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돌킴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영화감독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돌킴
작품등록일 :
2020.03.15 02:41
최근연재일 :
2020.04.14 08:3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80,145
추천수 :
1,504
글자수 :
179,465

작성
20.03.21 08:30
조회
2,592
추천
45
글자
12쪽

7화. 카리스마스텝(1)

시작합니다.




DUMMY

7화. 카리스마스텝(1)






등장인물 이보라.


짧은 머리에 다부진 체격.

한눈에 봐도 운동으로 다져진 스포츠 우먼.

날카로운 눈매를 한 이보라 조교가 강의실 문을 박차고 들어온다.


“옆에 중문과 애들 기를 쓰고 공부하고 있는데 응? 이 녀석들아. 군기도 분위기 봐가면서 잡아야지. 하여튼 이 영화과 멍청이들!”


인문대와 예술대가 숱하게 부딪혔다.

예술대의 위상이 높아지자, 인문대 학생들의 시기심도 높았다.

뭐만 하면 조교실에 항의했다.

학과 조교들끼리 싸우는 일도 있었다.


충무로의 여걸, 이보라.

훗날 충무로에서 유일하게 잘 나가는 여성감독으로 승승장구한다.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로 이름을 날린다.

그녀의 주력 장르처럼 외모또한 무시무시했는데 웬만한 남자 하나는 가볍게 이길 정도로 체력과 포스가 어마어마했다.

실제로 유도 4단, 검도 4단, 태권도 4단이다. 합이 12단이다. 전 국가대표 유도선수 이희진의 장녀.


그녀가 등장하자 모두가 서둘러 기립했다.

강골, 강태성까지도.


“안녕하십니까, 조교님!”

“반갑습니다, 조교님!”

“누, 누나. 아니, 조교님 어쩐 일이십니까.”


강태성이 이보라를 보고 말을 더듬는다.


“야, 강태성. 교내에서 얼차려 주고 이런 거 다 좋은데, 타과 학생들 눈치 좀 보라고! 그러니 영화과 애들이 조폭이니, 깡패 새끼니 말 나오잖아!”


모두가 그녀의 기에 압도당했다. 침음만 삼킨다.


“다른게 아니고, 너희들 목 빠지게 기다리는 소식 전해 주려고 왔다. 교수님이 오늘 국방부 전화 받으셨단다. 홍보부에서 니들 작품 지원하겠데.”

“네? 저, 저, 정말입니까?”

“그래. 교수님이 3번이나 확인하셨단다.”

“우와아아아!!!”


팀원들 전원이 기뻐 날뛰었다.


“장현승. 너 로비 잘했더라. 홍보원장이 너 책 읽고 교수님께 너 칭찬하셨어. 역대로 국방부 지원 받은 연출자는 네가 처음일거다. 교수님도 기대가 커.”

“장선배! 진짜 대단해요. 해내셨군요!”

“우와, 장선배님 짱! 진짜 짱이야! 국방부 지원이라면 제작비 엄청 빵빵하겠죠? 그럼 우리 장비도 좋은 거 빌리고, 학교꺼, 그 고물들 안써도 되고, 와하하!”

"무슨 소리야. 우리 중한대 장비가 대학 중 최고 좋은거야."

"네, 네. 조교님. 그럼, 이제 우리 돈 생각 안하고 영화만 만들면 되는 거죠? 아, 정말 다행이다.”


생각보다 조원들의 불안이 컸나보다.

홍보원에 간 또다른 시나리오, ‘열혈남아’가 그렇게도 좋았나.

하긴, 윗분들이 좋아하는 내용으로 쓰긴 썼다.

그것조차도 다시 개작해서 보냈다.


“그러니까, 이것들아, 오늘 같은 날 집합은 때려치우고 내리(중한대 먹자촌)에 가서 막걸리나 퍼마시라고!”

“네!!!”


귀가 찢어져라 함성이 터졌다.

아직, 강남역 월팝도 가기 전인데, 홍보부 마소장이 큰 힘쓰셨다. 이럴 때 집안의 도움도 받는구나. 썩어도 준치라고. 나는 그래도 명문가 집안의 자식이었다.



***




전통 주막 뜨락. 내리에서 20년 된 주점이다.

주점의 입구부터 역대 연극영화과 선배들의 사진과 낙서로 가득 차 있었다.

눈에 익은 스타들이 뜨락 이모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100명이 넘는 스타들이 뜨락의 입구를 장식했다.


백유식, 윤인촌, 김영하, 전영녹, 정보성, 배정옥, 전윤화, 김희영, 박종훈, 송창민등.

96년 현재 한국 연예계를 주름잡는 선배들이 앳된 모습으로 환하게 웃고 있었다.


‘나도 저들과 함께 작업한 적이 있었지.’


이제는 능숙한 프로가 되어 감독이건 제작사건 쌈싸드시는 분들이시다. 학창 시절로 돌아온 지금 저들의 풋풋한 사진이 낯설다.


“이모, 우리 오늘 밤새도록 마실 거예요! 안주 넉넉하게 준비 해주세요.”

“하이구마, 알았데이. 이모가 맛있는 거 해주끄마. 그란데 몇 명이고.”

“다 모이면 30명쯤 될거예요.”

“오늘 무슨 날이드나. 딴 학생들은 예술제 그거 따문에 술 안묵는다카던데, 영화과는 시험 안보나.”

“하하. 이모 우리도 지금 영화 제작 중이에요. 아직 제작비 못 구해서 촬영은 못했지만 오늘 제작지원 확정됐어요. 무려 국방부에서요!”

“하이고마. 장하데이.”

“그래서 말인데, 오늘은 외상하고 가도 될까요? 헤헤.”

“그래라, 마. 띠묵지만 않으면 된다. 야야. 내 진짜 웃긴 거 말해주까. 어제 말이다. 박종훈이가 가게 찾아왔다. 그 노마가 4년치 외상값 다 갚고 갔다. 내는 고마 잊고 있었는데 깜짝놀랐다 아이가. 이자까지 쳐주드라.”

“종훈 선배님이요? 얼마나 외상 졌는데요?”

“갸가 학생때부터 주당으로 유명했데이. 4년동안 외상 값이 300만원이 넘었다. 니 알제? 그때 물가로 치면 2배는 치야 된데이. 그 돈을 못 갚고 졸업핸기라. 어제 갑자기 나타나더니 500만원 쏘고 가드라.”

“우와, 진짜요?”

“영화과 애들 오면 서비스 팍팍 주라고 돈 주고 가데. 에라 기분이다. 너그들 오늘 공짜로 묵어라. 나중에 생각나면 갚든가 말든가. 성공하면 꼭 이모 찾아오고, 알았제.”


96년도에는 아직 정이란게 있었다.

저 뜨락의 여주인은 얼마 안 돼 돌아가신다.

그때, 몇몇 졸업생 배우들이 뜨락 이모의 장례식장을 찾았다.

나도 그중 하나였다.


“고맙습니다. 이모.”


내가 살갑게 대답하자. 뜨락 이모가 웃었다.


“이 맛에 장사하제. 뭐, 우리가 돈 벌라고카나.”

“그런데, 이모님. 장사에만 너무 신경쓰지 마시고 건강도 챙기세요. 저희 방학하면 좀 쉬면서 건강 검진도 받으시고요. 저번보다 수척해지셨네요.”

“옴마야, 진짜 그리 비나. 안 그래도 요즘 소화가 안돼가,..”

“병원 꼭 사보세요, 이모.”


뜨락 이모님이 말을 들을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만에 하나 미리 병원에 갈 수 있다면 짧은 명이 조금은 길어질지 모른다.



이날 우리는 코가 삐뚤어지게 마셨다.

분위기가 무르익고, 별별 게임을 다했다.

백미는 야자타임이었는데 강 선배가 아주 곤혹을 치웠다.

타과 학생인 이찬영은 그 순진한 얼굴로 아무렇지 않게 강 선배에게 말을 놓았고, 심지어 욕까지 했다.

강태성은 녀석이 타과 학생이라 많이 봐주는 눈치였다.

분위기가 무르익을수록 팀원들은 하나가 되었다.



24년 전으로 회귀한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영화판에서 사라진다.

그러나 지금 순간은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모두가 빛났다.

50년이란 세월 동안 무뎌진 심장과 감정이 다시금 뜨거워졌다. 영화가 싫어 도망친 내가 다시 영화가 하고 싶어졌다.


“어떠냐, 그래도 이 시절이 좋았지?”


할아버지가 나타났다.


“저, 이찬영이란 배우는 아주 잘 뽑았구나. 우리 손주가 아직은 보는 눈이 있네. 장 감독, 이 영화 성공하면 저놈 주연으로 내 영화 하나 찍어다오.”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아직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이놈아. 이 졸업작품은 무조건 잘되게 돼 있다니까. 왜 이리 소심한 소리하냐.”

“그게 아니고. 찬영이 말입니다. 이찬영은 연기에 뜻이 없어요. 그랬다면 미래에 그가 배우로 활동하고 있겠죠.”

“그거야 세상이 녀석을 못 알아봐서 일수도 있고...어디보자. 음...”


할아버지가 이찬영의 미래 모습을 본다.


“원래의 삶은 아주 평범하고만. 춘천에서 미술학원 하면서 소박하게 사네.”


학원을 한다고? 그러기에는 너무나 아까운데... 저런 재능이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게 아니다. 마스크며, 목소리며, 분위기가 그는 배우를 해야 할 상이었다.


“네가 한 번 잘 키워봐. 혹시 아냐. 너도 종합 엔터테이먼트로 재벌 될지. 요즘 돈 되는 건 수입, 배급하고 배우 키우는 거뿐이더라. 나 때는 말이야. 배우는 그냥 소모품에 불과했어. 근데 지금 봐라. 배우가 기업이다. 기업.”

“제일 골치 아픈 게 그쪽 사업이에요. 저는 발 들이기 싫습니다.”

“돈 되면 다 해야지 무슨 소리야? 게다가 넌 노하우도 있잖아. 미래에 어떤 영화가 팔리고 어떤 스타일의 배우가 뜨는지 훤히 다 아는데, 그거야 말로 로또 정보가 아니냐. 그런데 그 귀한 정보를 날려? 다시 생각해 봐라, 손주야. 있지, 손주야. 방금 떠오른 건데, 저놈 주연으로 이 할애비 일대기 찍어보는 건 어떠냐. 경성의 모던보이 장필두 감독! 어때, 느낌 팍, 오지?”

“망삘의 느낌은 팍, 오는데요? 할아버지, 은근슬쩍, 자꾸 할아버지 어필만 하지 말고 이, 손주 생각 좀 해주세요.”

“네 녀석이 회귀한 이유를 생각해. 넌 나 때문에 제 2의 인생을 사는 거다. 아무튼 저 녀석 물건이니까 관리 잘해. 녀석도 연기의 참 맛을 알면 배우하겠다고 할 거다. 아이고, 이 귀여운 것들. 아주 잘~들 논다.”


얘들이 전부 고주망태가 되었다.


“선배님의 사랑, 신비하고 아름다워,~ 선배님의 사랑 신비하고 아름다워~ 아!아!아! 드높은 사랑! 썬뵈님은 사랑이십니다!!!”

“선배님! 제 술 한잔 받으세요! 아니 두 번 받으세요!”

“제 술도 받으세요! 선배님!”

“오냐, 이쁜 것들! 말통이라도 받아주지!”


정체 모를 것들이 섞인 폭탄주를 강태성이 쭉 마셨다.


“크아! 달다! 이쁜이들이 주니까, 아주 술이 술술 넘어 간다! 얘들아. 나도 말이야. 니들 시절 다 겪었다. 지나고 보면 선배밖에 없어. 그러니 나한테 잘해라! 영화판에서 누가 너희들 이끌어 줄 건데. 누가 빽이 되어 줄 건데! 이, 강태성이밖에 없다! 내가 충무로만 접수하면 니들 내가 다 책임진다. 알겠냐! 이 귀여운 애송이들아.”

“눼에~ 션배뉘임!”

“자,자, 오늘은 대강당에서 함께 자는 거다. 도망가기 없기! 내가 수위 이모부한테 키 달라고 할테니까! 이 중한대에서 내 말 다 통하는 거 알지? 가자! 대극장으로!”


깊은 새벽, 뜨락에 모인 조원들은 집으로 갈 수 없었다.

차는 이미 끊겼고, 동이 트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강 선배는 굳이 대극장에서 함께 자자고 했다.

이유는 황당했다.


중한대학교에는 예부터 내려오는 유명한 전설이 있다.

바로 전설의 대극장 귀신.

극장에서 귀신을 만나면 스타가 된다는 소문이다.


만취한 아이들이 전부 대극장으로 갔다.

정문에서 수위 아저씨와 얘기를 나누던 강태성은 결국 아저씨에게 혼나고 말았다.


“학칙에 위배 된다, 이 새끼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술꼬장을 부리다가 된통 혼난다.

그러면 그렇지 탈렌트 할애비라도 수위 아저씨가 허락할 리 없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있겠냐! 사나이가! 앞문이 아니면 뒷문으로, 서서가 안되면 앉아서 싸는거지!”


강태성이 또다시 큰소리쳤다.

강 선배와 오 서방은 갑자기 서로 한편이 되어 무언가를 꾸몄다.

원수처럼 으르렁거리던 사이가 웬일이지?

그러더니 정말로 팀원들 전부를 대극장 뒤쪽으로 데리고 갔다. 몇몇 아이들은 술에 만취해 벤치에 드러누웠고 커플들은 하나 둘 사라졌다.

나도 이쯤에서 빠지기로 했다.

할일도 많았고, 무엇보다 배의 선장이 흐트러지면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잘난 척을 늘여놓은 태성 선배가 얼마나 후배들을 챙기는지 두고 보자.

나는 조원들을 내팽개치고 내 자취집으로 향했다.

다음날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체.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재영화감독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공지는 작가를 도망치게 만드네요. +1 20.05.11 1,025 0 -
공지 공지 사항 한줄도 안올렸네요. 죄송합니다. 제목변경 신청했습니다. +3 20.03.30 2,535 0 -
34 33화. 참으로 알 수 없는 일(3) +6 20.04.14 1,727 44 12쪽
33 32화. 참으로 알 수 없는 일(2) +2 20.04.13 1,714 43 11쪽
32 31화.참으로 알 수 없는 일(1) +4 20.04.12 1,795 45 12쪽
31 30화.엉뚱한 불똥(1) +3 20.04.11 1,810 41 12쪽
30 29화.영상속 진주(2) +3 20.04.10 1,828 42 12쪽
29 28화. 영상 속 진주(1) +2 20.04.09 1,849 45 11쪽
28 27화.줄다리기의 묘미(3) +2 20.04.08 1,903 42 12쪽
27 26화.줄다리기의 묘미(2) +4 20.04.07 1,918 42 11쪽
26 25화.줄다리기의 묘미(1) +3 20.04.06 2,058 45 12쪽
25 24화. 독립 영화사를 차리다.(3) +3 20.04.05 2,046 40 12쪽
24 23화. 독립 영화사를 차리다(2) +3 20.04.05 2,060 38 11쪽
23 독립 영화사를 차리다.(1) +2 20.04.04 2,136 42 11쪽
22 21화.미래에서 온 영화감독(3) +3 20.04.04 2,180 37 12쪽
21 20화.미래에서 온 영화감독(2) +4 20.04.03 2,167 44 13쪽
20 19화.미래에서 온 영화감독(1) +2 20.04.02 2,213 41 13쪽
19 18화.탄생의 순간(3) +1 20.04.01 2,156 43 11쪽
18 17화. 탄생의 순간(2) +2 20.03.31 2,032 43 12쪽
17 16화. 탄생의 순간(1) +2 20.03.30 2,089 41 11쪽
16 15화.슬라브 여인의 작별. +2 20.03.29 2,088 34 13쪽
15 14화. 레디고(2) +1 20.03.28 1,993 33 11쪽
14 13화. 레디고 +2 20.03.27 2,001 36 13쪽
13 12화. 첫 촬영(3) +2 20.03.26 2,041 39 13쪽
12 11화.촬영(2) +4 20.03.25 2,079 37 11쪽
11 10화. 출발(1) +4 20.03.24 2,179 45 13쪽
10 9화. 카리스마 스텝(3) +6 20.03.23 2,274 47 12쪽
9 8화. 카리스마스텝(2) +1 20.03.22 2,408 42 11쪽
» 7화. 카리스마스텝(1) +3 20.03.21 2,593 45 12쪽
7 6화. 캐스팅부터(2) +4 20.03.20 2,687 45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