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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편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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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아재무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07
최근연재일 :
2023.07.2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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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954

작성
23.07.0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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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71 최악의 연회 (1)

DUMMY

바란의 숙소는 늦은 밤 특이한 존재의 등장으로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감히 겁 없이 누가 침입했는지.

로빈을 주축으로 병사들이 침입자를 찾겠다고 난리였었다.

바란이 침입자의 정체를 이야기하자 저택은 조용해졌다.

정말로 말도 안되는 존재이기 때문이었다.


“마왕이라고요?”


로빈이 놀란 듯 바란에게 되물었다.

바란은 그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에베르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란을 바라보았다.

마왕이란 존재는 강하고 악한 존재인 만큼 실제로 마주치고 나서 미치는 이들도 간혹 있었다.


“마왕이란 도대체 무엇이지?”


바란이 에베르에게 질문하였다.

어제 마고토스를 본 일은 마치 무엇에 홀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정말 생생한 꿈을 꾼 것 같기도 하였다.


“원래 그들의 존재는 인간에게서 시작되지요.”


인간이 가지는 나쁜 감정.

그게 마왕의 시초였다. 인간의 나쁜 감정과 거기서 파생된 생각과 상상이 모여 만들어진 존재가 바로 마왕이었다.

거기에 신들이 가지는 감정까지 한 스푼 추가되자 그들은 신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마왕의 권능으로 만든 게 몬스터이며, 자신의 힘을 나누어 준 존재가 악마였다.


“아마도 칠백 년 동안 이 세상 모든 인간이 질투라는 감정을 느낄 때마다 그 힘이 모아져 마왕을 깨운 것이지요.”


신화에도 나오는 내용이었다.

모두 신화이기에 지어낸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정말 그들은 존재했고 신화에서처럼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괜찮으십니까?”


에베르가 걱정스럽게 바란에게 물었다.


“다행히.”


어제 본 마왕은 인간이 상상하는 그 이상의 힘을 가진 이였다.

자신의 온 힘을 다한 검을 아무렇지 않게 막는 것도 모자라 파리를 쫓듯 자신을 바닥에 내팽개쳤다.


“여기까지 왔다는 것은 큰일입니다.”

“그렇지.”


코앞까지 마왕이 왔다.

전설 속 내용이라면 그녀의 입김이면 로브리아가 불타오르고 발길질 한 방이면 굳건한 성벽이 무너진다.

그런 일까지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그녀의 존재를 생각하면 간담이 써늘해졌다.


“당장 교황청에 알려 이단 심문관의 파견을 앞당기겠습니다.”


바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왕의 존재.

어떻게 보면 생각보다 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지만, 분명히 그녀는 자신의 모든 힘을 발휘하지 않았다.

트리플 체인의 기사인 자신을 장난감 가지고 놀 듯 가지고 놀았다.

전설에 나오는 용사는 얼마나 강했는지 궁금해질 정도였다.


“주변 경계 잘하고.”

“알겠습니다.”


소란스러운 상황에서 바란은 깊은 생각 속으로 빠져들었다.


* * *


우아한 선율이 공간을 채웠다.

고급스러운 대리석 바닥 위로 사람들이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거대한 샹들리에가 넓은 공간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화려하고 웅장한 갈란디아 백작의 연회장.


“후우.”


바란이 마지막으로 옷을 매만지며 문 앞에 서자 그를 안내한 시종 한스가 활짝 웃었다.


“남작님은 언제나 멋지십니다.”


한스의 칭찬에 바란도 얕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였다.


“고마워.”

“그럼 들어가시겠습니다.”


말이 마친 한스가 목을 한 번 골랐다.


“갈란디아의 영웅. 아르노 드 갈란디아의 충직한 검. 케라크의 남작. 바란 케라크 남작 입장하십니다!”


울렁찬 외침과 함께 문이 열렸다.

이젠 처음도 아닌데 매번 저 소개와 웅장하게 열리는 문은 적응이 되지 않았다.

바란이 머쓱한 표정으로 느릿느릿하게 연회장으로 들어갔다.

연회장에 있던 모든 이들의 시선이 바란에게로 향하였다. 호의 가득한 시선이지만 주목받는 것은 여전히 바란에게 어려운 일 중 하나였다.


“프란시아의 정당한 맹주. 테오 마리노아 드 팔라아 공작 각하 입장하십니다!”


다행히 자신에게 향한 시선을 분담시켜줄 이가 등장하였다.

당당한 걸음걸이.

오늘은 자신을 호위하는 기사와 공녀인 마리아까지 대동한 채 연회장에 등장한 공작은 입장과 동시에 바란에게로 다가왔다.

바란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공작을 보고서 예를 차렸다.


“오셨습니까?”

“그 일은 들었네. 괜찮나?”


팔라아 공작이 바란에게 걱정스럽게 물었다. 연회를 취소해야 하나 할 정도로 엄청난 문제였다.

당사자가 괜찮다고 해서 조용히 넘어갔지만, 팔라아 공작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괜찮습니다.”


바란이 밝은 표정으로 대답하였다.


“다행이네. 그런 안 좋은 일을 당하다니. 내 걱정이 많았는데 표정을 보니 안심이군.”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란의 시선이 옆에 마리아에게 옮겨졌다.

오늘도 참으로 아름다웠다. 붉은색 드레스가 마치 마리아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아주 잘 어울렸다.


“갈란디아의 지배자. 전쟁을 종결시킨 자. 오스티아 아르노 드 갈란디아 백작 각하 입장하십니다!”


오늘 연회의 주인공이자 호스트인 갈란디아 백작이 연회장에 들어왔다. 백작 역시 연회장에 들어오자마자 바란쪽으로 향하였다.


“오늘 연회의 실질적인 주인공인데 와줘서 고맙군.”

“와야지요.”


갈란디아 백작의 말에 바란이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하였다. 자신에게 주목된 시선을 나누어 줄 사람들이 모두 이곳으로 모이니 모든 시선이 다 이쪽으로 향하였다.

팔라아 공작과 갈란디아 백작은 익숙한지 신경 쓰지 않았지만 바란은 어지러울 정도로 어색하였다.


“모두가 모였으니 교황청의 포상을 진행하겠습니다.”


바란에게는 다시 구원자가 등장하였다.

프란시아의 대사제인 브루덴 사제가 긴 종이를 꺼내 들었다. 길고 힘들었던 전쟁인만큼 포상 내용은 엄청 많았다.


“죽은 콘티나 남작과 아스빌 남작의 영지에 조세 감면 3년을. 갈란디아의 용감한 기사 알드리 카모에게 자작의 작위를 수여한다.”


죽은 이들에게 상이 내려졌다.

그 밖에 첫 논공에서 제외되었던 이들의 포상도 이어졌다. 그들의 마음에 쏙 들 정도의 포상은 아니지만 갈란디아 백작이 신경을 쓴 티가 날 정도였다.


“전쟁에 큰 공을 세운 바란 케라크를 볼란테르 백작으로 승작시킨다.”


그와 함께 바란에게는 전에 말했던 네 개의 남작령이 소속되었다.

이 포상으로 바란 단테스 드 볼란테르 백작이 되었다. 삼십도 채 되지 않은 젊은 기사는 단숨에 갈란디아에서 손꼽히는 귀족이 되었다.


짝짝짝-.


부러움과 호의가 가득한 박수 소리가 연회장을 가득 채웠다.


“오스티아 아르노 드 갈란디아 백작에게 후작 작위를 수여한다.”

“와! 갈란디아 후작 만세!”

“아르노 만세!”


갈란디아 백작의 승작에 귀족들이 환호하였다. 아직 포상이 더 남아 있는지 브루덴 사제는 단상에서 내려가지 않았다.


“테오 마리노아 드 팔라아 공작.”


팔라아 공작이 앞으로 나섰다.


“이번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공을 치하하며 공작에게 프란시아 대공작의 작위를 수여한다.”


대공작.

공작과 크게 다를 거 없는 작위처럼 보이지만 대공이라는 작위가 상징하는 것은 엄청났다.

프란시아의 대공이 된다는 것은 프란시아를 대표하는 자가 된다는 말이었다.

팔라아 공작이 원한 왕에는 조금 모자라지만 이 연회장에 있는 귀족들이 느끼기에는 왕과 다를 바 없는 것이었다.

공작 후작 백작이라는 대영주 위에 군림할 수 있는 작위는 유일하게 왕과 대공뿐이었다.


‘와. 대단하네.’


단상에 올라가 예를 취하고 있는 팔라아 공작을 바라보며 바란은 혀를 내둘렀다.

왕작까지는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자리를 얻어낸 능력은 대단하였다. 교황과 로시스 왕을 제외하면 대륙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바로 프란시아 대공작이었다.

긴 시간동안 진행된 포상이 지나가고 연회가 시작되었다.


“축하하네. 볼란테르 백작 각하.”


바란에게 칼레 남작이 다가왔다.

남작의 모습에 바란이 활짝 웃었다.


“부담스럽게 무슨 백작 각하입니까?”

“이젠 갈란디아에서는 후작 각하 다음 아닌가?”

“아무리 그래도······.”


칼레 남작과 바란은 웃으며 연회장 한 곳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얼마 전에 큰일을 당했다고 하더군.”

“그렇습니다.”

“그 일 때문에 프란시아 대공작이 신경 쓰이는 모양일세.”


프란시아 대공작은 바란에게 일이 생긴 후 북방으로 군사를 파견하기로 생각했다.

칼레 남작에게도 마도병단에 대해 지원을 요청했다고 하였다.


“아무래도. 지금 저희가 전쟁이 끝났다고 좋아할 상황은 아니긴 하죠.”

“그렇지.”


아직 갈란디아 북쪽은 전쟁중이었다.

당장에 바란이 지원한 벨루아 백작령만 하더라도 몬스터와 한참 전쟁 중이었고, 여전히 북쪽에서는 피난민들이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피난민과 북쪽으로 상행을 떠난 상인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레그바니아와 루그넨시아는 여전히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단지 갈란디아는 위기를 잠시 벗어난 것이지 대륙에서 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다.


“하여튼 축하하네. 인근 영지이니 잘 좀 부탁하겠네.”

“제가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칼레 남작을 보낸 바란은 한동안 많은 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어야 했다.

그렇게 많은 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나서야 바란은 혼자가 될 수 있었다. 바란이 한숨을 내쉬며 옆에 있는 와인잔을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


“음?”


바란의 눈에 들어온 사람.

이내 고개를 돌리며 2층으로 연결된 계단으로 움직였다.

느릿느릿했지만 행동에는 다급함이 묻어났다.

그리고 바란은 눈을 비비고 다시 바라보았다. 뒤통수라 정확하게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자신이 아는 얼굴이었다.

그리고 이곳에 왜 있지라는 의문이 드는 사람이었다.


“로빈.”


바란이 한쪽에서 대기중인 로빈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 있으세요?”

“혹시 모르간 알레 자작은 이번 전쟁에서 전사한 거 아니야?”

“네. 정확하게는 실종입니다.”


그는 전쟁 초반 모랭에서 마지막 모습을 보인 후에 돌아오지 못하였다.


“그런데 알레 자작은 갑자기 왜?”

“나 지금 본 거 같아서.”

“잘못 보신 거 아니세요?”


잘못 봤다고 하기에는 아직 자신은 술에 취하지 않았다. 잠시였지만 분명 알레 자작이었다.


“한스. 지금 후작 각하는 어디 계시지?”

“어.”


바란의 질문에 한스가 연회장을 한참 둘러보며 후작을 찾았다.


“보이지 않으시는 게 아마 휴게실로 가신 모양입니다.”

“휴게실?”

“2층에 휴게실이 있습니다.”


귀족들이 연회를 아무리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힘들 수 있었다. 연회장에는 한쪽에 귀족들이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

특히 호스트는 연회의 끝까지 남아 있어야 하므로 별도의 공간이 무조건 마련되어 있었다. 아마 갈란디아 후작은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백작 각하.”


2층을 바라보고 있던 바란에게 마리아가 다가왔다.


“승작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마리아가 웃으며 말을 더하려고 했지만 바란이 먼저 말을 하였다.


“지금 잠시 급한 일이 있어서.”


바란이 싱긋 웃으며 마리아를 지나쳐 로빈을 대동하고 2층쪽으로 향하였다.


“지금 무슨 짓이세요?”


어이없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마리아의 표정에 로빈이 바란을 잡아 세웠다.


“왜?”

“레이디에게 이러는 거는 무례라고요. 더군다나 마리아 공녀와 같은 미인에게 이러시면 두고두고 씹힌다고요.”

“지금은 연회에 참여한 귀족보다 주군을 지켜야 할 기사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네?”


바란의 시선이 2층으로 향하였다.


“아무래도 갈란디아 후작이 위험한 거 같아.”

“그게 무슨 소리세요?”


갑자기 알레 자작을 찾지 않나?

마리아 공녀를 무시하지 않나?

그러더니 이제는 후작 각하가 위험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아까 알레 자작을 본 것 같아.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사람 뭔가 찝찝해.”


바란의 말에 로빈의 시선이 2층으로 향하였다.


“알잖아. 내가 불안하다고 하면 무슨 일이 생기는 거.”

“제발.”


바란이 불안하다고 하면 꼭 무슨 일이 생겼다. 바란은 지금 무슨 일이 생길 때 느꼈던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지금이 딱 그래.”


아니길 바랐지만 바란은 그런 로빈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검 챙겨와.”


바란의 말에 로빈이 한숨을 내쉬고서 밖으로 나갔다. 바란이 긴장한 눈으로 2층을 바라보았다.


오늘만큼은 자신이 틀리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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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074 최악의 연회 (4) +5 23.07.12 1,732 35 13쪽
74 073 최악의 연회 (3) +2 23.07.11 1,732 41 12쪽
73 072 최악의 연회 (2) +2 23.07.10 1,763 41 13쪽
» 071 최악의 연회 (1) +1 23.07.09 1,914 38 12쪽
71 070 진짜의 등장 (3) +3 23.07.08 1,945 44 12쪽
70 069 진짜의 등장 (2) +7 23.07.07 2,004 50 13쪽
69 068 진짜의 등장 (1) +1 23.07.06 2,096 47 12쪽
68 067 세 번째 범인 (3) +3 23.07.05 2,049 4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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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065 세 번째 범인 (1) +3 23.07.03 2,160 47 13쪽
65 064 활을 쏘는 기사 (4) +1 23.07.02 2,248 49 13쪽
64 063 활을 쏘는 기사 (3) +8 23.07.01 2,258 50 13쪽
63 062 활을 쏘는 기사 (2) +1 23.06.30 2,261 5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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