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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가™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최강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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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가™
작품등록일 :
2019.01.02 23:52
최근연재일 :
2020.03.13 18: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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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96,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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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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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281화 어제의 악몽이 다시?

DUMMY

휘수와 알카디우스의 뜻밖의 새벽 데이트가 잘 마무리 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동생들에게 어젯밤에 이어 한 소리 듣긴 했지만 어찌어찌 잘 넘어갔다.

두 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어제의 기억은 깨끗이 잊은 채 각자 출근을 했지만, 알카디우스는 좋은 생각을 떠올리기 위해 쉴 새 없이 두뇌를 회전시켰다.


‘휘수가 다시 미소를 되찾았지만, 언제 다시 잃어버리게 될지 몰라. 좀 더 확실하게 휘수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9시까지 출근하여 현재 오전 종료를 알리는 11시를 지나가고 있는 상황. 이때까지 끊임없이 생각해봤지만 뾰족한 수는 전혀 떠오르지 않고 있다.


“알카디우스 씨.”


어찌나 깊이 생각에 잠겨 있었던 걸까? 팀장이 다가와 말을 건네는데도 아무런 미동을 보이지 않을 정도다.


“알카디우스 씨!”

“네, 네! 팀장님, 부르셨나요?”


한 번 말해서 딱 알아들으면 얼마나 좋아. 꼭 지금처럼 언성을 높여야 알아듣나? 팀장이 잠시 알카디우스를 노려보았다.


“오늘따라 컨디션이 안 좋은 거야? 출근할 때부터 멍한 표정이 심상치 않은데?”

“아, 아닙니다. 개인적인 일인데 잠깐 생각에 잠긴다는 게 그만······.”

“지금 회사가 얼마나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데 딴 생각이라니, 말이나 될 법한 소리야? 업무 능력 뛰어나다는 칭찬 몇 번 들었다고 이렇게 나태해지는 건 곤란해?”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 때문에 팀장님 속상하지 않으시도록 각별히 주의하겠습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것도 모자라 허리를 90도 가까이 숙이며 사죄하는 알카디우스의 모습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모이기 시작했고, 졸지에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된 팀장은 멋쩍은 듯 몇 번 헛기침과 함께 최대한 목소리를 누그러뜨렸다.


“그, 그렇게까지 사죄할 필요 없어. 누가 보면 엄청 큰 사고 친 줄 알겠네. 다음부터 그러지 말라는 뜻에서 가볍게 한마디 해준 걸 가지고······.”


한순간에 악질상사로 낙인 찍히는 것만큼 비참한 게 또 있을까? 얼른 수습을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야 했다.


“됐어. 그 얘기는 그만하고 회의실 예약했지?”

“네. 2번 회의실로 예약했습니다.”


아무리 휘수에게 온 정신이 쏠려 있어도 수행해야 할 업무는 잊지 않고 있던 알카디우스였다.


“좋아. 바로 내려가자.”


팀장과 대리, 사원, 그리고 알카디우스까지, 총 네 명으로 구성된 영업 2팀의 회의가 시작되었다. 빔 프로젝트 전원이 켜지고 정성껏 제작한 PPT가 켜지고, 회의라면 다른 날에도 자주 했는데, 이번 주제는 제법 무거운 것인지 다들 긴장하는 빛이 역력했다.


“최근 우리 회사를 살펴보면 딱 이 말이 딱 들어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하는 일마다 잘 되리라.”

“옳으신 말씀입니다, 팀장님.”


팀장의 엄숙한 말로 회의의 스타트를 끊고, 대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쳐주었다.


“알카디우스 씨의 활약이 정말 눈부셨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이어들마다 알카디우스 씨의 유창한 외국어 실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지 않았습니까?”


해외바이어를 만나 미팅을 하고 계약서에 사인을 받아내기까지, 그 과정에 알카디우스의 활약을 절대 빼놓을 수 없어 사원이 불쑥 끼어들었다.


“그 말도 맞습니다, 팀장님. 입사한 지 1년도 안 되어 풋내기라 불릴 만도 한데, 바이어 앞에서 때로는 공손하게 때로는 당당하게, 이게 어디 보통 일이겠어요?”

“대, 대리님.”


회의가 아니라 자신을 한껏 추켜세워주는 자리가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다. 당장 알카디우스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어허! 그게 어디 알카디우스 씨 혼자 활약이야? 우리 영업 2팀, 나아가 회사의 모든 구성원이 피땀 흘리며 노력한 덕분이지!”


입사한 지 1년도 안 된 풋내기 사원을 너무 띄어주면 분명 자만심에 푹 빠지고 말리라. 팀장이 당장 버럭 소리쳐서 대리와 사원의 입을 꾹 다물게 했다,


“어쨌든! 무수한 계약 건이 모두 성사되어 회사 규모가 굉장히 커지고 있어. 이번에는 다른 경쟁 회사들도 고전한다는 지역으로 도전장을 내밀게 되었지. 북유럽, 정확히는 스칸디나비아반도 세 나라,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PPT에 나타나 있는 스칸디나비아반도 지도에서 유독 노르웨이가 크게 확대되었다.


“우리의 목표는 이곳 노르웨이. 최근 북유럽 일대에 불어닥친 유례없는 강추위에 허둥지둥 방한 제품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대한민국 제품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 북유럽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노르웨이 유통회사 크로노와 파트너만 될 수 있다면, 차후 스웨덴, 핀란드와의 연쇄 계약도 꿈은 아니게 될 거야.”


북유럽의 돌아가는 사정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PPT도 종료되었다.


“어제 날짜로 크로노의 대표님이 입국하셨고, 오늘 오후 2시에 접대가 있을 예정이야. 다들 복장에 한 번 더 신경 쓰도록 하고, 대표님이 음주를 즐기지 않으셔서 아마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테니 접대가 끝나면 이대리와 박사원은 방한 제품 생산공장으로 내려가서 라인 실사 대비하도록.”

“알겠습니다.”


팀장의 시선이 알카디우스에게 향했다.


“알카디우스 씨는 평소처럼 공손하게 바이어 수행에 만전을 기하도록.”

“알겠습니다.”

“단, 이번만큼은 만만치 않을 테니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고.”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외부보다 내부의 적이 더 위험하다는 말 알지?”


팀장의 말이 대체 무슨 뜻인지, 통 이해가 안 되는 알카디우스.


“크로노 대표님, 우리와 같은 한국인이야.”

“한국인······.”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니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다 뒤통수 호되게 맞는 애들 내가 여럿 봤어. 알카디우스 씨, 꼼꼼한 성격은 잘 알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해준 말이니 잘 새겨들어. 항상 긴장하고.”


그러고 보니 해외바이어를 여럿 상대해보긴 했지만, 한국인을 상대로 해본 적은 없었다. 그제야 팀장의 말에 이해가 가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럼 맡은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주기 바란다. 이번 북유럽 시장 공략만 성공하면, 회사가 정말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커질 거야. 그 중심에 우리 영업 2팀이 서 있어 보자고!”


******


오전 업무는 적당히 마무리되고, 모든 영업 2팀 구성원이 노르웨이 유통회사 크로노 대표를 맞이하러 나갔다.

접대 장소로 예약해놓은 고급 한정식집 앞에서 한 10분 정도 기다렸더니.


“저기 오시는군. 대표님!”


주차장으로 고급 세단이 들어오고, 운전사가 내려 뒷좌석 문을 열어주자 고급 남색 정장의 건장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눈에 봐도 값이 상당히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고급 정장은 그만두고, 당장 불꽃이 나올 것처럼 강렬한 눈동자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져 영업 2팀 구성원 모두 고개를 숙이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였다.


‘앗! 저, 저 사람은?!’


영업 2팀에서 화들짝 놀라며 가장 먼저 고개를 들어버린 알카디우스. 어디 사원이 예의 없게 뭐하는 짓이냐며 불호령이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지만, 알카디우스는 크로노 대표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트, 틀림없어! 어제 도서관 흡연부스에서 휘수와 함께 있던 사람! 휘수의 친아버지!’


이렇게 환영해줘서 고맙다, 내 이름은 현진서라며 명함과 함께 인사를 건네는 크로노 대표는 놀랍게도 어제 휘수와 한바탕 소동을 벌였던 친아버지 현진서였다.


“알카디우스 씨?”

“······.”

“알카디우스 씨!”

“네, 네!”


중요한 자리에서 바이어 얼굴에 시선을 꽂은 채 넋을 잃고 있다니! 당장 팀장의 고함이 터져나왔고, 그제야 알카디우스도 허둥지둥 자세를 바로 했다.


“오늘 아침에도 그러더니,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정말 어디 몸이라도 안 좋아?”

“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지금이라도 안 늦었으니 몸 아프면 당장 병원으로······.”


팀장의 호통은 스윽 고개를 들이대는 진서 때문에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대체 무엇 때문에 자신이 얼굴을 그렇게 빤히 쳐다보며 넋이 나간 건지 궁금증이 생긴 것이다.


“알카디우스 씨?”

“네, 대표님. 영업 2팀 사원 알카디우스라고 합니다.”


혹시 자신의 태도에 불쾌감을 가진 건 아닌지, 휘수의 친아버지를 떠나 지금은 공적인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손님인데.

다행히 진서의 표정에서 불쾌감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 혹시, 구면인가요?

”아, 아닙니다. 오늘 대표님을 처음 뵈었는걸요.“


혹시 어제 자신이 숨어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던 사실을 알고 있는 걸까? 그렇다면 상당히 난처해질 텐데, 우려가 마음속에서 조금씩 솟아올랐지만 곧 흥미를 잃었는지, 진서의 시선이 알카디우스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몹시 시장하군요. 일단 식사부터 하고 계약 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합시다.“


******


근사한 한정식으로 바이어 접대가 끝나고, 팀장은 처음 그대로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평소처럼 크게 막히는 부분 없이 계약 건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가 기대감도 살짝 엿보인다.


”가고 싶은 곳이 있는데 알카디우스 씨가 동행해주었으면 합니다. 괜찮겠습니까?“

”당연히 괜찮고 말고요, 대표님. 어느 배테랑 관광가이드 못지 않은 알카디우스 씨의 수행을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팀장의 눈짓에 알카디우스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 속은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서 헤어지고, 다음에 다시 한번 더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지요. 알카디우스 씨는 불편하겠지만, 제 차에 같이 타주시면 되겠습니다.“


진서와 함께 고급 세단 뒷좌석에 탑승한 알카디우스는 창밖을 바라보며 근심에 잠겼다. 진서가 운전사에게 목적지를 따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막힘 없이 달리고 있는 이 자동차가 향하는 곳이 어디일지 어렵지 않게 짐작되었기 때문이다.


‘어제와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된다면······.’


슬쩍 고개를 돌려 진서를 쳐다보니, 그 역시 휘수를 생각하면 근심이 깊은지 눈을 감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번만큼은 어제처럼 호락호락하게 물러나지 않겠다며 결심이라도 한 건지 주먹을 불끈 쥐고 고개도 살짝 끄덕여 보였다.


”다 왔습니다. 내리시죠?“

”아, 네.“


알카디우스의 예상대로 도착한 곳은 휘수가 근무하고 있는 공공도서관. 해외바이어께서 왜 굳이 도서관을 방문한 건지 의아해 할 알카디우스를 위해 진서가 능청스럽게 둘러댔다.


”하하, 제가 작은 회사 대표가 되기까지 독서가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거든요. 평소에도 이렇게 도서관에 들려 장시간 독서를 즐기는 게 제 취미랍니다.“

”그, 그렇군요.“

”알카디우스 씨도 오늘만큼은 바쁜 업무 잠시 내려놓고 독서에 시간을 보내보시죠? 분명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진서가 앞장서 도서관 안으로 들어갔다. 이러다 휘수와 마주치기라도 하면 당장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는데, 알카디우스의 마음도 발걸음도 급해졌다.


”흠······.“


불행 중 다행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할 휘수가 어디 외근이라도 나간 건지 보이지 않았다. 진서는 휘수를 대신하고 있는 직원을 잠시 빤히 쳐다보다 자료실 안으로 들어갔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되는 걸까? 어제 같은 갈등이 또다시 벌어진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책장에서 책 몇 권을 꺼내 독서를 시작하는 진서와 마주 앉은 알카디우스. 그녀 앞에서 책 몇 권이 놓였지만, 내용은 물론 글자 한 개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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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 제297화 너의 마음은 어때? 20.03.13 74 1 12쪽
296 제296화 언니의 부탁 20.03.08 51 1 12쪽
295 제295화 블루 드래곤의 속셈 20.03.06 34 1 13쪽
294 제294화 아들아, 미안하다 (下) 20.03.04 53 1 13쪽
293 제293화 아들아, 미안하다 (中) 20.03.02 42 1 12쪽
292 제292화 아들아, 미안하다 (上) 20.02.29 33 1 14쪽
291 제291화 부디 후회 없는 선택을 20.02.28 39 1 14쪽
290 제290화 힘들면 힘들다고 말을 해야지! 20.02.26 33 1 12쪽
289 제289화 현휘수, 어디에 있니? +1 20.02.24 43 1 14쪽
288 제288화 친구들아, 도와줘 20.02.19 40 1 12쪽
287 제287화 아버지의 진심 20.02.17 71 1 12쪽
286 제286화 아들의 호언장담 20.02.16 42 1 11쪽
285 제285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어린 시절 +1 20.02.14 67 2 13쪽
284 제284화 소리 질러! 20.02.12 38 1 12쪽
283 제283화 우리 기분전환하러 가자! 20.02.10 33 1 12쪽
282 제282화 안전장치 20.02.09 71 1 12쪽
» 제281화 어제의 악몽이 다시? 20.02.08 44 1 12쪽
280 제280화 뜻 밖의 새벽 데이트 20.02.05 66 1 11쪽
279 제279화 가슴이 아파 20.02.03 75 2 14쪽
278 제278화 당신이 어떻게 아버지야! 20.02.02 37 2 11쪽
277 제277화 휘수에게 무슨 일이? 20.02.01 33 2 14쪽
276 제276화 새 친구들과 함께 20.01.31 42 2 14쪽
275 제275화 양아치 해산 20.01.29 49 2 12쪽
274 제274화 찌질한 것들 20.01.26 72 2 14쪽
273 제273화 하늘이 두렵지 않니? 20.01.25 45 2 14쪽
272 제272화 무자비한 폭력 20.01.24 61 2 13쪽
271 제271화 더러운 양아치 20.01.20 36 2 14쪽
270 제270화 대책 회의 20.01.19 41 2 13쪽
269 제269화 장난꾸러기에게 응징을! 20.01.18 71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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