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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Winterer 님의 서재입니다.

새벽의 시, 얼음의 용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LWinterer
작품등록일 :
2019.07.01 19:36
최근연재일 :
2019.12.10 12:46
연재수 :
1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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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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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0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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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30쪽

3장-개화開花(1)

DUMMY

872년 8월.

어느새 라간 계곡의 작은 시골마을에도 여름이 찾아온지 오래였다.

산간에 위치한 마을이지만 뜨거운 여름 햇살은 집요할 정도로 목덜미를 파고들었다.


더위를 피해 시원한 그늘을 찾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계곡쪽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원래 산지기 루가스가 여름 별장을 세우던 곳이니 그리 어색할 일도 없었다.

예년과는 달리 두 자매가 살고있긴 했지만, 이제는 친해진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남는 시간에는 티엘과 아첼의 집 근처로 찾아오곤 했다.

그럴때면 으레 두 자매는 텃밭에 들어가 뒤늦게 심어 가까스로 단맛을 내기 시작한 수박을 내왔다. 참 평화로운 나날이었다.

물론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서 미숙한 아스트라를 함부로 시도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때문에 아첼은 한동안 아스트라 연습을 그만 둘 것을 제안했다.

사실 그렇잖아도 아첼은 한동안 티엘에게 아스트라를 금지할 생각이었다.

처음 한 달만 해도 벽에 문을 하나 더 뚫었다는 이야기부터 앞마당을 완전히 모래밭으로 바꿔버린 일, 나무 몇 그루를 넘어뜨려 온 계곡을 떠들썩하게 만든 일 등 온갖 사고들이 마을사람들의 입을 오갔기 때문이었다.

한 번은 지나가던 멧돼지가 아스트라에 놀라 마을 한가운데로 뛰어들어 때아닌 통돼지구이로 변한 사건도 있었다.

또 어느 날은 아첼의 마력으로 인해 환영의 숲에 갇혔다 가까스로 빠져나온 일도 있었으니 하루하루 조용할 날이 없었다.

그나마도 아첼쪽이 꽤 많이 참아준 것이리라. 티엘이 집을 세 번째로 부술 때 까지는 그럴 수도 있다며 인내해 주었으니까.


아첼의 차선책은, 평범하게 활을 다루는 것을 익히는 것이었다.

물론 티엘의 활을 다루기 위해서는 근력강화가 필수이니, 기초적인 마력운용과 활이라는 무기에 익숙해지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린 것이다.

한 순에 스무 발.

실전도 아니고, 연습용으로는 일반적인 경우의 네 배 가까이 되지만 이는 애초에 궁력을 기르는 과정을 건너뛴 것을 보완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활을 익힌다면 두 팔 뿐만 아니라 등과 허리, 배와 다리까지 전신의 근력을 탄력적으로 써야 한다.

마력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근육이 조금씩이라도 자리를 잡아가면 마력의 부담은 줄어들고 체력적으로도 한결 여유가 생긴다.

아첼이 꼼꼼히 짜둔 교육과정 덕분에 한창 성장중인 티엘의 몸은 날이 갈수록 탄탄하고 날렵하게 짜여져갔다.

오늘도 활을 든 티엘은 신중히 심호흡을 하며 힘껏 시위를 당겼다. 어느새 자세도 제법 그럴듯하게 교정되어 있었다.

아직 어설픈 구석은 남아있지만 분위기만큼은 진지했다.

숨을 멈추고 꽤 긴 시간 표적을 노리던 티엘이 신중히 시위를 놓았다.

스무 번째, 한 순의 마지막 화살이 제법 날카로운 소리를 울리며 바람을 찢었다.

그러나 티엘은 화살이 과녁을 꿰뚫을 때까지 화살을 날린 자세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처음부터 진중하게 활을 배우는 과정이기에, 아첼은 활을 쥘 때의 마음가짐까지도 신경써서 가르치고 있었다.

하지만 화살은 애석하게도 과녁의 중앙에서 한 뼘 가량이나 벗어난 곳에 꽂혀버렸다. 참았던 숨을 뱉는 모습에 약간의 실망이 섞였다. 동시에 짧은 탄식이 들렸다.

하지만 그것은 티엘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손을 떠난 살에 미련을 두지 말라고 배웠고, 티엘 본인도 자신의 실력을 잘 알고 있다. 화살이 빗나간 것이 조금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크게 괘념치는 않았다.

탄식은 뒤쪽의 정자에서 더위를 달래던 마을 주민의 것이었다.

두 자매의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작은 정자가 세워져 있었다.

본래 이 집은 루가스가 여름 별장으로 지어뒀던만큼 더위를 피하기에는 딱 좋은 곳이었다.

그러나 산지기의 별장은 티엘과 아첼 두 자매의 집이 되었고, 때문에 루가스는 자매의 사생활을 위해 약간 거리를 두고 새로이 작은 정자를 지었다.

덕분에 한낮의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찾아보는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오후에 바람이나 쐬러 찾아오는 몇 몇 사람들은 종종 나무에 걸어둔 그물침대에 누워 평화롭게 잠든 자매의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보통은 별다른 할 일이 없는 사람들이 놀러와, 이렇게 활 쏘는 모습을 구경하는 일이 많았다.

마을 사람들 가운데서도 사냥철이면 간혹 활과 덫으로 조그만 산짐승을 잡기는 사람은 그리 드물지 않았다. 덕분에 그들 중에서도 활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은 꽤 있다.

개중에 큰 활이라고 해봐야 지금 티엘이 들고있는 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가끔 곁에서 티엘과 함께 나란히 활을 쏘아 보란듯이 중앙을 명중시킬 정도의 실력자도 몇 명 있었다.

눈이 좋은 몇몇은 빗나간 겨냥을 보며 격려차원에서 티엘의 어깨를 두드려주곤 했다.

"아하하하하하! 한 뼘 밖에 안빗나갔다, 꼬마야! 조금만 더 해봐! 어쨌든 한 발은 맞춰봐야지!"

······일단 티몬 나름의 격려라고 생각하는게 속 편하리라.

티엘은 귀엽게 눈을 흘기며 천천히 활을 풀었다.

자기 키만한 대궁을 주물럭거리는 모습을 보자면 성인 남성의 팔도 손쉽게 꺾어버릴 듯 한데도 티몬은 겁없이 티엘을 놀리곤 했다.

애석하게도 티몬의 짓궂은 장난을 말려줄 아첼은 전날 아침 일찍 루가스와 함께 사냥을 나간 상태였다. 이따금씩 사냥을 나가는 걸로 생계비를 벌어오는만큼 한번 나가면 꽤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는다.

물론 나가면서 아스트라는 절대금지라며 몇 번이고 못을 박아놓고 떠났지만.

어쩌면 티몬에게 눈을 흘기는 것으로 그치는 것도 그 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첼 없이 홀로 아스트라를 연습할 만큼 겁이 없는 것도 아니고, 아첼도 단단히 주의를 주고 나간만큼, 티엘 역시 최대한 사고 날 만한 일은 하지 않은 채 얌전히 보낼 생각이었다.

다행히도 주위에는 티엘의 편이 많았다.

티몬과 함께 놀러와있던 칼이 그에게 조용히 앉아있을 것을 '약간 신선한' 방법으로 제안했고, 티몬은 살짝 부어오르는 이마를 문지르며 순순히 칼의 곁에 앉았다.

하지만 티몬의 말이 아주 틀린 것도 아니었다.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솜씨로 활을 정리한 티엘은 과녁까지 걸어가 떨어진 화살을 주웠다.

과녁에 꽂혀있던 화살은 여덟 발. 그러나 겨냥한 곳에 정확히 맞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아직 손끝의 미세한 떨림을 잡아내지 못했기에 일어나는 오차였다.

활을 배운 기간에 비하면 제법 잘 맞춘 편이지만, 최근들어 실력이 잘 늘지 않는 것 같으니 조금 씁쓸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게다가 바닥에 떨어진 화살 중에서는 끝이 부러진 것이 하나, 촉이 뭉개진 것이 두 개 있었다.

마을에는 대장간이 없다. 농기구 같은 것이 부서지면 근방의 아델 시까지 나가야한다.

화살도 나름 비싸게 주고 사온 물건이었기에, 이렇게 망가져버릴 때면 속이 상했다.

아첼이 토끼나 꿩 같은 동물을 주렁주렁 매달고 들어오는 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쓸데없이 지출을 해도 좋을만큼 풍족한 것 까지도 아니었다.

그나마 촉이 우그러진 정도라면 어떻게든 펴볼테지만, 아예 부러져버리면 티엘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

"활 배운지 얼마나 됐나?"

어느새 따라온 우즈가 큼직한 손이 몇 번 움직였다. 마른 나뭇가지 사이에 숨어있던 화살이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티엘은 바쁘게 손을 놀려 화살을 집어들며 속으로 손가락을 꼽았다.

"세 달······? 세 달 조금 못 되는 것 같아요."

"마을에 올 즈음 아닌가. 굉장히 빠른 결실을 보고 있다네."

"그래요?"

"보통 첫 살을 쏘기까지 계절이 두 번 바뀌지."

우즈는 마을에서 활로는 두세 번째로 꼽히는 실력자였다.

그가 만들어 파는 목궁은 간혹 아델시에서 사람들이 찾아와 사갈 정도였는데, 이는 그가 직접 사용해보며 십여 차례나 개량을 거듭한 물건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티엘이 기억하기로, 우즈가 이 작은 활터에 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재작년에 세상을 떠났다는 그의 조카가 활을 그리도 좋아했기 때문이리라.

이제 더는 백부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된 조카의 얼굴을 떠올려버린 우즈는 조금 어두운 얼굴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이내 자신을 걱정스레 바라보는 티엘의 얼굴에 눈앞의 환영을 걷어냈다. 그리고 티엘의 손에서 망가진 화살을 하나 받아들었다.

표적에서 한 걸음 정도 못미친 곳에 떨어진 것이었다. 툭 튀어나온 돌에 걸려 끝이 뭉개진 바람에 흙바닥조차 제대로 파고들지 못할 수준이 되었지만, 망치로 두들겨 펴면 연습용으로는 다시 써먹을 수 있을 듯 했다.

"활은 외로운 길이지. 맞서는 적도 없이, 마주설 친우도 없이 홀로 깨달아가는 머나먼 길. 조급한 마음으로는 걸어갈 수 없으니. 활을 다스리려면 숨을 다스리고, 호흡을 다스리려면 마음을 다스려야지. 여유를 가지면 수확할 열매가 더 달콤할걸세."

아첼에게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는걸 떠올린 티엘은 빙그레 웃었다.

"꾸준히 연습하라는거죠?"

"지혜의 빛이 밝구나."

빙빙 돌려말하는 버릇만 없었다면 좀 더 멋져보였을텐데. 티엘은 배시시 웃으면서도 우즈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사실 마음에 여유가 없을수록 시야는 좁아지는 법이다.

너무 먼 곳을 바라보며 초조해하기보다는, 실력에 맞게 차근차근 걸어가는 편이 빠를 것이다.

망가진 화살을 추려 따로 빼둔 티엘은 다시 처음의 자리로 돌아와 섰다.

천천히, 조금 더 천천히.

마음이 급하면 손이 무뎌진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깊게, 그리고 길게.

차분한 심호흡으로 정신을 집중한 티엘은 평정심을 유지하며 다시 마력을 끌어올렸다.

활시위를 거는 동작은 이미 충분히 익숙해졌다. 표적에 시선을 고정하고 호흡을 길게 삼키며, 있는 힘껏 시위를 당긴다.

활은 두 팔로만 다루는 것이 아니다.

아직 여리면서도 탄탄한 몸이 스스로가 한 자루 활이 된 것처럼 팽팽하게 당겨졌다.

'호흡이 흔들리면 손끝도 떨려. 네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잘 살펴보렴.'

아첼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막 흐트러지려던 호흡을 바로잡았다. 파르르 떨던 화살이 한결 얌전해지며 활몸에 밀착했다. 그 상태를 유지하며 더욱 느리고 깊게 숨을 골랐다.

마침내 떨림이 멎었다.

숲의 소리도, 불어오는 바람도, 지금 이 순간에는 느껴지지 않았다.

완전한 정적 속에서 화살이 시위를 떠났다.

애석하게도 화살은 조금 전 그랬듯 중앙을 살짝 빗겨난 곳에 꽂히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집중을 흐트러뜨리지 않은 채 곧바로 두 번째의 화살이 시위에 걸렸다.

화살이 과녁에 닿을 때까지 집중을 풀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새 화살을 찾아 쥐기까지의 빈틈이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다시 두 번째, 세 번째 화살이 연이어 시위를 떠났다.

점차 화살을 재장전하고 쏘아보내기까지의 시간이 조금씩 짧아져갔다.

더군다나 놀랍게도 그동안 사방으로 흩어졌던 화살들이 과녁 위에서 한 군데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일곱 발 까지 쏜 시점에서 표적지에 꽂힌 것은 다섯 발에, 표적지를 벗어난 화살도 다른 화살들과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다.

마침내 망가진 화살을 제외한 열 일곱 발의 화살이 모두 시위를 떠난 뒤에는, 표적지에 열두 발의 화살이 다소 쑥쓰러운 듯 바르르 떨고 있었다.

거의 무아지경으로 화살을 쏘아보내던 티엘은 그제서야 힘이 탁 풀린듯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러나 정작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짓는 것은 뒤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이었다.

"쟤 갑자기 왜 저래······. 무슨 말 한거에요, 우즈?"

"하늘의 새가 바람을 만났을 뿐일세."

"새가 바람을 만나든 벼락을 만나든 그건 모르겠고, 쟤 갑자기 너무 일취월장하는데요?"

한 눈에 보기에도 먼젓번과 집중도가 달랐다.

매 번 처음부터 다시 겨냥하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한 순을 돌며 표적에서 한 번도 눈을 떼지 않았다.

물론 마지막 화살이 표적지를 스치는 것을 확인한 직후에는 힘없이 주저앉았지만 결과는 그야말로 괄목할 정도였다.

놀란 것은 티엘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잡념을 털어냈을 뿐인데도, 아무렇게나 날아가던 화살이 조금씩이나마 정렬되는 것을 느꼈다.

활은 마음을 다루는 무기다.

아첼이 처음으로 활을 가르치며 했던 말이 이제서야 이해가 될 듯 했다.

'지금이라면······.'

문득 티엘은 아스트라 술식을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반 아스트라와 함께 아첼이 따로 시간을 들여 가르쳐준 적은 있었지만, 그동안은 제어에 실패하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쏘아 사고를 일으키곤 했었다.

그러나 지금이라면, 지금 이 순간이라면 아스트라를 완전히 익힐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첼은 하지 말라고 했는데······.'

성공할 것만 같은 자신감, 신뢰하는 사람의 당부.

어느 쪽이 더 무거울까.

평소였다면 고민할 것도 없이 후자로 기울었을 마음은, 오래간만에 맛본 자신감에 의해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한 번만, 딱 한 번만, 아첼에게 자랑스레 실력을 내보이고 싶다는 조그만 욕심이 머리를 들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이기에 자신의 성장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은 더더욱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오히려 독약처럼 그 작은 가슴을 물들였다.

'미안. 응석좀 받아줘, 아첼.'

조급해하지 말자.

조금 전 자신을 이끌었던 조언이 둘로 갈라졌다.

조심스레 두근거리는 마음은 절반쯤 그 조언에서 눈을 돌렸지만, 남은 절반은 천천히 받아들였다.

다시 한번 시위가 팽팽하게 당겨졌다.

표적을 노리는 시선 역시 다시금 날카로운 빛을 품었다. 당긴 시위에 화살은 없지만 마음은 더욱 신중을 기했다.

"하늘의 별, 새벽을 여는 창이여."

속삭이는 듯한 짧은 영창이 흘렀다.

본래 아첼이 가르쳐준 아스트라는 아무런 영창이나 동작 없이 의지만으로 마력을 조율해 발동시키는 무언술식(無言術式)이었다. 별다른 준비가 필요없기에 주문의 완성이 빠르고,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레 발동이 가능한 방식이다.

그러나 의지만으로 마력을 완벽하게 통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영창을 끼워넣고, 그것으로 모자라면 주문의 촉매나 동작으로 마력을 제어해야한다.

물론 아첼은 영창조차 필요없이 아스트라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다만, 아직 마력제어가 미숙한 티엘은 아첼이 성심껏 가르쳐준 주문식을 완전히 제어할 수 없었다.

대신 티엘은 아첼의 아스트라 식에 영창을 끼워넣었다.

주문식을 깨뜨리지 않으며 새로이 영창식을 끼워넣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약간의 실수로 이미 완성되어있던 술식이 무너지며 주문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그동안 티엘을 괴롭게만 했던 재능이 갑자기 눈을 뜨기라도 한 것일까.

덧붙인 영창은 기존의 주문식과 맞물려 정상적으로 마력을 이끌기 시작했다.

연기처럼 흐릿한 기운이 손끝에 응어리지며 서서히 날카로운 화살의 형상을 이루어갔다.

아첼이 보여주던 것과 똑같은, 완전한 아스트라의 형체였다.

"저거, 뭐지······?"

조금 전 티엘이 빈 활을 만지작거릴 때부터 눈여겨보던 티몬이 신음을 삼켰다.

티엘은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아득한 눈으로 빛나는 화살을 들고 있었다.

순간 티몬은 섬뜩함을 느끼며 엉거주춤 몸을 일으켰다.

티엘이 아직 흑마법사가 아니라는 사실은 안다.

아첼이 일부러 티엘에게 흑마법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티엘의 눈빛은 평소의 다정한 모습을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싸늘하게 물들어있었다.

하얗게 송곳니를 드러낸 맹수처럼, 가슴 시릴 정도로 섬뜩하다.

생령에게 홀린 것이 아니라면 저 푸르스름한 눈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게다가 8월, 아무리 계곡의 찬 바람 앞이라지만 갑작스레 주위의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있었다.

바람결에 휘날리는 티엘의 머리칼이, 언뜻 흰 빛을 품은 것처럼 보였다.

"칼."

불길함을 느낀 티몬이 곁눈질로 칼을 불렀다. 여차하면 티엘의 손에서 활을 빼앗아야 할지도 몰랐다.

가슴을 졸이던 것은 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두 사람이 막 발걸음을 떼려는 순간, 빛으로 짜여진 화살이 티엘의 손끝을 벗어났다.

눈 내린 새벽, 막 동이 터올 때의 하늘처럼 싸늘하고도 아름다운 빛은 잔상처럼 날아간 뒤 과녁의 중심을 정확히 꿰뚫었다.

화살은 거의 절반 가량이 널빤지를 뚫고 들어간 상태였다. 가까스로 촉만 반쯤 파고들던 연습용 화살과는 비교할 수 없는 관통력이다.

게다가 뒤이어 일어난 작은 폭발은, 이제껏 티엘의 화살을 받아냈던 과녁을 단번에 집어삼켰다.

새하얀 빙무가 구름처럼 피어나며 아스트라가 떨어진 지점을 뒤덮었다.

흙은 단단히 얼어붙은 채 서리를 뒤집어쓰고 있었고, 폭발에 튕겨져나간 파편들도 부서졌다기보다는 '깨졌다'라고 말하는게 맞을법한 특이한 모습으로 흩어져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놀랍게도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오히려 주저앉은 채 빙무가 걷히길 기다리던 티엘은 얼굴에 짙은 화색을 띄우며 작은 주먹을 꼬옥 움켜쥐었다.

"성······, 성공했다! 와아! 성공이다, 성공!"

잘못 본 것이었을까.

제 자리에서 팔짝팔짝 뛰어오르며 기뻐하던 티엘의 모습은 평소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잔뜩 흥분한 자수정빛의 눈동자가 활을 채 풀어놓지도 않은 채 쪼르르 달려왔다. 제딴에도 가슴을 졸이긴 했었는지 콧잔등에는 식은땀이 맺혀있었다.

너털웃음을 터뜨린 칼은 경계를 풀고 티엘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두 사람의 손이 마주치며 경쾌한 소리가 짝, 하고 울렸다.

그러나 티몬은 칼처럼 쉽게 불안감을 털어버리지 못했다.

단순히 착시라고 하기에는, 얼어붙을 듯 싸늘했던 푸른 눈동자가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기뻐하는 티엘을 한참이나 살펴보아도 끝내 이상한 점은 찾을 수 없었다.

잘못 본 것일까,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일까······.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 * *




다음 날 점심 무렵. 사냥에서 돌아온 아첼은 피곤한 몸을 재촉하며 산을 올랐다.

마을 사람들의 인사를 받는둥 마는둥 하며 연신 하품을 삼키고 기지개클 켜며 굉장히 피로한 기색을 풍기고 있었다.

피로를 조금이라도 잊으려 박하잎을 질겅거리고 있었지만 단순히 당장 잠들지 않기위한 궁여지책일 뿐이다. 모자란 잠을 보충하는게 가장 시급했다.

그러나 마을에서 집까지의 산길은 제법 멀고, 그 거리를 줄여줄 만한 비책은 남아있지 않았다.

아첼은 연신 어깨를 두드리며 후회를 쏟아냈다.

"아으으, 피곤해. 말 한마리는 남겨둘걸 괜히 두마리 다 팔아버렸나······."

숙련된 사냥꾼도 사슴이나 멧돼지를 날마다 잡아오는게 아니다.

하물며 본업은 마법사인 아첼이 사냥감을 잘 찾아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게다가 그런 커다란 짐승들은 화살 한 방에 죽는 일도 없다. 사냥감이 지쳐 쓰러질 때 까지 쫓아다니려면 사냥꾼의 체력도 무시못할 수준으로 소모된다.

함부로 아스트라를 쓸 수도 없었다.

데리고 있는 생령들의 속성이 다들 사냥에는 거리가 멀었다. 제정신 박힌 사람이면 독으로 시커멓게 썩거나 번개에 까맣게 탄 사냥감을 받지는 않을테니까.

결국 거의 순수한 활 솜씨만으로 사냥을 하며 애먹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산지기인 루가스가 사냥감이 있을만한 곳을 잘 찾아주어 사냥에 실패하는 일이 드문 것이 천만 다행이다.

일단 발견만 하면 라피온과 켈리아가 몰아세우고 길을 막아줄 수 있으니 여유롭게 사냥할 수 있었다.

그래도 오늘은 꽤 기분이 좋았다. 덩치 큰 레벤 한 마리를 운좋게 발견한 덕에 주머니가 두둑했기 때문이었다.

초식동물이지만 성질이 드센 레벤은 지방질이 별로 없고 맛이 없어 고기로는 별 가치가 없다.

성체 레벤 한 마리가 소의 한 배 반 정도는 되는 몸집을 자랑하지만, 그 덩치에서 나오는 고깃값은 오히려 사분의 일 이하일 정도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 천천히 골수에 쌓이는 기름이 굉장한 진미라 제법 비싼 값에 팔린다.

여기에 가죽도 제법 넉넉하게 나와, 루가스와 반으로 나눴어도 주머니가 제법 묵직할 만큼의 돈을 벌 수 있었다.

운좋게 레벤을 잡아 번 돈은 자그마치 300 칼브람 가량. 하급 관료의 월급에 필적하는 양이다.

조만간 티엘을 데리고 나가서 새 옷이라도 한 벌 사줄까. 맛있는 것도 먹고 바람도 쐬면서 가끔은 기분전환을 시켜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마력조절이 잘 안되어 내심 가라앉아있을테니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루가스 씨한테 좀 더 배워둘까. 덫 놓는거라도 배워두면 나쁘진 않을거 같네. 가만, 이거 무슨 냄새지?'

약간 매캐한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하지만 조금 더 걷다보니 산불같은 골치아픈 것은 아니었다.

화덕에서 막 꺼낸 구수한 빵 냄새, 구운 감자와 치즈의 향기. 그 위로 막 끼얹어지는 달콤한 과일파이의 향기까지, 하나같이 식욕을 자극하는 맛깔스러운 냄새들이었다.

아첼이 정확히 언제 돌아올 지 티엘이 알 리가 없으니, 이 시간에 맞춰 꽤 오래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떠나기 전 돌아올거라고 예상했던 시간은 아침이었다.

어쩌면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아침을 준비했다, 오지 않는 아첼을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첼은 미안한 마음에 걸음을 재촉했다.

오두막의 창과 문은 활짝 열려있었기에, 앞치마를 두른 채 분주하게 움직이는 티엘의 모습이 멀리서부터 보였다.

혹시나 아첼이 늦는 것은 아닐까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다가도 화들짝 놀라 불에 올려둔 음식이 타진 않았는지 점검하고 있었다.

아첼은 일부러 인기척을 크게 내며 집 안으로 달려들어갔다.

뒤늦게 아첼을 알아챈 티엘이 쪼르르 달려와 품에 폭싹 안겨들었다.

"어서와, 아첼!"

"아야야, 나 맞으니까 그렇게 조르지 마. 다녀왔다고 인사도 못하겠잖니."

조그만 아이라도 버거울텐데 열 세살 먹은 티엘은 오죽할까. 전신을 내던지는 티엘의 공격은 아첼을 쓰러뜨리기에는 충분한 무기였다.

고양이처럼 파고들며 부비적대는 티엘은 기어이 아첼을 쓰러뜨렸고, 함께 바닥을 뒹굴게 되었다.

마을 바깥에서 묻어온 먼지와 바람에 날려 들어온 흙이 두 사람의 옷을 엉망으로 더럽혔지만 깔깔 웃는 티엘의 목소리는 가라앉지 않았다.

"으윽, 아파. 이게 무슨 짓이니."

"늦었어, 아첼. 기다렸단말야."

"으이그, 얘가 어리광만 늘어서는 얘, 피곤하니 조금만 떨어져줄래? 나 배고프고 졸려. 며칠간 숲 뒤지느라 피곤해."

"늦은 벌이라고 생각해. 기껏 아침 차려뒀는데 오지도 않구."

"그럴 줄 알았다, 너. 새벽부터 일어나서 고생하지 말래도."

아첼은 무릎에서 가르랑거리는 덩치만 커다란 고양이를 집어들어 그 이마에 손가락을 튕겼다.

하얀 이마가 살짝 발갛게 달아올랐지만 요 맹랑한 고양이는 보라색 눈을 반짝이며 비킬 줄을 몰랐다.

"요 녀석아, 안비키면 선물 안준다?"

"선물, 선물. 사 왔지, 사 왔지?"

"너 참 세상 편하게 산다. 자, 이녀석아."

아첼은 허리춤에 묶어두었던 작은 주머니 하나를 던졌다.

티엘은 날렵하게 몸을 던져 주머니를 받아낸 뒤 조심스레 끈을 풀어 안을 들여다보았다.

안에 든 것은 다름아닌 회향(回香)이었다.

티엘은 특별한 일이 있을때 쓰려고 여러가지 향신료를 조금씩 부탁하곤 했다.

로인에게 요리책을 얻은 이후로 완전히 그 쪽에 빠져버린 모양이다. 요리에 별 관심이 없는 아첼은 향신료라고는 소금과 후추밖에 몰랐지만, 티엘이 몇 번씩 당부한 물건은 매번 챙겨주고 있었다.

월계수 잎, 정향, 올리브유, 몇 가지 특이한 식초.

사냥에서 돌아올 때마다 사온, 식탁을 풍요롭게 만드는 마법의 재료들은 어느새 주방의 벽 하나를 완전히 점령하고 있었다.

조만간에 선반을 하나 더 올려야 할 모양이다.

아첼은 어린애처럼 좋아하는 티엘을 뜯어말린 뒤 별채로 갔다.

날이 덥다보니 굳이 물을 끓일 것도 없었다. 별채 옆의 커다란 통에 받아놓은 물은 아침의 햇살을 머금어 몸을 담그기 딱 좋은 온도로 데워져 있었다.

그 물을 죄다 욕조에 쏟아붇고 한 시간 쯤 여운을 즐기고픈 욕망을 꾹 누른 아첼은 재빨리 옷을 벗어던지고 머리부터 물을 끼얹었다.

아첼이 땀과 먼지를 씻어내는 동안, 티엘은 준비하던 점심을 마저 차렸다.

아침에도 차렸던 음식 중에서 다시 데울 수 있는 것들도 꺼내 식탁에 올렸다.

전날 밤, 자신을 위해서 준비했던 빵 한 조각과 말린 과일 서너 조각, 우유 한 잔만을 준비했던 식사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칼집을 내 버터를 살짝 올려 구운 감자에 두툼한 빵을 곁들이고, 훈제육을 얇게 썰어 끓인 부드러운 수프는 조그만 솥에 데워 식탁 중앙에 놓았다.

그 곁에는 귀퉁이가 살짝 녹아내린 치즈 조각이 먹기좋은 크기로 자른 토마토 위에 먹음직스럽게 올라앉아 보는 이를 유혹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화덕에서 막 꺼낸 따끈따끈한 사과 파이를 잘라 각자의 접시에 한 조각씩 올린 티엘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자리에 앉아 아첼을 기다렸다.

요 몇 달간 부쩍 성장한 실력에 훈훈한 자부심이 가슴을 채웠다.

요리 솜씨만큼 활 솜씨도 늘었다면 조금 더 좋았겠지만, 무언가 하나라도 성장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자.

얼마 지나지 않아 젖은 머리칼을 말리며 돌아온 아첼은 거의 쓰러지듯이 식탁에 앉았다. 턱을 괸 채 배시시 웃던 티엘은 그런 아첼의 그릇에 수프를 덜어주었다.

그릇을 받아들던 아첼은 문득 생각난 것처럼 티엘에게 눈을 흘겼다.

"창고 보니까 너 또 빵만 먹었더라. 이 기집애가 나만 이렇게 잘 먹이지 말고 자기도 좀 잘 챙겨먹으래도 말을 안들어요."

"아하하, 칭찬은 안해줘?"

"잘못한 일이랑 잘한 일은 별개야. 안그래도 지치기 쉬운 애가 먹는거라도 신경써야지."

그러나 아첼의 손은 이미 샐러드를 집어 입으로 가져가고 있었다.

상큼하고 산뜻한 산미로 입맛을 돋운 뒤에는 살짝 구운 토마토와 치즈의 담백한 맛으로 소박한 행복감을 누린다.

요새 부쩍 실력이 는 것 같단 말야.

언제나 이렇게 먹는 것은 아니고, 주로 이번처럼 사냥에서 돌아올 때 맛보는 성찬이지만 반복할수록 괘씸할 정도로 맛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구운 감자와 수프도 연신 입으로 들어가며 지친 몸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이 정도면 조촐하게 식당이라도 차리면 먹고살긴 문제 없을 것 같다.

사냥으로 얻은 무거운 전리품들을 도시까지 옮기느라 고생한 일도 눈 녹듯 사르르 사라져갔다.

식탁이 텅 비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아첼은 비어버린 그릇이 안타까운 듯 숟가락으로 텅 빈 접시를 하염없이 긁어댔다.

그러나 티엘은 그 손에서 매정하게 스푼을 빼앗아 설거지 통에 던져넣었다.

티엘이 차렸으니 설거지 담당은 아첼이다.

아쉬움에 손가락을 핥던 아첼은 간신히 미련을 버리고 찻잔을 끌어당겼다. 캐모마일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허브차가 호화로운 식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 싫을 정도로 피곤할 때, 다른 누군가가 차려주는 음식으로 활기를 찾는다는 것.

혼자 사는 사람은 절대로 누릴 수 없는 호사에 아첼의 눈이 가물가물 감기기 시작했다.

"설거지······, 해야하는데······."

티엘은 지친 표정으로 눈을 비비는 아첼의 잔에 차를 조금 더 채워주었다.

"많이 피곤해보여."

"레벤 한 마리 잡아버리는 바람에 고생했지. 덕분에 주머니는 두둑해도 온 몸이 쑤신다야."

"잠깐 눈 좀 붙일래?"

"응······. 미안한데 조금만······, 이따가······."

잠시 눈이라도 붙여야 제대로 움직일 수 있겠다 싶었던 아첼은 반쯤 졸며 허브 티를 마셨다.

숙면에 좋다는 캐모마일을 고른 것이 정답이었다.

티엘은 찻잔이 비워지자 아첼을 부축해 침실로 데려가 눕혔다.

침대에 눕히자 눈을 몇 번 깜빡이던 아첼은 손가락으로 이마를 짚고 몇 마디를 중얼거렸다.

아예 수면주문을 걸어 잠들 생각인 듯 했다. 몇 초도 되지 않아 아첼의 숨소리가 깊고 느리게 변했다.

티엘은 조용히 소리죽여 방을 나왔다.

그 동안 약간의 증축과 개조를 거친 오두막은 방과 방을 나누는 벽 정도는 완성되어 각자의 방을 따로 쓰고 있었지만, 벽 자체는 워낙 얇아 조그만 소리도 쉽게 들리곤 했다.

부주의하게 움직여 굳이 아첼을 깨우고 싶지는 않았다.

'오늘도 혼자 연습해야겠네. 아, 혼자는 아닌가?'

티엘은 자그만 비밀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조심스레 방에서 활을 꺼낸 티엘은 까치발을 든 채 숨을 죽여 밖으로 나갔다.

공교롭게도 오늘따라 정자에는 아무도 없었다.

문득 비어있는 정자를 바라보자 평상에 누워 게으름을 피우고 싶다는 유혹이 살짝 일었다.

한 숨 자고 일어난 아첼이 오래간만에 실력을 점검해줄지도 모르고, 바로 연습을 시작하기에는 화창한 날씨가 조금 아깝기도 했다.

그러나 티엘은 고개를 붕붕 저어 달콤한 유혹을 애써 밀어냈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막 흐트러지려는 마음을 바로잡았다.

지금부터 티엘이 향하려는 곳은 계곡 안쪽에 있는 또다른 수련장이다.

한여름이라고 해도 계곡 깊은 쪽으로 들어가면 제법 날씨가 추웠다.

가을에 입으려 준비해두었던 얇은 겉옷을 한 겹 더 걸쳐입은 티엘은 활을 한번 꽉 쥐어본 뒤 천천히 계곡 안쪽으로 들어갔다.


작가의말

하지말라는 짓은 왠지 더 하고싶어지는 법이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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