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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가™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최강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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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가™
작품등록일 :
2019.01.02 23:52
최근연재일 :
2020.03.13 18: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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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글자수 :
1,796,506

작성
19.01.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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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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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글자
11쪽

제1화 대학생 현휘수

DUMMY

커다란 관광버스가 가파른 절벽 아래로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 바다가 펼쳐진 해안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빈자리 하나 없이 모든 승객이 꽉꽉 들어찬 버스 안에서 신나는 여행 공연이 펼쳐져 들썩거리는 것이, 지나가던 자동차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창문 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 정도다.


“노래 소리가 여기까지 새어나오는군. 그렇게도 신날까?”


시끌벅적한 관광버스 뒤를 바짝 붙어 SUV를 몰고 있던 현휘수는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다 문득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버스에서 시선을 떼고 오른쪽 측면의 졸음쉼터로 핸들을 돌렸다.


“금요일 오전 11시. 평일이라 차도 별로 없고, 일단 조용해서 좋군.”


자신의 애마 ‘투산’에서 내려 눈앞에 펼쳐진 경치와 함께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휘수. 도로로 고개를 돌려보니 자신이 열심히 뒤쫓던 관광버스는 이제 쌀알보다도 작은 점이 되어 버렸다.


“됐어. 어차피 내가 간다는 거 아는 애들도 없을 텐데 뭐. 설사 안다고 해도 관심이나 있겠어?”


겉으로는 쿨한 척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쪽 가슴이 먹먹한 게 우울한 감정이 드는 것 같다. 이럴 때는 적당량의 니코틴을 흡입하여 폐를 자극해줌으로써 지금의 감정을 멀리 날려버려야 한다.


“아유, 이놈의 재킷주머니 좁기도 해라!”


베이지색 재킷주머니에서 담뱃갑을 꺼낸다는 것이 그만 지갑까지 함께 딸려 나왔다. 애초에 담뱃갑에만 관심이 있었기에 지갑은 그대로 땅에 툭 떨어지며 활짝 펼쳐졌다. 투덜거리며 허리를 굽히자 문득 시야로 들어온 신분증, 정확히는 깨알만한 생년월일에 시선이 고정되며 움직임도 그대로 멈췄다.


“하아······.”


얼른 제정신을 차려 지갑을 챙긴 뒤 졸음쉼터 난간에 몸을 기댄 휘수. 생년월일을 보자마자 저절로 머릿속에서 현재 나이가 계산되었다. 29세. 만으로는 28세. 더구나 그 신분증의 정체는 흔히 주민 센터에서 발급해주는 것이 아닌 오로지 대학교에서만 발급해주는 학생증이다!


“일찌감치 대학교(2년 전문대)에 군대에, 직장생활까지 하던 내가 29세에 다시 대학생이 되었다라, 다른 녀석들은 벌써 학교에 직장은 물론 아름다운 신부 맞이하여 애도 둘 이상이나 있는데. 그런데 내일 모레 계란 한 판 되는 나라는 놈은······.”


학사편입생! 일찍이 첫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도 했지만 사회의 쓴맛을 견디지 못하고 번번이 실패.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백수로 지내다 우연히 모교 도서관에서 조교를 뽑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곳에서 1년을 신세진 뒤 지금의 대학교(4년제) 문헌정보학과에 학사편입한 상태다.

모교 도서관에서의 업무를 통해 적성을 깨닫고, 도서관 사서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29세에 다시 시작한 대학 캠퍼스 생활. 하지만 지금 이렇게 경치 좋은 곳에서 우울한 감정이 팍팍 드는 것처럼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나하고 약 10년이나 차이 나는 파릇파릇한 학생들. 형, 오빠라고 부르며 이번 과 MT에 같이 가자고 했지만 후후. 내가 어떻게 가냐? 나이, 늙은이가 끼면 분위기만 망치게 될 텐데.”


쓴웃음을 짓는 휘수. 학교에서 형, 오빠라고 불러주던 학생들이, 이렇게나 늙은 편입생을 MT에서 또한 편하게 대할 수 있을까?


“분명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어. 오늘 MT 때문에 전공 다 휴강이니 난 그냥 집에서 낮잠이나 자야겠다고 말이야.”


휘수는 아직 반도 줄어들지 않은 담배를 버리고 애마 투산에게 달려가 트렁크를 열었다. 큼직한 아이스박스에 담긴 술, 고기 등의 여러 가지 음식물. 그 외에 담요, 구급상자 등 여행에 필요한 모든 물품이 실려 있었다.


“하나 뿐인 베스트 프렌드 녀석이 바람만 넣지 않았어도······.”


정확히 사흘 전, 베스트 프렌드 고준혁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


[어이, 대학생. 두 번째 캠퍼스 생활은 할 만하냐?]


현휘수의 베스트 프랜드 고준혁은, 대기업 대리에 자신을 쏙 닮은 아들도 하나 둔 가장으로 휘수가 외롭지 않도록 가끔씩 전화를 걸어주는 고마운 친구다. 29세 나이에 다시 캠퍼스 생활을 하게 된 휘수에게 가끔 대학생이라 부르며 놀렸지만 속으로는 부디 친구가 잘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저 그렇지 뭐. 조용히 수업 듣고 필기하고, 레포트 내주면 해오면 되고.”

[참 재미없게도 생활하네. 파릇파릇한 신입생들이랑 미팅도 가지고 해야 할 것 아니냐?]

“미팅은 얼어 죽을. 낼 모레 계란 한 판 되는 늙은 아저씨를 어떤 녀석이 좋아하겠냐?”

[요즘 띠동갑 커플도 많이 늘어나는 판국인데 네 나이가 어때서? 넌 얼굴도 동안이라 잘만 가꾸면 넘어오는 애들도 많을 것 같은데?]

“됐다, 됐어. 그런 쓸데없는 얘기는 그만하고. 요즘에 학교에서 어떤 일 있나 궁금해서 전화했지? 과에서 MT를 간다고 해서 금요일 전공 모두 휴강한다는군. 나는 그날 낮잠이나 자면서 푹 쉴 생각이야.”

[에이, 그건 아니지. 다시 대학교 들어갔으면 거기에 충실해야지. 너 당장 아는 애들도 없고, 유령처럼 지내기는 좀 그렇지 않냐?]

“그렇다고 MT를 따라가라고? 이번에 바다로 가는데, 무슨 단합심 기른다며 조를 짜서 텐트 치고 지낸다더라. 어휴! 대충 펜션 같은 거 잡으면 간단할 것을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 피곤해.”

[너희 과 조별과제도 많다고 하는데, 얼굴이라도 익혀둬야 졸업 때까지 도움이 되지 않겠어? 이참에 깜짝 이벤트를 벌여보는 건 어때? 너 어차피 직장 다닐 때 뽑았던 차도 있겠다 모아놓은 돈도 있겠다. MT 분위기를 돋우어주려는 편입생 형. 오빠! 애들이 엄청 좋아할 것 같지 않아?]

“늙은이가 MT 장소에 나타나는 게 무슨 깜짝 이벤트냐? 쓸데없는 소리 할 거면 끊어 임마.”

[그래도 같은 과의 학생으로서 함께 머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움을 느낄 거라고. 너도 동생 같은 애들, 너보고 반가워하는 모습 보면 기쁘지 않겠냐? 이번 대학이 정말 네 인생의 마지막 대학이 될 텐데, 추억 한 번 잘 만들어봐.]


******


이 통화를 끝으로 고뇌에 빠졌던 휘수는 결국 집에서 나와 투산에 시동을 걸게 되었다. 그리고 MT에서 도움이 될 만 한 짐을 챙겨 쑤셔 넣었는데 굳이 이렇게까지는 해야 하나 좀 오버한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됐다.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사나이 칼을 뽑았으면 썩은 무라도 잘라야지!”


친구의 전화 한 통에 이 상황까지 오게 되어 후회스럽고 원망도 들긴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개념치 않기로 했다. 바람을 넣긴 했지만 어쨌든 그 녀석이 한 말 중에 아주 틀렸다고 단정 지을 만한 내용은 없었으니까.

이번 기회에 나이 차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아는 애들도 생겨 조금이라도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다면. 휘수의 기대감에 부응하기 위해 애마 투산이 우렁찬 엔진소리와 함께 쏜살같이 속도를 냈다.


“그래. 어쩌면 내가 먼저 벽을 높게 쌓은 건지도 몰라. 늙은이, 늙은이 하면서 정작 내가 먼저 애들한테 다가갈 생각은 하지도 않았잖아? 이번 기회에 제대로 인사도 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막혀 있던 무언가가 뻥 뚫린 것처럼 가슴이 시원해졌다. 당장 창문을 여니 향긋한 바닷바람이 들어와 휘수를 더욱 만족스럽게 해주었다. 숨 막히는 스모그 현상이 빈번한 도시와는 비교도 안 되는 맑은 공기와 사랑스러운 학생들과 조우하게 될 생각을 하니 입가에 미소가 점점 더 번진다.


부우웅!


들뜬 마음은 살며시 밟고 있던 악셀레이터에 힘을 더욱 가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평일 오전이라 차량은 극히 소수였지만 그래도 속도를 높이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닌데.


“우리 과가 지내는 장소 근처에 횟집이 많다고 하던데, 거기 들려서 회 좀 사가지고 갈까? 일단 나는 직장생활로 모아놓은 여윳돈이 있으니 어쩌다 한 턱 내는 건 괜찮으니까. 그리고 애들이랑 바다낚시도 하면서 즐거운 MT의 추억을 쌓을··· 응? 저건 뭐지?”


기분 좋은 상상에 빠져 있던 휘수를 제정신으로 돌아오게 만든 건 저 앞에 서있는 너구리였다. 갈색과 검은색이 조화를 이루는 커다란 너구리, 그 뒤로 조그만 새끼 너구리 세 마리가 불쑥 튀어나와 이쪽을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너, 너구리?! 그러고 보니 바닷가 절벽에 집을 짓고 사는 야생너구리들이 많다고 하던데, 가족끼리 나들이라도 나온 거야?!”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저 너구리 가족이 어서 도로를 건너지 않으면 그대로 로드 킬을 면치 못하게 될 텐데! 여기서 자신에게 주어진 선택권은 단 두 가지뿐이다!


“이렇게 좁은 도로에서 함부로 핸들 꺾는 것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던데! 가슴은 아프지만 어쩔 수 없는 걸까?!”


마음은 아프지만 목숨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그 방법 밖에 없다는 말을 수없이 들은 것 같다.

결국 입술을 질끈 깨물고 행여나 핸들이 꺾일 것을 우려해 힘을 아주 단단히 주었는데,


“뭐, 뭐야?! 나를 그런 눈으로 쳐다보면 어떡해?!”


미친 듯이 달려오는 자동차에 겁을 잔뜩 집어먹은 걸까?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너구리 가족은 조용히 말똥말똥한 눈빛을 보내고 있을 뿐이고, 정면만을 바라보고 있던 휘수는 그 눈동자와 제대로 마주치고 말았다.


“빌어먹을!”


난 사이코패스가 아니다. 저렇게 맑은 눈동자를 가진 너구리 가족을 어찌 아무렇지도 않게 차로 짓뭉갤 수 있겠는가! 결국 선택은 후자였다.


끼이이익!

콰앙!


급브레이크와 함께 핸들을 돌려 가까스로 로드 킬은 면했지만 그 대가는 어마어마했다. 자동차가 가드레일을 뚫고 그대로 절벽 아래로 추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 거야? 많이 늦었지만 내 적성을 깨닫고 마지막 기회라 여기며 다시 시작하려는데, 그 결과도 보지 못하고 너구리 피하다 죽게 되다니! 이게 무슨 개 같은 상황이야!’


쿠아앙!


눈을 질끈 감자 고막을 터뜨릴 듯한 둔탁한 소리와 함께 엄청난 충격이 온 몸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자동차 추락으로 생을 마감하게 되는 구나. 잠시 후면 영혼이 육체에서 빠져나가게 될까? 별의 별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는데, 문득 방금 전 충격 외에 아무런 고통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 여긴 어디야?! 나 설마, 살아 있는 거야?!”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문피아에 처음 가입하고 이렇게 연재를 시작한 설가 라고 합니다 ^^

많이 부족한 작품이지만 열심히 연재하며 활동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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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 제295화 블루 드래곤의 속셈 20.03.06 33 1 13쪽
294 제294화 아들아, 미안하다 (下) 20.03.04 53 1 13쪽
293 제293화 아들아, 미안하다 (中) 20.03.02 41 1 12쪽
292 제292화 아들아, 미안하다 (上) 20.02.29 33 1 14쪽
291 제291화 부디 후회 없는 선택을 20.02.28 39 1 14쪽
290 제290화 힘들면 힘들다고 말을 해야지! 20.02.26 32 1 12쪽
289 제289화 현휘수, 어디에 있니? +1 20.02.24 43 1 14쪽
288 제288화 친구들아, 도와줘 20.02.19 40 1 12쪽
287 제287화 아버지의 진심 20.02.17 71 1 12쪽
286 제286화 아들의 호언장담 20.02.16 41 1 11쪽
285 제285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어린 시절 +1 20.02.14 67 2 13쪽
284 제284화 소리 질러! 20.02.12 37 1 12쪽
283 제283화 우리 기분전환하러 가자! 20.02.10 33 1 12쪽
282 제282화 안전장치 20.02.09 71 1 12쪽
281 제281화 어제의 악몽이 다시? 20.02.08 43 1 12쪽
280 제280화 뜻 밖의 새벽 데이트 20.02.05 66 1 11쪽
279 제279화 가슴이 아파 20.02.03 75 2 14쪽
278 제278화 당신이 어떻게 아버지야! 20.02.02 37 2 11쪽
277 제277화 휘수에게 무슨 일이? 20.02.01 32 2 14쪽
276 제276화 새 친구들과 함께 20.01.31 42 2 14쪽
275 제275화 양아치 해산 20.01.29 49 2 12쪽
274 제274화 찌질한 것들 20.01.26 72 2 14쪽
273 제273화 하늘이 두렵지 않니? 20.01.25 44 2 14쪽
272 제272화 무자비한 폭력 20.01.24 60 2 13쪽
271 제271화 더러운 양아치 20.01.20 36 2 14쪽
270 제270화 대책 회의 20.01.19 41 2 13쪽
269 제269화 장난꾸러기에게 응징을! 20.01.18 71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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