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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사랑사람의 서재

하늘을 등지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방구석4평
그림/삽화
lovendpeace
작품등록일 :
2019.12.26 00:03
최근연재일 :
2022.08.09 01:45
연재수 :
277 회
조회수 :
27,349
추천수 :
1,600
글자수 :
1,201,430

작성
20.08.31 07:07
조회
70
추천
6
글자
12쪽

Episode111_대전투(19)

DUMMY

갑작스레 튀어나온 하온은 그의 등으로 철갑의 전사를 쳐내 막아내었다. 육중한 철완과 소름돋는 냉기가 하온의 가냘픈 몸을 후려쳤다.


그러나 그는 멀쩡하다. 되려 적을 등지고 밀어내며 사라의 눈을 스치고 그녀의 뒤를 바라본다.


그 잠깐동안 이뤄진 눈빛 한 번의 교환으로, 그리고 그녀의 몸에 새겨진 직관의 힘으로, 사라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깨달았다.


하온은 지금 보호의 기적을 쓰고있다. 보호의 기적이란 그 어떤 충격이라도 막아낼 수 있는 일시적인 무적 상태다. 그 말인 즉···


그 말인 즉···!


사라가 팔을 들이밀어 하온의 머리통을 움켜쥐었다. 다 찢어져 넝마짝이 된 손바닥을 그의 얼굴에 대고 그대로 힘껏 밀었다.


보호의 기적을 썼다 함은 하온의 뒤통수도 보호받는다는 뜻, 설령 그녀가 이를 짱돌처럼 써먹어 적의 얼굴에 처박는다 해도 아군에게는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사라는 그 말대로 하온의 머리를 둔기처럼 적의 투구 앞에 꽂아넣었다.


그렇게 되니 강철의 강도가 얼마나 되었건 온도가 얼마나 낮건 하온에게는 아무런 영향이 없어서, 적은 속수무책으로 사라의 힘을 정면에서 받아내야 했다.


방어구 하나 없는 하온과 박치기를 나눴는데, 정작 피해는 투구를 쓴 사람이 입는다는 것에 불합리함을 느끼면서, 철갑의 전사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그리고 그동안 하온의 시선이 향한 곳은 사라의 창이 걸려있는 갈라진 대지였다. 그로부터 뾰족 튀어나온 이빨들이 은창을 씹어 고정하고 있으니, 이에 정신을 집중하고 파괴의 기적을 발현시킨다.


바위가 만들어낸 송곳니는 곧 산산히 조각나 부서지고, 사라의 창은 해방된다. 갇혀있던 서슬이 다시 자유를 찾고 허공을 가른다.


이를 본 또다른 적은 자신에게 반격이 오기 전에 그녀를 해치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재빨리 그 힘을 뻗어내 사라에게 향했다. 제 몸 구석구석에서 가시이빨을 뽑아내 날카로운 그 끝으로 적을 노린다.


본래라면 분명 명중했다. 사라의 발은 지금 사슬에 묶여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녀는 곧 하늘 위로 도약했다. 순수한 각력으로, 깡으로 땅을 박차서. 억지로 발을 빼다 신발이 벗겨졌지만 그래도 개의치 않았다.


적의 가시이빨은 허무하게 그녀의 발 밑을 지나간다. 그 뿐이 아니다. 사라는 지금 적보다 고지를 점거했으며, 동시에 두 팔과 창 모두가 속박을 벗어나 자유로웠다.


그 자유로운 것들이 서로를 끌어잡더니 곧 그 적에게 향한다. 허공에 뜬 사라의 몸이 날아 그를 지나치던 순간, 창자루가 휘둘러지며 그의 목과 허리, 다리를 각각 가격했다.


단 한 순간동안 일어난 이 모든 행위의 결말로, 신체가 쓰러지고 땅이 부서지고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한꺼번에 모여 울려퍼진다. 그 소리란 썩 편안하기도 했다.


갑작스레 다가왔던 그 모든 고난을 해치웠다는 사실에, 사라는 가슴뛰는 긴장 속에서도 묘한 안도감을 느낀다. 한 숨 덜었다는 생각에 몸에 힘이 풀린다.


그런데 도로 바닥에 착지하려던 순간, 맨발이 차갑고 딱딱한 돌더미에 닿으며 그 이질적인 충격에 사라는 순간 중심을 잃었다. 그대로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실수를 범한 것이다.


이는 전혀 그녀답지 못한 일이어서, 부끄러운 마음으로 사라는 다시 일어나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눈 앞이 흐려지고 머리가 깨질듯이 어지러워져, 곧 방금의 일이 실수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사라의 다리에도 힘이 풀려 또다시 넘어지고 말았다.


반사적으로 땅에 손을 짚었다. 적의 냉기로 인해 살갗이 다 찢어진 그 손바닥 말이다. 뼈까지 찔러오는 아픔에 눈물이 맻힐 정도로, 비명조차 삼켜질 정도로 쓰라렸다.


“욱···!”


이 짧고도 긴 시간동안 온갖 고통과 피로를 축적한 그녀의 몸이, 손바닥의 상처 하나에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온 몸이 움찔대며 떨리는 사라는 그 순간 역설적이게도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었다.


‘망할··· 망할···!!’


손바닥 전체에서 시뻘건 액체가 울컥거리고, 근육이 드러나 스치는 공기에도 쓰라리다. 사라는 스스로의 손목을 꽈악 거머쥐며 지혈 비슷한 것을 했다. 고통을 줄이려는 몸부림이었지만, 거의 부러질 기세로 쥐어대는 바람에 되려 악영향만 끼칠 뿐이었다.


“끄으으—···! 아아아악!!”


“사라!”


하온이 재빨리 그녀에게 달려와 사라의 손을 제 손에 포갰다. 잔뜩 찡그린 이마, 가슴아픈 눈으로 바라보며. 그 얼굴에는 방금 사라가 움켜쥔 손바닥 자국 그대로 피가 묻어 도장처럼 찍혀있다. 이 붉고 살벌한 문양에 두 줄로 투명한 물길이 생긴다.


사라가 아파서인지, 하온이 아파서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흐르는 눈물 아래 기적으로 상처가 아물어간다. 동료의 신음이 잦아들 때까지, 그는 깊은 자책으로 고통을 나누며 치료에 전념했다.


서서히 잦아든다. 떨리는 몸의 진동도, 거칠고 박자 잃은 숨결도, 터질듯한 심장과 온 몸의 통증도 조금씩 사그라든다.


이 처절한 치유가 지속되는 동안, 시간은 마치 느리게 흐르는 것 같았고 사방은 너무나 고요해 마치 그들만이 있는 것 같았다. 비록 실제로는 시끄럽고 혼란스런 전쟁터 한복판임에도, 안주하고 싶을 만큼 나른한 이 순간.


그러나 사라는 피가 멈추자마자 곧장 상처난 손을 빼고 하온을 떼어냈다. 억지로 도로 잡아채려는 하온의 몸부림을 도로 쳐내고, 되려 그의 소매를 잡아 일으킨다. 그리고 타박한다.


“...멈추면 안돼. 가자.”


그녀의 상처에만 집중하던 하온에게 다시금 무엇을 위해 왔는지 일깨운다.


“우릴 기다리는 사람이 많잖아!”


하온은 그 말을 알아들었다. 기다리는 자들에게 돌아가려면 살아야 한다. 손의 흉이나 당장의 아픔보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 살아나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헛되이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 사라 역시 각오한 것이다.


“...그래, 다같이 돌아가자!”


하온은 다시 사라의 작은 등에 올라타 눈을 비볐다. 눈물과 핏물이 한데 섞여 눈가로 흘러들어왔기에 소매로 닦을 때도 신중을 기해야만 했다. 그리고 한결 더 깨끗해진 시야로 하온은 다시 주위를 둘러본다. 사라는 바로 눈 앞에 있는 연구소를 향해 발을 내달린다. 이제 거의 다 왔다.


계속된 질주로 몸도 마음도 한계에 다다랐던 참이기에, 단 한 순간만 숨을 고른 것 만으로 그들의 발걸음은 훨씬 가벼워졌다. 그러나 그 몇 초의 대가는 결코 싸지 않았다. 연구소로 통하는 문은 이미 여러 명의 인간들에게 가로막혀 엄중히 지켜지고 있었다.


“사라, 내가 소매를 당겨 신호하면 눈을 감아!!”


적과 싸우는 도중에 눈을 감으라는 것은 자살 권유나 다름없다. 제 시각을 차단하라는 미친 소리를 들었음에도, 사라는 아무런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 애초에 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그 이전에 그녀는 하온의 말을 재검토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않았다.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 불과 10미터. 암살단들은 틈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 출입구를 철통같이 방어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만 지나친다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 뻥 뚫린 지형이 아닌 좁은 실내라면 일이 좀 더 수월해지겠지, 사라는 기대를 품고 달렸다. 비록 맨발로 땅을 밟는 탓에 쓸리고 찔려 아팠지만, 명색이 농부 출신. 그동안 발바닥에 배긴 굳은 살을 믿고 망설임 없이 무게를 싣는다.


하온이 잠시 뒤를 돌아보자, 그곳엔 아까 전 사라를 잡아챘던 사슬이 그녀의 신발을 달고 맹렬히 추격해오고 있었다. 내 그럴 줄 알았지. 그렇다면 땅을 벌려 입처럼 씹어대는 기적도 곧 그들을 위협할 것이다.


—라고 하온이 생각하자 마자, 이는 정말 실현되었다. 사라의 발 밑에서 땅이 쩌적 갈라지더니 커다란 틈을 만들었다. 갈라진 대지 사이, 그 양 끝에는 바위가 날카로이 깎여 만들어진 커다란 송곳니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사라가 앞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그녀의 다리는 그 안으로 빠지게 된다. 그 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명백하다.


그러나 앞만 보고 있던 사라는 이를 뒤늦게 알아챘으며, 망설임 없이 무게를 실은 탓에 방향을 바꿀 수도 없게 되었다. 이 긴박한 순간에 나서야 할 자는 역시 하온이다.


이것 하나만은 저 앞의 인간들을 위해 아껴두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다. 하온은 지체 않고 사라의 몸을 정지의 기적으로 멈추게 했다. 이전까지의 속도가 무색하게 그녀의 다리가 그대로 정지한다. 관성이란 당연한 현상을 찾아볼 수도 없는 어색한 제동.


그러나 정지한 것은 사라지, 하온이 아니어서, 그의 몸에는 여전히 속력이나 관성 따위의 물리법칙이 적용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당연한 현상에 의거해 하온은 갑작스런 사라의 제동에 의해 앞으로 튕겨 날아가버렸다.


그 기세로 대지의 입 바깥에 착지한 하온은 그러기 무섭게 손을 뻗어 사라의 팔을 잡고 당겼다. 그와 함께 정지의 기적은 풀리며 멈춘 것이 재작동한다. 직진하는 힘을 되찾은 그녀의 몸이 하온의 인도를 받아 구덩이 너머로 끌려나온 것이다.


갑작스레 바뀐 풍경에 잠시 머리가 어지러웠으나, 곧 사라는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고 다시 정신을 되찾았다. 하온에게 감사를 표해야 했지만 그런 시간마저도 아까워서, 재빨리 그를 도로 집어들어 등에 태운 뒤 질주를 시작했다.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 2미터.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커다랗고 낡았으면서도 부서진 곳은 하나 없는 강건한 건물. 별 장식도 없이 밋밋함에도 부드러운 직선과 곡선이 깔끔한 미학을 과시했으며, 지붕은 나선형으로 뒤엉킨 모양이 언뜻 보면 교회같기도 했다.


이곳이 그들이 먼 길을 걸어온 이유인, 무한동력장치가 개발되고 있는 연구소다. 황금시대에 만들어진 만큼 벽도 그만큼 단단할 것이고, 그러니 한번에 통과하려면 문을 통해 들어가야 한다. 적들 앞에서 벽을 부순다고 시간을 허비할 순 없으니 말이다.


때문에 사라와 하온은 적들이 모인 문으로 직진했다. 적들이 노리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아니 실제로 기다려왔던 암살단들은 마침내 도달한 반역자들에게 동시에 발을 내딛었다.


열 명 남짓한 이 괴물들을 사라와 하온이 직접 맞붙을 수는 없다. 머리 굴려볼 것도 없이 비참한 패배로 직결될 것이다. 그러나 하온은 이미 너무 많은 패를 소모했고, 적들도 이를 알고있었다.


하온의 기적들은 종류도 여럿이고, 언뜻 수수한 듯 해도 활용 여하에 따라 깜짝 놀랄 정도로 유용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한번 쓰고 난 뒤 일정 시간은 재사용이 불가능하며, 그렇지 않은 기적은 지속적으로 집중력을 소모해야 하기에 즉효성이 부족하다.


암살단에게도 하온의 정보는 익히 알려져있었고, 그의 한계와 약점도 이미 숙지하고 있었다. 변수의 요소를 모조리 끌어 쏟아붓고 난 뒤인 지금의 하온은, 연약한 어린 양과도 같이 손쉬운 먹잇감이다. 그런 사냥감이 지금 이 늑대들의 아가리로 뛰어들어온 것이다.


그리고 바로 지금이다, 적들에게 둘러싸인 이 불리하기 짝이 없는 상황에서 하온은 사라의 소매를 당겼다. 사라는 더 생각할 것도 없이 눈을 꽈악 감았다. 이전에 일러준 대로 스스로의 유일한 대응방법을 봉인한다.


하온은 목걸이를 꺼내 양손에 꼬옥 쥐었다. 마음을 다스리고 함께 눈을 감는다. 그 역시 알고 있었다. 자신에게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는 사실은.


정지의 기적도, 치유의 기적도, 파괴의 기적도, 보호의 기적도 모조리 써버려 이제는 없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게 단 하나 있다. 암살단에게도 알려지지 않고 잊혀져온 하온의 마지막 비기.


온 힘을 집중했다. 지금 축적할 수 있는 최대한의 힘을 담아, 흑광석에게 내 바램을 투영하며, 그리고 바란다—


—빛이 있으라!


마치 거대한 폭발이 일어난 듯이, 태양이 그 안에 깃든 듯이, 하온의 목걸이가 강렬한 섬광을 발하며 번쩍였다.


그 압도적인 빛이 모두의 안구를 꿰뚫었다. 눈 뜬 자들은 모조리 장님이 되어버린 것이다···.


작가의말

다음 화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54 Jy2315
    작성일
    20.08.31 14:52
    No. 1

    어째 하온 일행은 쉴수 있을거같지가 않네요.
    계속 싸움이 생기니 금방 강해지는거 같긴한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방구석4평
    작성일
    20.08.31 23:25
    No. 2

    그러고보니 최근의 에피소드에선 연속으로 쉴 틈 없이 내달리기만 해왔네요. 반역자들도 독자분들도 수고가 많으십니다.

    이 일이 끝나면 시원한 맥주 한 잔 할 수 있겠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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