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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편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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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무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07
최근연재일 :
2023.07.2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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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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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15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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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077 성검 원정대 (3)

DUMMY

겐크는 전쟁 준비로 인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특히 바란은 노르디아로 향하는 준비를 같이 하느라 더욱 바빴다.

그러던 중 반가운 손님이 겐크를 방문하였다.


“백작 각하 오랜만에 뵙습니다.”


스토벨이 환하게 웃으며 바란에게 인사를 하였다. 바란도 환한 미소로 스토벨을 반겨주었다.


“바쁠 텐데 자작이 여기까지 무슨 일이오?”

“교황청에서 백작 각하를 도와주라고 하더군요.”

“나를?”

“노르디아로 가신다고 들었습니다.”

“나야 자작이 합류하면 대환영이지요.”


벨루아 백작의 차남이지만 그는 지금 교황청 소속의 성기사였다.

벨루아 영지의 일보다 교황청의 명령이 우선시 되는 이였다.


“노르디아로 향하신다고 들었는데 길잡이 역할을 부여받았습니다.”

“노르디아에 가신 적이 있습니까?”

“음. 간 적은 있는데 그게 좀.”


스토벨이 어색하게 웃었다. 예전에 임무를 받고 노르디아로 향했다. 그렇다고 노르디아에 잘 안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게 스토벨은 프라겐에서만 머물렀다.

정확하게는 프라겐의 성당에서만 지냈기에 노르디아에 대해서 말하기에는 어려운 감이 있었다.


“아마 저희끼리 가면 아마 도시를 벗어나는 것도 힘들 겁니다.”


심각한 문제이긴 하였다.

노르디아에 사는 사람들은 남쪽 사람에 대한 반감이 엄청나다고 들었다.

거기에 당장 바란만 하더라도 달스브렌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 지도만 보고 찾아가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했다.


“아마 프라겐 성당에서 도와줄 사람을 붙여 줄 겁니다.”

“그건 다행이네.”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노르디아까지 가십니까?”


스토벨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교황청도 정확하게 말해주지 않았다. 당장 북쪽 땅에 마왕이 나타났다는 것까지는 알았다.

곧 큰 전쟁이 일어난다고 하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전력 중 하나인 바란이 노르디아로 떠난다고 하니 궁금하긴 했다.


“마왕을 잡으러.”

“정말 마왕이 나타난 겁니까?”

“그렇소.”


스토벨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하게는 우린 마왕과 싸울 무기를 찾으러 가는 겁니다. 용살검 발릭스라고 들어보았나?”

“아.”


스토벨도 예전에 교황청에서 공부할 때 들어본 이야기였다.

마룡 마고토스를 봉인시킨 전설의 검.

그 검의 위치가 노르디아에 있는 줄은 몰랐다.


“그럼 마왕은?”

“란스테르크에 있는 걸로 추정 중이지.”


스토벨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옛 란스테르크 후작령은 벨루아 백작령과 경계가 맞닿아 있는 곳이었다.

지금도 북쪽 란스테르크 후작령에서 내려오는 몬스터로 인해 벨루아 백작령은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였다.

마왕이 란스테르크에 자리했다면 벨루아 백작이 겪는 어려움도 이해가 되었다.


“중요한 일이긴 하군요.”

“그렇지.”


교황청에서 스토벨을 합류시킨 이유가 있었다.

물론 스토벨은 사명감이 두터운 성기사였다. 바란과 인연도 있으니 적당히 감시자의 역할로 그를 바란에게 보내었다.


“합류하게 돼서 반갑소.”

“저야 말로 백작 각하와 함께하게 돼서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사람이 마주 보고서 활짝 웃었다.


* * *


오랜만에 모두가 모였다.

이제는 볼란테르 백작령의 사람이 된 이들이었다. 일부는 다시 갈란디아 후작가로 돌아가긴 했지만 대부분이 백작령에 남아 바란의 새로운 가신이 되었다.


“갈란디아 군단에 합류할 백인대 2개와 예비대 성격의 보병대 1개를 편성 완료하였습니다.”


달자스의 보고에 바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갈란디아 후작은 전쟁에 참전할 1개 군단과 예비 군단 1개 총 2개 군단을 편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나마 백작령은 마지막까지 전투를 치르던 곳이라 빠르게 편성을 마칠 수 있었다.


“소메르 경과 아르시 경이 백인대를 맡아 갈란디아 군단에 합류하게.”

“알겠습니다.”

“넵!”


발베르 자작에게 후방에서 치중의 역할과 예비대의 훈련을 맡겼다.

전체적인 지휘는 달자스에게 맡겼고, 조르주에게 달자스의 보좌를 부탁하였다.

가신들은 모든 명령에 바란이 없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였다. 늘 전투에서 항상 선두에서 싸우던 이가 바로 바란이었다.


“난 교황청에서 내린 별도의 임무를 수행하러 북쪽으로 향합니다.”

“북쪽이요?”

“음. 지금 전쟁은 마왕이 나타난 전쟁입니다. 대부분 소문으로 알고 계셨겠지만 그 소문이 사실이오.”

“이런.”

“아······.”


바란의 말에 가신들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갑작스러운 전쟁 준비에 많은 말이 돌았다.

교황청이 프란시아를 통해 몬스터에게 빼앗긴 땅을 회복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제일 많았지만, 일부는 북쪽에 마왕이 나타났다는 소문이었다.


“그렇다면 프란시아 대공의 영애가 정말 마왕에게 납치된 겁니까?”


달자스의 물음에 바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맙소사.”


너무나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 다들 믿지 않았는데. 가장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소문이 사실이었다.


“지금 프란시아에서 12개 군단이 북진을 준비하고 있소.”


회의장의 분위기가 차갑게 얼어붙었다.


“나는 마왕을 처단하기 위해 용살검 발릭스를 찾으러 노르디아로 갑니다.”


용살검 발릭스.

그렇다고 나타난 마왕의 존재는 칠백 년 전에 전설 속 마룡 마고토스라는 말.

어릴 적 재미있는 이야기로 치부했던 게 정말 현실에서 일어났다.


“노르디아로 가는 것부터 너무 위험하지 않습니까?”


발베르 자작이 걱정스럽게 말을 하였다.

일반적인 전쟁이 아니었다.

역사에 남을 전쟁이었다. 그런 전쟁에 볼란테르의 군대는 지휘관 없이 전쟁이 나서야 했다.


“칠백 년 전 전설입니다. 가셔서 검이라도 없으면 어떡합니까?”

“교황청에서 확신을 가지고 내린 명령이니 그러지 않을 겁니다.”


교황청은 달스브렌에 검이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바란도 교황청에서 이 급한 시국에 불확실한 정보로 움직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바란의 말에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내가 없더라도 모두 잘 해낼 거라고 믿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든든한 대답에 바란이 희미하게 웃었다.

지금까지 전쟁을 함께 해온 이들이었다. 그들은 자신과 함께 승리를 이끌었다. 걱정은 되지만 믿음직스러웠다.


“자 그리고 혹시 여기 있는 분 중에 노르디아로 가는 방법을 아시는 분이 있습니까?”


바란의 질문에 다시 회의장이 조용하였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노르디아에 갈 일이 당연히 없었다.


“레그바니아로 향하는 길은 너무나도 오래 걸립니다. 다른 방법을 알고 계신지요?”


일반적으로 레그바니아를 통해 노르디아로 갈 수는 있었다.

문제는 지금 그 길이 몬스터로 득실거리는 길이었다. 거기에 그 길로 달스브렌으로 향한다면 얼마나 걸릴지 모를 일이었다.


“배로 가도 되는데 문제는 전에 프라겐과 배로 교역하는 도시가 란스테르크라서······.”


그곳은 지금 마왕이 점거하고 있었다.

바란이 체념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방법을 찾아보아도 노르디아까지 단거리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조르주가 의기양양하게 말을 하였다.

모든 방법이 사라진 지금.

바란에게 조르주는 구원자와 같았다.


“보베어 경 말씀해보시오.”

“케라크에서 배를 타고 가시면 됩니다.”


케라크?

바란을 비롯한 모든 가신들이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조르주를 바라보았다.


“케라크가 전부터 브레토니아와 교역을 하던 곳이라서 찾아보면 노르디아로 가는 배가 있을 겁니다.”

“오.”

“제가 알아볼까요?”


바란의 진영에 합류하고 케라크의 영주 대리인으로 지내는 조르주가 오랜만에 공을 세울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적극적인 태도로 말을 하였다.


“돈을 얼마가 들든 좋으니까. 지금 가장 빠르게 노르디아로 갈 수 있는 배를 구했으면 좋겠어.”

“걱정하지 마십시오.”


조르주가 자신 있게 대답하였다.


* * *


조르주의 말대로 케라크에서는 금새 프라겐으로 가는 배를 구할 수 있었다.

물론 노르디아의 특성상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바란은 망설임 없이 가격을 지불하였다.


차아아악-.


다행히 바다는 고용하였다.

배와 바다가 부딪히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왔다.

배는 바람을 타고 빠른 속도로 북쪽으로 올라갔다.

돛을 활짝 편 배의 속도는 엄청났다.

바란은 배의 선두에 서 넓은 바다를 바라보았다. 바란의 시야에는 푸른 바다와 하얀 구름만이 눈에 들어왔다.


“늦어도 이틀 내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빠르군.”

“신께서 도와주셔서 순풍을 만나 다행입니다.”


선장은 최고의 미소를 지었다.

솔직히 가고 싶지 않은 마음에 큰돈을 불렀다. 눈앞의 대단한 귀족 나리는 선뜻 그 돈을 지불하였다.

선장은 일 년치 수익을 단숨에 벌었다.


“바다란 곳은 참 넓군.”

“그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지요.”

“그런가?”

“아직 바다의 끝에 가 보았다는 사람을 보지 못했으니까요.”


바란은 신기한 눈으로 바다를 보았다.


“아마 교황청의 똑똑한 사제님들도 이 바다가 얼마나 넓은지 알 수 없을 겁니다.”


선장은 의기양양하게 말을 하였다.

넓은 바다로의 모험.

바다 사나이로서 최고의 자랑거리였다.

선장은 귀한 손님을 위해 자신이 생각하는 바다의 로망과 낭만을 이야기하였다.

귀족들은 이런 이야기를 매우 좋아한다는 사실을 선장을 아주 잘 알았다. 바란 역시 자신이 몰랐던 것에 대한 호기심에 선장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정말 재미있는 곳이군.”

“진정한 사나이만이 바다 사나이가 될 수 있습니다.”


선장의 말에는 자부심이 가득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멀미도 안 하시고 대단하십니다.”

“그런가?”


선장이 보기에 이 귀족은 정말로 대단하였다.

삼 일째 항해에서 한 번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다 그런 거는 아니지만 다들 적응할 때까지 멀미로 고생 좀 하죠.”

“다행이군.”

“체질적으로 배랑 맞으시는 모양입니다. 일행분들만 보더라도 저게 정상이니까요.”


그러면서 선장의 시선이 뒤쪽으로 향하였다.

배의 후미 쪽에는 바란과 함께 노르디아로 향하는 일행들이 나란히 서 있었다.

마치 바란처럼 멀어지는 바다를 구경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현실은 참혹하였다. 전쟁터의 난리가 배의 후미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우웩. 우웨에엑!”


로빈은 더 이상 나올 게 없었지만, 흔들리는 속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뭐라도 꺼내야만 할 것 같았다.


“살려줘.”


에베르 사제는 더는 서 있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 뻗어버렸다.

안 그래도 퀭하던 눈가는 깊어졌고, 턱선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도대체······. 우웩!”


스토벨도 무언가 한마디 하려고 했지만, 하지 못하고 바다로 연신 바다로 고개를 처박았다.


“페키르. 살려줘.”


제라르는 난간을 잡고 있는 건지 매달려 있는 건지 모르는 자세로 서서 페키르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다 바다에 빠져요.”


하지만 페키르도 제라르를 도와줄 여력 따위는 없었다. 페키르도 한쪽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눈이 풀린 게 약이라도 한 사람처럼 무기력해 보였다. 지금 페키르는 지속된 멀미로 모든 체력이 바닥난 상태였다.


“어찌할 방법이 없는가?”

“아마도요.”


선장이 어색하게 웃었다.

멀미는 결국 적응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금 속도로 보아서는 도착할 때까지 저들은 적응하기 어려워 보였다.


“나 여기에 왜 있는······. 우에에엑!”


애틋한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멀미하는 모두가 안타까웠지만, 특히 저 뒷모습의 주인공이 제일 미안했다.


“살려주······.”


결국 말을 다 하지 못하고 몸이 무너져버렸다.


“보베어 경!”


옆에 있던 스토벨이 깜짝 놀라 조르주를 보았다.


“에베르 사제!”


스토벨이 급하게 에베르 사제를 찾았다.

그러나 에베르는 바닥에 누운 채 미동도 못하고 있었다.


“우리 프라겐까지 모두 갈 수는 있지?”


바란이 걱정스럽게 선장에게 물었다.

어색한 미소와 함께 선장이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멀미로 죽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전문가가 그렇다고 하니 다행이었다.


“그럼 다행이고.”


바란이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돌려 다시 바다를 보았다.

그렇게 일행이 노르디아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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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082 용살검의 전설 (2) 23.07.20 1,146 28 12쪽
82 081 용살검의 전설 (1) 23.07.19 1,086 28 13쪽
81 080 달스브렌으로 (3) 23.07.18 1,117 28 13쪽
80 079 달스브렌으로 (2) +1 23.07.17 1,184 30 12쪽
79 078 달스브렌으로 (1) 23.07.16 1,349 33 13쪽
» 077 성검 원정대 (3) 23.07.15 1,399 34 12쪽
77 076 성검 원정대 (2) +2 23.07.14 1,504 32 12쪽
76 075 성검 원정대 (1) 23.07.13 1,695 38 13쪽
75 074 최악의 연회 (4) +5 23.07.12 1,732 35 13쪽
74 073 최악의 연회 (3) +2 23.07.11 1,732 41 12쪽
73 072 최악의 연회 (2) +2 23.07.10 1,763 41 13쪽
72 071 최악의 연회 (1) +1 23.07.09 1,914 38 12쪽
71 070 진짜의 등장 (3) +3 23.07.08 1,945 44 12쪽
70 069 진짜의 등장 (2) +7 23.07.07 2,004 50 13쪽
69 068 진짜의 등장 (1) +1 23.07.06 2,096 47 12쪽
68 067 세 번째 범인 (3) +3 23.07.05 2,049 4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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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063 활을 쏘는 기사 (3) +8 23.07.01 2,258 5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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