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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사랑사람의 서재

하늘을 등지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방구석4평
그림/삽화
lovendpeace
작품등록일 :
2019.12.26 00:03
최근연재일 :
2022.08.09 01:45
연재수 :
277 회
조회수 :
27,350
추천수 :
1,600
글자수 :
1,201,430

작성
20.09.15 02:13
조회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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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3쪽

Episode118_더 깊은 내부에서(7)

DUMMY

시계소리 하나 안들리는 섬뜩한 평온함. 주검처럼 누워있는 세 개의 몸뚱이.


그중 한 구의 몸뚱이가 서서히 고개를 들면서 이 무척이나 질척이는 평화는 끝을 고했다.


게스는 이제 막 정신이 들어서 자신이 보고있는 신발이 제 것인지 남의 것인지도 구분이 가질 않았다. 다리근육을 움직여 발을 흔든 뒤 그 박자가 눈에 보이는 신발의 움직임과 동일하단 것을 확인하자, 그제서야 이게 자신의 소유물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눈을 바깥으로 돌리자 또 보이는 것은 사방이 혈흔으로 가득 찬 길고 좁은 복도. 흐린 시야를 눈을 감아 조정하고 다시 뜨니 그 모든것이 조금 더 선명하게 보여왔고, 게스는 자신이 어떤 상황에 있었는지를 떠올릴 수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난걸까. 몇 시간이 지난듯도 하고, 또 동시에 일 분도 지나지 않은 것도 같다.


복부의 상처는 아직도 피가 조금씩 울컥댄다. 아마 이대로 있다간 분명 과다출혈로 죽을테지만, 잔뜩 수축된 그의 질긴 근육이 구멍을 틀어막아 그가 살아있을 수 있는 시간을 늘려주고 있다.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니 배의 상처가 다시금 고통을 발산해 움직임을 막으려 한다. 끓는 신음으로 억누르며 가까스로 허리를 곧추세웠다. 입에서 주룩 흐르는 핏물 한줄기.


이대로는 도무지 더 높아질 수 없을 것 같아 게스는 방법을 바꿔보기로 한다. 몸을 뒤집고는 두 팔 두 다리로 무게를 지탱한 채 서서히 들어올린다. 엎드려있던 신체가 점차 세워진다.


어질거리는 머리를 흔들며, 또 같이 흔들리는 중심을 잡고 천천히 일어선다. 그림자만 가득하던 시야에 점점 더 넓은 바닥이 보여온다.


그러나 그의 앞, 아직 게스의 시야엔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는, 이미 몸을 일으킨 채 조용히 벽에 기대고있던 사람이 하나 있었다.


그 여자는 제 몸을 빨갛게 물들인 피보다도 더욱 새빨간 머리칼을 가진 전사. 게스보다 한발 먼저 깨어났던 그녀는 못 볼 꼴이 다된 상처투성이 몸을 이끌고 가까스로 적의 앞까지 도달해있었다.


사라가 딱히 정정당당한 승부를 위해 게스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의 의지에 따라주지 않는 야속한 사지는 그 순간까지도 똑바로 움직여주질 않아서, 잠시 벽에 등을 기대고 숨을 골랐을 뿐.


게스의 앞에서 느껴지는 이 압도적인 위압감. 그 분명한 인기척에 게스는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 그저 잠시 감으로 적의 동태를 살폈다. 눈 앞에 누가 있을지는 뻔하고, 그녀의 몸 상태가 어떨지는 더욱 뻔하다.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지금 당장 쓰러트려야 한다.


다 일어서기가 무섭게, 곧바로 고개를 들어 적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그리고 주먹은 통렬한 폭발음과 함께 적의 안면에 꽂혀 뇌를 흔들고 무시무시한 진동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주먹에 당한 것은 사라가 아닌 게스였다. 게스는 순간 눈 앞이 흐려지고 혼란스러워져 다시 상황을 파악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상황 파악에 있어, 사라는 조용히 말을 읊조리며 게스를 도왔다.


“야··· 문제가 있어...”


사라는 뻗은 주먹에 힘이 빠져 잠시 거두고는, 그 손으로 입가의 피를 닦은 뒤 말을 이어간다.


“네가 너무 잘 싸워서말야··· 몸에 성한 데가 하나 없어. 끄음, 죄다 상처 투성이에, 피도 다 잃었고··· 군데군데··· 끄으, 힘줄 짤려서, 왼팔은 써먹지도 못하고··· 움직이기만··· 허억! 으··· 해도, 피가, 흘러나와···.”


게스는 방금의 한방의 충격에 귀가 멍해져서 그녀가 무엇을 말하는지도 흐릿하게 들린다. 사라 역시 귀고 눈이고 전부 흐릿한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온 몸에서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용케 입은 움직이는지 나불대는 것은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힘이 전혀 안들어간단 말야. 난 지금 무지··· 무지, 무지하게 약한 상태라구. 게다가 너무 지쳤어. 아까같은 괴력은··· 우욱! 못 낼 것 같아. 후으··· 그러니까...”


그러곤 또 한참 숨을 고르더니, 가까스로 도로 입을 열고, 사라는 말을 끝맻는다.


“...미안하게 됐다.”


그리고 곧장 사라의 주먹이 다시 게스의 안면에 직격한다. 번갯불처럼 빠르고 손 쓸 새도 없는 공격, 피하기는 커녕 방어하려 팔을 들기도 전에 그 권격은 이미 적의 머리를 뒤흔들었다.


그러나 가볍다. 본래 그녀가 가지고 있던 힘의 반의 반도 안되는 미세한 힘만이 실린 주먹이다. 그 정도 위력의 펀치를 몇 번을 맞는다고 게스가 의식을 잃을 일은 없었다.


곧장 자세를 회복한 게스가 반격을 날리려 했다. 온 몸에 성한 데 하나 없는 지금의 사라라면 한 방만 정통으로 맞아도 그대로 실신해 쓰러질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게스의 속셈은 직후 날아오는 사라의 또다른 정타에 즉시 저지된다. 되는대로 휘두른 팔이 적을 가격하며 벽까지 밀쳐낸다.


그 뒤로도 게스가 다시 주먹을 들어 뭔가를 시도하려 하면, 사라는 어김없이 새로운 연타를 날리며 적의 행동을 봉쇄했다. 비록 그런 행위 역시 자신의 몸에 엄청난 타격을 준다고 해도 말이다.


사라의 육체가 과격하게 틀어져 펀치를 날릴때마다, 여기저기에 벌어진 상처가 더욱 찢어지며 피를 뿜어댔다. 사방에 혈액이 흩뿌려져 빨갛게 물들면 그 모습은 꼭 붉은 장막이 휘날리는 것 같았다.


게스는 손 하나 못쓰고 계속 구타당하고 있다. 적의 한 발 한 발은 비록 이미 말했듯이 약해빠져서 그에게 큰 피해를 주지 못하고 있었지만, 무수히 날아드는 연타가 머리를 뒤흔드니 칼을 조종할 수도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그래, 게스가 의식을 잃을 일은 없다. 고작 몇 번 정도로는. 고작 몇 번 정도로 의식을 잃지는 않을 것이다... 고작 몇번으로 그녀의 공세가 그친다면!


그토록 약하고 연약해진 몸으로도 사라는 질 생각이 없다. 하지만 다 찢어지고 망가진 근육으론 적의 의식을 단번에 끊어줄 수가 없다. 때문에 그녀는 대신 훨씬 무식한 전법을 내세운 것이다.


그 약해진 힘으로 게스를 기절시키려면, 죽도록 때려패서 한참을 구타하면 언젠가는 지쳐 쓰러질 날 오겠지. 당연한 것 아닌가. 그래, 그제서야 게스는 적의 의중을 알아채고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이··· 이 새끼··· 설마···!!!’


아까 전, 적이 굳이 힘겹게 말을 내뱉어가며 언급했던 그 말. 미안하다는 사과. 왜 쓸데없는 소리를 그렇게까지 하나 싶었는데.


그 이유란게 설마, 한방에 끝장을 내줄 수 없게 되었으니 미안하다는, 처형인으로써의 자비였던가.


게스가 무엇을 깨닫든 말든 상관없다. 사라는 계속 팔을 휘두른다. 한방, 한방, 또 한방. 멈추지 않고 계속 충격을 누적시킨다.


또 다섯 번의 구타, 여덣 번의 타격, 십수번의 연타, 수십번, 수백번, 셀 수조차 없을 만큼!

118 .png

그 무수한 횟수와 영원한 고통의 끝의 끝에서, 일 초가 수십시간은 되는 듯한 괴로움을 느끼면서, 마침내 게스는 한계에 도달했다.


수없이 구타당한 몸이 힘없이 쓰러져 바닥에 새로운 핏물을 뿌린다. 오래되어 응고된 검붉은 혈흔이 신선한 피에 적셔져 풀어졌다. 그렇게 의식을 잃은 게스의 얼굴은, 차마 쳐다보기도 힘들 정도로 참혹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사라는 자신이 얼마나 무서운 짓을 저질렀는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의식은 흐릿하고 눈 앞이 침침했기에, 이제 한 치 앞조차 제대로 인식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다리만 가만히 서있었을 뿐, 그녀 역시 거의 기절한거나 다름이 없었다. 힘이 빠져서 서서히 뒷걸음질치다 부딪친 벽에 몸을 기대고, 사라는 실내의 답답한 공기를 정신없이 들이키며 숨을 골랐다.



***



이후 사라가 정신을 차린 것은 자신의 옆에서 느껴지는 누군가의 시선을 느꼈을 때였다. 그녀의 옆에 쓰러져 있던 하온이 가늘게 뜬 눈으로 자신의 동료를 지켜보고 있다.


“...깨있었냐?”


사라가 한숨쉬듯 내뱉은 그 물음에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하온은 입을 움직일만큼 편한 상황이 아니었던 탓에, 그렇게 될 때까지 스스로의 몸을 회복하는데만 꽤 긴 시간을 들여야 했다.


사라도 그의 옆에 쓰러져 누웠다. 둘이서 거친 숨을 나누며 천장을 가만히 응시한다. 너무나 조용하고, 출혈 탓에 의식도 반쯤 잃어서 시간조차 흐르는 듯 마는 듯.


둘은 세상에서 동떨어진듯한 어지러운 느낌을 만끽하며 조용히 휴식을 취했다. 그 영원같은 시간동안 복도 아래서 셋이 나란히 누워있는 모습은 참으로 기묘했다.


하온 스스로의 치료가 끝나고 대충 목숨은 건질 정도가 되자, 곧바로 치유의 대상은 사라에게로 옮겨졌다. 그녀는 맘만 같아선 하온 자신의 남은 상처나 메꾸라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폼잡을 기력도 없는데다가, 치유의 힘이 몸 속에 돌기 시작하자마자 살이 메워지는 그 이상야릇한 느낌에 힘이 쫙 풀려 더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이번만은 얌전히 치료받도록 해야겠다.


그러나 이 잠깐의 휴식은 곧이어 저편에서 들려오는 무수한 발소리와 인기척에 곧바로 깨지고 만다. 그제서야 그들의 뇌에 피가 공급되면서, 반역자들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재인식한 것이다.


여기는 연구소의 미로 한복판. 자신이 있는 곳은 무한동력장치가 있는 방의 문 앞. 그리고 지금 그들을 쫓기위해 수많은 적들이 미로를 샅샅이 뒤지고 있었을 터였다.


그들이 지금 도착했다. 벌써 도착해버렸다. 아니, 정확히는 반역자들이 늦은 셈이다. 게스와의 싸움에서 너무 많은 시간과 기력을 소비한 탓에, 어느새 다른 적들이 사라의 턱밑까지 쫒아와버렸다.


사라는 재빨리 옆에 떨궈진 창을 줍고는 하온을 일으켰다. 가만히 앉아 치료만 하고있기엔 한시가 급하다. 빨리 문 안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눈 앞의 문 너머에 무한동력장치가 있음은 확실하다. 사라는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려면 방법은 하나, 문짝을 때려 패 그 고정쇠를 통째로 부숴버리는 것 뿐.


문제는 사라의 상태였다. 손은 아직도 떨리고 팔에는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한방에 깔끔하게 문을 따야 하는데, 만신창이 몸뚱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 애써 발의 위치를 잡고 자세를 취해봐도, 역시 불안하다.


그 때 하온이 그녀의 어깨에 조용히 손을 올렸다. 그리고 사라의 몸에 다시한번 활력이 불어넣어진다. 하온은 그녀가 지금 당장 써야할 근육과 신체부위를 중점으로 섬세하게 치유의 기적을 걸었고, 점차 회복되는 상태에 손은 어느새 떨림을 멈췄다.


하지만 사라의 몸이 더이상 떨리지 않는 건 치유의 기적 덕만은 아니었다. 하온의 손이 자신의 어깨에 닿아있다, 그 따뜻한 사실이 사라의 떨림을 멈추게 해주었다.


“...하온, 손을 떼면 안돼.”


그 중얼거림에 대답은 필요 없었다. 사라는 한번 더 숨을 들이쉰 뒤, 폐가 꽉 차서 터지기 직전까지 공기를 머금고, 번쩍 팔을 들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세차게 기합을 내지르면서 동시에 창을 내지른다. 번개처럼 꽂히는 창이 이 단단한 문짝에 그대로 직격했고, 터져나오는 충격에 문의 네 귀퉁이가 폭발하듯 떨어져나갔다.


그 강건하던 벽이 고정쇠와 함께 부서져내렸고, 문짝은 앞으로 나가떨어진다. 후두둑 떨어져내리는 돌 파편이 그 빈 공간을 채우려는듯 아우성이다.


그렇게 본래 꽉 막혀있던 출입구는 이제 뻥 뚫린 구멍이 되었고, 그 어떤 거부도 대가도 없이 침입자들을 환영했다.


“하온, 빨리 들어가자! 적들이 코앞까지 와있단 말야!”


“아···!”


허나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하온은 저기 쓰러져있는 게스가 못내 아쉬워 뒤를 돌아보았다. 온 몸이 뭉개져 기력을 잃고 잠든 슬픈 암살단 한명.


혼자서 반역자 둘을 한꺼번에 상대하면서도 되려 압도했던 대단한 사람이었다. 비록 적이었기에 쓰러트릴 수 밖에 없었지만, 하온은 그가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자신이 쓰러트린 상대를 보고 늘 느끼듯이 말이다.


저대로 두면 위험한데도, 아직 치료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사라가 그의 멱살을 쥐어 다급히 문 안쪽으로 끌어당긴다. 곧 문이 원래 위치로 돌아와 완전히 닫히면서, 게스는 반역자들을 다시한번 영영 떠나보내게 되었다.


작가의말

맘같아선 부제를 첩혈쌍웅이라 하고싶었던 이번 화.


다음 화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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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Episode124_더 깊은 내부에서(13) +2 20.09.27 62 4 12쪽
123 Episode123_더 깊은 내부에서(12) +2 20.09.25 56 5 8쪽
122 Episode122_더 깊은 내부에서(11) 20.09.24 55 4 9쪽
121 Episode121_더 깊은 내부에서(10) +2 20.09.23 60 4 7쪽
120 Episode120_더 깊은 내부에서(9) +3 20.09.20 56 5 14쪽
119 Episode119_더 깊은 내부에서(8) +3 20.09.17 67 5 16쪽
» Episode118_더 깊은 내부에서(7) +2 20.09.15 61 5 13쪽
117 Episode117_더 깊은 내부에서(6) +4 20.09.12 58 5 9쪽
116 Episode116_더 깊은 내부에서(5) 20.09.11 95 5 8쪽
115 Episode115_더 깊은 내부에서(4) +4 20.09.09 74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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