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돌킴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영화감독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돌킴
작품등록일 :
2020.03.15 02:41
최근연재일 :
2020.04.14 08:3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80,156
추천수 :
1,504
글자수 :
179,465

작성
20.03.29 08:30
조회
2,088
추천
34
글자
13쪽

15화.슬라브 여인의 작별.

시작합니다.




DUMMY

15화. 슬라브 여인의 작별(테마곡-1)





“어이, 현승 학생 오랜만. 아니, 이제 감독님이시지? 장 감독, 오랜만이야. 고생이 많지?”


사람 좋게 웃으며 등장한 마경수 소장은 옆에 연예 사병 3명이나 끼고 등장했다. 다른 부하직원 한 명도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마경수 소장님.”

“어, 내가 진즉에 나왔어야 하는데, 좀 늦었네. 현장 나오는 거 다들 부담스러워하잖아? 그래서 미루다, 미루다 지금 왔지. 자, 이거 받아.”


군인 3명이 양손 가득 뭔가를 들고 있었다.

조연출과 내가 보따리를 받았다.


“촬영하고 한 잔, 생각나잖아. 술 하고 안주하고 간식거리 좀 가져왔어.

“뭘 이런 걸 다...잘 먹겠습니다.”


마경수는 촬영장를 힐끗 둘러보았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마 소장의 눈치가 보인다.



“아, 인사들 해. 이쪽은 니들도 알지? 여기는 장 필름 대표 장이산 감독 아들이자, 이번 홍보영화 감독 장현승, 얘들은 복무 기간은 얼마 안 되지만, 장 감독도 알지? 가수애들이야. 하나는 뮤지컬 했던 애고.”

“안녕하십니까! ”


충분히 누군지 알만한 애들이 깍듯하게 인사를 했다.


“반갑습니다.”


군기가 바짝 들어간 병사들은 얼굴이 널리 알려진 스타들이었다. 한 명은 발라드 가수, 한 명은 댄스 가수, 뮤지컬 했다는 애는 후에 영화배우로 대성하는 아이다.


내가 판을 벌리니 이렇게 또 만나네.


“다른 게 아니고. 이왕 해외 진출까지 할 거면 비주얼 되는 애들 쓰면 좋잖아. 얘들 아무 데나 갖다 써.”


안 그래도 내무반 인원이 총 20명인데 단역 배우들 몇 명 섭외해도 총인원이 13명밖에 되지 않았다.



“단역인데 괜찮을지...”

“시키면 시키는데로 하는 거지, 뭐. 삽질하는 거 시켜도 좋고, 왜, 멋있게 훈련하는 장면 찍으려면 군인들 와꾸도 중요하잖아. 해외로 수출 할 건데. 국군 이미지도 있지. 엑스트라도 좋으니까, 얘네들 써.”


이렇게 도와주는 건 좋은데, 오늘 촬영은 어떻게 한다.

그때 민호 선배가 달려와 인사했다.


“오, 최민호 상병.”


아주 짧은 순간 나와 민호 선배는 서로 눈이 마주쳤다.

비밀을 공유하는 자의 은밀한 눈짓을 했다.


두 사람은 한창 이야기를 나눴다.


“나도 말이야. 국군영화, 국군 드라마, 정말 지겹게 현장 돌아다녔거든. 위에서 하라고 시켜서 감사 나온 건데, 뭔 재미가 있겠어. 그러니까 내 말은 촬영하는 거 딱 한 씬 만 보고 간다. 보고서 써야 하니까.”

“아무래도 촬영이 좀 지루하긴 하죠. 화면으로 보면 화려하고 재밌어도.”

“아냐, 아냐, 꼭 그렇진 않아. 솔직히 이쁜 여배우나 나오면 날을 새서라도 보겠지만, 군인 영화는 죄다...하하하. 내가 별 소리를.”



얼마나 다행인가, 저 사람이 이렇게 속이 없으니 속이기도 쉬웠다.


“크흠. 아무튼 장 감독. 난 자네 아버지도 무지 좋아하고, 또 자네에 대한 기대도 커. 내가 이거 메이드 시키려고 원장님하고 수십 번 미팅했다고. 원장님도 이번엔 대학생이 만든 영화라고 기대를 하는 눈치야. 일단, 신선하잖아. 군 홍보에도 좋고, 해외 영화제...자네 진짜 자신 있는 거지?”


상태창의 메시지를 보여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미래 메시지를 그가 본다면 이렇게 날 귀찮게 할 일도 없을 텐데.


“그 뿐이겠습니까, 장담하겠습니다. 제 영화는 예비 군인들의 예복습교재로 쓰일 겁니다.”

“역시, 배짱 좋고! 그래, 가자, 가자. 그렇게 가는 거야.”


마경수 소장은 이런 호언장담을 하자 껄껄껄 웃었다.


“얘들 쓸 거지? 군가 부르는 장면 없나. 가수잖아, 얘네들.”


그 순간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영화의 테마곡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돈이 들어가니, 화려한 음악은 필요 없고. 무반주의 미성의 노래라면 좋겠다.

무반주 첼로곡처럼 그냥 담담하고 쓸쓸한.

이 영화의 분위기처럼.



“쓰겠습니다. 당연히 인원은 많을수록 좋지요.”


이제 스텝들은 각자의 연기가 필요하다,

조원들은 얘기하지 않아도 각자의 일에 충실했다. 마치 다음 장면이 바빠 쫓기는 것처럼.


그가 분위기 파악했다.


“바쁘구먼. 그래, 그럼. 일이니까, 내가 좀 보고 가겠네.”

“네... 소장님.”

“아니면, 끝나고 소주 한잔 해? 몇 시 끝나나?”


갑자기 한잔하자고 한다.


“늦게 마치는데 어떡하죠?”

“늦어도 9시면 철수해야 할 것 아니야. 솔직히 말이야. 내가 이거 본다고 뭐 알겠냐? 술자리에서 작품 얘기하고 그거 보고서 올리는 게 천 배는 낫지! 어때, 한잔 할 거면 난 그냥 밖에서 기다리고. 여기 나 아는 중위도 몇 명도 있고.”


촬영 방해 안 하겠다는 소리네?


“그럼, 그렇게 하시죠.”

“그치? 그게 낫지?”


‘손주야! 이번 참에 마경수 저놈! 확! 엮어버려라!’


할아버지의 텔레파시가 들린다.

무슨 의도로 뭘 엮으라는 건지는 잘 몰라도.


“그럼, 숙소에서 뵐까요? 근처 농가 겸 민박집이 우리 팀 베이스 캠프예요. 운치 있고 좋습니다. 소장님 말대로 이런, 저런 작품 얘기도 나누고요.”

“아, 오다가 봤네. 그럼, 거기서 기다리지. 이 연예 병사들은 오늘부터 써먹게. 야, 니들 장 감독 말 잘 들어라. 니들 상관인 최민호 상병이 상시 여기 있으니까, 잘해라.”


민호 선배가 나를 넌지시 본다.

나는 걱정말라는 눈짓을 보냈다.


“오늘 소장님 방문 안 하셨으면 저희끼리 인원때문에 고민할 뻔 했습니다.”

“진작 말을 하지. 어때, 나 센스있지?”


너무 센스 있어서 미안할 지경이었다.

이 사건 터지만 마 소장의 입지가 어떻게 될지 전혀 예상할 수 없다. 아마도 중징계를 면하기 어려울 듯하다.

하지만. 구차하게 얘기하자면, 영화를 위해, 거창하게는 예술을 위해서다. 영화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면 이런 영화도 꼭 필요했다.



“그럼, 나 현장 본걸로 하고 간다.”


술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마 소장이다.

눈치 있게 빠져주니 나로서는 좋다.


“네. 나중에 뵙겠습니다.”




***



‘할아버지 엮으라니 무슨 소리예요?’

‘나이 헛먹었구나. 영화 다 만들고 나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오르는 거냐. 마경수는 너한테 속았다고 발뺌할 텐데, 그래도 엮어두면 지 살라고 완충재 노릇은 할거다.’


그 생각을 못 한 건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마 소장이 정말 날 증오할 것 같았다.


‘과정이 스릴러일 필요가 있을까. 이번 생은 휴먼드라마로 가고 싶다.’


결국, 할아버지도 내가 이 영화로 어떤 압박을 받을지 벌써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경수를 이용하라는 거고.




***




촬영을 마치고 베이스 캠프로 들어가니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 한다.


부하직원 한 명이 땀을 흘리며 고기를 굽고 있다.

연통과 솥뚜껑은 어디서 구했는지 불판 노릇을 했다.

하긴, 여기는 시골이라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구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조금 전에 인사했는데, 스텝들이 또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한다.

고기 냄새를 맡으니 전부 환장하는 눈치다.


“아이구, 수고들 많았어요. 미래의 한국영화의 일꾼들! 고기 왕창 구워놨으니까, 식기 전에 들어요.”


그래봤자 야채 한 바구니하고 고기가 다지만, 밥과 반찬은 있으니, 이 정도면 진수성찬이다.


“아, 좋다. 꼭, MT 온 것 같네.”


술 좋아하고, 노는 거 좋아하고, 무도회장도 좋아하시고.

마경수는 그런 사람이었다.

언뜻 보면 사람이 좋아 보인다.

하지만 그는 절대로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았다.


술상이 차려졌다.

스텝들도 모처럼 고기 파티에 화기애애하다.


“촬영, 이제 얼마 안 남았지?”

“일주일 남았습니다.”

“일주일 금방이다. 난 대박 확신하니까, 걱정은 없다. 장 감독은 시상식 나갈 양복이나 맞춰 놔. 나는 영화는 몰라도 감은 있거든. 자네 작품은 처음부터 느낌이 좋았지.”


마경수도 감은 좋은 가보다.

영화가 뜨기는 뜬다. 다만, ‘열혈남아’와는 전혀 다른 작품인 게 문제지.


“나는 타고난 예감도 좋고, 내가 또 뭘 잘하는지 알아? 바로 돈 끌어오는 거야. 국방비로 쓰이는 예산이 현재 30조원 정도. 그중에 홍보원으로 들어오는 돈이 200억이 넘는다. 그게 다, 국군 홍보를 위해 쓰이는 돈이지.”

“어마어마하네요.”

“그러니, 군 영화 오더만 잘 받아도 왠만한 제작사는 망할 일이 없다는 거다. 나는 개인적으로 드라마는 별로야. 군 드라마는 사이즈가 작거든.”


연신, 소주잔을 부딪히며 잔을 기울인다. 그는 말술이었다. 나도 질세라 소주를 받아 마셨다.


다행히 그는 할 일 없이 술이나 퍼마시는 군무원은 아니었다.

나는 느낄 수 있었다.

마경수는 자신의 직분에서 뭔가를 이루 싶은 욕망이 있었다.


또다시 소주 한잔을 털어 넣는다.


“카, 술 맛 좋다. 장 감독, 플래툰 알지? 나는 그 영화가 내 인생을 흔든 영화야. 만약에 한국영화가 그 정도 작품 기획한다면 홍보원 돈 100억도 끌어 올 수 있다. 허풍 같지? 자네는 아직 나를 몰라...있지, 나도 군무원 생활하지만, 적어도 작품에 내 이름 올라가는 거. 그맛에 이 짓도 한다. 상상해봐라. 플래툰 같은 영화에 나 마경수 이름이 딱, 뜨는 거야. 제작지원 국방홍보원. 기획, 마경수. 캬아~~~멋있잖아!”


그가 고기쌈을 싸더니 내 입에 넣어 준다.


“나는 자네가 올리버 스톤 정도는 되는 거 같아.”

“푸훕. 과..과찬이십니다.”


고기쌈이 목에 탁 걸린다.


“자네 집안이 보통 집안인가. 이제 슬슬 천재 하나쯤도 배출 할 때도 됐지.”


확실한건 나는 천재가 아니다.


“천재는 만들어지는 거라 들었습니다.”

“오, 그렇지.”

“천재들은 괴짜고, 그 괴짜 행동도 기획되는 것이고요.”

“그럼, 그럼. 또라이들이 또라이 천재를 만들지.”

“저, 천재 만들어주시면 천재 하겠습니다.”

“응?”


그가 의아해 한다.



“아하하하. 이 친구. 어필을 이렇게 하네! 그래! 내 홍보원 원장님한테 자네가 천재라고 해줄게. 천재가 별건가. 자네 말대로 만드는 거지!”


앞날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마경수는 천진하게 웃었다.


‘그러니까, 소장님. 나중에 이 일의 전말이 밝혀져도 저 천재라고 끝까지 해주셔야 합니다. 천재의 재기발랄한 모험이었다고, 그렇게 해주시는 겁니다.’


좀 미안한데....


소주를 꿀꺽 삼켰다.

어쩐지 오늘은 잠이 잘 안 올 것 같다.




***


이때만 해도 연예 병사들은 참 많은 혜택을 받았다.

2020년에는 완전히 사라진 이 집단들은 외출도 허락받는 일이 많았고, 일탈도 서슴없이 했다.


훗날 어떤 가수 하나가 여자 연예인하고 데이트하려고 외출을 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 사건으로 엄청난 비난을 받은 문화선진대, 즉 문선대는 사라진다. 물론 이전부터 문제가 많았고 이 사건은 하나의 기폭제였을 뿐이다.


마 소장은 술을 마시고 뻗어 버렸다.

그의 옆에 아까 따라온 연예 병사가들이 있었다.

지금 시간이면 부대에 복귀해야 할 시간. 하지만 그들은 돌아가지 않았다.

군무원과 군은 체계가 엄연히 다르지만, 문선대는 좀 특이했다. 아무튼 이 군인들은 지금 마경수를 챙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노래 들어 볼 수 있을까요? 아까 생각 난건데, 엔딩 크래딧에 조용한 남자 목소리가 흐르면 어떨까 해서요. 우리 영화는 음악은 거의 안 나오거든요. 부분부분 피아노 효과음만 쓸 거라.”

“어떤 거 부를까요?”


뮤직컬 배우라는 병사가 먼저 노래하겠다 한다.


“좀 서정적인 군가였으면 좋겠는데.”

“대한민국 군가 중에서는 없을 겁니다.”

“꼭 대한민국 노래가 아니어도 되요. 전쟁의 슬픔, 전우와의 이별. 이런 테마곡이면 좋겠는데...”

하지만 그런 노래가 있을까.

아예 작곡하지 않은 이상.


“제가 알고 있는 노래가 있는데, 러시아 노래입니다.”

“괜찮아요. 불러 보세요.”


그는 잠시 목을 가다듬더니 노래하기 시작했다.

한국에 꽤 알려진 슬라브 여인의 작별이라는 곡.


그래, 바로 이거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재영화감독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공지는 작가를 도망치게 만드네요. +1 20.05.11 1,025 0 -
공지 공지 사항 한줄도 안올렸네요. 죄송합니다. 제목변경 신청했습니다. +3 20.03.30 2,535 0 -
34 33화. 참으로 알 수 없는 일(3) +6 20.04.14 1,728 44 12쪽
33 32화. 참으로 알 수 없는 일(2) +2 20.04.13 1,714 43 11쪽
32 31화.참으로 알 수 없는 일(1) +4 20.04.12 1,796 45 12쪽
31 30화.엉뚱한 불똥(1) +3 20.04.11 1,810 41 12쪽
30 29화.영상속 진주(2) +3 20.04.10 1,828 42 12쪽
29 28화. 영상 속 진주(1) +2 20.04.09 1,850 45 11쪽
28 27화.줄다리기의 묘미(3) +2 20.04.08 1,903 42 12쪽
27 26화.줄다리기의 묘미(2) +4 20.04.07 1,918 42 11쪽
26 25화.줄다리기의 묘미(1) +3 20.04.06 2,059 45 12쪽
25 24화. 독립 영화사를 차리다.(3) +3 20.04.05 2,047 40 12쪽
24 23화. 독립 영화사를 차리다(2) +3 20.04.05 2,060 38 11쪽
23 독립 영화사를 차리다.(1) +2 20.04.04 2,136 42 11쪽
22 21화.미래에서 온 영화감독(3) +3 20.04.04 2,180 37 12쪽
21 20화.미래에서 온 영화감독(2) +4 20.04.03 2,168 44 13쪽
20 19화.미래에서 온 영화감독(1) +2 20.04.02 2,213 41 13쪽
19 18화.탄생의 순간(3) +1 20.04.01 2,156 43 11쪽
18 17화. 탄생의 순간(2) +2 20.03.31 2,032 43 12쪽
17 16화. 탄생의 순간(1) +2 20.03.30 2,089 41 11쪽
» 15화.슬라브 여인의 작별. +2 20.03.29 2,089 34 13쪽
15 14화. 레디고(2) +1 20.03.28 1,994 33 11쪽
14 13화. 레디고 +2 20.03.27 2,001 36 13쪽
13 12화. 첫 촬영(3) +2 20.03.26 2,042 39 13쪽
12 11화.촬영(2) +4 20.03.25 2,080 37 11쪽
11 10화. 출발(1) +4 20.03.24 2,179 45 13쪽
10 9화. 카리스마 스텝(3) +6 20.03.23 2,275 47 12쪽
9 8화. 카리스마스텝(2) +1 20.03.22 2,408 42 11쪽
8 7화. 카리스마스텝(1) +3 20.03.21 2,593 45 12쪽
7 6화. 캐스팅부터(2) +4 20.03.20 2,687 45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