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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도 님의 서재입니다.

딴 세상 보급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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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도
작품등록일 :
2021.08.16 14:38
최근연재일 :
2021.09.21 10: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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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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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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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화. 페어링을 시작하시겠습니까?

DUMMY

신호등을 무시하고 검은색 중형 세단 한 대가 사거리 안으로 진입했다.

차를 보고 놀란 아이가 횡단보도에 그냥 멈춰 서 버렸다.

이럴 때, 로보스틱스의 견마는 사람을 구하는 일에 별 도움이 안 됐다.

바퀴 대신 다리가 달렸다는 것뿐,

차에 부딪치나 로봇에 부딪치나 그 게 그거다.


‘어떤 미친 새끼야?’

나데르는 깊이 생각할 것도 없이 여자아이를 향해 달렸다.


‘먼저 낚아챈 것 같긴 한데···’

차는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나데르는 차에 부딪히는 동시에 아이를 품에 안은 채 차체의 곡면을 따라 굴렀다.

근무복이라 보호장구를 차고 있었지만, 몸이 견딜 수 있는 충격이 아니었다.


‘우리 엄마도 이랬을까?’


주마등이란 게 이런 건가 싶었다.


힘들었지만 나름 행복한 삶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이 나라도 좋았다. 어쨌든 나를 받아준 나라니까.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한국사뿐만 아니다. 제주 역사까지도 웬만한 한국 사람보다 훨씬 많이 안다.


한국 대학에 붙으면 혹시나 한국 국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뭐든 열심히 했다.


대학 갈 무렵이 되니, 대학은 인 서울이 아닌 이상,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 되어버렸다.

외국인 전형도 워낙 많아, 한국의 대학생이 된다 해서 국적을 얻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했던가?

대한민국은 나데르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었다.

인구절벽이란 얘기가 한참 들리더니,

외국인이라도 남녀 불문 3년 이상 대한민국 병역을 이수한 경우,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된 것이다.

물론 아무나 지원할 수 있었던 건 아니고, 한국어, 한국사 등의 시험과 더불어 면접도 모두 통과해야 가능했지만, 무늬만 외국인이었던 나데르에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나데르는 난민 지위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이 되고 싶었다. 어린 시절 봤던 군대 예능도 한몫했다. 그렇게 특전사를 나와 대한민국 1위의 보안업체 직원이 되었다.


‘나도 이제 한국 사람인데···’

이제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전 세계에 뿔뿔이 흩어진 가족을 모으고 싶었다.

꿈이 멀지 않게 느껴졌다.


사진으로만 기억나는 엄마

포탄에 집이 무너질 때 엄마는 나를 안았다고 했다.


난민 자격을 얻지 못해 추방당했던 아빠

어른이 돼서,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던 형과 누나들


우리 5남매를 안타깝게 여겨 모두 끌어안아 주신 신부님

학교 친구들, 찬혁이, 영호, 우진이, 누프

난민이라고 좀 더 따뜻하게 대해줬던 선생님들


색안경을 끼고 나를 보던 사람들이 훨씬 많았지만, 그런 사람들 덕분에 세상이 녹록지 않다는 걸 일찍 깨달았다.

어쨌거나 그들도 고마운 사람들이다.

나를 강하게 만들어 준 사람들이었으니까.


***


횡단보도 한편엔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와 대학 복학생 나이 즈음으로 보이는 청년이 쓰러져··· 있어야 했다.


청년은 날듯이 여자아이를 낚아챘지만 차가 달리는 속도를 이길 수는 없었다.

청년의 팔뚝과 몸통 그리고 머리가 차의 앞 유리와 메인 프레임에 그대로 부딪혀 굴렀다.

청년은 그 와중에도 여자아이가 다치지 말라고 최대한 웅크려 말아 안았다.


청년이 도로에 떨어졌다. 아이를 감싸 안은 채.


“저 미친 XX 잡아”

청년을 친 차량은 신호도 무시한 채 차들을 들이받으며 도주했다.


“사람부터 살려야지!”

“어디가 다쳤을지 알고, 함부로 건드렸다가 진짜 죽을 수도 있어. 119부터 불러!”


웅성웅성


나데르는 뭔가 고함소리, 비명소리 같은 걸 들었다.


‘누나 말이 맞아. 그래도 이 나라가 좋은 나라라고 했었지··· 아이는 무사한 건가?’


아이는 나데르가 바닥에 구르는 것을 멈출 때쯤 자연스럽게 자유(?)의 몸이 되었다.

얼마나 놀랐는지 울음을 터트리는 것도 잊은 듯 멍하니 나데르를 쳐다보고 있었다.


구릿빛 피부에 오똑한 콧날, 눈썹이 짙은 동네 오빠.

아니 아저씨.

멋있는 것 같기도 하고, 무서운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가까이서 본 적은 처음이었다.


엄마 따라 간 성당에서 먼발치로 본 게 전부였다.

언니 말로는 나덴 오빠의 형이라고 했던 거 같은데···

엄마는 나덴 오빠랑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 했었다.


아저씨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 땅속으로 스며들며 사라졌다.


번쩍!


플래시가 터지듯 사방은 순백의 빛 속에 빠져들었다.

아이는 어느새 서 있었고,

신호가 바뀌었지만 남자가 사라진 자리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얘! 신호 바뀌었잖아! 얼른 뛰어!”

아이의 엄마는 방금 전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 뒤를 돌아 아이를 다그쳤다.

하지만, 여자아이는 아저씨가 사라진 것을 잊지 않았다.


***


“헉!”

아직은 너무 어두운 밤인 듯, 보이는 게 없었다.

또 악몽인가? 나데르는 습관처럼 매트를 더듬어 핸드폰을 찾으려 했다.

까칠까칠한 바닥

시멘트 바닥이라도 되는 듯, 냉기가 느껴졌다.


‘설마 저승?’

지옥이 아니라 저승이 먼저 떠올랐다는 사실이 우스웠다.

‘신부님, 지옥은 왠지 죄지은 기분이라고요.’


어릴 때, 지옥을 설명해 주던 신부님이 생각났다. 어린 마음에 지옥보단 저승이 더 좋다고 우겼던 기억도 떠올랐다.


신부님은 어쩌면 아버지나 다름없었다. 의지할 곳 없는 이국 땅에서 자식처럼 보듬어 주신 분이니까.

나데르는 일찍 철이 들었다. 희미하긴 해도, 한국까지 오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는 건 기억한다.

신부님은 이 모든 시련이 하느님께서 나데르를 위해 내려 주시는 축복이라고 했다.


“축복 한 번 더 받았다가는 바로 천당 가겠어요.”


나데르가 뭐라고 하든, 신부님은 늘 온화한 미소로 나데르의 어깨를 지긋이 잡을 뿐이었다.


있어야 할 핸드폰이 잡히지 않았다.

잘 때는 핸드폰을 오른쪽 허벅지쯤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뒀었다.

방금 전 차에 부딪힌 감각을 떠올려 보니, 꿈은 아니다.


적어도, 자다가 깬 건 아니란 소리

자세히 보니 처음 보는 천장이었다.


‘아이씨, 이거 눈 뜨니 낯선 천장 그거야?’

일단 바닥을 짚고 일어나 양반다리로 앉았다.


‘어디지?’

죽었는데도 감각이 이렇게 생생할 수 있다는 건 말이 안 됐다.


차에 부딪혀 정신을 잃었는데,

손을 쥐었다 펴고, 팔도 돌려보고, 상체를 이리저리 비틀어 봤지만 아픈 데는 없었다.


‘말로만 들었던 빙의?’

확인할 길이 없었다.

희미하긴 해도 어느 정도 윤곽은 보였다.


시멘트 바닥이 아니라 그냥 거친 돌바닥이었다.

끼끼끼끽

한줄기 소름이 등줄기를 타고 머리끝까지 뻗쳤다.

끽끽

나데르는 재빨리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갔다.

‘저승은 아니군’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허리춤엔 분명 근무용 3단봉이 꽂혀 있었다.


왼쪽 바지 주머니를 뒤졌다.

‘호오, 역시’

보호장비 덕분인지 핸드폰도 멀쩡히 있었다.

일단은 시각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핸드폰을 펼쳤다.


타다다닥


디스플레이가 펼쳐지며 어렴풋이 어둠이 걷혔다. 무언가 황급히 도망치는 소리도 들었다.

BGM만 깔리면 공포영화라고 해도 좋을 분위기였다.

오른손은 이미 3단봉 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화면을 밀어 조명을 켰다.

일부러 깎아 놓은 듯 황토색과 아이보리 색이 옅게 층을 이루고 있는 벽이었다. 자연적인 공간은 절대 아니다.


근무복 보호장비 곳곳에 차에 부딪힌 흔적이 보였다.

고강도 내화 플라스틱이라고 했는데, 팔뚝과 허벅지 부분이 조금씩 깨져 있었다.


통로처럼 보이는 벽 위에는 칼로 긁은 듯 무언가 적혀 있었다.

처음 보는 글씨였다.

나데르는 핸드폰으로 글씨를 스캔했다.


「고대 엘람어 - 식당」

번역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찍어본 것이 전부였다.

일종의 복도 같았다.

어둠 속에서 헤매는 미로 같은 복도.

핸드폰의 불빛에만 의존해서 주위를 확인해야 했기에,

아무리 강심장이라지만 심박수가 빠르게 상승하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갇힌 건가?’


나데르는 핸드폰을 가슴 위 주머니에 꽂고 플래시만 켜둔 채 이동했다.

한 손엔 3단봉을 다른 한 손엔 테이져 건을 들었다.


위험하긴 했지만, 조금 전에 소리가 났던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설프지만 무기라도 있는 게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고 할까?


세 사람이 나란히 서면 꽉 들어찰 것 같은 폭, 천정은 지나가다 이마를 부딪힐 수도 있을 것 같은 높이였다.

북한 땅굴보다 더 비좁았지만, 습도가 느껴지는 정도는 아니다.


10분쯤 돌아다닌 것 같다. 보이지 않는 공포는 어느 정도 사라졌다.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르니 이동 속도는 극악에 가까웠다.

느낌에 처음 있던 자리에서 100미터 정도 이동한 것 같다.

웬만한 건물이면 끝도 보일 법한데, 자연동굴을 사람이 일부러 손댄 듯,

곳곳에 아치형으로 깎은 통로가 사람을 더욱 헷갈리게 만들었다.

위험한 생명체고 뭐고 간에, 이러다간 헤매다 탈수로 죽을 것 같았다.


타다닥


무언가가 쫓아오는 듯, 혹은 감시하는 듯

지속적으로 들리는 짐승의 발자국 소리

놈들의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결코 호의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소리가 들릴 때마다 걷다 서다를 반복했다.


갈림길에 계단이 나타났다.

층을 이루고 있다는 얘기

일단 올라가 보기로 했다.


수십 미터 전부터 풍겨오던 악취의 현장에 드디어 도착했다.




순간 호흡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눈살이 찌푸려지는 광경이었다.


쥐라고 하기엔 생김새가 지나치게 원숭이를 닮았다.

그렇다고 원숭이라고 하기엔 좀···

주먹만 한 녀석들이 수십 마리였다.

연분홍빛 피부에 털도 별로 안 보이는 것이 차라리 골룸 같다고 할까?

여자들이 봤다면 비명을 질렀을 외모다.


수십 마리가 무슨 신호라도 주고받은 듯 갑자기 나데르를 향해 달려들었다.

나데르는 3단봉을 창을 회전시키듯 돌려 일종의 방패를 만들었다.

선풍기처럼 돌아가는 막대에 1파로 닥친 녀석들이 튕겨져 나갔다.

‘미친 거 아닌가?’

놈들은 눈을 감은 채 입을 벌리고 발톱을 드러냈다. 할퀴거나 물면 적잖이 아플 것 같았다.

3단봉도 3단봉이지만 핸드폰 조명 때문에 눈을 제대로 뜰 수 없는 것 같았다.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알아챘는지,

마치 바퀴벌레가 사방으로 퍼져 도망가는 것처럼

놈들은 쏜살같이 사방에 있는 작은 구멍을 향해 네발로 달려나갔다.


놈들이 사라진 자리엔 짐승의 사체처럼 보이는 것이 썩은 내를 풍기고 있었다.

시체의 목에 묶인 가죽끈이 눈에 띄었다.

개였다.

살아있었다면 30킬로그램은 거뜬히 넘을 것 같은 대형견이었다.

곳곳에 살점이 파여져 있었다.

죽은 후 파인 것인지, 파여서 죽은 것인지를 파악하기엔 시체의 훼손이 심각했다.

그래도, 며칠 안된 시체인 건 분명하다.


‘설마, 놈들이 범인은 아니겠지?’

쥐새끼만 한 골룸의 시체는 없었다. 지금 쓰러져 있는 녀석들은 전부 나데르의 3단봉에 맞은 녀석들이었다.

나데르는 쓰러져 있는 놈들을 망설일 것도 없이 밟아 죽였다.


‘목 끈이 있다는 건 사람과 함께 지냈단 얘기인데, 왜 개만 있지?’


냄새로 찾기엔 사체에서 풍기는 악취가 너무 심했다.

뒤돌아 가기엔 구멍 사이로 도망친 놈들이,

역겨운 냄새보단 어떻게 개가 죽었는지 더 신경 쓰였다.

방금 봤던 이빨과 발톱이 떠올랐다.


팔뚝 주머니에서 스위스 아미 멀티툴을 꺼냈다.

털이 남아있는 부분만 골라 도려낸 후 구멍마다 한 덩이씩 던졌다.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라이터를 꺼내 털마다 불을 붙였다.

연기라도 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남아 있는 시체에도 마찬가지로 불을 붙였다.

덩치가 커서인지, 수분 때문인지 불이 붙지 않았다.


곳곳에 그을음이 생겼다. 그게 다였다.

놈들의 사채와 고깃덩이를 욱여넣어 구멍을 막았다.


들어온 입구에서 반대편에 난 통로로 나갔다.

10여 미터 떨어진 곳에 무언가가 벽에 기대앉아 있었다.

삼단봉을 쥔 손에 잠깐 힘이 들어갔지만, 상대는 기척이 없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해진 옷 사이로 인골이 보였다.

개보다 훨씬 오래전에 죽은 것처럼 보였다.


‘주인을 지키는 거였나?’

인골 옆으론 아무렇게나 버려진 검이 한 자루 있었다.

반대편으론 검집도 보였다.


우웅


시체로 다가가던 나데르는 주머니에서 울리는 진동에 깜짝 놀랐다.

「마나신호가 감지되었습니다. 페어링을 시작하시겠습니까?」


핸드폰 액정에 나타난 한 줄의 메시지.


작가의말

이번에는 좀 더 오래 연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_ _)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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