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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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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6.27 19:20
연재수 :
5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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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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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48,835

작성
23.12.0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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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75. 끝이 아닌 끝

DUMMY

어느새 상황은 미야가 붉은 눈을 파괴하며 길을 뚫고,

그 길을 앨리스가 달려 도망치며,

도망치는 앨리스를 레이브가 쫓고,

그런 레이브를 저지하기 위해 아디나가 따라가는 꼬리잡기 형식이 되어버린다.

“ 읏.. “

짧은 신음과 함께 눈을 찌푸린 앨리스는 자신의 옆구리에 마나를 집중시키며 상처를 치유한다.

미야가 뚫어놓은 정면을 향해 달려나가다 오른쪽으로 꺾고,

다시 왼쪽으로 꺾는 형태로 근육의 움직임을 미세하게 바꾼 뒤 그대로 정면으로 나아가려는 식으로 여섯 수를 앞서 생각해가며 움직여보지만

상대는 그 모든 움직임을 읽고 한 수 더 앞을 내다보고 있는지 이렇듯 앨리스의 동선을 예측해 가끔 공격을 적중시키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제대로 치유하면서 버텨내고 있지만..

단 한 번이라도 머리를 꿰뚫리고 정신을 잃는다면 그대로 네이렌은 끝이다.

그렇게 거의 날다시피 꽃잎을 타고 공중을 이동하던 앨리스였지만

결국, 앨리스도 사람이다.

사람인 이상 저 기계처럼 연산해서 정확하게 날아오는 공격들을 무조건 피할 수는 없었으며,

이렇게 공격당하고 치유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 읏..! “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수많은 에너지 중에 한 발이 앨리스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미세하게 짧은 시간 동안 그 경로를 파악하고 최대한 몸을 틀었지만

결국, 앨리스는 꽃잎으로 만든 길에서 떨어진다.

“ 앨리스!!! [열번째 펜타클(Ten of Pentacles) - 수호하는 방패] [단 하나의 잔(Ace of Cups) - 맑고도 투명한 물] [XVIII. 달(The moon) - 달빛을 머금은 이슬]...!!! “

“ 앨리스님!!! “

떨어지는 앨리스를 어떻게든 보호하기 위해 방패를 세우고, 치유 능력이 있는 물과 이슬을 앨리스의 머리에 뿌렸고

미야는 어떻게든 시선이라도 끌기 위해 붉은 눈을 공격하던 검을 레이브에게 향했다.

“ 앨리스 괜찮아?! “

앨리스는 다행히도 아디나가 만들어낸 방패에 안전하게 낙법을 취하며 주저앉았다.

-콰쾅!!!

방패에 에너지들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린다.

방패는 어떻게든 버텨내기는 했지만...

얼마 못 버티고 부서지겠지.

“ ..괜찮아. “

앨리스가 이마에서 흐르는 마나를 손으로 닦아내자 마나들은 분홍빛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하얀 꽃잎이 되어 공중으로 날아간다.

“ ..조금만 버티자. 그러면 춘향이 분명 저 보호막을 꿰뚫을 열쇠를 가지고 올 거야. “

분명 춘향이 함께 싸우다가 혼자서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이유 없이 사라질 아이는 아니므로 무언가 돌파구를 찾은 것은 확실했으며,

떠난 지 시간이 꽤 됐으니 슬슬 춘향이 돌아오거나 춘향이 일을 저지를 때가 되었다.

앨리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 아디나.. 나도 나설게. “

“ 으응? “

싸우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 아디나는 조금 당황했다.

어째서 당황했는지 몰라 아디나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앨리스는 순간 아차 싶었다.

앨리스가 진심으로 싸우는 것을

아디나가 본적이 있었던가?

...없지 않나?

“ ...아디나. 아르카나를.. 쓰자. “

앨리스는 가볍게 한 손에 꽃잎을 쥐고

가볍게 불꽃을 만들어 마나의 변환을 보여준다.

아디나는 그런 타오르는 불꽃으로 변한 꽃잎을 보며 눈을 찌푸린다.

“ 너한테 맞지 않는 옷이라는 건 알고 있지? “

앨리스는 아디나의 걱정에 미소로 화답해준다.

“ 지팡이(Wands)만 쓰자. “

상대는 학습한다.

지금까지의 학습하는 붉은 눈과는 다르게 상대는 의지를 갖고, 학습하고 있다.

이미 지금 눈에 보이는 레이브는 앨리스가 가진 생명의 힘에 대한 정보도 가지고 있는 만큼 최소한의 마법을 사용해서라도 확실하게 살아남으며, 제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 알았어. “

아디나가 대답하는 순간

발밑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진동의 시작과 동시에 앨리스와 아디나는 방패에서 뛰어내린다.

-콰콰쾅!!!!!!!!!!!!

정확히 레이브가 지면에서부터 쏘아 올린 에너지가 여섯 번 부딪치자 아디나가 아르카나로 만들어낸 방패가 깨져버렸다.

“ [불의 기사(Knight of Wands) - 꺼지지 않는 불꽃의 수호자] “

아디나의 손에서부터 피어오른 불꽃은 하나의 거대한 새가 되어 공중에서 사방으로 화염을 흩뿌리며 날갯짓을 한다.

그 사이에 꽃잎을 밟고 반대편까지 날아간 앨리스가 자신만의 영역을 퍼트리고 꽃잎을 회전시킨 뒤 모든 꽃잎을 화염으로 바꿔버린다.

“ ...엄청나군.. 케트라시움 같은 매개체도 없이 에너지의 성질을 완전히 다른 식으로 변환할 수 있는 건가. 그 신비한 파란 피도 그렇고.. 자네들의 신체 구조가 궁금해지는군. “

앞에서는 거대한 피닉스가.

뒤에서는 화염 폭풍이 몰아치는데도 레이브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전혀 문제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신의 언어로 만든 에이아 프로젝트의 일부가 진화의 중추의 원동력이 되어 항성에서 받아들이는 에너지를 무한히 변환해 사용하고 있기에 이들이 생각하는 보호막의 에너지를 갉아먹는다는 작전은 결국 실패가 된다.

“ ...음? “

레이브는 손을 들어 화염이 덮치든 말든 앨리스를 공격하려고 하는 그 순간

머릿속에 수상한 감정이 흘러들어온다.

아니.. 감정이 아니다.

하나의 메시지...?

“ ..인간을.. 죽이고 싶지 않다..? “

그리고 레이브가 패널을 조작하지도 않았는데 에너지의 흐름이 차단된다.

그래도 남아있는 에너지라면 이 정도 공격쯤은 충분히..

-콰콰콰쾅!!!!!!!!!!!!!!!!!!!!!!!!!

-쩌적.. 쩍...!

위에서부터 보호막에 떨어진 공격.

거대한 번개.

레이브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우주를 보았다.

우주다.

우주에서부터 이곳을 향해..

정확히 레이브의 머리 위에 번개를 내리꽂아 버렸다.

“ ...무슨..? “

내면에 심어두었던 케트라시움의 에너지가 단 한 번의 공격에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그리고..

눈앞에서, 등 뒤에서 화염이 덮쳐온다.

그리고 레이브의 계산 속에서 지금까지 봐온 저 두 사람은 이런 틈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그 계산이 틀릴 리 없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눈앞에서 아디나가 [여섯번째 지팡이(Six of Wands)]로 만든 타오르는 검을,

뒤에서는 앨리스가 레이피어를 들고 자신이 내뿜은 화염을 뚫고 다가와 레이브를 양쪽에서 찌른다.

타오르는 검에서 불꽃을 피워 그대로 레이브의 몸을 위로 찢어버리고

레이피어에서도 불꽃을 모아 그려내며 레이브의 몸을 아래로 찢어버린다.

-까드드드드득...!!!!

금속끼리 부딪치고, 금속이 달궈지며, 금속이 늘어나는 소리와 함께 레이브의 몸은 그대로 부서져 땅에 떨어진다.

“ 크크크... 뭐. 늦든 빠르든 결국 자네들은 다시 마주하게 될걸세. “

그대로 레이브는 미소를 유지한 채로 죽었다.

..끝인가.

아니..

보호막 하나 없다고 이렇게 쉽게 끝날 상대가 아니라는 것쯤은 아디나도, 앨리스도, 심지어 미야까지도 알고 있다.

“ 모든 붉은 눈이... 움직임을 멈췄어요. 아니.. 움직이기는 하는데.. 공격할 생각이 없대요. “

“ 휴우.. 드디어 춘향이 해냈나 보네.. 앨리스 괜찮아? 조금 무리하지는 않았어? “

아무래도 자신의 마나를 억지로 변형해 불꽃으로 바꿔 전투를 펼쳤으니 몸에 부담이 장난이 아닐 것을 우려한 말이다.

그런 아디나의 배려에 앨리스는 예쁘게 웃어주며 고개를 끄덕인다.

“ 괜찮아.. 견딜 만해. “

견딜만한 건 괜찮은 게 아닌데 말이지..

앨리스가 계속 괜찮다고는 하지만 살짝 걱정되어 앨리스의 이마에 손을 짚어 마나의 흐름을 파악해보려는 그때

앨리스의 뒤에서

정확히 말하면 땅속에서 손이 불쑥 튀어나온다.

아디나와 앨리스, 그리고 미야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땅이 흔들리는 그 순간부터 타오르는 검을, 레이피어를, 한 손 검을 휘두르고

그 정체 모를 손을 베어내기 바로 직전에 아디나가 소리친다.

“ 잠까아아안!!!!?!!!?!!?!! “

“ ...아. “

“ 엣..?! 왜.. 왜요?! “

미야는 마나 탐지를 잘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눈치채지는 못했지만, 앨리스는 확실하게 눈치챘는지 그 손을 쥐고 위로 끌어 올린다.

“ 꺅..! 아팟..! 푸하..! 엣 퉤퉤..! 흙 들어갔어..! “

“ 카린?! 왜 땅속에서 나와?! “

앨리스가 땅에서 수확한 천사 하나를 지상에 내려놓고 이마에 손을 짚어가며 마나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자 카린이 나온 구덩이에서 또 한 명의 흙투성이가 힘겹게 밖으로 기어 나온다.

“ 으으으... 다시는 이런 짓 안 할래요.. “

“ 다.. 다.. 다르시님..?! 아.. 아니 잠깐.. 그보다.. “

미처 다 나오지도 못하고 구덩이의 입구에서 머리를 박고 쓰러져버린 다르시의 등에는 새까만 형태의 무언가가 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검게 물든 마나...

에너지밖에 없는 이 은하에서 검은 마나라고 한다면 오직 단 한 명뿐이다.

“ 춘향..!! 앨리스! 빨리!! “

아디나가 본능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아르카나를 꺼내 들었지만

아디나는 검은 마나를 치유하는 방법은 몰랐기에 급하게 앨리스를 불러온다.

그러자 검게 물들어버린 춘향에게서 또 한 명의 춘향이 튀어나오더니 굉장히 빠르게 말한다.


-크으~ 힘들어! 아직 죽진 않았어! 기절했을 뿐이지! 내면의 영혼들은 내가 억누르고 있으니까 괜찮..


“ 마나.. 마나 내놔.. 마나..!!! “


-으으 또 난리네..! 아무튼, 자세한 건 이 꽃밭들한테 듣고 난 다시 진정시키러 간다!!


“ 꼬.. 꽃밭..? “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춘향이 굉장히 무리했으며, 어쨌든 성공했다는 건 확실한 듯하다.

앨리스가 급하게 다르시의 등에서 춘향을 떼어내 꽃잎을 덮고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구조를 가진 춘향의 몸을 조금씩 치유해내기 시작한다.

“ 카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줄래? “

“ 그으게 있잖아..! 들어봐..! “

카린은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자세하게 아디나에게 말해주었다.

특히나 춘향을 따라가 지하 통로를 통해 걸어 내려간 곳에는 에이아 프로젝트의 일부라는 이상한 이름의 신의 언어로 만들어진 기둥이 있었으며

그 기둥이 이 행성을, 레이브를, 붉은 눈을 움직이는 에너지 그 자체였다고 한다.

그 에너지에 언더테이커가 학습한 신의 언어를 집어넣어 그 사상을 모든 신의 언어가 학습하게 하고, 인간을 죽이고 싶지 않다는 언더테이커의 강인한 마음을 퍼트려 제어권을 가져와 보호막을 해제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말도 빼놓지 않았다.

“ 나 혼자서 붉은 눈을 하나 쓰러뜨렸어...! 날개까지 잘려가면서..! “

“ 아 그래 고생했어 고생했어 잘했다 잘했어 우리 카린 장하다. “

너무나도 과한 정보가 들어왔기에 쓸데없는.. 음.. 쓸데없지는 않지만 어쨌든 지금 당장에 필요 없는 말을 차단하기 위해 아디나는 억지로 카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생각에 빠진다.

레이브..

분명 이곳에서도 싸웠는데

아래에서도 레이브가 있었다고 한다.


-크크크... 뭐. 늦든 빠르든 결국 자네들은 다시 마주하게 될걸세.



자기 자신을 붉은 눈으로 만든 것도 모자라 여러 개체를 만들었다라..

그것이 정상적인 생각으로 가능한 걸까.


-모든 것은 은하의 중심부에 도달하면 알 수 있다네. 물론. 도달할 수 있다면 말이야.


아마.. 은하의 중심부에 레이브의 본체가 있겠지.

그리고 ‘ 일부 ‘ 만으로도 붉은 눈을 만들어버릴 수 있는 거대한 에너지이자 신의 언어. 에이아 프로그램도 함께 있으리라 추측된다.

일부만으로도 이 행성 자체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공급하는 에너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에이아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라면..

...어쩌면..

우리가 찾아야 할 이 은하의 가장 큰 에너지는 고래가 아닌 에이아 프로그램이 아닐까.

“ 은하의 중심부.. “

모르겠다.

과연 아디나가.

과연 네이렌이 은하의 중심부로 향해서 레이브를 이길 수 있을까?

에이아 프로그램이라는 것도 파괴할 수 있을까?

...이건..

인간으로서 가능한 일일까?


더욱 생각을 깊게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레이브라는 사람과 더이상 엮이고 싶지 않았다.


작가의말

마지막 말은 제가 하고싶은 말입니다.

진짜 엮이고 싶지 않네요.

몸에서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느낌이랄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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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1 382. 과부하 23.12.09 241 0 15쪽
390 381. 절대 풀리지 않을 오해 23.12.08 241 0 12쪽
389 380. 푸른 밤 23.12.08 239 0 13쪽
388 379. 허물없는 사람 23.12.07 242 0 13쪽
387 378. 증거 있습니까 23.12.06 242 0 13쪽
386 377. 왜 살아있지 23.12.06 243 0 13쪽
385 376. 가벼운 토론 23.12.05 241 0 17쪽
» 375. 끝이 아닌 끝 23.12.04 241 0 12쪽
383 374. 감정을 지배하라 23.12.04 241 0 15쪽
382 373. 에너지원 23.12.03 244 0 14쪽
381 372. 한번만 기회를 23.12.02 241 0 14쪽
380 371. 뚫리지 않는 보호막 23.12.01 245 0 14쪽
379 370. 극한의 연계 23.11.30 241 0 15쪽
378 369. 무모한 도전 23.11.29 242 0 13쪽
377 368. 실패와 성공 그 결과는 23.11.28 243 0 14쪽
376 367. 초록 나무 황금 나무 검은 나무 23.11.27 241 0 12쪽
375 366. 학습 23.11.26 241 0 13쪽
374 365. 새로운 연계 23.11.25 242 0 13쪽
373 364. 전투의 흥분 23.11.24 242 0 12쪽
372 363. 계산하지 못한 수 23.11.23 241 0 13쪽
371 362. 살려줄 사람을 찾습니다 23.11.22 242 0 13쪽
370 361. 모든 것에 옳고 그름은 없다 23.11.21 241 0 14쪽
369 360. 다른 은하의 괴물 23.11.20 242 0 13쪽
368 359. 인류와 문명의 속도 23.11.19 241 0 12쪽
367 358. 너무 대놓고 함정인데 23.11.18 242 0 13쪽
366 357. 수상한 지인 23.11.17 242 0 12쪽
365 356. 순진한 남자 23.11.16 242 0 13쪽
364 355. 진화의 중추 23.11.15 242 0 13쪽
363 354. 아이씨 진짜...! 23.11.14 241 0 16쪽
362 353. 함께하고싶은 마음 23.11.13 241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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