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싶지않아...

104화 유선

유선과 유신이 패색이 짙은 얼굴로 돌아오자 유설은 그들을 안아주었고, 그들에게 이번 패배를 명심하고 또 명심하라고 주의를 주었다.

"오늘의 패배를 잊지말거라. 그리고 이 패배의 경험을 성공의 양분으로 삼아라. 그럼 너희들의 길이 열릴것이다."

그들은 유설의 말을 새겨두었다.

"예"

"예 아버지..."

그리고 유신은 유선에게 사과를 하였다.

"죄송합니다. 형님 저때문에... 제가 도움이 되질 못하였네요."

유선은 그를 위로하였다.

"아니다. 어차피 저들은 화천의 사람이고, 우리는 왜진의 사람이다. 결국 언젠가는 저들을 전장에서 만날 수도 있다는 것이지. 그러므로 그날이 올때까지 뼈를 깎는 자세로 단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훗날 우리는 저들을 이길 수 있을것이다."

유신은 유선의 말 또한 머릿속에 새겨두었으며, 진심으로 유선을 피가 이어진 형제처럼 믿고 따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가 안쓰럽기도 하였다.

'당신같은 사람이 저의 형님이 되어 제게는 크나큰 광영입니다. 이것도 신의 운명이겠지요? 그러나 형님을 보자면, 조금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형님은 본래 화천의검과 같은 존재인데... 형님과 피가 이어진 진짜 가족이 형님을 보면서 얼마나 피눈물을 흘리고 있겠습니까... 저만큼은 한시라도 빨리 기억을 되찾고 화천으로 되돌아가길 빌겠습니다.'

유선은 오늘의 패배로 인하여 연회에 참석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참석하지 못한김에 아혜와의 시간을 가지기로 하였다.

"아혜... 요즘 내가 많이 챙겨주지 못하였지... 미안해"

아혜는 유선의 손을 잡아다가 자신의 뺨에 갖다 대었다.

"아니? 난 아무렇지 않은데, 그나저나 오늘 많이 힘들었지?"

패배 이후 기분이 계속 찜찜했던 유선은 아혜와 잠깐 대화한것으로 기분이 좋아졌다.

"이제 한가할거 같은데, 오늘은 함께 저자거리라도 구경하지 않을래?"

아혜는 발그레 웃으며, 그러자고 하였다.

"그래! 오랜만에 함께하는 산책이네 헤헤"

유선과 아혜는 손잡고 다정하게 저자거리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그런 그들을 지켜보는 눈이 있었고, 그들은 그들이 가는곳마다 뒤를 따라다녔다. 그리고 누군가의 명이 떨어졌는지 그들은 아혜와 유선이 한산한곳에 가자 그곳에서 그들을 습격하였다. 갑자기 그들이 나타나자 유선은 검을 빼들고 그들을 경계하였다. 하지만 그들의 수장으로 보이는 자가 복면을 벗고 그에게 다가가 말하였다.

"역시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군. 우리는 너희들을 해칠 생각이 없다. 물론 너희들이 우리와 함께 가지 않겠다면, 억지로 끌고갈 생각 또한 없다. 다만, 잃었던 기억을 회복하고 싶다면, 나를 따라오거라."

유선은 아혜에게 돌아가있으라고 한후 그들을 따라갔다. 아혜는 대충 누가보낸것인지 예측이가 얌전히 유선의 말대로 홀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혼자서 돌아오자 유설이 그녀에게 유선의 안부를 확인하였는데, 아혜는 그가 대회에서 만난자들과 술자리를 가진다 하여 혼자왔다고 둘러댔다. 유설은 오늘 황보와 철종에게 패배하고 분해하는 유선을 보고 그를 조금은 믿게 되어 아혜의 말을 의심치 않았고,바로 돌아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