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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난청 님의 서재입니다.

그 세계에서 소설 내용으로 살아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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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난청
작품등록일 :
2022.12.12 00:01
최근연재일 :
2023.03.16 06:00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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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24
추천수 :
49
글자수 :
484,003

작성
22.12.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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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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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2화. 검술 훈련

DUMMY

- 사삭.



훈련장의 바닥 모래를 지르밟는 소리와 함께 일레니아의 동공이 한순간 떨렸고, 난 그것을 놓치지 않고 돌진했다.



- 탁!



그리고는 정직한 교과서 대로 배운 그녀를 속이기 위해 일부러 검을 양손으로 잡고는 크게 오른쪽으로 빼내었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에 그녀는 일말에 의심도 없이 내가 검을 휘두를 거라 생각하며 카운터를 준비했고, 너무나 우직하게 카운터를 하겠다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이내 검을 바닥에 긁으며 돌진 속도를 줄였다.



- 카가가각!!



그러자 내 뒤로 검이 바닥에 끌리며 훈련장의 모래가 흩날렸고, 난 당황하며 몸이 굳은 일레니아를 향해 바닥에 긁던 검을 휘둘렀다.



- 사악!



그러자 모래 먼지가 일레니아를 향해 날아가며 일레니아의 시야를 가렸고, 일레니아는 숨을 참으며 내 기척을 찾아내려 했다.



"시야가 없어지면 오감을 활용해야 하지. 허나 이렇게 모래 먼지로 인해 후각과 기척을 느끼지 못한다면."



- 화앙!



일레니아가 모래 먼지 속에서 내 목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검을 휘두르자 나는 그 검을 피하면서 일레니아의 머리를 향해 검을 툭쳤다.



- 탁.



"두 번."



그에 일레니아가 당황하며 원형으로 검을 강하게 휘둘렀고, 이에 모래 바람이 모두 바람에 휘날려 사라졌다.



"좋아. 방금 원형 베기는 나쁘지 않은 공격이었어."

"후우···후우···"



일레니아는 지속되는 고전에 긴장했는 지 다소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고, 난 그녀에게 쉬는 시간을 줄 겸 조언을 던져 주기로 했다.



"우선 다음번 합에서부터는 검을 휘두르는 타이밍을 1초만 늦춰봐. 그리고 좀 더 동작을 줄여도 돼. 어차피 대검이니 작은 힘에도 큰 충격을 줄 수 있어. 안 맞는 필살기보다는 맞는 평타가 더 낫다는 거야."



그에 일레니아는 호흡을 안정화 시켰고, 내 마음을 이해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만, 검을 다시 들어 올렸다.



남은 시간은 3분.



그리고 이번에는 먼저 일레니아가 내게 돌진했다.



- 스슥, 화악!!



일레니아가 출발한 자리에서는 훈련장의 모래가 모래 바람을 일으켰고, 나는 그녀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했다.



'이번에는..'



내 조언을 들은 걸까. 원래라면 그녀가 검을 움직여야할 타이밍인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꿋꿋하게 검을 바닥으로 내린 채 보여 주지 않고 내게 달려왔다.



'어디로 올지 확신할 수는 없겠군.'



그리고 이내 그녀와 나 사이의 거리가 2보 정도 남았을 때, 나는 그때까지도 별다른 공격을 준비하지 않는 그녀를 보고는 검을 휘둘렀다.



- 화악!



일부러 검을 몸에 붙이며 휘둘러 위력은 약하되, 눈치채기 힘들게 끔 했지만, 그녀는 그것을 간파하고는 재빠르게 몸을 뒤로 뺐다.



- 삭!



그리고는 아래로 내려 숨겼던 검을 위로 들어 올리며 내게 들이밀었고, 난 그제서야 그녀의 공격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찌르기였나.'



첫 합과 같았지만 상황이 완전히 다른 이번 합.



이번에는 내가 검을 휘두른 뒤라 무방비한 상태였고, 뒤이어 그녀가 내게 검을 들이밀었다.


하지만 뭐···안타깝게도..



- 툭.



"···어?"



긴 대검으로 사거리가 긴 찌르기를 시전하는 데도 불구하고 나와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난 그녀가 검을 다 들이밀기도 전에 그녀의 다리를 툭 걷어찼고, 일레니아는 그에 중심을 잃으며 측면으로 쓰러졌다.



- 사락.



허나 나는 그녀가 넘어지기 전 몸을 숙여 그녀의 어깨와 등을 감싸 잡았고, 이내 검을 그녀의 복부 측면에 가져다 대며 말했다.



"세 번."



그리고는 그녀를 다시 일으켜 세워줬고, 나를 멀뚱멀뚱 쳐다보던 그녀에게 말했다.



"네 합에 세 번 죽었다."



난 그렇게 경이로운 듯 나를 쳐다보는 일레니아에게 말했다.



"그리고 전투를 하면서 네게서 부족한 것을 몇 개 찾아냈고 말이지."



일레니아가 알려달라는 듯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난 그에 하나씩 손가락을 피며 말했다.



"우선 하나는 네 동작이 너무나도 정직해. 기본적인 훈련은 잘 받은 것 같지만···기사로 자라오면서 마물들과만 싸웠기 때문인지 페이크나 여타 다른 동작에서 속임수가 전혀 없더군."

"그래서 1초 정도 늦게 검을 휘두르라 했던 거야?"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 적어도 네가 바로 무슨 동작을 취할지 내가 알 수 없으니까 말이다."



남은 시간은 2분.



"그리고 두 번째는 검에 감정을 싣는 경우가 있어. 방금 전투 중 얕은 도발에도 네 검에 감정이 실려 휘두르는 속도가 빨라지거나 힘이 많이 들어가 동작을 바로 예측했다."

"설마..그래서 카운터를 먹은 거야?"

"그래.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더."



난 세 번째 손가락을 올렸고, 그녀에게 말했다.



"분명 검만으로 싸우기에는 부족한 순간이 올 거야. 그러니 평소 체술이나 격투 쪽도 잘 익혀둬."



이것은 세르벨의 조언이다.


세르벨의 시선으로 본 내 조언이 아닌, 등장인물 세르벨이 직접 몸소 겪고 말하는 충고이다.


그에 일레니아도 무언가를 느낀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라넬. 네 덕분에 좋은 경험이 되었어. 너 진짜 강한 애였구나..단장님이랑 전에 대련했을 때보다도 강해 보이는데..?"



당연하지···그때 걔는 중후반부쯤에서 죽은 녀석이고, 얘는 그 세계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녀석이니까.



물론 마지막에 죽긴 했어도 말이지..



남은 시간 1분.



"그런가···그것까지는 잘 모르겠다."



난 그렇게 답하고는 마지막 남은 1분의 시간을 짜내서 일레니아에게 세르벨의 검술을 보여주기로 했다.



"그나저나 좀 갑작스럽지만 마지막으로 짧게 너가 목표로 해야 하는 검술을 보여 줄게."

"응? 그래! 나야 좋지."



그에 일레니아가 약간 당황했으나 고개를 끄덕였고, 자리에 앉아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후우···"



그리고 나는 숨을 내쉬며 검을 잡고는 검술을 펼쳤다.



- 사삭.



[00 : 45]



- 확!



정직한 수직베기.


하지만 휘두르기 전까지 정말 수직으로 베는 것인지 확신할 수는 없었고, 동작은 짧고 굵었다.



[00 : 43]



- 사삭, 화악!



화려한 사선 올려 베기.



수직 베기와 별다를 건 없었으나 한 발을 내딛으며 힘이 실린 검은 더 빨랐고, 넓은 범위를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베었다.



[00 : 42]



- 착!


- 후웅!



강력한 원형 베기.



사선 올려 베기의 관성으로 회전하며 중간에 검을 바로잡아 베는 참격은 묵직하면서도 신속했고, 군더더기 없는 동작이었다.



[00 : 41]



- 스륵.


- 후욱!



원형 베기에서 빠르게 검을 가슴 쪽으로 모아 파고 들어가는 찌르기는 길고 강력했고, 이어서 바로 찌르기로 박힌 검을 뽑으며 라넬은 검을 반원으로 휘둘렀다.



- 솨악!


- 후웅!



정직한 수직베기부터 우아한 호선베기까지.



라넬이 보인 검술은 마치 하나의 초식을 보는 듯한 정립된 검술 같으면서도 그 안에서 형식에 벗어난 동작들이 보였다.



라넬의 검술은 우아했고, 아름다웠으며 과격했고, 파괴적이었다.


어느 곳은 잔잔했고, 어느 곳은 출렁거렸으며, 어딘가는 비어 있고, 어딘가는 꽉 차다 못해 넘쳐흐를 만큼 강했다.



다른 사람이 보았다면 잘 모를 수도 있다.



일레니아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저 그런 검술이지만 힘의 강약 조절을 잘했다, 정도로 넘어갈 만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일레니아는 라넬의 검술에서 수많은 전장과 사선을 넘어온 쓸쓸한 모습을 비춰 보았고, 그에 일레니아는 라넬이 어째서 그리 강한지를 예상할 수 있었다.



이전 헤나에게 들었던 수천 만이 죽아가는 전쟁을 하는 이세계의 이야기.



'그런 곳에서 라넬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일레니아는 라넬이 대단하게 느껴짐과 동시에 그의 검술에서 무언가 말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꼈고, 라넬은 그것을 아는 지 모르는지, 검술을 마치고는 일레니아에게 말했다.



[00 : 30]



"어때? 잘 봤지? 앞으로는 아마 못 보여줄 거야. 음···더 보여줄 게 있다면 나아가서는 이런 검술도 써볼 수 있거든?"



라넬은 대검을 한 손으로 쥐고는 완벽한 수평으로 검을 휘둘렀다.



[요동치는 파도]



- 화아악!!!



그러자 라넬이 검을 휘두른 궤적의 주변으로 강한 바람이 불었고, 일레니아는 그에 몹시 놀랐다.



"이런 거나.."



[베이는 소나기]



- 확확

- 콰드득!



라넬이 정면을 향해 십자로 강하게 검을 두 번 휘두르자, 검기처럼 뻗어 나간 공기가 훈련장의 모랫바닥을 조금 패었다.



"이런 것들을 말이지. 처음에 보여줬던 것처럼 동작하다 보면 어느샌가 할 수 있게 되어있을 거야."



[00 : 06]



"네 말대로 너는 재능 있는 아이니까, 기대해도 되겠지?"



[00 : 03]



"응. 믿고 있어 봐. 언젠가 네가 꼭 놀라게 해줄 테니까."



[00 : 01]



"그래.."



[00 : 00]



그렇게 모든 것을 알려주고 빙의가 끝나자.



- 캉!



난 그 즉시 바닥에 검의 앞부분을 떨구며 무기 진열대를 향해 대검을 끌고 갔다.



'진짜 신기하다니까. 이 무거운 걸 어떻게 들고 다닌 거야..?'



막 한 손으로도 휘둘렀었는데···말이 안 되네 말이..



그렇게 일레니아와 나는 다사다난했다면 다사다난했던 검술 훈련을 마치고, 복귀했다.


뭐, 사실 그 뒤로 일레니아는 오늘 본 것을 잊기 싫다면서 계속 훈련을 했고, 내게 그것을 봐달라 했었다.



물론 빙의가 풀려서 봐주면서도 별다른 지적은 안 했지만, 그런 일반인인 나로서도 일레니아의 검술이 짧은 시간 내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뿌듯하면서도 오늘 검술 훈련을 다행이 잘 넘겼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일레니아는 그날 저녁까지 검을 휘두르다 하루가 끝났고, 우리는 이내 다음날을 맞이했다.



페르타 마을 근처의 트롤 소굴 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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