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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난청 님의 서재입니다.

그 세계에서 소설 내용으로 살아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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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난청
작품등록일 :
2022.12.12 00:01
최근연재일 :
2023.03.16 06:00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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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4
추천수 :
49
글자수 :
484,003

작성
23.01.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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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1화. 알 수 없는 폭발 사고 : 엑텔레스

DUMMY

- 터벅, 터벅.



우리는 그렇게 마차에서 내려 걷기 시작했고, 나는 방독면을 뚫고 느껴지는 퀘퀘한 느낌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 츠으으윽..



네거러트.


엑텔레스의 음지라 불리는 곳의 전경은 생전 처음 보는 느낌의 모습이었다.


지하에서부터 지어올린 높은 고층 건물들로 인해 낮임에도 불구하고, 네거러트의 바닥에 햇볕이 드는 곳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 푸쉬이익..!



오히려 드물게 드는 햇볕 덕분에 주변의 작은 건물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색의 유독 가스들만이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 즈벅, 처벅..



바닥은 넓은 돌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돌 사이에는 포지티아의 하얀 콘크리트와 달리 녹색의 화학 물질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얗던 돌들은 모두 화학 물질과 유독가스에 오염된 듯 검게 물들어 있었고, 그로 인해 화학 물질과 바닥에 깔린 돌에서조차 악취가 날 듯했다.



- 터벅, 터벅.



우리가 네거러트의 바닥을 걸으면 걸을수록 네거러트의 소름 돋는 전경이 우리를 반겼다.



여러 형광색과 녹색, 보라색 빛을 띄는 화학 약품들과, 녹슨 철로 이루어진 기괴한 건축물들.


포지티아를 따라 한 듯한 조잡하고 지저분한 첨단 장치들..


어떻게 본다면 멋진 건축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지금 네거러트의 삭막한 분위기와 소름 끼치는 유독가스들 때문에 기괴한 건축처럼 보이기만 했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며 걸어 다닐 때, 주변을 똑같이 둘러보던 메파레든이 얘기했다.



"와, 여기는 몇 년이 지나도 바뀐게 전혀 없네.."

"예를 들면?"



메파레든은 에실의 물음에 주변을 가리켰다.



"예를 들자면···저기 공중이랑 벽면 곳곳에 검은 철근으로 고정되어 있는 녹색 구체 보이지? 저건 정화 장치인데 내가 몇 년 전에 봤던 것보다도 더 진하게 바뀌었어."



그리고는 총을 어깨에 걸치며 말했다.



"원래 하얀색인데 더 오염된 거지.."



그 뒤 메파레든은 이것저것을 말하며 네거러트에 대해 설명하였고, 우린 그에 네거러트라는 곳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다.



이곳 네거러트는 쉽게 말하면 포지티아에 들어가지 못한 과학자들이 머무는 도시, 즉. 도태된 도시였다.


뛰어난 기술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받으면 포지티아에서 계속해서 나오는 지원금과 시설로 연구를 이어가고, 만약 그러지 못하면, 그곳에서 막노동과 같은 단순한 노동으로 생계 유지를 해야만 한다.


하지만 야먕이 큰 과학자들이나 연구자들은 노동을 하면서 살 생각은 없었고, 결국 포지티아를 떠나 이곳 네거러트로 와 새롭게 연구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원금도, 시설도 갖추어지지 않은 이곳에서 하는 연구들로는 뭐 하나 멀쩡한 것을 만들기 쉽지 않았고, 계속된 실패로 유독 가스와 화학 물질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지금의 네거러트다 이거지."



메파레든이 그렇게 네거러트를 설명하자 이내 세리엘이 그를 부르며 말했다.



"설명은 이제 됐어, 메파레든. 중요한 건 아게라드라는 운전수가 말한 그 수상한 녀석이야. 이 근처에 녀석이 숨어 있을 만한 데는 없어?"



메파레든은 그에 고민하다 주변을 둘러봤고 입을 열었가.



"있죠. 있는데 그 뭐야···"



그리고는 고개를 저었다.



"워낙 많아야지.."



메파레든의 말이 맞았다.


메파레든의 말대로라면 이곳은 무법지대.


즉, 다들 이웃처럼 지내고, 적처럼 지내며 무엇 하나 틀에 박힌 것이 없는 곳이자 어두운 장소이다.


마치 슬럼가처럼 말이다.



심지어 엑텔레스의 지역은 총 두 곳.



포지티아와 네거러트이다.



즉, 그 말은 포지티아를 제외한 곳은 이 거대한 네거러트의 지하이다.


그렇다는 것은 그 남성이 숨을 곳은···



이곳 네거러트의 전체이다.



"하아···미치겠네.."



세리엘은 그렇게 작게 중얼거리고는 이내 다시 기운을 찾으려 하며 말했다.



"우선···1번 마차 주변 여관부터 찾아보자."



---



그 뒤로 한 30분에서 1시간 정도 동안 우리들의 수색이 이어졌다.



뭐···결과는 처참했지만 말이다.



"여기 혹시 금발 머리에 포지티아에서 살 법한 옷 입은 사람이 있나?"


"아니, 그런 사람은 없어..그나저나 방 살 거 아니면 좀 나가 줄래? 정화 장치에서 나오는 깨끗한 공기가 아까워서 말이야.."



"금발 머리? 그런 사람은 없다만..네거러트에서 그 정도로 화려한 사람은 거의 없지.."



"금발에 포지티아..? 생각만 해도 역겨우니 포지티아 말은 꺼내지 마라."



1번 마차 정류장 근처 10개 가까이의 여관을 돌아다니며 방을 수색하고 주인장들에게 물어 봤지만 그 어떤 사람도 금발에 포지티아 풍의 옷을 입을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답하였다.



그에 우리는 조금 아게라드가 의심도 되긴 했지만, 그래도 목숨이 걸린 상황에서 거짓을 고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게 수색을 이어간지 2시간에 다달할 때, 세리엘이 한숨을 내쉬며 걸음을 멈추었다.



"후···됐어. 이제 이 정도면 노력했어. 이제 그만하자."

"나도 딱 그 생각 중이었는데···세리엘."

"나도.."



세리엘의 말에 에실과 메파레든이 그리 말했고, 데르포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뭐야..이대로 포기하는 건가? 설마 임무 포기?'



내가 그렇게 생각하던 중 세리엘이 얘기했다.



"너희도 그렇게 생각 중이었구나? 그래, 이 정도면 발품 팔아서는 많이 찾아봤어. 근데도 흔적 하나 못 찾았으니 이제 방법은 하나 뿐이네.."



임무 포기라···내가 이전 세계에 살았을 때도 일을 포기하는 건 상당히 큰 문제였다.


일을 포기한다는 것은 그만큼 능력이 부족함을 인정한다는 것이니까 말이다.



나는 그에 이 사건이 상당히 큰 규모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에 눈을 감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



"그러게요. 상당히 힘들었어요. 뭐, 아쉽지만 어떡하겠어요."



나는 눈을 뜨며 한숨과 함께 말했다..



"이쯤에서 임무를···포···기.."



하지만 나는 눈을 뜨자마자 뭔가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했다.


베나토르의 4명 모두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뭐지..? 왜 다 나를 저런 눈빛으로..'



그리고 나는 그에 세리엘이 했던 말이 머릿속에 확 떠올랐다.



[이 정도면 발품 팔아서는 많이 찾아봤어. 근데도 흔적 하나 못 찾았으니 이제 방법은 하나 뿐이네..]



잠깐만.



[방법은 하나 뿐이네..]



'설마 그 방법이..'



그리고 그때 세리엘이 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해? 라넬. 빨리 찾아봐."



'나···였어..?'



나는 그에 한숨을 내쉬며 반사적으로 노트와 펜을 아공간에서 꺼내었다.



"···네.."



- 수욱!


- 탁.



그리고는 페이지를 서서히 손으로 넘기면서 생각했다.



'조사에 관련된 녀석이라···그런 녀석은 이제 얼마 없을 텐데 말이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페이지를 넘겨대다, 이내 한 명의 인물이 떠올랐다.



'아, 맞다.'



그리고 노트를 초반 페이지로 다시 옮기며 그 인물의 이름을 찾고는 생각했다.



'이 녀석이 있었지..'



[파르메라]



점성술사 파르메라.


내가 썼던 다크 판타지 소설인 '무너진 세계의 망령들' 속에 나오는 조연 중 하나로 이전에 세르벨, 펠가니스가 나오는 소설과 같은 작품에 출현하는 조연이다.


아마 작중에서는 세르벨과 만난 뒤 세르벨에게서 무언가를 느끼고는 별이 줄어들고 있는 하늘에서 최대한의 빛을 찾아내 점성을 쳐줬던 걸로 기억한다.


이 세계관에서 별, 달과 관련된 능력을 가진 사람은 어마어마한 능력자이자 천재였는데, 파르메라는 그런 능력자였다.


물론 칠흑의 왕이 띄운 검은 달 때문에 별과 달이 서서히 사라져 잊혀져 가는 인재였지만, 그래도 파르메라의 점성술은 상당히 정확했다.



세르벨이 그 덕에 동료들을 만나 펠가니스와 협력했으니 말이다.



뭐, 아무튼, 나는 그렇게 노트의 주의 부분에 있는 파르메라의 이름을 그었고.



- 스윽!



그러자 파르메라의 기억이 내 안에 스며들었다.



[별은···세계가 만든 기적이거든..]

[이제 달과 별이 얼마 없어졌어. 나도 존재의의가 사라지고 있고 말이야.]

[이건 최후의 점성술이야. 너는 내가 만든 마지막 길을 따라 세계를 구해야 해..]



"후우···"



그리고는 한숨을 내쉰 뒤 눈을 떴고, 이내 하늘을 바라보았다.



"별들이 많네.."



분명 낮인지라 하늘에 반짝이는 별은 보이지 않았지만 느껴졌다.


저 안에 숨어 있는 수많은 별들이 말이다.



"별? 갑자기 왠 별..?"

"아니야, 그냥 그리워서 해 본 말이야."



에실이 의아하게 나를 바라보자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고, 이내 오른팔을 올리고는 손바닥을 펼쳤다.



[점성판]



- 피잉!



그러자 내 손이 있는 허공에 마치 마법진과 비슷한 형태의 황금색 점성판이 생겨났고, 난 이내 그것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점성술의 기본이자 전부인 점성판.


점성술을 볼 수 있는 모든 것이 담겨 있는 판이다.



그리고 갑자기 내가 마법과 비슷한 능력을 보여주자 베나토르의 모두는 그것을 보며 놀랐다.



"뭐야, 저거···"

"저건 또 처음 보는데..?"



메파레든과 에실은 그에 속닥거리듯 중얼거렸고, 데르포나는 그저 무표정을, 세리엘은 나를 보며 피식 웃었다.



- 탁, 철컥.

- 틱, 드르륵!



하지만 나는 그에 개의치 않고 양손으로 점성판을 조작하며 점을 치기 시작했다.


이미 내 안에 깃든 파르메라는 한시라도 빨리 점을 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내가 친 점은 딱 한 가지였다.


폭발 사고를 일으킨 범인을 가장 빨리 접할 수 있는 운명.


그 운명을 보고 싶다고.




그렇게 1분째.



- 직.


- 철컥!

- 탁!



나는 그렇게 점성판을 전부 맞추었고, 그러자 이내 점성판의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 틱, 틱.


- 철컥.



- 탁.



그리고 시곗바늘은 이내 한 장소에 멈추었고, 나는 그렇게 맞춰진 점성판을 읽었다.



"현재 있는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곳. 그곳에서 만난 가장 강한 사람이 우리를 이끌것이다..라.."



난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베나토르의 모두에게 물었다.



"혹시 여기 네거러트에서 가장 중요한 시설이 뭐야..?"



그러자 베나토르의 모두는 메파레든을 쳐다보았고, 메파레든은 그에 망설임 없이 답했다.



"중요한 시설? 그거라면···그거밖에 없네. 그 뭐야.."



메파레든은 그렇게 그 시설의 이름을 불렀다.



"화학 물질 정제소겠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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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알 수 없는 폭발 사고 : 엑텔레스 23.01.13 59 1 13쪽
29 29화. 알 수 없는 폭발 사고 : 엑텔레스 23.01.12 64 1 13쪽
28 28화. 알 수 없는 폭발 사고 : 엑텔레스 23.01.11 66 1 10쪽
27 27화. 불법 노예 상회 : 테트리투 23.01.10 67 1 13쪽
26 26화. 불법 노예 상회 : 테트리투 23.01.09 68 1 10쪽
25 25화. 불법 노예 상회 : 테트리투 23.01.08 88 1 11쪽
24 24화. 불법 노예 상회 : 테트리투 23.01.07 72 1 10쪽
23 23화. 불법 노예 상회 : 테트리투 23.01.06 76 1 13쪽
22 22화. 불법 노예 상회 : 테트리투 23.01.05 75 1 11쪽
21 21화. 불법 노예 상회 : 테트리투 23.01.04 82 1 15쪽
20 20화. 죄인 : 레지나드 +1 23.01.03 92 1 14쪽
19 19화. 죄인 : 레지나드 23.01.02 93 1 10쪽
18 18화. 죄인 : 레지나드 23.01.01 93 1 14쪽
17 17화. 심판자들 22.12.31 102 1 13쪽
16 16화. 심판자들 22.12.30 107 1 10쪽
15 15화. 심판자들 22.12.25 104 1 14쪽
14 14화. 심판자 22.12.24 114 1 10쪽
13 13화. 흑막 조사 22.12.23 123 1 11쪽
12 12화. 검술 훈련 22.12.22 123 1 10쪽
11 11화. 검술 훈련 22.12.21 133 1 11쪽
10 10화. 흑막 22.12.20 149 2 13쪽
9 9화. 흑막 22.12.19 160 1 10쪽
8 8화. 트롤 토벌 22.12.18 158 1 10쪽
7 7화. 트롤 토벌 22.12.17 168 1 10쪽
6 6화. 트롤 토벌 22.12.16 202 1 12쪽
5 5화. 기사단 22.12.15 210 2 14쪽
4 4화. 기사단 22.12.14 237 2 10쪽
3 3화. 기사단 22.12.13 29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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