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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확립

[디지몬] 무쌍 시리즈

웹소설 > 자유연재 > 팬픽·패러디, 판타지

완결

유오원후
작품등록일 :
2018.10.18 20:15
최근연재일 :
2021.01.19 23:21
연재수 :
189 회
조회수 :
12,563
추천수 :
205
글자수 :
1,247,219

작성
18.12.05 08:59
조회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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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9쪽

무쌍(無雙) - 48

DUMMY

바이러스 버스터즈(VB).

초승달이 밝게 떠 있고 별들이 수를 놓은 듯 펼쳐져 있는 어두운 하늘 아래 어느 한 평원에서 열 명의 디지몬이 각자의 할 일을 하고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열 명의 디지몬은 가이오몬 일행으로 모두가 아니라, 따로따로 한 명씩 또는 몇몇을 묶어서 무엇을 하는지 설명하기로 하겠다.

우선 첫 번째로 이 소설의 주인공인 가이오몬은 평원에서 떨어진 강가에서 달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흠···.”


“달이 참 아름답군.”


“스승님.”


“어찌 여기에서 혼자 쉬고 있는 거냐?”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가. 가끔은 이렇게 있는 것도 좋겠지.”


알파몬과 가이오몬, 또는 스승과 제자는 서로를 보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가벼운 주제로 말을 주고받다가 어느 순간 주제의 대상이 아포칼립스로 바뀌었다.


“생크터티 캐피탈(Sanctity Capital)이라··· 예전에 몇 번 들른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목숨을 건 싸움을 하기 위해 가는군.”


“······걱정이 되는 겁니까?”


“걱정? 솔직히 말하자면 두려움이지.”


“예? 아니, 그게 무슨······.”


“아무리 나라고 할지라도 근본적인 감정은 부정할 수 없단다.”


“의외군요. 스승님이 이런 모습을 보이실 줄이야.”


“그래? 아마 달빛에 취해서 그런가 보지.”


담담하지만 약간 감정적인 어조로 속마음을 밝히면서 달빛에 비춰진 강물을 바라보는 알파몬과 스승을 슬쩍 스쳐보며 조금은 복잡한 심정으로 서늘하게 빛나는 달을 올려다보는 가이오몬.

한 쌍의 사제(師弟)가 하늘에 떠있고 강물에 비친 달을 보고 있을 때, 한 쌍의 커플인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은 다른 일행들과 떨어져 바위에 앉아있었다.


“슬슬 잘 시간인데 왜 이곳으로 부른 거야?”


“할 말이 있어서.”


“무슨 할 말?”


리리스몬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질문을 하자 베르제브몬은 결의에 찬 얼굴로 바위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곧바로 그녀의 앞에 서 한 쪽 무릎을 꿇더니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조그마한 함으로 보리수나무로 장식된 뚜껑을 열자 루비(Ruby)가 박힌 은색의 반지 하나가 보였다.


“이건······.”


“리리스몬. 이 싸움이 끝나고 살아남는다면 나와 결혼해주겠어.”


“뭐, 뭐, 뭐, 뭣-?! 지금 뭐라고 했어?!”


“나와 결혼해줄 수 있겠냐고 말했어. 사실 나중에 말하려고 했는데, 그쯤 되면 여유가 없을 것 같아서 말이야. 혹시··· 싫은 거야?”


“아니야-! 다만, 너무 갑작스러워서 당황했어.”


“다시 한 번 말할게. 나와 결혼해주겠어, 리리스몬?”


“······아.”


“응? 안 들려.”


“···좋아. 받아들일게.”


리리스몬은 사과처럼 새빨개진 얼굴로 베르제브몬이 건넨 반지를 받고 청혼을 받아들였다. 이에 베르제브몬은 너무 기쁜 나머지 리리스몬을 공주님 안기로 번쩍 들어 올리더니 미친 듯이 웃어댔다.

한 쌍의 커플이 나름대로 행복함을 즐기고 있을 때, 판쟈몬(화이트레오몬)과 미스티몬은 어딘가에서 서로의 무기를 맞부딪치며 수련을 하고 있었다.


“합!”


“흐압!”


판쟈몬이 「수아검」을 내리침과 동시에 미스티몬의 「화룡검」과 「빙룡검」이 X자로 교차하여 검을 막아냈다.

그 다음에 미스티몬이 쌍검에 힘을 줘 판쟈몬을 튕겨내고 바로 「빙룡검」을 휘둘렀다. 물론 판쟈몬이 「수아검」으로 「빙룡검」을 막아내는 바람에 공격이 실패로 돌아갔지만, 빈틈을 「화룡검」으로 찌르려고 했다.

그러나 그가 검지와 중지로 검을 집어서 막아내자 무기를 거두고는 수련을 중지했다.


“대단한데! 다만 위험한 도박이었지만 말이야.”


“위급한 상황에서는 도박을 할 수 밖에 없잖아.”


“맞는 말이지. 하지만 실패하면 그대로 끝이니까··· 주의해.”


“그래, 알았어. 아무튼 한 번 더 하지 않겠어?”


“나도 그러고 싶지만 오늘은 이쯤 하고 쉬지. 슬슬 자야 되지 않겠어?”


“···내일 가야지, 참. 그럼 다른 녀석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자고.”


대화를 마치고 노숙할 장소로 이동하는 것으로 수련을 마친 화이트레오몬과 미스티몬. 수련을 하면서 몸을 움직여서인지 얼굴에 땀이 가득했는데 마침 불어오는 바람에 증발되어 시원함을 느끼게 했다.

한편 그들이 노숙하고 있는 장소에는 발키리몬, 라스트, 로드나이트몬이 있었다. 발키리몬은 로드나이트몬과 카드 게임을 하고 있었고, 라스트는 숙면을 취하고 있었다.


“저 녀석, 빨리도 잠드네.”


“우리들을 싣고 이동하느냐, 아포칼립스의 부하들과 싸우느냐 고생했으니 피곤할 만하지.”


“···잠깐 스톱!”


“왜 그러는데?”


“지금 밑장 뺐지?”


“···뭔 헛소리야.”


“내가 이 두 눈으로 다 봤어.”


“이 몸이 그런 아름답지 못한 짓을 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응.”


“어이가 없군. 말로 해봤자 알아들을 리 없을 테니 한 번 붙자고.”


“좋아. 이긴 쪽이 진실이다.”


카드 게임 중에 논란이 일어나자 싸움으로 결론을 내기 위해 발키리몬은 검을, 로드나이트몬은 「파일 벙커」를 쥐어들었다.

서로가 날카롭게 대치하다가 몇 분 뒤에 빠른 속도로 움직여 무기를 휘두르려는데, 잠자고 있던 라스트가 갑자기 일어나 큰 손으로 두 디지몬을 후려쳤다.


“크억-!!!”


“잠 좀 자자, 이것들아···.”


나무에 부딪쳐 쓰러진 발키리몬과 로드나이트몬에게 중얼거리듯이 말하고는 다시 잠에 빠진 라스트.

갑작스런 공격에 허를 찔린 두 디지몬은 앓는 소리를 내다가 그대로 고개를 떨어뜨리면서 의식을 잃었다.

세 디지몬이 자거나 기절하고 있을 때, 오라클은 다른 디지몬과는 달리 아주 먼 곳에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흐음··· 어디보자. 별들의 위치가 복잡하게 얽혀있군. 꽤 큰 난리가 일어날 듯 한데··· 저들로는 힘들 것 같군. 이를 어쩐다?”


별의 위치를 보면서 점을 치는 오라클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손가락을 몇 번이나 짚으면서 머리를 굴렸으나 나오는 것은 그저 한숨뿐이었다.


“역시 안 되겠군. 저들만으로는 무리야.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인가. 시일은 좀 걸리겠지만, 어쩔 수 없지. 그들에게 알리고 가야겠는데, 웬만하면 조용히 가는 게 좋겠어. 누구에게도 드러나지 않은 채로······.”


오라클은 스승과 제자, 한 쌍의 연인, 두 명의 수련자가 향하는 노숙의 장소를 바라보며 조용히, 중얼거리듯이 말하다가 사라졌다. 마치 눈이 땅에 내린 뒤, 사르르 녹듯이 말이다.


*


생크터티 캐피탈, 지하.

아포칼립스가 본거지로 삼은 이곳의 한 공간에서 다크 마스터즈 셋과 베리알반데몬이 치료 및 수리를 받고 있었다.


“피에몬은 온 몸의 뼈가 부러졌고, 메탈시드라몬은 정신적인 타격과 내상을 입었고, 무겐드라몬은 파손률이 상당하군. 그나마 베리알반데몬이 괜찮은 편이긴 하지만······.”


“···혼자서는··· 그들을···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인가···?”


그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던 아포칼립스의 등 뒤에서 조용히 나타난 블랙오메가몬은 느릿느릿하고 끊기는 듯한 어조로 말을 했다.


“맞아. 베리알반데몬 따위로는 그들을 상대할 수가 없지.”


“···그렇다면··· 어떻게··· 할··· 셈이지···?”


“······어쩔 수 없지. 모두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쉴 수밖엔.”


“···쉰다···, 쉬어야··· 한다···. ···별로··· 내키지··· 않는··· 말이로군···.”


“불만스러워도 당분간은 참도록 해. 때가 되면 마음껏 날뛰게 해줄 테니까.”


“···그··· 말··· 믿도록··· 하지···.”


아포칼립스의 말을 받아들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약간의 의심을 품으며 물러나는 블랙오메가몬.

그가 간 이후에 아포칼립스는 네 디지몬을 살펴보다가 어디론가 향했다. 그가 향한 곳은 수십 개의 시험관이 있는 공간이었는데, 맨 앞에 있는 시험관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이 보였다.


“이 녀석의 육체를 다시 만든다 하더라도 그들의 상대가 될 리 없겠지. 애초에 베리알반데몬과 같은 급이니··· 우선 시일을 두고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군.”


머리만 남은 채로 시험관 내부에서 둥둥 떠 있는 피노키몬을 바라보는 아포칼립스의 눈에는 실망의 기색만이 깃들어 있었다.

하지만 피노키몬의 머리를 파괴하지 않는 것은 그래도 쓸 만은 할 것 같아서였다. 그래도 기분은 좋지 않은지 망설임 없이 이곳을 떠나 자신의 방으로 떠났다.

그가 가고 나서 남은 것은 시험관을 가득 찬 액체와 가끔씩 일어나는 기포뿐이었다.


작가의말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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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쌍(無雙) - 48 18.12.05 44 1 9쪽
47 무쌍(無雙) - 47 18.12.04 28 1 20쪽
46 무쌍(無雙) - 46 18.12.03 36 1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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