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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킴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영화감독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돌킴
작품등록일 :
2020.03.15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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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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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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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영상속 진주(2)

시작합니다.




DUMMY

29화. 영상속 진주(2)






“거기, 밀치지 좀 말아요!”



연회장으로 밀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일대 혼란이 일어났다.

연회장은 300명 정도만 수용 가능 한 곳이다.

꾸역꾸역 손님들을 받아 약 400명 정도만 들였다.

날벼락 같이 몰려든 인원은 700명 정도였다. 나머지는 다음 2차 설명회를 기약하고 돌아가야만 했다.


이게 다 할아버지 때문이다.

서지원의 하이텔 팬클럽에 글만 올리지 않았어도, 한결 품격있는 설명회가 되었을 거다.


처음은 누구나 어설프다. 데이터가 없으니 미숙할 수밖에.

허탈하게 돌아가는 투자자들에게 원성은 들었지만, 이렇게 사람이 몰릴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런. 다음번에는 더 큰 곳으로 잡아야겠는데요?”


정태우 사장이 몰려든 사람들을 보고 놀랬다.

돌아가는 사람마다, 하나같이 서지원의 안부와 출연을 물었다.


“곧, 캐스팅 발표가 있을 겁니다.”


여기 모인 사람 중 절반이 호기심으로 온 사람. 그 절반이 투자 결심을 한 사람, 나머지가 긴가민가 한 사람일 것이다.


저들의 마음을 뺏을 방법은 정확한 숫자로 이해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취미로 즐기던 종목에 투자해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만 심어주면 3억 투자금 달성은 우습게 달성될 거다.

프리젠테이션을 위해 연단에 섰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본격적인 작품 설명에 앞서, 작년 한국 영화계의 메가 히트작 '은행나무침대'의 분석으로 시작을 대신하죠. 이 기사를 한번 보시죠. 작년 서울 개봉 4개월 만에 70만 관객을 기록했고 전국규모는 서울 관객의 1.5배 정도가 들어왔습니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관객 한명당 2300원이 남는다고 했을 때 4개월 동안 총 수익 38억원을 냈습니다. 영화사 신시네는 이 영화로 국내 최초로 금융권에서 투자를 받습니다. 일신창투사는 현재까지 9억원의 투자금을 전부 회수하고도 1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가져갔습니다.”


나는 경제 신문의 PPT 자료 화면으로 보여주었다.


“여러분, 하지만 이 투자는 성공한 투자가 아닙니다. 수치상 10억원이라는 돈을 투자사가 가져갔지만,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아쉬운 고점을 찍고 내려왔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객석에서 질문을 튀어나왔다.


“저 정도면 한국영화 중 최단 시간 최대 매출 기록 아닙니까. 극장수가 많지 않은 현 상황에서 저런 수익을 냈다는 건 아주 고무적인 일인데요. 비디오 유통부터, 해외 수출까지 하면 수익이 또 배가 될 거고요. 어째서 망한 투자라고 하는 거죠?”

“망한 건 아니죠. 수익을 냈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만약 저 영화의 제작을 맡았더라면 수익을 3배까지 끌어 올릴 수 있었을 겁니다.

“설마...어떻게 말입니까.”


사람들이 술렁였다.


“이 영화의 제작 총액은 22억원입니다.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금액이죠. 하지만 평균 촬영 횟수가 45회를 넘긴 75회로 촬영을 마쳤습니다. 평균 촬영 횟수 45회의 거의 두배죠. 제작비가 그만큼 늘었다는 겁니다. 덕분에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어 초반에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영화는 입소문을 타면서 뒷심을 받게 됩니다. 초반, 화력을 받지 못한 거죠. 게다가 개봉 날짜를 잘못 잡아 할리우드의 대박작 틈에 껴서 개봉했죠. 물론 영화라는 게 계산대로 되지 않습니다만, 여러모로 아쉬운 게 많은 작품입니다.”

“말씀 잘하셨네요. 영화란게 그렇지 않습니까. 그래서 투자자들도 적극적인 투자를 꺼려하는 거고요.”

“우리 영화는 프리프로덕션 과정부터 철저하게 분석, 계산해서 움직일 생각입니다. 이미 정태우 사장의 스펙에 대해서는 잘 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적어도 한국영화에 대해서는 해박하신 분들이시니까요. 정 대표가 기획하는 이번 영화는 철저한 시장 분석과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걸 계획입니다. 자, 여기서부터는 칸 영화제 얘기를 하죠.”


수 분간, 나는 세계 최대 시장인 칸 영화제에 대해 설명했다.

칸이라는 영화 시장에서 작품이 어떻게 거래되고 판매되는지 투자자들에게 설명했다.

앞으로 개봉되는 영화는 물론 아직 시나리오밖에 없는 영화라도 거래가능하다. 심지어 기획단계에 있는 영화까지도 활발하게 거래되는 곳이었다.


“오는 5월, 제 칸에 갑니다. 그건 알고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칸에 가서 우리 영화 팔고 오겠습니다. 혹시 운이 좋아 상이라도 받는다면, 아주 좋은 조건으로 미리 작품이 팔릴 수도 있습니다.”

“기획단계의 영화도 팔 수도 있다고요?”

“아까 설명했던 바와 같이 무형의 작품도 팔리는 게 칸 영화제입니다. 칸은 치열한 마켓입니다. 열린 세계무대이기도 하죠. 이 시장은 블록버스터를 예측하고 돈이 될 작품들을 선별하는 좋은 시장입니다. 만일 ‘지독한 목격자’의 수출이 확정되면 그야말로 대박인 겁니다. 국내 서비스부터 해외 동시개봉까지 논스톱으로 진행되는 거니까요.”


객석이 다시 한번 술렁인다.


“칸에서 팔리면 괜찮겠는데?”

“칸으로 간 감독이 차기작을 잘 활용하면 해외에서부터 팔릴 수도 있겠어. 그 왜? 베트남 영화, 그린 파파야 향기. 그것도 외국에서 잘 나갔잖아. 서구권이 요즘 제3세계 영화 발굴에 아주 적극적이더라.”


투자자와 이렇게 말이 잘 통하는 것도 처음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영화에 대한 이해가 빨랐다.


“자신 있으신 거죠, 장 감독님?”


누군가가 내게 이런 질문을 했다.


“앞으로 한국 경제가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한국영화도 위축이 될 겁니다. 이럴 때, 영화를 애정하는 분들의 투자로 우리 영화가 흥한다면 한국영화의 좋은 선례로 남을 겁니다. 그리고 수익적으로 말씀드리면 걱정하지 마십시오. 여기 모인 분들 모두, 행복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짝짝짝짝. 누군가 작게 박수를 쳤다.


‘사기꾼 다됐구나, 손주야.’

‘사기꾼이라뇨! 정말인데요? 저는 칸으로 가는 천재 감독이고 천만 영화감독입니다! 저 사람들 모두 돈맛 제대로 볼 겁니다.’

‘너 터는 게 꼭 사이비교주나 약 파는 장사꾼 같구나.’

‘냅둬요. 할아버지, 본생에서는 투자자한테 절절기기만 했는데, 저 한풀이 좀 하겠습니다.’


할아버지가 웃었다.

웃음소리와 박수 소리가 어우러져 정신이 아득해졌다.

커튼콜을 하는 무대 위의 배우처럼 나는 흥분했다.

된 것 같다.

내가 저 사람들의 마음을 산 것 같다.



오늘 모인 투자자에게 대략 적인 시놉시스를 알려줘야 했다.

영화 내용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으니, 자료 화면을 보여주며 영화 스토리진행을 시작했다.


마치 변사가 된 기분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영화 ‘지독한 목격자’의 오프닝 음악이 흘렀다.



#1


햇살이 화창한 아침.

3교대를 마치고 퇴근하는 주인공 서지원이 택시에서 내린다.

잠깐 잠이 든 서지원은 원래 내려야 할 곳을 지나치고 말았다.

“휴...내 정신 좀 봐.”


회현역을 지나쳐 버렸다.

다시 회현역까지 걸어가 지하철을 탈 생각이었다.


“아가씨, 말 좀 물을게요.”


낯선 남자 하나가 역으로 향하던 서지원에게 말을 걸었다.

지금은 아침 8시. 출근이 한창인 바쁜 아침이다. 지원은 3교대 휴유증으로 몸이 녹초다. 말할 기력조차 없었다.

무시하려 하지만 남자는 다시 친절하게 말을 건다.


“여기, 이 주소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해요?”


남자가 다가왔다.


“제가 지금 바빠서요.”


서지원은 무뚝뚝하게 말하고 지나치려한다.

그때 차갑고 뾰족한 것이 옆구리에 닿았다.


“그러지 말고 가르쳐 줘요.”

“뭐 하시는 거예요?”

“여기 어디냐고 ***년아.”


음산하면서도 조용한 음성.

서지원은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른다. 그러자 서지원의 어깨에 팔을 두른 채 남자의 칼날이 더욱 깊숙이 들어온다.


“아, 아파요!”

“조용해. 옆구리에 기스나기 싫으면.”


백주에 납치가 이루어진다.

그것도 유동인구가 많은 시간.

남자는 여자를 끌고 회현동의 낡은 아파트 단지로 향했다.

그곳은 사람의 기적 초자 느껴지지 않은 폐허의 아파트.


수많은 사람들을 마주치고 도와 달라고 요청했지만, 누구도 서지원을 도와주지 않는다.


“죄송합니다. 제 여자친구가 술에 취해서요. 아침까지 이러네요.”


멀끔한 남자는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겁에 질려 말을 제대로 못 하는 여자가 이상해 보인다.

서지원은 햇살이 내리쬐는 길 한가운데서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누구도 그 비명에 반응하는 사람은 없다.


#2


며칠 후 동대문 경찰서의 강력반.

최형사는 한통의 전화를 받는다. 회현역 근처에서 여자가 사라졌다고.


최근에 실종 사건이 많아졌다.

회현역 주변에서 사라진 여자들이 최근에만 7명이다.

수상하게는 여겨졌지만 특별한 사건도 없었고 단순 가출일 수도 있었다. 그다지 이상할 건 없다. 하루에서 수 십건의 사건이 접수되지만 사건들은 하나같이 이상한 것 투성이다.


그러나 며칠 후.

사라졌던 여성들이 하나, 둘. 시체로 발견된다.


첫 번째는 회현역 지하철역.

여행용 가방에 허리가 잘려나간 여자의 시신이 발견된다.


두 번째 발견은 동대문 인근 상가 화장실.

여자의 손과 머리가 발견된다.


3번째, 4번째, 5번째, 6번째 차례로 동대문 일대에 여성들의 시신이 발견된다.

최 형사는 마지막 실종자의 신원을 확인했다. 30세 서지원. 실종당일 아침, 남자친구와의 통화를 마지막으로 실종 접수가 됐다.

아직, 시신이 발견 되지 않았다.


실종된 지 보름이 지났다.

살인하는 속도로 봐서는 여자도 곧 시신으로 발견될 확률이 높다.


수사를 하면서 드러난 사실은 여자들은 같은 날, 같은 장소 ,같은 수법에 의해 죽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7번째 실종자는 왜 발견되지 않았나.

혹시,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아니면 살아있을까.



#3



서지원을 가만히 바라보는 남자.

남자의 이름은 영이라 한다.


“밥 먹어. 기운 차려야지.”

“...”

“그렇게 화난 표정을 지어도 할 수 없어. 너, 나한테 고맙다고 해야 해. 내가 너만 이렇게 예뻐하잖아. 다른 애들이 얼마나 질투하겠니. 니가 간호사만 아니었어도, 다른 애들하고 같이 보내줬을 거야. 난, 진짜 운이 좋은 놈이야. 어떻게 너 같은 애를 나한테 보내줬을까.”


서지원의 머리를 쓰다듬는 영.

몸서리치며 눈을 질끈 감는 서지원.


연쇄 살인범을 쫓는 형사와, 살인범의 품에서 극적으로 탈출하는 피해자의 30일을 그린 영화.



중간, 중간, 중요한 대사를 넣으며 트리트먼트(시나리오의 줄거리)를 요약해서 읽었다.

투자자들이 스토리를 읽는 동안 숨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집중하는 모양새가 흡사 영화관의 관람객 같다.


“재밌는데?”


누군가가 말했다.


“와, 흥미진진한데요? 줄거리만 들어도 엄청 긴장감이 들어요.”

“이건, 여름에 개봉하면 대박이겠다.”

“이거 책 언제 나와요? 우리가 주주 되면 시나리오 미리 읽어 볼 수 있어요?”

“캐스팅에 염두해 둔 배우분들은 있어요?”

“여자 주인공 서지원씨 맞죠? 지원씨는 촬영하던 영화는 어떻게 되는 거죠? 지원씨 연기력이 관건이겠네요.”

“시나리오가 특이한데, 어떤 사건을 모티브로 한 거죠? 화성연쇄 살인사건? 온보현 사건?”


엄청난 질문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나는 마지막 질문에 답했다.


“지금까지, 일어났던...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사건에 대한 영화입니다.”


내 영화는 신정동 엽기토기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이다.

앞으로 7년 후에 일어날 일.

그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사건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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