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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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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6.27 19:20
연재수 :
5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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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
글자수 :
3,648,835

작성
23.11.24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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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64. 전투의 흥분

DUMMY

“ 괜찮아요 카린님?!! “

붉은 눈의 기운이 완벽히 사라진 것을 확인한 미야가 카린에게 급하게 달려가다가 한걸음 물러난다.

아직도 자신의 몸에서 스파크가 튀고 있으므로 자칫 접근했다간 카린이 감전당할 것을 우려한 것이다.

“ 하아.. 하아.. 미야..! 아직 끝 아니야..! 밖에도..! “

“ 괜찮아요! 밖에서 둘러싸고 있던 붉은 눈은 전부 제거했어요! “

전부..

..카린을 당황케 만들어 최악의 수를 연속으로 두게끔 했던 많은 수의 붉은 눈을 전부 제거했다고 한다.

“ ...무슨 카린 ‘ 님 ‘ 이야.. 그냥 카린이라 불러 미야.. “

참 한심하다.

가장 늦게 들어온 미야보다도 압도적으로 약한 카린은 그저 짐덩이일 뿐인가..

“ 무슨 소리세요 카린님. 카린님도 저에겐 영원한 스승님이신데. “

이거 참..

날개가 잘려나간 고통에 눈물이 도는 것보다도 이 쪼끄마한 게 한 말이 더욱 카린의 눈에서 눈물이 나오게 만든다.

하지만.. 스승님이라고 하는데 꼴사납게 울 수는 없지.

“ 일어나실 수 있겠어요? “

미야는 손으로 자신의 몸을 털어내고 스파크가 잠잠해진 것을 확인하자마자 바로 카린에게 달려가 몸을 일으켜본다.

“ 카린님... 아니.. 카린.. 괜찮아?! 막 흐.. 흐르는데...! 약 같은 게.. 어디 없나..?! 잠깐 나 우주로 가서 약 좀 찾아보고 올.. “

“ 다르시 괜찮아. 읏..! 아파라... “

앨리스에게 가면.. 이런 엄청난 부상은 고작 이 정도의 부상으로 바뀔 테니..

지금 당장의 고통만 참으면 된다.

-딱.

“ 이거.. 이거 좀.. 읏..! 내 날개에 감아줄래..? “

“ 아 네 카린님! “

카린은 눈앞에 온갖 약병들과 붕대 같은 의료도구들을 아는 만큼 상상해내서 창조한다.

사실 이렇게까지 베여본 적이 없던지라.. 어떤 도구를 써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기에 일단 만든 거지만..

생각해보니 미야도 이건 모를 텐데..

“ 미야님 잠시만요. 여긴 제가 할게요. 제가 있던 행성에서는 제가 치료를 담당했거든요. “

미야가 약병을 살펴보며 이리저리 고민하는 사이에 다르시가 뚜껑을 열어 향기를 맡고 맛을 본다.

그리고 하나의 약을 고르고 붕대와 함께 작은 나무 막대를 들고 카린의 뒤로 간다.

“ 아플 거예요. 참아요. “

“ 끄읏... 읍....!!! 큽..! “

아프지 않으면 정상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엔 정말 어쩔 수 없이 미야의 앞이고 뭐고 눈물이 흐를 수밖에 없었다.

“ 아직 춘향님과 앨리스님은 전투 중이라서.. 이곳은 지금 안전한 것 같으니 가보겠습니다. “

...그쪽도 전투 중인 건가.

아마 레이브 인도자가 말한 케이지라는 인도자와 디엔이라는 인도자를 상대하고 있는 모양이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와중에 폭죽을 보고 바로 합류해준 것에 감사하다고 생각해야 할지

모두가 오지 않고 미야만 온 것에 상황이 굉장히 심각하다고 봐야 할지 모르겠다.

“ 아니 근데 잠깐... 아디나님은 어디 계신 거예요? “

" 미.. 미야. 지금 아디나가 우리를 보내놓고 혼자서 붉은 눈들이랑 싸우고 있어..! “

순간 미야가 흠칫 놀라며 주위를 둘러보지만 방벽 안에서 무언가가 보일 리가 없다.

“ 붉은 눈이요? “

“ 레이브 인도자님이 오셔서 여러분들을 죽이겠다고.. 붉은 눈들을 만들고 가셨어요. 목표는 오직 여러분들이라 저를 노리지는 않았지만.. 저는 인질로 붙잡혀서.. “

미야는...

고개를 들고 자신이 뚫고 지나왔던 방벽을 바라본다.

그리고 다시 카린을 바라본다.

조금 전까지 전투가 펼쳐졌던 이곳까지 포함하면 동시에 세 곳에서 전투가 벌어진 것이다.

어디를 지원 가야 하는 걸까.

어떻게 해야 어느 한쪽이 불리해지지 않고 이길 수 있을까.

“ 어.. 어떻게 하죠..? “

하필 여기 모인 세 명은 자기들이 무언가 정해서 하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다들 어쩌지 못해서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아니 평화의 주시자라는 무거운 직책을 가지는 사람도 이런 걸 못 정하나..?

라는 마음을 담아 다르시를 쳐다보자 다르시는 난감한 듯 두 손을 휘저었다.

“ 저.. 저는 전투 관련해서는 문외한이라.. “

모두가 조금씩 망설인다.

아니 망설일 시간이 없는데도 망설이고 만다.

“ 으으으으으...!! 난 모르겠다...! 가자 미야..! 다르시..! 아웃.. 아파라..! “

“ 어.. 어딜요? “

“ 어느 쪽으로 가게? “

패기롭게 일어난 카린이었지만 잘라버린 날개의 고통에 다시 주저앉아버린 카린이 머리를 긁적인다.

“ 으으 전혀 몰라... 그런데.. 일단 춘향이랑 앨리스잖아? 걔네 둘이라면 어떻게든 하지 않을까? 아디나는 지금 혼자서 수억 마리의 붉은 눈과 전투를 치르고 있으니까 그쪽이 더 위험해 보이는데.. 아디나는 혼자서 치유도 안 되고 말이야. “

물론 수억 마리는 카린이 느끼는 심적 압박감에 비례한 수치겠지만 지금은 그런 건 상관없다.

그냥 위험하다는 의미만 통하면 됐지.

“ 네. 그렇게 해요. 확실히 제가 춘향님과 앨리스님 쪽에 있어도.. 제가 싸울만한 전투가 아니었어요. 아디나님을 구하고, 아디나님과 함께 지원 가죠! “










“ 끊이질 않네...! [일곱번째 펜타클(Seven of Pentacles) - 살아 숨 쉬는 가시]..! “

너무나도 오랜 시간 전투를 펼치고 있다.

그만큼 붉은 눈들은 아디나의 움직임을 학습해버리는 바람에 끊임없이 무기를 교체하며 싸우고 있었다.

[XIV. 절제(Temperance)]로 만든 세상을 가르는 칼날은 물론이고 거대한 도끼도, 한 손 검도, 장검도, 쌍검도, 차크람도, 거대한 주먹도, 철퇴도, 창도, 초승달 검도 전부 학습해버리고 이젠 마지막 남은 가시 달린 채찍으로 붉은 눈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저지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 핫..!! “

아디나가 강하게 채찍을 휘두르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둘렀을 뿐인데도 채찍의 끝은 좌우로 이리저리 움직이며 다가오는 붉은 눈들의 목을 차례차례 휘감아간다.

그리고 40개가량의 붉은 눈이 아디나의 채찍에 의해 활동을 멈추는 순간

채찍의 속박을 뒤로 물러나 아슬하게 피해버리는 붉은 눈이 등장했다.

“ ...벌써 적응하면 곤란한데..! “

‘ 아디나. 이젠 방법이 없어. 저질러버리자. ‘

더이상 참지 못했는지 아디나의 내면에서 오랜 친구인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이 아르카나를 사용하자고 말한다.

진짜.. 할 수만 있다면 [XVII. 별(The Star)]을 통해 상대의 수를 절반 넘게 없애고 싶지만

만약 학습이라도 해버리는 순간, 마나를 채집하고 분석해서 활용이라도 해버리는 순간 모든 전투에서 유성우를 상대해야 할지도 모른다.

“ ...아직.. 근접 무기가 하나 남아있긴 한데.. “

‘ 그건 안돼 아디나. ‘

“ 어차피 내가 죽어도.. 앨리스가 살려줄 테니 괜찮지 않을까? “

‘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안 돼. ‘

어떤 상황에서도 아디나를 위해주는 것이 참 고맙게 느껴진 아디나는 이런 상황에서도 한쪽 입꼬리를 올려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잠깐이라도 좋으니 붉은 눈으로 하여금 잠깐의 변수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그 무기를 사용해야 할지도..


아디나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조금씩..

아주 조금씩 검게 물들인다.

자신의 오른손도 조금씩 검게 물들인다.

‘ ...그만둬 아디나. ‘

“ 괜찮아. 난 견딜 수 있어. 불가능해도 앨리스가 있어. “

‘ 아냐 아디나. 그렇게 안 해도 된다는 뜻이야. ‘

“ ..응? “

그렇게 안 해도 된다..?

그 말뜻을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아디나는 자기도 모르게 뒤를 바라본다.

-파지지지지직..!!!!!

“ 아디나님!! 괜찮으세요?!! “

자신이 달려온 궤적을 따라 강렬한 스파크를 내보내며 달려 나온 미야가 숨을 헐떡이며 다가왔다.

아마도 아까 터졌던 폭죽에 반응해 저쪽에서 먼저 움직인 것이겠지.

“ 난 괜찮아. 애들은? “

채찍을 휘둘러 다가오는 붉은 눈을 베어내고,

고개를 숙여 채찍을 피한 붉은 눈에게는 미야가 검을 강하게 내려찍어 목은 물론이고 몸체까지 부숴버린다.

“ 카린님은 날개를 다치셨지만 다르시님은 괜찮으십니다! 춘향님과 앨리스님은 케이지와 디엔이라는 인도자와 전투 중이에요!! “

그쪽도 전투 중인데 그러는 와중에도 미야를 빼내서 지원을 온 건가...

새삼 8명이 함께 싸우던 때보다 공백이 큰 느낌이 들었다.

“ 다음부터는 모두가 함께 움직일까 미야? “

“ 몰라요! 그런 건 몰라요! 빨리 제거하고 도우러 가죠!! “

긴박한 전투 중에 마음을 다잡고 숨을 고르기 위해 가벼운 말을 던져보았지만

미야에게 그런 건 지금 눈에 들어오지도, 귀에 들리지도 않은 모양이다.

어떤 식으로든 대답하고 오직 앞에 있는 붉은 눈을 깨부수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

...

저거..

위험한데...

“ 미야! 정신 차려! 조금 냉정해져야해! 너 지금 너무 흥분했어! “

“ 네!! 알고 있어요!!!! “

-콰직..!!

아냐... 아니다.

미야는 전혀 모르고있다.

자신이 고속으로 이동하면서 일어난 마찰전기에 자신의 살이 그을리고, 상처가 나고 있는데도 전혀 신경쓰지 않고 초고속으로 달려나가 붉은 눈들의 머리를 움켜쥐고 피할 수 없도록 검을 찔러넣는 모습을 보면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전혀 모르고 있는것이다.

저런 상태가 유지된다면.. 결국..

“ 앗..! “

이렇게 실수가 나온다.

수십번.. 아니 수백 수천번을 강하게 휘두르다보니 자신의 손 상태를 생각하지 못한 미야가 결국 붉은 눈의 공격을 막아내고 반격하려는 과정에서 손의 충격을 신경쓰지 못한 미야가 검을 놓쳐버렸다.

“ 미야!!!! “

아디나는 급하게 달려나가려 했으나

그순간

미야의 분위기가 바뀌는것을 느꼈다.

아니... 바뀌었다고 해야할까

평소 전투 훈련을 하던때의 미야로 돌아왔다고 해야할까

미야는 자신의 작은 체구를 활용해 몸을 굽히고, 붉은 눈이 휘두르는 붉은 에너지를 가볍게 회피한 뒤 바닥에 손을 짚어 양 발로 붉은 눈의 배를 걷어 찬다.

물론 조금도 밀리지 않았지만 그럴거라는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상대를 걷어 차기 위해서 한것이 아닌

미야가 발판으로 삼고 뛰어나가기 위해서였다.

-파지직..!!!

붉은 눈의 복부를 발판삼아 도약한 미야는 공중에 떨어지는 검을 다시 붙잡고, 나아가는 방향에 있던 붉은 눈의 목을 그대로 꿰뚫어버린다.

“ 부르셨나요?!!!! “

아디나에게 대답을 하면서도 미야는 또 붉은 눈 하나를 부숴버린다.

부순다.

또 부순다.

이제는 붉은 눈이 미야의 속도를 학습했는데도 미야는 그 속도보다도 더 빨리 움직여서 움직이지 못하도록 붙잡고

그대로 목을 뜯어버린다.

게다가..

이젠 아예 검을 붙잡는것도 힘든지 멋대로 검을 던졌다가 다시 달려나가 붙잡아 휘두르기까지 한다.


그런건가.

상대가 인간이었더라면 전투로인한 흥분은 실수로 나오고, 그 실수를 노리는 상대에게 반격당해 패배한다.

그러나 지금의 상대는 붉은 눈. 기계다.

기계에게는 그런 순간적인 판단으로 상대의 허점을, 실수를 노리는 기술은 부족하다.

오직 연산된 전투방식으로만 전투하기에 지금 미야의 흥분은 독이되기는 커녕 원동력이 되어 붉은 눈을 학살하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


가장 앞장서서 상대를 부숴버리고, 그 어떠한 상황이 벌어져도 동물적인 감각으로 대응한다.

그냥 대응하는것이 아닌 상대를 부숴버리며 움직인다.

그 어떤 움직임에도 자신감이 넘쳐흘렀으며, 그 특유의 온몸을 활용한 검술은 아디나라도, 춘향이라도 따라하지 못할 것이다.

언제나 전위에서 든든하게 버텨주던 라티안의 제자이기 때문일까.

어린아이같던 미야는 이제 완벽하게 없다고 봐도 될 것 같았다.

“ ...아니야. 다 쓸어버려 미야. “


작가의말

미야! 쓸어버려!


미야! 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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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1 382. 과부하 23.12.09 241 0 15쪽
390 381. 절대 풀리지 않을 오해 23.12.08 241 0 12쪽
389 380. 푸른 밤 23.12.08 23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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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 378. 증거 있습니까 23.12.06 243 0 13쪽
386 377. 왜 살아있지 23.12.06 243 0 13쪽
385 376. 가벼운 토론 23.12.05 241 0 17쪽
384 375. 끝이 아닌 끝 23.12.04 241 0 12쪽
383 374. 감정을 지배하라 23.12.04 241 0 15쪽
382 373. 에너지원 23.12.03 244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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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7 368. 실패와 성공 그 결과는 23.11.28 243 0 14쪽
376 367. 초록 나무 황금 나무 검은 나무 23.11.27 242 0 12쪽
375 366. 학습 23.11.26 241 0 13쪽
374 365. 새로운 연계 23.11.25 242 0 13쪽
» 364. 전투의 흥분 23.11.24 243 0 12쪽
372 363. 계산하지 못한 수 23.11.23 241 0 13쪽
371 362. 살려줄 사람을 찾습니다 23.11.22 242 0 13쪽
370 361. 모든 것에 옳고 그름은 없다 23.11.21 242 0 14쪽
369 360. 다른 은하의 괴물 23.11.20 242 0 13쪽
368 359. 인류와 문명의 속도 23.11.19 242 0 12쪽
367 358. 너무 대놓고 함정인데 23.11.18 242 0 13쪽
366 357. 수상한 지인 23.11.17 242 0 12쪽
365 356. 순진한 남자 23.11.16 243 0 13쪽
364 355. 진화의 중추 23.11.15 243 0 13쪽
363 354. 아이씨 진짜...! 23.11.14 242 0 16쪽
362 353. 함께하고싶은 마음 23.11.13 241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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