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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확립

[디지몬] 무쌍 시리즈

웹소설 > 자유연재 > 팬픽·패러디, 판타지

완결

유오원후
작품등록일 :
2018.10.18 20:15
최근연재일 :
2021.01.19 23:21
연재수 :
189 회
조회수 :
12,644
추천수 :
205
글자수 :
1,247,219

작성
18.11.26 09:10
조회
38
추천
1
글자
7쪽

무쌍(無雙) - 40

DUMMY

약 10년 전.

디지몬들의 세계인 디지털 월드는 일부 지역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을 제외하고는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다크 에리어(DA)에서 맑게 빛나는 검은 성벽이 평화로움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데몬의 성은 그에 대한 상징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어쨌거나 성의 주인인 데몬은 같은 7대 마왕인 베르제브몬, 리리스몬과 차를 마시고 있었다.


“음, 차 맛이 좋네요.”


“농장에서 산지 직송한 찻잎으로 우려낸 거니까.”


“···내 입맛엔 안 맞아.”


“그렇다고 대낮부터 술을 마실 수는 없잖아, 베르제브몬.”


리리스몬의 말에 베르제브몬은 쓴 미소를 지으며 차를 입에 가져다 댔다. 완전히 싫어하는 건 아니었는지, 조금씩 음미하면서 마셨다.

그렇게 간식으로 배를 간단히 채우고 대화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데몬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하였다.


“흠······.”


“왜 그러세요, 오라버니?”


“어디 안 좋은 데라도 있어?”


“아니, 괜찮아.”


“그렇게 말하면서도 표정은 아닌 것 같은데요.”


“···널 속이는 건 무리인 것 같구나.”


“아프거나 고민이 있으면 얼른 말해 봐.”


베르제브몬이 말을 하고, 리리스몬이 옆에서 권유하자 잠시 고민하던 데몬은 빈 찻잔에 차를 따라 한 모금 마셨다.

따뜻한 찻물이 목을 통해 속으로 들어가자 숨을 한 번 들이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그저··· 먼 옛날 우리들이 벌였던 전쟁을 생각하고 있었다.”


데몬의 말에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져 갔다. 그가 말한 전쟁이 디지털 월드를 크게 뒤흔들었던 최종 전쟁을 뜻하는 것임을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최종 전쟁의 또 다른 이름은 『아마겟돈』으로 오래 전에 7대 마왕이 신에게 반기를 일으킨 전쟁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쟁으로 대다수의 지역이 황폐화됐으며 수많은 디지몬들이 희생되었다. 그 후로도 몇 년 동안 지속되던 전쟁은 사성수와 로얄 나이츠가 개입을 함으로써 7대 마왕은 패배를 맛보게 되었다.

거기다 루체몬(폴다운 모드), 발바몬, 벨페몬, 리바이어몬은 각자 따로 봉인되어 유폐 당했고, 데몬과 리리스몬, 베르제브몬은 지금의 다크 에리어로 후퇴하여 쥐 죽은 듯이 지냈다.

그나마 몇 년 전에 신을 대변하는 자들과 반영구적인 휴전을 맺어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우리들에게 있어선 뼈아픈 과거지.”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 치욕을 씻을 계획을 생각했단다.”


“계획··· 이라면?”


“세컨드 아마겟돈(Second Armageddon).”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은 데몬이 두 번째 최종 전쟁을 언급하자 경악에 질린 얼굴을 하며 벌떡 일어섰다.

설마 했던 것이 사실로 드러나자 둘은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식어버린 차를 단숨에 들이마셨다.


“그 말 진심이세요?!”


“내가 너희들에게 한 말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아니, 네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해. 다만······.”


“다만 뭐?”


“병력은 간신히 회복됐고, 나머지 4명이 봉인된 상황에서 어떻게 전쟁을 일으키려고 그래?”


“그거라면··· 걱정 안 해도 돼.”


“무슨 좋은 수가 있나요?”


“···우리를 도와주겠다는 존재가 있더구나.”


“자, 잠깐만!? 그러니까 타인의 도움을 받아서 전쟁을 일으키자는 말이야!”


“그래.”


“그건 안 돼! 어떠한 일이든 타인의 도움을 받으면 나중엔 빚이 된다고!”


“베르제브몬의 말이 옳아요.”


“너희들의 말은 옳다. 허나 나에겐 시간이 없어. 염원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빚이든 무엇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비장한 각오가 담긴 데몬의 말에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은 무슨 말을 해도 그가 들어주지 않을 거란 걸 느꼈다.

결국 설득하려는 생각을 지우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한숨을 내쉬었다.


“미안하구나.”


“됐어요.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그나저나 네가 말한 존재가 무슨 요구 같은 걸 하지 않았어?”


“협력의 대가로··· 요구를 하나 하더군.”


“뭔데?”


“디지몬들의 디지코어를 자신에게 달라고.”


기운이 빠져 의자에 앉아있었던 두 마왕은 데몬의 말에 다시 한 번 벌떡 일어섰다. 특히 베르제브몬은 시뻘게진 얼굴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왜 우리가 그 놈에게 디지코어를 바쳐야 하는데! 원한다면 자기가 직접 하라고 그래!”


“이미 거절할 수 없게 됐다.”


“그 말은··· 혹시?!”


“······받아들였다.”


“큭!”


베르제브몬은 짧은 신음을 토해내면서 주먹을 꽉 쥐고 데몬을 노려보았다. 생각 같아서는 하얗게 질려 부르르 떨리는 주먹으로 그를 한 대 치고 싶지만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그만두었다.


“마음대로 해. 대신 나는 이 일에 참여하지 않겠어.”


“그렇다면······ 날 방해할 거냐?”


“아니, 지금은 지켜보기만 할 뿐··· 막는다면 훗날이겠지.”


두 마왕이 대화를 나누면서 데몬은 베르제브몬을 죽일 생각을 가졌다가 이내 포기했고, 베르제브몬은 그와 리리스몬을 보며 뭐라 더 말하려고 하다가 고개를 가로젓고는 몸을 돌려 걸어 나갔다.


“베르제브몬!”


“가게 둬라. 원치 않는데 막을 수는 없지 않느냐.”


“하, 하지만······.”


“이것은 명령이기도 하다.”


나머지 네 마왕이 봉인된 이후 7대 마왕의 「임시」 수장이 된 데몬의 말에 리리스몬은 고민과 동시에 현실을 직시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성 밖으로 나온 베르제브몬은 자신이 아끼는 자가용, 「베히모스」에 올라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가버렸다. 아무런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채로······.


*


현재.

과거에 있었던 일을 가이오몬 일행에게 밝힌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은 데몬이 생각났는지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이에 그들은 둘을 위로하면서 각자 하고 싶었던 말을 했다.


“일이 그렇게 된 거였군,”


“그 말에 의하면 실행은 데몬이 했고, 지시는 그 놈이 내렸다는 거군!”


“숨겨진 원수가 드러났어!”


“···아무튼 데몬이 서두르려고 했던 걸로 봐선 병에 대해서 감을 잡은 듯해.”


“지금 생각해 보면 네 말이 맞는 거 같아.”


“음, 결국 그 놈과 싸워야 할 수 밖에 없겠군.”


“우리가 원하는 일이니 불만은 없지만.”


“약속을 했으니 지켜야지. 앞으로 잘 부탁해, 리리스몬.”


“나야말로 부탁해야지.”


가이오몬과 리리스몬은 대화를 한 후에 서로 손을 잡고 악수를 나눴다.

이로서 7대 마왕이자 한때 적이었던 자를 동료로 맞이하게 됐고, 한층 더 강화되었다. 그리고 공공의 적을 상대하게 될 그들의 여행도 한층 험난해 질 것이다.


작가의말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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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무쌍(無雙) - 52 18.12.09 50 1 18쪽
51 무쌍(無雙) - 51 18.12.08 58 1 19쪽
50 무쌍(無雙) - 50 18.12.07 45 1 15쪽
49 무쌍(無雙) - 49 18.12.06 35 1 13쪽
48 무쌍(無雙) - 48 18.12.05 44 1 9쪽
47 무쌍(無雙) - 47 18.12.04 29 1 20쪽
46 무쌍(無雙) - 46 18.12.03 36 1 24쪽
45 무쌍(無雙) - 45 18.12.02 38 1 25쪽
44 무쌍(無雙) - 44 18.12.01 35 1 25쪽
43 무쌍(無雙) - 43 18.11.30 39 1 11쪽
42 무쌍(無雙) - 42 18.11.29 31 1 12쪽
41 무쌍(無雙) - 41 18.11.27 43 1 16쪽
» 무쌍(無雙) - 40 18.11.26 39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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