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새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6.27 19:20
연재수 :
589 회
조회수 :
121,588
추천수 :
296
글자수 :
3,648,835

작성
23.11.29 19:20
조회
241
추천
0
글자
13쪽

369. 무모한 도전

DUMMY

“ 간단하잖아? 세 마리라며? 나랑 피렌, 아리나 각각 한 마리씩 맡으면 되겠네! “

참 속 시원한 소리에 살짝 어이가 없다.

“ 물론 너랑 피렌은 되겠지만.. 나는 기동력이 부족해서 접근할 수 없는걸? “

물론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라티안은 그래도 상관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평소처럼 의욕이 앞서서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진심이었던 모양이다.

“ 솔직히 우리 세 명 중에서 가장 화력이 강한 건 아리나 너잖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 ....지금은 죽으면 앨리스가 없는 거 인지하고 있는 거지? “

아마 까먹었다거나 나중에 살리면 된다거나 하는 등의 생각을 하는 거겠지..

하지만 이번엔 정말로 조심해야 한다.

인원이 너무나도 부족하기 때문에 우주에서 죽어버린다면, 그것도 고래들의 중심에서 죽어버린다면 시체를 건져오지도 못할 가능성이 컸다.

“ 으음.. 그럼 어떻게 해? 내가 하나를 처리해도 두 마리가 남는데. “

애초에 말이다..

라티안이 한 마리를 맡아서 싸울 수 있나..?

“ 솔직히 함선도 걱정입니다. 수리를 해주실 카린님께서 계시지도 않고 포대도 전부 가동하지 못하는데 세 마리의 고래..? 으음... 네. 어려워요. “

”” 아. “”

오직 고래를 잡아야 한다!

지금 직접 전투할 수 있는 사람은 세 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지 정하다 보니 함선에 대한 것은 아리나도, 피렌도 놓쳐버린 모양이다.

“ 으으.. 조금만 더 진지하게 생각해볼걸... 이제 어떻게 하지? 뒤로 돌아가야 하나? “

“ 어.. 지금 돌아가기에는 조금 무리입니다. 이미 고래의 형태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

세 마리의 고래.

다행인 점은 한 마리는 소형이라는 점이고

불행인 점은 두 마리가 중형이라는 점일까.

“ 얘들아 흔들리지 마. 우리끼리 처리하기로 했잖아? 난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

한결같이 자신 있어 하는 라티안이 라티안답다는 느낌이 든다.

아니.. 오늘따라 왠지 더더욱 싸우고 싶어 하는 느낌이랄까?

마치 먼 과거에 티아트의 시련을 이겨낼 때 라티안이 폭주하던 때랑 비슷한 느낌이 든다.

아니 지금은 그냥 근질근질한 수준인가.

“ 방법은? “

“ 너희가 생각해줘야지! “

...

하긴

전투 작전을 라티안에게 맡긴다는 건 빨리 죽고 싶어서 안달 난 것이기도 하지.

피렌과 아리나는 동시에 서로를 마주 본다.

“ 할 수 있겠어? “

“ 상대가 인간이 아니니까... 솔직히 조건만 맞으면. 불가능할 건 없지. “

물론 지금 불가능하지 않다는 피렌의 말에는 진화의 중추로 향한 동료들의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까지도 살짝 첨가되어 있다.

“ ...좋아. 제대로 짜보자. 우리의 특기잖아? “








앨리스가 있더라도 항상 언제나 죽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계획하고, 연계를 짜고, 수많은 연습을 해왔다.

물론 다른 동료들도 도와주었지만 주로 작전의 구상은 피렌이 집도했으며, 춘향과 아리나가 항상 옆에서 보좌하는 식으로 작전을 구상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나름의 형태가 보이는.

세 마리의 고래를 사냥할 수 있는 희미한 빛을 그려내기는 했다.

다만.. 역시나 사람 수가 너무 부족하다.

“ 너무 위험한데.. “

“ 어떤 식으로 짜든 결국 위험할 수밖에 없어. “

“ 괜찮아! 내가 어떻게든 할게! 역시 너희의 작전은 완벽해! “

...

아까부터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고래를 바라보며 웃는 라티안이 뭔가 수상한 기분마저 들었다.

“ 진짜 괜찮겠어? 이대로 하면 네가 제일 위험한데? “

“ 응! 난 오히려 좋아! 진짜.. 진심으로.. 너무 싸우고 싶었어. 모두의 앞에서 내가 가장 앞장서서 모두를 지키는 그런 전사가 되고 싶었어. 그런 내가 함선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게.. 난 자존심이 너무 상해.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난 앞장서서 모두를 지키겠어. “

사실 상대가 붉은 눈이었기에 마나를 학습해버릴 가능성이 있어서 미야를 보낸 것이지 평범한 인간이었더라면 저 진화의 중추에는 미야 대신 라티안이 갔을 것이다.

물론 라티안도 알고 있겠지만 지금 라티안이 하는 말은 그런 것이 아니다.

그런 불안한 요소조차 생각할 필요도 없이

압도적으로 강한 존재가 되어 모두를 지킨다.

그런 존재가 되어 이 행복한 일상을 지킨다.

그걸 원했었다.

“ 아리나. 슈트 줘. 갔다 올게. “

그런 라티안의 각오가 미소에서, 눈빛에서 느껴진다.

“ ...알았어. “


아리나는 슈트를 벗기 위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 휴우... 정말.. 걱정밖에 안 되네... “

자신이 생각해도 이런 아이디어는 정말 기발함 그 자체다.

그런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작전을 짜니 라티안은 당연히 동요될 수밖에 없으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샘솟는 것이 아닐까 싶다.

뭐..

지금 말리려고 해봤자 늦었지만 말이다.

아리나는 자신의 오른손에 달린 홈을 바라본다.

그리고 점점 푸르게,

그리고 노랗게 빛나며 빠르게 회전하는 마나 들을 보며 평소보다도 더욱더 많이 자신의 마나를 담아 넣어둔다.

아리나의 마나를 담은 이 슈트는 곧 라티안의 손에 인계되어 고래에게 있어서 아주 위협적인 폭탄이 되겠지...

-파지지지직...!!!! 파직...!!!!

그렇게 마나를 가득 담은 채로 아리나는 목덜미 부분에 손을 대고 슈트를 해제한다.





“ 그 옷. 오랜만이네? “

슈트를 벗고 옷을 갈아입고 온 아리나가 조금 뻘쭘한 듯이 볼을 긁적인다.

“ 뭐.. 치마 자체가 오랜만이니까. 조금 어색하네. “

아주 먼 과거지만 그래도 귀족이었기에 그런지는 몰라도 역시나 아리나는 치마가 참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아리나가 건네준 슈트를 받아들자 조금은 짜릿한 느낌이 든다.

“ 이제 출발하냐? “

자신의 방에서 이것저것 정보를 수집하고 있을 윌리가 한참 전투가 펼쳐지기 직전인 지금 이 상황에 갑자기 갑판 위로 나온다.

“ 왜 나온 거야? 곧 전투가 시작되니까 들어가 있어. “

“ 끝나면 말해줄게! “

조금도 패배할 생각 따위를 하지 않는 이 녀석들을 보며 윌리는 가벼운 한숨을 내쉰다.

정말... 이 함선에는 다섯 명밖에 없는데

그중에서도 길잡이인 알비스를 빼고

정보상인 윌리를 빼면 세 명뿐인데도

이들은 그 세 명으로 무모한 짓을 하려고 한다.

“ 하아.. 너희를 보면 어디 놀러 가는 것 같단 말이지.. 안 그래도 인원이 부족하니 포대는 내가 잡도록 할게. 물론... 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

“ 에.. 잘 쓸 수 있겠어? “

“ 한평생 정보를 얻기 위해 케트라시움만 만져왔어. 이 정도 조작은 문제없는 수준인 데다가 애초에 너희의 계획대로 완벽하게 성공한다면 포를 쏠 일도 없잖아? 그러니까 나온 거다. 걱정하지 말고 시작해. “

정말로 훈련을 받은 것이 아니기에 명중률도 낮겠지만 뭐 어떤가.

고래는 크고 포는 조그마하니 대충 쏴도 어딘가에는 맞는 것이 사실이다.

어차피 주로 고래를 공격하는 건 함선이 아닌 개인이기 때문에 시선을 끄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리라.


“ 그럼 갔다 올게! “

“ 조심하고. “

“ 너야말로!! “

라티안이 아주 밝은 표정으로 목에 있는 홈에 손을 대고 라티안을 중심으로 숨을 쉴 수 있는 공기층을 만든다.

그리고

고래들이 함선을 포착하기도 전에 라티안이 먼저 갑판에서 뛰어올라 고래들을 향해 날아간다.

“ 그럼.. 아리나. 부탁할게. “

“ 너야말로 잘 인도해줘. “


-네! 함선은 맡겨주세요!


피렌에게 인도라는 단어가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하려는 행동에 대해서는 딱 어울렸기에 했던 말인데 조타실에 있던 알비스가 대답하는 바람에 피렌과 아리나는 미소지었다.

그리고 아리나는

오랜만에 슈트 없이 마나를 펼쳐 자신만의 영역을 만든다.

-츠즛.. 츳... 츠츠츳..

마나를 모으고

둥글게 회전시키며 거대한 마법진을 만든다.

마치 지구에서 인공 태양을 향해 에너지를 있는 그대로 때려 박기 위해 마나를 모았던 것처럼


그런 아리나를 바라보며 피렌도 활을 꺼내 들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그리고 라티안이 날아간 자리에 조준하고

활 앞에 바람을 회전시킨다.

점점 빠르게 회전하는 바람에 마나를 담자 푸르게 빛나며 하나의 화살이 되어 날아갈 준비를 마친다.




새까만 우주에서 아무런 저항 없이 날아간다.

방향을 꺾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상관없다.

고래에게 달라붙기만 한다면 전혀 문제 될 게 없으니까.

마치 한 줄기 빛처럼, 하나의 별똥별처럼 날아가던 라티안은 정확히 고래와 마주칠 것만 같은 기분에 미소지었다.

“ 역시 알비스..! 정확한 각도로 인도해줬네! 반드시 보답해줄게! “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날아가던 라티안은 어느새 고래의 앞까지 날아간다.

이제..

일곱 개의 검을 만들어내고..

이 속도를 그대로 이용해서 그대로 때려 박는다!!!!!!!

물론

이곳은 우주였기에 귀를 찢는듯한 소리 같은 건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손에서부터, 주위에 퍼져나가는 잔해로부터 공격은 제대로 먹혀들어 갔다는 것은 느껴진다.

-콰아아아아아아아!!!!!!!!!!!

이런 공기도 없는 곳에서 자기 혼자만 소리를 내는 것이 어이없게 느껴지지만 뭐 고래니까 대충 그러려니 한다.

그보다 더욱 신경 쓰이는 점은

라티안이 온 힘을 다해 우주에서부터 날아와 때려 박은 공격인데도 소형 고래의 앞부분만을 조금 파괴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 읏..! 단단해..! “

당연했지만.

왠지 모를 자신감에 차올랐던 라티안은 이번 한 번의 공격으로 고래를 관통해버릴 생각이었기에 살짝 당황했다.

그래도 꽤 부숴 먹었으니 더 공격을 퍼부으면 충분히 파괴할 수 있을 테지만..

라티안은 작전대로 고래를 밟고 다시 도약해 조금은 멀어도 함선에서 날아오는 것보다는 가까운 중형 고래를 향해 날아간다.

그리고 날아가는 방향을 등지고 방금까지 공격했던 소형 고래를 마주 본다.

우주라는 특징.

날아가는 방향대로 무한히 날아가기 때문에 이렇게 방향을 회전하더라도 아무런 저항이 없으며, 나아가는 방향은 똑같다.

라티안은 자세를 잡고 등 뒤의 중형 고래를 향해 날아가면서 앞에서 공격해오는 소형 고래의 에너지 덩어리들을 막아낼 준비를 한다.

“ 후우.. 가보자... 베어낼 수 있다.. 베어낼 수 있다...!! “

진화의 중추로 향하던 소형 고래가 살짝 방향을 틀었다고 느껴지는 것은 아마 착각일 것이다.

저 옆에 달린 눈이 라티안을 보고 있는 것은 아마 착각일 것이다.

그러나 확실하게 느껴진다.

저 소형 고래는 라티안을 조준하고 있다.


수많은 광선이 라티안을 향해 쏟아져 온다.

광선.

빛.

라티안도 빛을 사용하기에 분명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 어디.. 누구의 빛이 더 강렬한지 보자고..!!!!! “






화려한 빛줄기가 고래와 고래 사이에서 퍼진다.

분명.. 라티안이 화려하게 저질러 주고 있는 것이리라.

“ 계획대로네. “

피렌은 만족스러운 듯이 웃으며 활시위를 당긴 채로 대기한다.

원래 고래 사냥의 첫 번째는 우주선으로 고래의 측면을 공격하는 것이다.

그렇게 기습공격을 받은 고래는 우주선을 추격하고, 계속 측면에 서 있다면 광선을 발사해 대응한다.

하지만 지금은 상대가 셋.

함선은 한 대.

무조건 불리하므로 피렌은 라티안을 날려 보내 라티안을 하나의 함선처럼 먼저 시선을 끌게끔 유도했다.

그렇게 되면 당연하게도 라티안이 공격받겠지만

괜찮다.

같은 빛이니까.

라티안이라면 분명 이겨낼 것이고, 고래가 함선보다도 월등히 작은 라티안을 추격해 명중시키는 것도 힘들 것이다.

그렇게 소형 고래에서부터 라티안을 노린 광선들은

그대로 쭉 나아가 중형 고래에 적중하고,

공격받은 중형 고래는 소형 고래를 공격. 만약 공격하지 않더라도 라티안이 중형 고래를 타격해 어쨌든 서로의 탄환이 서로를 향하도록 체력을 깎는다.

모든 것이 라티안으로 이루어진 첫 번째 페이즈지만

라티안이 죽거나 라티안이 방향을 실수해 잘못 뛰어오르면 우주로 무한히 날아가지만

라티안의 집중력이 흐트러져 빛이 퍼진다면 그대로 고래에게 공격당해 죽어버리겠지만

그런 무모한 도전도 당당하게 나서준 덕분에 작전이 너무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 피렌. “

-츠즈즈즛...! 파직..! 파지지지직..!!!

자칫 조금만 실수하면 감전당해 가루가 되어버릴 듯한 폭풍 같은 번개 속에서

아리나가 번개와도 닮은 황금빛 머리를 흩날리며 공중에 떠 있었다.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짜릿한 느낌이 드는 그런 살벌한 눈이 피렌을 바라본다.

“ 준비됐어. “

그 살벌한 한마디가 피렌에게는 너무나도 든든하게 느껴진다.

“ 알비스. 준비는 끝났어. 빠르게 접근해서 한 번에 쓸어버리자. “


작가의말

앗 따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적월미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91 382. 과부하 23.12.09 241 0 15쪽
390 381. 절대 풀리지 않을 오해 23.12.08 241 0 12쪽
389 380. 푸른 밤 23.12.08 239 0 13쪽
388 379. 허물없는 사람 23.12.07 242 0 13쪽
387 378. 증거 있습니까 23.12.06 242 0 13쪽
386 377. 왜 살아있지 23.12.06 243 0 13쪽
385 376. 가벼운 토론 23.12.05 240 0 17쪽
384 375. 끝이 아닌 끝 23.12.04 240 0 12쪽
383 374. 감정을 지배하라 23.12.04 240 0 15쪽
382 373. 에너지원 23.12.03 244 0 14쪽
381 372. 한번만 기회를 23.12.02 241 0 14쪽
380 371. 뚫리지 않는 보호막 23.12.01 245 0 14쪽
379 370. 극한의 연계 23.11.30 241 0 15쪽
» 369. 무모한 도전 23.11.29 242 0 13쪽
377 368. 실패와 성공 그 결과는 23.11.28 242 0 14쪽
376 367. 초록 나무 황금 나무 검은 나무 23.11.27 241 0 12쪽
375 366. 학습 23.11.26 241 0 13쪽
374 365. 새로운 연계 23.11.25 241 0 13쪽
373 364. 전투의 흥분 23.11.24 242 0 12쪽
372 363. 계산하지 못한 수 23.11.23 241 0 13쪽
371 362. 살려줄 사람을 찾습니다 23.11.22 241 0 13쪽
370 361. 모든 것에 옳고 그름은 없다 23.11.21 241 0 14쪽
369 360. 다른 은하의 괴물 23.11.20 241 0 13쪽
368 359. 인류와 문명의 속도 23.11.19 241 0 12쪽
367 358. 너무 대놓고 함정인데 23.11.18 241 0 13쪽
366 357. 수상한 지인 23.11.17 241 0 12쪽
365 356. 순진한 남자 23.11.16 242 0 13쪽
364 355. 진화의 중추 23.11.15 242 0 13쪽
363 354. 아이씨 진짜...! 23.11.14 241 0 16쪽
362 353. 함께하고싶은 마음 23.11.13 241 0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