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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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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6.2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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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8,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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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1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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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52. 준비

DUMMY

황금빛으로 빛나던 몸과 붉은빛을 내뿜는 눈이 점점 사그라들고 평범한 다르시가 되어 갑판에 내려앉는다.

이번에는 조금 오랫동안 위에 올라가 있다 싶더니 역시나 얼굴을 찌푸리며 머리를 붙잡는다.

“ 괜찮아요? “

아리나가 급하게 다가와 붙잡으며 물을 건네자 다르시는 다시 예쁘게 웃으며 물병을 공손히 받았다.

“ 아하하 괜찮아요! 저 이래 보여도 튼튼하거든요! 챙겨줘서 고마워요! “

카린이 만들어준 작은 물병의 뚜껑을 열고 예쁜 입술로 마시는 모습이 같은 여자가 봐도 너무 예쁘... 아니 아니..

“ 크흠..! 그래서 뭐 좀 보이는 거라도 있었나요? “

역시 창조의 힘일까.

에너지가 흐르는 몸에는 딱히 맛있다고 느껴지지는 않았겠지만, 꽤 시원한 덕분에 기분 좋은 표정을 지은 다르시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 아뇨.. 안타깝게도 여전하네요. “

그런 예쁜 미소에 아리나도 자기도 모르게 웃어버린다.

“ 여전히 편안한 거라면 좋은 거 아닐까요? 공격당할 일은 없으니까요. “

“ 어머. 그것도 그렇네요! “

가볍게 건넨 대화 그대로 주시자가 내려다본 은하에는 아직 네이렌을 위협할만한 무언가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기에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다.

오늘 특별히 주시하는 시간이 길어진 이유는 다르시가 A882 진화의 중추를 주시해보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

뭐라 해야 할까..

그녀의 말 그대로를 말하자면 에너지 층이 겹겹이 쌓여 있는 바람에 제대로 볼 수 없다고 한다.

보통 이런 건 에너지 반응이 강력한 곳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데 그것이 그렇게 드문 일은 아니라고 한다.

우주에 떠도는 천연가스들이 뭉쳐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고, 그런 가스들이 모여서 하나의 행성을 이루는 경우도 많았기에 이렇게 좌표를 특징짓지 않으면 그것이 진화의 중추인지 모르고 지나갔을 가능성도 크다.

“ 헤헤.. 그저 멀리서 바라만 보는 거니까요... 도움이 안 돼서 죄송해요. “

“ 아.. 아뇨아뇨아뇨. 저희에게 다가오는 적이나 고래가 없는 것만 확인해도 충분해요. “

춘향이 보자면 정말 지루한 우주여행이라고 말하겠지만 이런 주시자의 능력 덕분에 네이렌은 은하 중심부 쪽으로 향하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공격도 받지 않았다.

심지어는 언제든 고래를 상대해서 몸을 풀고 싶다면 약한 고래로 골라서 찾아주겠다고 하니..

주시자 또한 매우 탐나는 능력이 아닌가 싶다.

“ 다르시씨. 저기..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요? “

사실 아리나는 그저 다르시에게 물을 전달해주러 온 것이 아니다.

슬슬 본론을 꺼낼까 싶어서 물어보자 다르시는 자신이 주시하고 있는 일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꼈던 것인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에 기뻐하며 손뼉을 치고 해맑게 웃는다.

“ 뭐든지요! 어떤 것이든 도와드릴게요! “

“ 아하하 뭐.. 별건.. 아니고요.. 진화의 중추.. 에 대해서 아시는 게 조금 있을까.. 해서요. “

네이렌은 처음 이 은하에 와서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상태로 여러 가지 실수를 해왔다.

그 덕분에 알비스와 윌리에게서 다른 은하의 사람들이라는 것을 들켜버리게 되었으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아리나는 충분한 정보를 얻고 싶어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진화의 중추에 대한 정보는 정보 상들 사이에서 떠도는 소문조차도 없었으며, 알비스는 길잡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기에 따로 물어보지 못했기에 그나마 시간이 비어있는 다르시에게 물어본 것이다.

“ 으음.. 안타깝게도.. 저는 평화의 인도자인지라..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지는 못해요. 그래도 알고 있는걸 말해드리자면.. 진화의 중추는 정말.. 정말 많다는 거에요. “

A882 진화의 중추.

이 은하 전체를 구 형태로 둘러싸고 있는 진화의 중추는 사람의 등에도 척추가 있듯이 앞에 붙은 A882는 순번이라고 한다.

A882는 가장 은하의 중심부에 가까이에 있는 882번째 진화의 중추라고 하며, 은하의 중심부에서 점점 멀어질수록 그 수는 점점 줄어든다고 한다.

가장 안쪽에 있는 진화의 중추는 A1부터 A1000까지.

가장 바깥쪽에 있는 진화의 중추는 Z1부터 Z80까지 있다고 한다.

은하의 중심부에서 멀어질수록 둘러싸는 범위도 넓어지는데 진화의 중추는 점점 줄어드는 구조였기에 중심부에서 거리가 꽤 있던 네이렌이 진화의 중추를 만나지 못한 것도 이해가 된다.

“ 최전방에서 고래와 붉은 눈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막아야 하기에 은하의 중심부와 가까운 곳에 더 많은 진화의 중추를 만들었다고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조금 묘한 느낌도 있네요.. “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진화의 중추에서 붉은 눈이 만들어진다고 언더테이커가 그렇게 말한 것으로 보아

일부러 진화의 중추를 은하의 중심부에 몰아넣고 붉은 눈을 공급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아니.. 이건 조금 과장된 생각인가.

그리고..

“ 모든 진화의 인도자들이 그런 건 아니겠죠. 이미 그럴 것 같았으면... 굳이 이런 수고를 할 필요 없이 붉은 눈과 진화의 인도자들이 이 은하를 점령했을 거에요. “

“ 그것도.. 그렇네요. “

음.. 같은 은하의 인도자이기 때문일까 아무래도 살짝 다르시가 시무룩해지는 것을 보니 많이 신경 쓰이나 보다.

“ 저희 ‘ 평화 ‘ 가.. 힘을 키웠더라면...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기 전에 미리 차단할 수 있었을까요..? “

다르시의 말에 안타깝게도 아리나는 대답해줄 수 없었다.

진화나 평화의 전력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고..

이제는 네이렌이 외부 사람이라는 것을 양쪽 다 잘 알고 있으니까.

이쪽 은하의 일에 함부로 이래라저래라 말하는 건 해서는 안 될 일이다.

“ 음.. 저도 그래도.. 다르시씨보다는 훨씬 작은 규모지만 길드의 대표로써 조금 조언을 하자면요.. “

지금 아리나가 다르시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라고는 고작 이 정도뿐이다.

“ 흔들리지 말아요.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은 당신의 그 신념을 믿고 따르는 거니까요. 모든 사람을 위한 행동이라면 그 행동은 분명 틀리지 않았을 거에요. “

별다른 말은 아닌 단순한 위로의 말이지만 그런 말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다르시는 미소짓는다.

“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

“ 똑똑~ 저기 아가씨들~ 서로 눈만 보면서 배시시 웃고 있지만 말고 조타실로 내려와 줄래요~? “

그냥 웃음이 많은 다르시와 그런 미소를 보고 있자니 같은 여자라도 절로 미소를 지어버린 아리나를 보고 있던 아디나가 부른다.

“ 어? 지금 교대구나? 고생했어 아디나. “

“ 음~.. 무슨.. 일일까요? “

“ 절반 정도 온 것 같아서 이쯤에서 한번 몸 좀 풀자는 소리가 나와서 말이야. 그리고.. 이건 피렌한테서 나온 의견인데.. 음.. 가서 직접 들어보는 게 좋을듯하네. “






“ 다 왔네. “

11명...

이젠 정말 많은 숫자의 인원이 조타실에 모여있다.

피렌은 한 명씩 바라보며 모두가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고 판단하고 회의를 진행한다.

“ 저번에 자기소개 이후로 꽤 오랜만에 이렇게 각 잡고 이야기하는 것 같네. 우선 가장 먼저 이야기할 건.. 우리 네이렌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인데. 물론 훈련은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지만, 실전이랑은 다른 부분이 있어서 말이야. “

아무리 훈련으로 몸을 풀어둔다고 해도 우주여행이 오래되다 보면 기분이 풀어지기 마련이다.

다행히도 앨리스라는 존재 덕분에 네이렌은 진짜 죽여버릴 듯이 싸우는 실전과도 같은 훈련을 진행할 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네이렌끼리 치고박고 싸우는 것보다는 상대가 있는 편이 훨씬 더 몸을 풀면서 전투에 대한 고양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좋았다.

이것은 오랜 우주 생활 덕분에 몸으로 얻어낸 경험이랄까.

“ 킥킥.. 상대의 근처에서 고래를 잡으면서 상황을 살펴볼 수도 있고 말이야? 우리가 의심받으면 성운 추적자라고 하면 되니까! 그렇지 알비스? “

“ 예. 대형 성운 추적자가 아닌 건 의심받을 만하지만.. 제가 길잡이 역할이면서 진화의 인도자이니 만약 시비가 붙는다고 해도 한번은 넘어가 줄 겁니다. “

춘향은 뭐 당연했고..

알비스마저도 고래 사냥에 관련된 이야기라 그런지 의욕이 넘쳐 보인다.

이미 다들 준비가 되어있는 모양이니.. 아리나가 결정만 하면 되는듯하다.

괜히 쓸데없는 전투로 함선이 심하게 부서지지는 않을까 걱정됐지만..

아리나 또한 실전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다.

“ 그래. 그렇게 하자. 그리고? 그게 끝이 아닌 모양이었는데. 또 할 말 있어? “

“ 지금부터는 제안인데.. 우리도 이제 인원이 너무 많아졌잖아? “

“ 그렇지? “

“ 심지어는 비전투 인원까지도 생겼어. 그렇지? “

아.

그렇구나.

피렌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것 같다.

“ ...그렇지? “

“ 솔직히 이 정도로 많은 인원이 전장에 나서서 비전투 인원을 지키며 싸우는 건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 그렇다고 지난번처럼 함선이 공격당하면 크게 난감해지고 말이야. “

인원을 나눈다.

함선을 지키는 수비조와 직접 전투를 치르는 전투조로 나누어 진행한다.

어떻게 보면 9명이 함께 싸우던 네이렌에게 있어서는 큰 부담이겠지만 모든 것을 끌어안고 가다가는 불편한 요소들 또한 너무 많았다.

게다가.. 남아있는 사람들의 마음도 생각해야 하고..

하아.. 복잡하네..

“ 어떻게 나눌 건데? 생각해둔 게 있으니까 말하는 거겠지? “

피렌은 고개를 끄덕이고 모두를 바라본다.

그리고 미안한 듯이 머리를 살짝 긁적였다.

“ 그래. 다만.. 이건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고 나 혼자서 짜본 거라서 말이지. 일단 듣고 얼마든지 상의해서 수정하도록 해보자고. 우선... 수비조. 라티안. 피렌. 아리나. 윌리. 알비스. “

“ ..에? 에??? “

“ 그리고 공격조. “

“ 잠깐..!!!!! 나.. 나는?! 나는 왜?!! 왜?!!! “

역시나..

한사람이 빠르게 반응할 줄 알고 있었다.

자신은 당연히 수비조에 들어가고 싶어 하며, 싸우고 싶지 않아 하는 한 사람.

아니.. 한 천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날갯짓을 하며 피렌에게 날아온다.

“ 내 이름 빠진 것 같은데..?! 피렌?! “

흐음.. 이거 참.. 미안하네..

“ 진정해 카린. 이건.. 일단 원하는 걸 전부 제외하고 철저하게 ‘ 능력 ‘ 면에서 나눈 거야. “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면에서 강력하기에 그 강력한 힘이 독이 될 수 있지만 그런데도 뺄 수 없는 아디나.


근접전에 있어서 상대에게 상상도 못 할 변수를 만들어내며, 암살에 특화된 춘향.


전투에서 발생하는 모든 부상을 치유할 수 있는, 죽어도 살려낼 수 있으며 근접 전투도, 때에 따라서는 무리하게 마나를 활용해 엄청난 공격을 퍼부을 수도 있는 다재다능한 앨리스.


적진으로 가는 것이기에 이곳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으며, 충분한 권력도 가지고 있는 다르시.


그리고 붉은 눈을 상대할 때 가장 핵심이 되는 인물. 미야네라.

“ ㄴ...네.. 네.. 저.. 저요..? “


그리고... 말할 필요도 없는 창조의 힘. 카린.


전력을 나누는 만큼 앞장서서 전투하는 인원들을 가장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로 배치한 것이다.

네이렌뿐만이 아니다.

어쩌면 이 은하도, 우리 은하에서도 이만큼 더 강한 조합이 있을까? 라고 물어본다면 손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 제.. 제가요...? “

...뭐어.. 실력 면에서나 능력 면을 전부 따져보자면 붉은 눈이 상대가 아닌 이상 미야는 조금 부족하지만 그래도 훌륭히 싸울 수 있으니...

“ 안돼!! 싫어! 왜 또 나야! 함선도 만들어줘, 밥도 만들어줘, 온갖 무기도 만들어줘, 이젠 내가 제일 못하는 전투까지 시키려고?! “

조금 너무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만큼 창조의 힘은 앨리스와 아디나와 견줄 만큼 강력한 힘인 만큼 너무나도 좋았다.

심지어 상대는 붉은 눈일 가능성도 있는데 그런 붉은 눈을 상대로 한다면 마나를 활용한 공격이 아닌 창조를 통해 만들어낸 물질로 상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만약 미야의 검이 부러진다면..

무기를 보충해줄 창조의 힘이 없다면..

그대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

전투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카린이 생각하기에는 상당히 미안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

“ 됐어! 난 안 할 거야! 수정할 거라고 했지?! 난 빼줘! “


작가의말

조금.. 많은 부분을 카린에게 의존하기는 했죠?

음.. 지금도 뭐 좀 만들어 달라고 하고 싶은데..

욕먹으려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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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1 382. 과부하 23.12.09 241 0 15쪽
390 381. 절대 풀리지 않을 오해 23.12.08 241 0 12쪽
389 380. 푸른 밤 23.12.08 239 0 13쪽
388 379. 허물없는 사람 23.12.07 242 0 13쪽
387 378. 증거 있습니까 23.12.06 242 0 13쪽
386 377. 왜 살아있지 23.12.06 242 0 13쪽
385 376. 가벼운 토론 23.12.05 240 0 17쪽
384 375. 끝이 아닌 끝 23.12.04 240 0 12쪽
383 374. 감정을 지배하라 23.12.04 240 0 15쪽
382 373. 에너지원 23.12.03 244 0 14쪽
381 372. 한번만 기회를 23.12.02 241 0 14쪽
380 371. 뚫리지 않는 보호막 23.12.01 245 0 14쪽
379 370. 극한의 연계 23.11.30 241 0 15쪽
378 369. 무모한 도전 23.11.29 241 0 13쪽
377 368. 실패와 성공 그 결과는 23.11.28 242 0 14쪽
376 367. 초록 나무 황금 나무 검은 나무 23.11.27 241 0 12쪽
375 366. 학습 23.11.26 241 0 13쪽
374 365. 새로운 연계 23.11.25 241 0 13쪽
373 364. 전투의 흥분 23.11.24 242 0 12쪽
372 363. 계산하지 못한 수 23.11.23 241 0 13쪽
371 362. 살려줄 사람을 찾습니다 23.11.22 241 0 13쪽
370 361. 모든 것에 옳고 그름은 없다 23.11.21 241 0 14쪽
369 360. 다른 은하의 괴물 23.11.20 241 0 13쪽
368 359. 인류와 문명의 속도 23.11.19 241 0 12쪽
367 358. 너무 대놓고 함정인데 23.11.18 241 0 13쪽
366 357. 수상한 지인 23.11.17 241 0 12쪽
365 356. 순진한 남자 23.11.16 242 0 13쪽
364 355. 진화의 중추 23.11.15 242 0 13쪽
363 354. 아이씨 진짜...! 23.11.14 241 0 16쪽
362 353. 함께하고싶은 마음 23.11.13 241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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