터」의 방아쇠를 당겨 파괴의 파동과 에너지로 이루어진 두 개의 총알을 같이 발사했다. 덤으로 리리스몬은 두 눈에서 검은빛의 광선을 발사했고, 데스몬은 오른손과 왼쪽의 의수를 땅에 내리쳐 진동을 일으켰다.

세 마왕형 디지몬의 공격에 오우거 베리알반데몬은 뒤늦게 방어를 하려고 했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려서 상당한 피해를 입고 말았다. 단 한 군데 멀쩡한 곳인 얼굴을 빼고, 날개 하나가 사라졌고, 양 팔과 복부와 다리에는 상처가 가득했다.


“큭, 제법이군. 하지만 이 상처는 곧······ 흠?! 어째서 재생이 되지 않는 거지-?!”


“쿠후후후후, 네가 믿는 재생 능력은 내 마법으로 억제시켰다. 즉, 죽을 시간(Time to die)이라는 거다.”


“아, 안 돼!!!!!”


『“돼!”』


「판데모니움 로스트」


더 이상 재생이 불가능해져 상처에서 피가 흐르고 있는 오우거 베리알반데몬에게 짧게 한 마디 말을 한 발바몬은 지팡이에 모은 사악한 에너지를 일제히 해방해 그를 불태워버렸다.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 몸에 달라붙은 화염을 끄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오우거 베리알반데몬이 갑자기 괴성을 질렀다. 귀의 고막이 터질 것 같은 소리에 모두들 손으로 귀를 막는데, 그가 짐승의 입을 벌려 화염을 모두 삼키고는 곧 사방으로 퍼트렸다.

그 때문에 짐승의 머리는 검게 타들어가 못 쓰게 됐지만, 대신 사방에 퍼진 화염이 네 마왕을 향해 날아갔다. 그들은 공중으로 이동해 하나씩 피하거나 마법 방패를 만들어 막아냈는데, 순간 오우거 베리알반데몬이 빠르게 움직여 리리스몬을 손으로 움켜잡았다.


“뭣?!”


“리리스몬-!!!!!”


연인(리리스몬)이 짐승(오우거 베리알반데몬)의 손에 붙잡히자 기사(베르제브몬)는 검이 아닌 총을 들고 날아가는데, 짐승이 다른 손으로 주먹을 쥐고 그를 후려쳤다.

주먹에 정통으로 맞아 지상으로 추락한 베르제브몬은 고통에 찬 신음을 터트렸다. 그 이유는 땅바닥에 부딪치면서 날개가 부러졌기 때문이었다.


“베르제브몬-!!!”


“지금 남 걱정할 때가 아닐 텐데? 흐흐흐, 평소에 네년이 맘에 안 들었는데 이 기회에 죽여주마!”


오우거 베리알반데몬이 손에 힘을 주자 리리스몬은 배리어를 펼쳐서 어떻게든 버텨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악력에 배리어에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고, 그걸 지켜본 베르제브몬은 있는 힘을 다해 간신히 일어섰다.

날개가 부러져서 날아가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리리스몬을 구하기 위해 앞으로 한 발짝씩 걸어가는데, 발바몬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물러서.”


“지금 그 상태로는 리리스몬을 구할 수 없다.”


“그러면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이걸 사용하도록.”


발바몬이 말을 하고는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베르제브몬에게 보여줬다. 그것은 X자 형태로 된 하나의 핵(코어)이었다.


“오라클이 말하기를, 위급한 상황이 오면 너한테 주라고 하더군.”


“저걸 나에게······.”


발바몬의 손에 들려있는 핵(코어)을 건네받은 베르제브몬은 그것을 손에 쥐고 정신을 집중했다. 핵에서 강력한 힘이 느껴지자 그것을 서서히 흡수했고, 얼마 안 돼서 자신의 몸 안으로 완전히 받아들였다.

정신을 집중하기 위해 감은 눈을 뜨자 자신의 모습이 예전과는 달라진 것을 느꼈다. 검은색 코트는 갑옷이 되었고, 이마 부분은 보라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푸른색의 날개 네 개가 펄럭이고 있었다.


“흠, 새롭게 각성을 했군. 연구 가치가 있겠어.”


“······그래봤자 넌 리리스몬을 구할 수 없다!!!”


“그건 해봐야 아는 거겠지.”


베르제브몬이 각성하는 동안 배리어를 깨는데 성공한 오우거 베리알반데몬은 손아귀에 힘을 줘서 리리스몬을 죽이려고 했다.

부상을 입었다고는 하지만 덩치에 걸맞은 엄청난 힘에 리리스몬이 고통스러워하자 베르제브몬은 빠른 속도로 위로 날아갔다.


「다크니스 크로우」


순식간에 도달한 베르제브몬은 손톱을 휘둘러 오우거 베리알반데몬의 다섯 손가락을 찢어발겼다. 눈 깜짝할 사이에 손가락이 모두 절단된 그는 괴로워하면서 리리스몬을 놓아버렸고, 그 틈에 그녀를 구출한 베르제브몬은 다시 지상으로 내려갔다.


“고마워. 베르제브몬.”


“다친 데는 없어?”


“몸이 조금 아프긴 하지만··· 괜찮아.”


“으으으, 네 노오옴-!!!!!!”


자신의 다섯 손가락을 잘라낸 베르제브몬을 노려보며 달려드는 오우거 베리알반데몬. 하지만 상처를 입은데다가 이성을 잃은 상태라 빈틈이 많이 드러나 있었고, 그걸 발견한 네 마왕은 둘씩 짝지어서 흩어지는 것으로 피했다.

오우거 베리알반데몬의 돌진을 피한 뒤에 그들은 각자의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더블 임팩트」


「엠프리스 엔블레이즈」


「데스 애로우」


「다크 노아(Dark Noah)」


베르제브몬이 「베렌헤나」의 방아쇠를 당겨 연속으로 총알을 발사했고, 리리스몬이 손 모양의 괴수를 소환해 오우거 베리알반데몬의 몸을 움켜쥐었고, 데스몬이 양손(한쪽은 의수)의 눈동자에서 에너지의 화살을 발사했고, 발바몬이 오른손과 지팡이에 기를 모아 암흑의 구체를 만든 뒤에 그에게 내던졌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총알이 두 눈을 비롯한 여러 곳을 관통하고, 손 모양의 괴수에게 붙잡혀 몸이 압축되는 듯한 고통을 느끼고, 에너지의 화살이 양팔을 꿰뚫어 강제로 몸통과 분리시켰고, 암흑의 구체에 휩쓸려 온 몸이 찢기는 아픔에 오우거 베리알반데몬은 비명을 지르다가 곧 몸이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이렇게 해서 두 명의 주인을 섬긴 배신자는 괴물의 모습으로 최후를 맞이했다.


“휴~ 이제 남은 건 아포칼립스를 찾아가서 처치하는 일만 남았군.”


“아! 저기 문이 생긴 것 같은데?”


“그러면 저 문을 열고 가 보세나.”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베르제브몬, 리리스몬, 발바몬, 데스몬의 순서대로 말을 하고는 앞으로 걸어가 손잡이를 돌렸다. 그러자 문이 열렸고, 건너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너머에 아포칼립스가 있을 거란 생각을 품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이제 남은 것은 두 로얄 나이츠와 미스티몬, 라스트였다. 과연 그들이 상대할 자는 누구일 것인가? 뭐, 아는 사람은 알 테지만 말이다······.


작가의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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