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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난청 님의 서재입니다.

그 세계에서 소설 내용으로 살아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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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난청
작품등록일 :
2022.12.12 00:01
최근연재일 :
2023.03.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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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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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8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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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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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7화. 심판자들

DUMMY

이곳 아카디아에서 지나게 된 지 약 이틀이 지났다.


이곳에서 지내면서 느낀 것은···음···뭐랄까.


마치 지구에서 회사를 다니는 기분이었다.



아카디아의 모든 심판자는 예전 사회에서의 직장인과도 같았다.



중앙의 광장이나 여타 다른 잔디가 깔린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누군가는 하루에 저무는 해를 보며 일상을 마무리하고, 퇴근할 사람은 퇴근을.


아카디아를 숙소처럼 사용해 잘 사람은 이곳에서 잠을 자는 등 마치 체계적이고 자유로운 회사를 보는 기분이었다.


이곳의 일과는 이러하다.


아침에 출근 및 기상을 한 후 먼저 거대한 로비에 있는 접수대로 이동한다.


그리고 모든 심판자들은 그곳에서 개인 및 팀에게 들어온 임무를 살피고, 임무가 있다면 그것을 수행.


없다면 로비의 식당에서 휴식, 혹은 아카디아에 남아 행정 및 잡다한 업무를 돕거나 다른 심판자들의 양성을 한다.


여기서 하는 양성이란 새롭게 입단한 심판자들에게 이것저것을 가르치거나 아직 순위가 낮은 심판자들에게 전투 및 심판자로서의 행동 매뉴얼을 가르치는 것이다.


물론 그러다가도 임무가 생기면 즉각 출발하고, 임무를 마치고 나면 그것을 보고한 뒤 자유로운 시간을 가진다.



때에 따라 하루 이틀로 안 끝나는 임무들도 있다는 것 같고, 위에서 내려온 지시가 절대적인 것 같다.



"대체 누가 이런 곳을 만든 걸까나.."



- 덜컥.



내가 그렇게 생각하던 도중 내 방의 문이 열렸고, 잿빛 갈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작은 남자 엘프가 나타났다.



메파레든이었다.



"어이! 포로. 밥 먹으러 가자!"

"그, 내 이름은 라넬인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지금은 포로인데. 안 그래? 데르포나?"



그에 옆에 서 있는 거대한 남성 데르포나가 중얼거렸다.



"맞다."



'아니 애초에 적이 아닌데 왜 포로냐고..'



내가 그렇게 생각하던 때 메파레든이 내게 말했다.



"그래서 저녁밥 안 먹어?"



난 그에 고개를 저으며 방문을 향했다.



"아뇨..먹으러 가죠.."



그렇게 나는 그들을 따라 방을 나섰고, 이내 메파레든, 데르포나와 같이 식당을 향해 나아갔다.



- 저벅, 저벅.



이곳에서는 지나다니면서 많은 심판자를 만날 수 있다.


물론 나는 식사를 할 때 외에는 나갈 수가 없다.


관찰당하는 입장이다 보니 그런 걸까, 전에 산책이라도 할 까하고 한 번 나갔다가 방문 앞에서 메파레든의 총구가 내 머리를 겨눈 적이 있어서 그제서야 감시가 아니라 감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뭐, 그래도 화장실과 식사를 하러갈 때는 데려다 주니 나쁘지만은 않다. 마치 군대에서의 주말 같달까..'



아무튼, 그렇게 식사를 하러 나갈 때 잠시 지나가는 심판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심판자들은 다양하다.


생김새도 그러하지만 무기도 각자 창, 검, 방패, 총, 활 등 여러 가지 무기를 들고 다니고, 간간이 무기를 안 들고 다니거나 처음 보는 무기들을 들은 자들도 있다.


다만 그렇게 다양한 심판자들도 공통점이 있었는데, 내가 알게 된 공통점은 두 개이다.


하나는 모든 무기가 은색으로 된 무기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모두 눈 아래에 'I' 모양의 문신이 있다는 것이다.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은 'I'가 세 개 나열된 'III' 문신.


그리고 가끔 보이는 것이 두 개가 나열된 'II' 문신.


그리고 세리엘에게서 보았던 'I'가 한 개만 있는 'I' 문신.


여태 'I'가 한 개만 있는 인원은 세리엘 말고는 본 적이 없다.


또 신기한 것은 그 문신이 모두 눈 아래에 있다는 것인데 왼쪽 눈 아래에 있는 자들도 있고, 오른쪽 아래에 있는 자들도 있다.



나는 궁금증에 로비로 이동하던 중 메파레든에게 물어보았다.



"저기 메파레든. 궁금한 게 있는데, 심판자들의 눈 아래에 I 문신이 뭔지 알려주실수 있나요..?"

"..뭐?"



그에 메파레든과 데르포나는 정말 의아하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고, 이내 역으로 내게 물었다.



"너, 정말로 이게 뭘 뜻하는지 몰라..?"



메파레든은 자신의 오른쪽 눈 아래에 있는 II 문신을 가리키며 말했고, 나는 그에 고개를 끄덕였다.



"예..정말 몰라서 물어보는 거에요."



'그렇게 유명한 거였나..?'



그에 메파레든은 정말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헛웃음을 짓고는 내게 말했다.



"진짜 전이자인가 보구나.."

'예..진짜 전이자 맞는데요..'



"알았어. 알려줄게."



이후 식당으로 가며 메파레든이 한 말을 정리하자면 이러했다.



- 모든 심판자는 자신에게 걸맞은 순위를 지정받는다.


- 모든 심판자들은 눈 아래에 자신의 순위에 맞는 'I' 형 문신을 새겨야 한다.


왼쪽은 상위, 오른쪽은 하위로 만약 왼쪽 눈아래의 II 문신은 두 자리 대의 상위권. 즉 10위 이하, 50위 이상이라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오른쪽 눈 아래의 I 문신은 한 자리대의 하위권. 즉, 6위 이하 9위 이상의 심판자라는 뜻이다.


- 모든 심판자 중 1자리 대의 순위를 지정받은 인원은 심판석이라 불리며 심판회의 수뇌 역할을 한다.


- 모든 심판자들의 심판석의 회의를 통한 임의적인 순위 지정 혹은 반년에 한 번씩 있는 순위 변경 평가를 통해 순위를 교체한다.



즉 그러하다.



메파레든은 현재 오른쪽 눈 아래에 II 문신이 새겨져 있다.


그렇다는 것은 하위권.


메파레든의 심판자 순위는 50위 이하, 99위 이상이라는 것이다.



"이제 이해 됐지?"



난 메파레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메파레든은 어떻게 이걸 모르냐면서 중얼거리더니 로비로 들어갔다.



'뭐야..'



메파레든에게 심판자에 대한 설명을 듣다 보니 우리는 어느새 거대한 광장을 지나 로비에 도착한 상태였고, 나는 그에 메파레든과 데르포나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그들이 앉은 5인용 테이블에는 세리엘, 에실이 이미 앉아 있는 상태였고 테이블 위에는 5명분의 식사가 나와 있는 상태였다.



- 탁.



이내 메파레든과 데르포나가 자리에 앉자, 나도 빈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메파레든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라넬 쟤, 아무리 봐도 일반인 맞는 거 같다.."

"메파레든, 그건 여기 있는 모두가 이미 아는 사실이야..애초에 마력이 없다는 데 어떻게 악마 숭배자랑 관련이 있겠어.."



에실은 그리 말했고, 나는 이내 생각했다.



'그럼 나를 왜 가둬두는데···'



그에 세리엘이 테이블에 놓인 스테이크를 포크로 찍은 뒤 바라보며 말했다.



"뭐, 내가 피맛을 봤을 때부터 이미 증명된 거긴 한데···뭐 어떡하겠어. 심판석에서 우리보고 주의해서 관찰하라는 데 말이야."



'관찰이 아니라 감금이지만 말이지..'



"그리고 뭐, 나는 마음에 들어."



세리엘은 그에 눈을 작게 뜨며 옅은 미소로 나를 바라보았다.



"계속해서 채워지는 주스통을 데리고 다니는 기분이니까 말이야."



그에 나는 세리엘의 눈을 피하고는 지난번의 흡혈을 기억하며 오싹한 기운을 느꼈고, 데르포나의 뒤로 숨어들었다.



"정작 본인은 무서워하는 것 같지만 말이지.."



에실은 그에 피식 웃는 표정으로 나를 보며 얘기했고, 세리엘은 그에 포크로 찍어놓은 스테이크를 먹으며 말했다.



"뭐, 어떡하겠어! 저렇게 맛있는 피는 난생 처음 먹어보는데 뭐···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이 스테이크에도 뿌려 먹고 싶은 기분이란 말이지.."



난 그에 데르포나의 옷깃을 잡고는 고개를 저었고, 데르포나가 그에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본인은 싫다는..군.."


"그래도 라넬, 저 녀석이 그냥 피만 좋아하는 꼬맹이로 보여도 말이지? 무려 심판석 6석에 자리하는 사람이니까 잘 보여두면 좋을 거다?"



메파레든은 그렇게 내게 속삭이고는 식사를 시작했고, 이내 에실과 데르포나도 식사하기 시작하였다.


그에 나도 서서히 데르포나에게서 떨어지며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메뉴는 육즙이 가득 차보이는 스테이크와 샐러드, 스프였고, 생각보다 맛있었다.



그렇게 식사를 하던 중 세리엘이 입을 열었다.



"아, 그러고 보니 내일 새롭게 임무가 생겼더라."

"임무..? 무슨 임무?"



그에 에실이 의아해하며 물었고, 세리엘은 그에 한 현상수배지를 테이블 가운데로 들이밀었다.



"레지나드..? 어, 얘 걔아니야? 저번에 모험가 길드 접수원 살인사건 때 용의자였는데 증거가 없어서 풀려났던 걔잖아."



메파레든의 말에 세리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아. 근데 결국 이번에 또 마음에 안 드는 무언가가 있었는지, 이번에는 모험가 길드 지부 하나 하고 주변 일대를 그냥 박살 내버렸더라고.."


'길드하고 주변 일대를 전부···'



이전에 기사단에 있을 때 일레니아에게 들었었다.


모험가라는 낭만적인 존재들과 그들에 대한 정보를 말이다.



모험가 길드에 소속되어 길드로 오는 의뢰들을 수행하고, 그만큼 보수를 받아 가는 자들.


일레니아는 다소 무식하고, 이상한 놈들의 집단이라고 했지만, 그만큼 재미있고, 낭만 있는 녀석들. 이라고도 말했다.



그런 모험가들 중에서는 총 8개의 등급이 있는데, 일레니아는 이렇게 설명했었다.



우선 가장 높은 다이아몬드 등급.



세계에 총 9명밖에 없다고 하고, 그들은 전투와 생존에 특화된 최상위권의 모험가라고 한다.


일레니아는 '아마 단독으로 고위 마물과도 견줄 수 있지 않을까?' 라고 했었다.



그 다음은 백금 등급.


흔히 기사단장 급이라고 하며, 다이아 등급에 비하면 많은 숫자이지만, 아마 나라당 10명 가까이 밖에 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그 아래로는 금, 은, 동, 철, 백자, 가죽으로 이루어져 있고, 나열하자면 이러하다.



다이아 - 백금 - 금 - 은 - 동 - 철 - 백자 - 가죽



참고로 우리가 해치웠던 트롤은 금 등급 모험가 정도가 손쉽게까지는 아니어도 단독으로 해치우는 정도라고 한다.



'그나저나 일레니아..잘 지내고 있으려나···'



갑자기 일레니아에 대한 생각을 하니 그녀의 안부가 궁금해졌으나 어차피 확인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나는 그냥 궁금한 내용이나 묻기로 했다.



"그나저나···그냥 궁금해져서 그러는데 혹시 백금 등급은 어느 정도로 강력한가요? "



그에 모두가 턱을 잡고 허공을 보며 고민하였고, 이내 데르포나가 입을 열었다.



"내가 전에 봤던 백금 등급인 모험가는···상급 마물인 와이번 정도는 혼자 잡았었다."



'와, 와이번..'



내가 그렇게 감탄하고 있을 때 에실도 무언가를 떠올린 듯 얘기했다.



"음···내가 모험가로 활동했을 때도 그러네..백금 등급 중에서 좀 쌘 녀석들은 상급 마물 정도는 혼자 잡았었고, 아무리 약했어도 중상급은 손쉽게 잡았었지."



'그럼 내가 잡았던 트롤을 손쉽게 잡았었단 거네..'


'세르바노트와 비슷한 정도···아니 조금 더 약하려나..'



그때 세르바노트로 트롤을 잡는데 오래 걸렸던 이유는 양손검이었기 때문에 혈도술을 빨리 쓰지 못해서도 있었고, 분노의 감정 때문에 고통을 주느라 일부러 늦게 잡은 것이었다.



'아무튼 앞으로 주의해야겠군.'



중간보다 조금 더 뒷부분에 위치한 세르바노트가 이 세계에서는 100명 안에 꼽히는 강자인 것 같다.


그러니 더 뒤로 갈수록 이 세계에서는 많이 위험한 수준인 것은 확실하고, 마찬가지로 세르바노트보다도 강한 자가 많으면 100명 가까이, 혹은 그 이상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니 말이다.



"왜, 라넬? 걱정되니?"



내가 그렇게 고민하던 때에 세리엘이 내게 물었다.



"아, 걱정···되죠. 저는 잘 실감이 안 나긴 하지만 듣기로는 백금이면 어마어마한 강자인 것 같으니까요."



그에 자리에 앉은 4명의 인원이 모두 피식 웃었고, 이내 메파레든이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쿡쿡, 그렇다는 데요? 우리 리더님?"

"어떡합니까, 리더. 우리 백금 같은 강자를 만나버려서.."



에실은 세리엘을 보고는 그렇게 말했고, 이에 세리엘은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괜찮아..어, 괜찮아..!"



그에 나 혼자 무슨 상황인지 잘 이해를 못하다 보니 이내 옆에 있던 데르포나가 내게 말했다.



"라넬. 걱정할 필요 없다.. 네 앞에 있는 우리 리더.. 세리엘. 저 사람은···"



그리고 이내 충격적인 얘기가 내 귀에 들렸다.



"다이아 등급 모험가를 죽인 경력이 있으니까 말이다."



난 그에 의아함과 동시에 공포로 인해 침을 삼키며 되물었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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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 알 수 없는 폭발 사고 : 엑텔레스 23.01.14 59 1 11쪽
30 30화. 알 수 없는 폭발 사고 : 엑텔레스 23.01.13 59 1 13쪽
29 29화. 알 수 없는 폭발 사고 : 엑텔레스 23.01.12 64 1 13쪽
28 28화. 알 수 없는 폭발 사고 : 엑텔레스 23.01.11 66 1 10쪽
27 27화. 불법 노예 상회 : 테트리투 23.01.10 67 1 13쪽
26 26화. 불법 노예 상회 : 테트리투 23.01.09 68 1 10쪽
25 25화. 불법 노예 상회 : 테트리투 23.01.08 88 1 11쪽
24 24화. 불법 노예 상회 : 테트리투 23.01.07 72 1 10쪽
23 23화. 불법 노예 상회 : 테트리투 23.01.06 75 1 13쪽
22 22화. 불법 노예 상회 : 테트리투 23.01.05 75 1 11쪽
21 21화. 불법 노예 상회 : 테트리투 23.01.04 82 1 15쪽
20 20화. 죄인 : 레지나드 +1 23.01.03 91 1 14쪽
19 19화. 죄인 : 레지나드 23.01.02 93 1 10쪽
18 18화. 죄인 : 레지나드 23.01.01 93 1 14쪽
» 17화. 심판자들 22.12.31 102 1 13쪽
16 16화. 심판자들 22.12.30 107 1 10쪽
15 15화. 심판자들 22.12.25 104 1 14쪽
14 14화. 심판자 22.12.24 114 1 10쪽
13 13화. 흑막 조사 22.12.23 123 1 11쪽
12 12화. 검술 훈련 22.12.22 123 1 10쪽
11 11화. 검술 훈련 22.12.21 133 1 11쪽
10 10화. 흑막 22.12.20 148 2 13쪽
9 9화. 흑막 22.12.19 159 1 10쪽
8 8화. 트롤 토벌 22.12.18 158 1 10쪽
7 7화. 트롤 토벌 22.12.17 167 1 10쪽
6 6화. 트롤 토벌 22.12.16 202 1 12쪽
5 5화. 기사단 22.12.15 210 2 14쪽
4 4화. 기사단 22.12.14 237 2 10쪽
3 3화. 기사단 22.12.13 29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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