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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편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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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아재무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07
최근연재일 :
2023.07.23 22:15
연재수 :
9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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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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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9,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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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1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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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글자
12쪽

073 최악의 연회 (3)

DUMMY

연회장의 분위기는 더없이 좋았다.

흐르는 선율에 따라 귀족들은 우아하게 잔을 들고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젊은 청춘들은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었다.

이제는 프란시아 대공으로 불리는 팔라아 공작의 주변으로는 많은 이들이 모였다.


“축하드립니다.”

“하하하. 고맙소.”


어떻게든 프란시아 대공의 눈에 띄기 위해 많은 귀족들이 옆에서 재잘거렸다.

프란시아 대공은 노련한 정치인답게 여유롭게 그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전하.”


그런 대공의 뒤로 코르데가 나타났다.

어두운 표정을 본 대공이 주변 이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코르데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인가?”


대공의 질문에 코르데가 조용히 속삭였다.


“주변에서 투기가 느껴지는 게 아무래도 무슨 일이 일어난 모양입니다.”


대공이 주변을 살폈다.

너무나도 평온한 연회장의 분위기에 코르데의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 코르데는 지금 이 자리에서 가장 강한 기사였다. 영웅이라고 불리는 바란보다도 강한 이가 코르데였다. 그의 진지한 표정으로 보아서는 무슨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


“밖은?”

“아무 일 없습니다.”


코르데가 방금 확인한 결과 아무런 일도 없었다. 여전히 갈란디아의 병사들이 연회장 밖을 지키고 있었다.

대공이 어떡해야 하나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더 이상하다는 겁니다.”


코르데가 다급하게 말을 하였다.

분명 강한 투기를 느꼈다. 투기 사이에는 살기도 함께 있었다.


“어디서 이런 투기가 흘러나오는지 확인이 안 되고 있습니다. 일단 자리를 피하시지요.”


자신도 투기의 근원지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분명 무슨 일이 벌어졌을 텐데 너무나도 고요하였다.


“후작과 볼란테르 백작이 보이지 않는 것도 이상합니다.”


아까부터 갈란디아 후작과 볼란테르 백작이 보이지 않긴 했다.

두 사람도 사람이었다.

연회 자리에서 취할때도 있고 힘들 수도 있었다. 잠시 쉬기 위해 마련된 공간에 가 있을 수도 있었다.

그래도 코르데의 의견이기에 대공은 함부로 무시할 수 없었다.

대공이 주변에 있던 갈라프 백작을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갈라프 백작이 무거운 표정의 대공과 코르데를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는지 웃으며 다가온 것과 다르게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무슨 일이 생긴 모양인데 발자크 경이 원인을 찾지 못하는데 자네는 뭐가 느껴지나?”

“확인해 보겠습니다.”


갈라프 백작이 정신을 집중하였다.


“음?”


분명 투기가 느껴졌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연회장은 너무나도 평화로웠다. 도대체 자신이 느끼는 투기는 발원지가 어디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백작의 시선이 위로 향하였다.


“2층?”

“아마도.”


코르데의 질문에 갈라프 백작이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을 하였다.


“제가 가서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코르데가 움직이려는 순간.


쾅-.


문이 거칠게 열리며 한 여인이 등장하였다.

거친 등장에 연회장의 시선이 여인에게 모였다.

창백한 피부.

대조적인 검은 머리와 검은 드레스.

너무나도 아름다운 외모에 다들 넋이 나간 듯 여인을 바라보았다.


착-.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짙은 마기에 코르데가 본능적으로 대공의 앞을 가로막았다. 갈라프 백작 역시 바로 마법을 사용할 준비를 하며 여인을 바라보았다.


“누구냐?”


내부의 경비를 맡은 기사도 그녀에게서 이상함을 감지했는지 앞을 가로막았다.

아름다운 외모에 모두 시선을 빼앗겼지만 이내 그녀의 정체를 궁금해하였다.

자신을 소개하듯 여인이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고운 손을 기사에게 내밀었다.


우드득-.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기사의 손목을 그대로 꺾어버렸다.


“크아아악!”


기이한 모양으로 손목이 꺾인 기사가 손목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까아아악!”

“뭐야?!”


스릉-.

챙-.

챙챙챙-.


갑작스러운 상황에 연회장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하였다.

내부 경비를 맡은 이들이 다급하게 병장기를 꺼내들었다. 코르데도 기세를 올리며 검을 뽑았다.


“밖에 있는 이들은 뭐한······.”


활짝 열린 문 사이로 보이는 밖의 풍경은 잔혹하였다. 밖을 지키고 있던 병사들은 모두 피를 뿌리며 쓰러져 있었는데 모두 신체의 한 부분이 없었다.


“아무리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라지만 대우가 너무 거칠군.”


여인은 마치 자신의 연회의 주인공처럼 연회장 중앙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우아한 그녀의 발걸음에 모든 사람들이 숨죽이며 여인을 바라보았다. 주변의 기사와 병사들은 여인의 발걸음에 맞춰서 중앙으로 움직였다.


“그냥 심심해서 놀러 왔어. 여기는 좀 재미있는 일이 있다고 해서. 그런데 아직 아닌가?”


주변을 둘러보며 여인이 활짝 웃었다.

화사한 웃음에도 얼어붙은 연회장의 분위기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기사들이 검을 들이대며 다가왔다.


“당장 투항하라. 투항한다면 목숨은 살려주겠다.”

“호호호호. 누가 누굴 살려준다는 거야?”


고운 자태로 웃고 있는 여인의 눈에서 짙은 살기가 흘러나왔다.


“잡아라!”


그 말과 함께 병사들이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 * *


까앙!


모르간의 검이 바란의 검을 거칠게 밀어냈다. 그렇게 만들어낸 순간의 틈새를 놓치지 않고 모르간의 검이 매섭게 심장을 파고들었다.


까아앙-.


세 개의 체인이 힘차게 움직였다.

바란은 폭주한 모르간을 침착하게 상대하였다. 지금 조급한 것은 모르간이지 바란이 아니었다.

폭발적인 힘이 모르간에게 터져 나왔다.

바란 역시 그에 못지않은 힘을 검에 집중시키며 휘둘렀다.


까아앙-.


맹렬한 기세가 바란에게서 흘러나와 모르간을 향해 쏘아졌다.

모르간의 눈이 크게 떠졌다.


“······!”


콰앙-.


다급하게 휘두른 검이 운 좋게 바란의 검을 쳐냈다. 그 충격으로 모르간의 몸이 뒤로 밀려났다.


쾅-.


몸이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벽에 틀어박혔다.


“크윽.”


해소되지 않은 충격이 모르간의 온몸을 강타하였다.


파핫!


바란의 신형이 앞으로 쏘아졌다.

잔상도 남지 않을 만큼 간결하고 빠른 움직임이었다.

모르간은 막을 생각을 하지 못하고 다급하게 바닥을 구르며 검을 피해야 했다.


쾅-.


바란의 검이 그대로 벽에 꽂혔다.

벽에 커다란 구멍이 생겨났다.


“크르르륵.”


모르간이 낮게 으르렁거렸다.

이미 바란의 수준은 알고 있었다. 자신 역시 비약의 힘을 빌려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바란은 강했다.

본능이 위험하다고 경고를 보냈다.

하지만 모르간에게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는 마지막 한 방울의 마나까지 쥐어 짜냈다.


투확-!. 파파팟! 팟-.


모르간이 먼저 움직였다.

그의 검이 빠르게 검을 가르며 바란을 노렸다. 바란은 침착하게 날아오는 검에 맞추어 자신의 검을 휘둘렀다.


쿠쾅-.


검과 검이 충돌하였다.

충격이 검을 타고 팔을 찌릿찌릿하게 만들었다.


으드득!


이를 갈았다.

갈란디아 후작의 숨통을 끊어야 하는데 앞에 나타난 방해꾼의 실력이 만만치 않았다.

자신에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초조하게 만들었다.

이번에는 바란이 움직였다.

그의 검이 연달아 쏘아졌다. 그때마다 모르간이 뒤로 밀려났다.

바란이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모르간이 뒤로 밀려났다. 그렇게 공방이 오가다 뒷걸음만 치던 모르간이 더 이상 뒤로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하아압!”


위기를 느낀 모르간이 거칠게 검을 휘둘렀다. 그의 검은 머리 위에서 바란에게 떨어졌다.

바란이 몸을 비틀어 검을 피하였다.

그러나 모르간의 검이 바란을 따라붙었다.


쾅-.


모르간이 힘겹게 바란을 밀어내고 거리를 확보하였다.


“포기하고 순순히 항복하라.”


바란의 말투에는 여유가 느껴졌다.

시간은 자신의 편이었다. 이제 곧 비약의 힘이 떨어질 시기가 온다.

그러면 모르간은 정말로 바란을 당해낼 수 없었다.

야성이 지배한 상황에서도 모르간은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였다. 그리고 결정을 내렸는지 그가 검에 모든 힘을 집중하였다.


츠즈즈즈!


검에서 보라색 기운이 피어올랐다.

그 모습을 본 바란도 기운을 끌어올렸다. 검에 푸른 마나가 맺혔다.

두 사람이 내뿜는 엄청난 기세에 주변 공간이 팽팽해졌다.


“하아압!”

“크아아악!”


약속이라도 한 듯 두 사람이 검을 힘차게 휘둘렀다.

모르간이 바란의 머리를 노리고 위에서 힘껏 내려찍었다.


쾅-.


바란이 아슬아슬하게 피해내자 검이 애꿎은 바닥을 때렸다. 그러나 모르간의 목적은 바란이 아니었다.


“어딜!”


도망가려고 몸을 빼는 모르간에게 바란의 검이 질풍처럼 날아들었다.


서걱-.


“크학!”


검이 빠르게 옆구리를 훑고 지나갔다.

핏방울이 튀어 올랐다. 모르간의 신형이 휘청거렸지만, 그는 그대로 창문으로 몸을 날렸다.

바란 역시 빠르게 모르간을 따라 창문으로 몸을 날렸다.


쨍그랑-.


창문이 깨지며 모르간과 바란이 허공에 날아올랐다.

허공에서 바란은 중심을 잡으며 빠르게 모르간에게 검을 휘둘렀다.

허공에서 나타난 검에 모르간이 당황하였다.


콰앙-.


쿵-.


“커헉!”


모르간이 강하게 바닥에 떨어졌다.

바란은 그에 비해 안정적으로 바닥에 떨어졌다. 충격을 줄이기 위해 바닥을 구른 바란이 바로 자세를 잡았다.


“모르간 알레.”


바닥에서 아무런 미동도 없는 모르간이 바란의 눈에 들어왔다.


“크하아압!”


마지막 힘을 짜낸 모르간이 벌떡 일어나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난잡하게 휘두른 검에 맞을 만큼 바란은 만만하지 않았다.


깡-.


바란이 검을 휘두르자 모르간의 검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스각-.


차가운 소리가 귀를 파고들었다.

바란의 검이 모르간의 심장을 꿰뚫었다.


“커헉.”


모르간의 입에서 피가 쏟아졌다.


“이런.”


그가 바란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미소였다.


촤악-.


검을 뽑자 피가 폭포처럼 쏟아졌다.


쿵-.


모르간의 몸이 힘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낸 바란이 무심하게 주변을 살폈다.


“으응?”


연회장 밖의 풍경이 난장판이었다.

밖을 지키고 있던 병사들은 모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그들의 몸에 붙어 있어야 할 팔이나 다리가 하나씩 없었다.


콰아아아아앙-.


성벽과 같았던 연회장의 문이 문짝 채로 바란의 눈앞에서 날아올랐다.


퍼어어엉-.


“으악!”


이내 연회장 안에서 신형 하나가 빠른 속도로 날아왔다.


쾅-.


그대로 땅바닥에 처박혔다.

바란이 눈이 빠르게 연회장에서 날아온 물체(?)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발자크 경?”


바닥을 뒹구는 이는 프란시아 대공의 호위 기사이자 트리플 체인의 기사인 코르데라는 사실에 바란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크윽.”


힘겹게 몸을 일으킨 코르데가 인상을 찌푸렸다. 도대체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코르데의 흉갑이 형편없이 찌그러져 있었다.

기사의 흉갑을 주먹을 찌그러트린 이가 누구인가? 그것도 코르데 발자크를?


“하아압!”


바란이 상황을 물어보기도 전에 코르데가 거친 기세를 풀풀 풍기며 연회장 안으로 달려갔다.


퍼어어어엉-.


다시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방금 연회장으로 들어갔던 코르데가 다시 날아서 밖으로 나왔다.


쾅-.


“크으윽.”


이번에는 충격이 제법 있었는지 아까처럼 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바닥을 굴렀다.

바란이 기세를 일으키며 다급하게 연회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연회장 중앙에서 자신을 보고서 활짝 웃고 있는 여인을 보고서 바란은 낮게 욕을 내뱉었다.


“씨발. 진짜.”


절로 욕이 나왔다.


“이렇게 격하게 반겨주다니.”


여인이 눈꼬리가 반달처럼 휘어졌다.


“너무 좋네.”


지난밤에 보았던 마왕.

마룡 마고토스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세상 아름다운 미소와 살기를 풀풀 풍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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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074 최악의 연회 (4) +5 23.07.12 1,732 3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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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071 최악의 연회 (1) +1 23.07.09 1,913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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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068 진짜의 등장 (1) +1 23.07.06 2,096 4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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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065 세 번째 범인 (1) +3 23.07.03 2,159 47 13쪽
65 064 활을 쏘는 기사 (4) +1 23.07.02 2,248 49 13쪽
64 063 활을 쏘는 기사 (3) +8 23.07.01 2,258 5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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