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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도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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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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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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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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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3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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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기초공사 (11)

DUMMY

28화. 기초공사 (11)



나데르가 A1으로 사라진 그날,

CCTV조차, 조작된 것마냥 비틀려 찰나의 시간으로 기록하고 말았다.

교통사고의 그 현장을 A부터 Z까지 생생하게 기억하는 아이.


아이가 너무 어려 보호자의 동의 없이는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게 걸림돌이었다.

그리고 그 보호자가 나데르 형제에 대해 편견이 있다는 사실을 나데르 또한 모르지 않았다.


“수연이를 만나보고 싶어요. 각성자 같은 데, 뭔가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수연이 어머니께 제가 바로 얘기하는 것보단, 신부님께서 먼저 한 번 말씀해 주시면 좋겠어요. 수연이가 특별한 힘이 있는 것 같아 만나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는 정도만요.”


“알았다. 이제 5일도 안 남았구나? 제주엔 언제까지 있을 거냐?”

“내일 서부서에 있는 헌터들과 면담 끝나면 딱히 다른 일정은 없어요. 수연이 보고 바로 올라가려고요. 신부님께서 내일 미사가 시작하기 전에 수연이 어머니께 미리 얘기해 주시면 좋겠어요.”


고작 5일 남았다.

이젠 휴가가 휴가가 아니다.


애초에 느긋하게 쉴 생각을 한 것도 아니지만,

어쩌면 이곳에서 하루하루가 더 바쁠 것 같았다.


인프라가 아예 없다고 봐도 좋을 저곳에서 조금이라도 더 편하고? 안전하려면,

여기서 최대한 준비를 해 가야 하는데,

이제는 이곳을 더 걱정해야 할 형편이 되어버렸다.

끌려가기 전에 해결할 건 해결하고 가야 했다.

시간이 없는 게 야속했다.


*


혹시나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만났다.

여덟 명의 대답이 모두 제각각이었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기억나지 않는다. 내게 뭔가를 알려주는 목소리가 있다.’

중국인 헌터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들 또한 하나같이 명치에 마정석을 품고 있었다.


장리리가 특이한 건, 그녀가 가진 마정석만이 유일하게 인간의 혼을 담고 있다는 것.


다른 이들은 무언가 다른 존재였다.

그저 어떤 본능에 의해 적과 아군을 식별하는 존재였다.

오로지 미션과 보상만, 기계처럼 알려준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이미 존재하는 균열을 찾아 이동하는데, 그 위치를 알려주는 것도 마정석의 역할이었다.


이제 하나 추론해 낼 수 있다면, 누군가가 마정석을 이들에게 심었다는 거다.

‘누가 언제 어디서 왜 어떻게’는 여전히 미궁 속이다.


이제 마지막 코스가 남았다. 사도의 세팅 값을 리셋 시킬 시간이다.

나데르는 그를 없애려는 사도들의 궁극적인 목적을 설명했다.

“아직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제가 아는 선까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사도는 인류의 공멸을 원합니다. 여러분의 미션은 방해 세력을 제거하는 것이고요. 그들이 왜 인류를 적으로 삼았는지는 불분명합니다. 저는 이미 저쪽 세계에서도 헌터들의 공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그들의 방해세력인 것은 확실합니다.”


직업병은 못 속인다고, 전 직장에서 모의 작전 브리핑을 할 때 습관이 그대로 나왔다. 간간이 요가 섞인 다나까 화법이었다.


“나 과장님이라고 하셨나요? 저희가 과장님의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죠? 저희는 저쪽 세상에서 몬스터만을 죽여왔어요. 과장님의 영상도 보면 결국 몬스터들과 싸운 거잖아요?”

“맞아요. 저희는 저쪽 세상에서 이그드라실이라는 나무를 지키기 위해 몬스터를 처치한 게 전부입니다. 혹시 나 과장님은 혹시 이그드라실을 없애려고 했던 건 아닌가요?”


“지금 이그드라실이라고 하셨나요?”

나데르는 새로운 단서를 찾았다.

헌터들의 활동이 균열을 통해 건너오는 이그드라실 화분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나데르의 표정이 빠르게 굳었다.


“네, 뭐가 잘못됐습니까?”

“구 형사님, 지금부터 보여드릴 영상은 아직 보고도 올라가지 않은 극비사항입니다. 이분들에게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서 공개하는 것이니 여기 인원수대로 이 문서 좀 출력해 주세요.”

나데르는 보안 엄수 서약서 파일을 구 형사라는 사람에게 건넸다.


잠시 후, 서약서에 지문과 서명까지 모두 받은 다음,

나데르는 청계산 균열에서 찍은 영상을 공개했다.


“맨눈으로 봐서는 구분이 어렵습니다만, 이렇게 확대한 사진을 보시면 그 차이를 분명히 아실 겁니다. 왼쪽은 일반적인 꽃가루입니다. 오른쪽은 이그드라실의 화분입니다.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식물을 마나 식물로 바꿉니다. 지금 보시는 것은 청계산에서 발견된 마나 식물들입니다. 마나 식물을 먹은 동물들은 일정 시간이 경과한 후 돌연변이로 바뀔 확률이 높습니다. 이미 저쪽 세상, A1이라는 코드명을 갖고 있습니다만, 그쪽에서 확인한 사실들입니다. 사람도 예외가 아니죠.”


“그 돌연변이라는 게 몬스터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맞습니다. 여러분들이 저쪽 세상에서 열심히 퇴치한 그 동물들이죠. 돌연변이들에게는 이그드라실의 마나가 일종의 치료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아직은 그냥 추측입니다. 그 효험을 알기에 때로는 위험을 무릅쓰고 구하려는 것 같습니다.”


생명의 뿌리는 생명의 나무뿌리고, 생명의 나무는 이그드라실일 것이라고 나데르는 거의 확신했다.

나데르는 쿠시의 각성자들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하지 않았다. 생명의 뿌리가 치료제로 쓰인다는 것은 쿠시 사람들에게 들어서 알았다. 사람이라는 사실을 빼면, 그들 또한 돌연변이였다. 그러니 사람에게 적용되면, 동물도 마찬가지란 얘기다.


“그리고 이미 겪어서 아시겠지만, 돌연변이들은 이상하게도 훈련받은 군대처럼 공격하고 방어합니다. 이것도 마나와 어떤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두 번째 추측은 마정석이 일종의 지성체 역할을 대신해 준다는 거다. 헌터들이 미션을 받는 것처럼.


“저쪽에서 열심히 이그드라실을 지키는 게 결국은 지구에 마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어? 그런데, 몬스터들은 왜 이그드라실을 공격하지?”

“설명할 때 졸았냐? 뭐 들었어? 치료제라잖아. 그냥 본능인 거지.”

“결국은 자기들을 죽이자는 것 밖에 더 돼?”

“아니지, 걔네들이 이그드라실을 공격한다고 생각하는 건 우리지. 나 과장 말대로라면 걔네는 그냥 본능처럼 치료제를 찾고 마는 것일 수도 있어. 걔네가 이그드라실을 갉아먹는다고 해서 그 큰 게 쉽게 죽겠냐?”

“하긴, 놈들이 바로 몬스터라고 누구도 설명해 준 적은 없었지. 우리가 그냥 몬스터라고 부른 거잖아.”

“미션도 던젼과 이그드라실을 지키라고만 했었지. 몬스터를 죽여야 한다는 얘기는 없었어. 몬스터를 죽이면 그 이쁜 돌멩이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최근에 안 거고.”


헌터들은 자기들끼리 갑론을박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여러분은 적들의 사도, 즉 이 땅에 이그드라실의 화분을 널리 퍼트리길 바라는 누군가를 위해 저쪽에서 이그드라실을 열심히 지키고 있는 겁니다. 보너스로 몬스터들의 마정석을 얻고요.”

나데르는 자신이 갖고 있는 마정석 일부를 테이블 위에 쏟아냈다.


“지구상의 그 어떤 보석보다 빛나고 예쁘죠. 인정합니다.”


헌터들은 마정석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검은색 바탕의 테이블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스스로 빛을 뿜어내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침이 꼴깍 넘어갈 정도로 탐스러워 보였다.

저 많은 마정석을 모았다는 얘기는 혼자서 그만큼 많은 몬스터를 죽였다는 얘기와 같다.

8 대 8 동수로만 붙어도 쩔쩔매던 그들이었다. 인당 마정석 한 개씩 갖기가 그만큼 힘들었다.


“심지어, 마정석 하나하나에는 어떤 특별한 능력들이 들어가 있죠. 만약 누군가에게 특정한 마정석을 받아들일 수 있는 코어가 있다면, 그 마정석은 단순한 보석 그 이상의 가치를 갖게 될 겁니다. 여러분의 능력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이제 다들 아시겠죠? 그게 없어진다고 생각해 보세요.”


중국 헌터들을 겪어봐서 안다. 마정석이 주는 유혹은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순간에도 쉽게 떨쳐내지 못했다. 저쪽 세상 A1에서는 생존의 필수 도구였고, 지구에서는 새로운 신분을 의미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 믿고 있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여러분에게 이 마정석은 양날의 칼과 같습니다. 마정석의 특성을 사도 혹은 마스터의 의지와 반대되는 방향으로는 쓸 수가 없어요. 지금까지 그럴 일은 없었겠지만, 마정석의 특성을 이그드라실을 해하는 방향으로 쓰려고 했다면, 그 특성을 쓸 수 없었을 거란 얘깁니다. 쉽게 얘기하면 이래요. 사도의 입장에서 봤을 때, 헌터는 일종의 안드로이드입니다. 사도가 나쁜 의도를 갖고 있어도, 안드로이드는 그 사도를 해칠 수 없어요.”


나데르는 말을 이어가면서 테이블의 마정석을 다시 쓸어 담았다. 회의실에 있던 형사들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조금 전에 지영 씨였나요? 저도 몬스터와 싸웠으면서, 사도가 인류의 공멸을 원하는 건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냐고 물었었죠?”

“뭐, 정확히는 나 과장님 말씀을 어떻게 믿을 수 있냐는 얘기였죠.”

“지영 씨는 저쪽 세상에서 사람과 마주친 적이 있었습니까?”

“아뇨.”

“사람이 살았던 흔적 같은 건요?”

“못 봤어요.”


그들이 갔던 곳은 자연동굴이었다고 했다. 자연동굴 깊숙이 있던 이그드라실의 뿌리를 지키고 있었다고. 동굴이 수 킬로미터나 이어져 있었다고 했다. 그들이 간 곳이라고는 동굴 주변이 전부였다.


“제가 갔던 곳은 폐허가 된 도시였습니다.”


나데르는 데린과 쿠시의 멸망사?를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지금 그곳엔 제가 아는 선에서는 인구가 전성기의 10분의 1도 겨우 남아 있습니다. 전성기의 인구도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고요. 저쪽의 인류는 제가 아는 한 멸종의 위기에 처해 있어요. 그 시작은 이그드라실의 등장이었죠.”


“하지만, 지금 나 과장님이 말씀하신 건, 과장님 스스로도 밝혔지만, 모두 과장님의 추측에서 나온 것들 아닙니까? 이그드라실의 화분이 정말 지구를 파멸시킬 거라고 어떻게 확신하죠?”


“구 형사님, 이분들 아직 지구에서 벌어진 사태를 모르고 계신 거 아닌가요?”

“네, 아직 뉴스나 영상 자료를 보여준 게 없어서.”

“시간이 꽤 많이 지났는데요?”

“총기 입수 경위 등 조사할 게 많았잖습니까?”


구 형사의 해명을 들어보니, 이들의 의심도 꽤나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지품을 모두 압수하다 보니, 핸드폰도 볼 짬이 없었던 거다.


나데르는 형사들에게 부탁해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괴생명체 출현 사태 영상을 회의실 스크린에 띄웠다.


“고작 지난 일주일 사이에 벌어진 일들입니다.”

일부 해외 영상들은 사람이 물어뜯기는 잔혹한 장면도 가감 없이 그대로 송출했었다.

지금은 모두 삭제되거나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었지만, 가린다고 안 보이는 게 아니다.

현실은 영화보다 더 잔인했다.

한두 군데에서 벌어진 것이 아니고,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로 벌어진 사태라고 했다.


군사 강국들을 제외하면 거의 초토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성자들도 함께 나타나지 않았다면, 지금쯤 1차 대전 수준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겁니다. 문제는 이제 겨우 시작이라는 거죠. 아니 아직 시작도 안 한 것일 수 있어요.”


침묵이 흘렀다.

‘아직도 사도의 개가 되시길 바랍니까?’라고 마음속으로만 물었다.


“여러분이 헌터가 되고 안되고는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말리지 않겠습니다. 대신, 다음에 저를 만나시면, 아니 저를 보시기 전에 미리 도망 가시기 바랍니다. 그땐 자비란 없을 겁니다. 물론 대한민국 땅에서야 그러면 안되겠지만. 대한민국에 있는 동안의 얘기겠죠. 다른 대안도 있습니다. 그냥 일반인이 되는 방법과 저의 사도가 되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의 사도가 되시면, 불합리한 임무는 드리지 않을 것을 약속 드립니다. 임무가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언제든지 그만두셔도 됩니다.”

“당신의 부하가 돼란 얘긴가?”


이미 한 판 떠봤다. 실력으로는 그 차이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그건 마음대로 생각하셔도 됩니다. 저는 임무만 드릴뿐입니다. 지휘를 원하시면 제가 지휘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여러분이 원할 때 얘기죠.”


전투를 지휘하는 것은 자신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큰 그림을 짜는 것은 아직 경험도 지식도 너무 부족했다. 레이나와 함께 있으면서 깨달은 사실이었다.

임무라는 것도 별거 없다. 적의 의도를 상황에 맞게 분쇄한다가 전부였다.


나데르와 대장의 협상이었다.

다른 사람은?

대장의 결정을 따르기로 했다.


“아, 한 사람은 빼고요. 위기 상황에 동료를 쏜 사람입니다. 언제든 반복할 수 있겠죠. 누구를 쐈는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알아서 빠지기 바랍니다. 앞으로 헌터가 될 생각도 마세요. 자진해서 내놓지 않으면 증인 채택하고, 제 선에서 해결하겠습니다. 물론 다치거나 하진 않을 거예요. 여기 훌륭한 힐러가 계시니까요. 벌건 대낮에 그것도 경찰서 안에서 무슨 일이야 있겠습니까? 안 그런가요? 구 형사님?”


“CCTV가 다시 작동 중입니다. 상해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라고 하시니, 증인이 있으면 정상 참작이 되겠죠.”


연막의 얼굴이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대장, 넘사벽이에요. 그리고, 논리적으로 따져도 나 과장 말에 일리가 있어요. 그냥 사령관 하나 생겼다 생각해요.”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그리고 일중이가 잘못하긴 했어요. 한동안 근신하고, 만약 가능하다면 나중에 복귀 시키는 걸로 얘기해 봤으면 해요.”

실드와 헤이스트가 대장이란 남자에게 귓속말로 한 마디씩 했다.


“좋소이다. 우리가 당신 밑으로 들어가도록 하지. 임무 주는 것은 오케이. 대신 우리 팀 지휘는 내게 맡기소. 과장님 지휘가 필요할 때는 자진해서 요청할 테니.”

“알겠습니다. 이제 한 대장님이라고 부르면 되겠습니까?”

“과장님 뜻대로 하이소. 한 대장님이라고 부르든 한 대장이라고 부르든. 그리고, 조건이 하나 더 있소.”

“어떤 조건이죠?”

“일중이 처분 말씀인데,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아직 들어보진 못했지만, 나 과장님 처분을 일단은 받아들이겠습니다. 일중이 넌 할 말 있냐?”

“아뇨. 없습니다.”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였지만, 거기까지였다.

“일중이가 작전을 판단할 때 중요한 의견을 많이 냅니다. 제가 전후 사정을 파악한 후에, 일정 기간 동안 근신시켰다가 복귀 시켜도 되겠습니까?”

“그럼, 팀 내 인사권은 대장님께 드리겠습니다. 됐지요?”

“좋습니다.”


나데르가 처음으로 인수?한 대한민국 첫 헌터 팀이었다.


“고통스러우시겠지만, 마정석을 몸에서 빼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강제로 빼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건 더 고통스러울 테니, 여러분에게 맡기겠습니다. 손을 명치에 이렇게 갖다 대시고 5초 정도 있으면 마정석을 분리하겠냐는 음성이 들릴 겁니다. 마음속으로 예를 선택하시면 명치 밖으로 마정석이 튀어나올 겁니다. 이렇게.”


나데르는 직접 시범을 보여주며 말했다.


“참고로 좀 많이 아플 겁니다. 이에 막대라도 무는 것이 좋아요.”


결국 버퍼는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힐러도 실신할 뻔했고.


나데르는 여덟 명의 마정석에 모두 마스터 세팅을 마친 후, 연막의 마정석은 대장에게 맡겼다.


“이제 여러분은 제 의지에 반하는 방향으로 특성을 사용하진 못할 겁니다. 우선 육지로 돌아가셔서 제가 내리는 임무를 기다려 주세요. 제가 확인해 보고 싶은 게 좀 있으니까. 임무가 빨리 전달되진 않을 거예요. 그전에는 자유 활동을 하셔도 됩니다. 참고로, 임무의 가치에 따라 보수도 지급될 겁니다. 기존과 큰 차이는 없을 거예요. 대신 나중에 팀장님과 얘기해서 보너스도 얘기해 보도록 하죠.”


일곱 명은 다시 마정석을 장착한 후 묘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힐러는 나데르가 얘기를 끝낼 즈음에는 얼굴에 홍조를 띠고 연신 쌔액쌔액 숨을 몰아쉬었다. 빼낼 때는 죽을 듯 아팠는데, 넣을 땐 일종의 쾌감, 그러니까 막 그 걸 느낄 때 같은 쾌감이 전신을 훑고 지나갔다.

나데르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정확히 들은 사람은 연막밖에 없었다.


시간을 보니 오전 미사가 거의 끝난 시간이었다.

나데르는 다음 일정이 급하다며 헌터들과 인사를 마친 후 먼저 경찰서를 빠져나왔다.


*


“헌터들을 정보원으로 두는 것도 좋지. 정보원으로만 둔다면 말이야.”

박 팀장은 제주 서부서 조사계장과 통화를 마친 후,

과연 자신이 이 각성자라는 존재들을 통제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각성자는 권력자가 되지 말라는 법이 있나?


이그드라실의 화분에 대해 아직 보고도 못 올린 상태였다.

비록 비밀 서약을 받았다고는 하나,

그리고 나데르니까 알아 낼 수 있는 정보였다고는 하나,

나데르 선에서 그렇게 함부로 밝혀서는 안 될 정보였다.


‘나 과장을 통제할 수 있을까? 이 시국에 통제하는 게 맞나?’

박 팀장은 쓴웃음이 나왔다.


같은 시각,

나데르는 드디어 ‘비밀을 허무는 자’를 만났다.


작가의말

수연의 특성을 ‘비밀을 허물어뜨리는 자’에서 ‘비밀을 허무는 자'로 수정했습니다.


전체적인 주제만 잡고 글을 쓰고 있어서 그런지,

자꾸만 설정을 쓰고 있네요.


다시 써도 글이 갑자기 좋아질 것 같지 않아, 꾸역꾸역 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읽어주시는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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