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싶지않아...

93화 분노 3

정휴, 방완, 묘신은 보는눈이 많아 일단 헤어지고 난후 밤에 다시 만나 대책을 강구하기로 하였다.

밤이 깊어지자 그들은 박정휴의 사가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였지만, 그들이 모여 아무리 얘기를 해보아도 이렇다할 대책은 찾을 수 없었고, 그들은 서로 한숨을 내쉬며 한탄하고 있을뿐이였다. 그러다 고민하던참에 누군가가 찾아왔다며 집사가 들어와 알려주었다.

"어르신! 누군가가 어르신을 찾아왔습니다."

정휴가 그에게 물어보았다.

"이 깊은밤에 말이냐? 그래... 누구더냐?"

집사도 누군지 알지 못하였다.

"글쎄요... 삿갓을 눌러쓰고 있어 얼굴을 보지 못했습니다."

정휴는 잠깐 고민하다가 그를 들어오게 하라고 명하였고, 묘신과 방완이 함께있는것을 보여 좋을것이 없다 생각하여 그들을 뒷문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그리고 그가 들어오자 정휴는 그에게 정체를 물었다.

"그대는 누구인데 이 깊은밤에 나를 보자고 하는것이요?"

그가 삿갓을 벗으며 자신을 소개하였다.

"저는... 구월국 정직의 딸이며, 금선님과 혼인한 아혜라고 합니다."

정휴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아혜로 인해 몹시 당황하였다.

"그...낭자가 이 깊은밤에 이곳은 왜..."

아혜가 당당하게 말하였다.

"아버님께서도 저를 보고싶을것이라 생각하고 찾아온것인데 아닌지요?"

그녀의 말에 정휴가 멍한 표정으로 아무말도 하지 못하자 답답한 나머지 그녀가 찾아온 이유를 말하였다.

"하아... 역시 그아버지의 그아들이로군요. 그 멍한 표정은 정말... 아무튼 본론만 말하고 돌아가겠어요. 시간이 별로 없어서... 무유.. 아니 금선님께서는 벼랑에서 떨어지신 이후로 생전의 모든 기억을 잃으셨어요. 그리고 강가에 쓰러져 있던 금선님을 제가 데려와 치료해주었죠. 그렇게 저희의 인연은 시작되었고, 그 인연이 혼인까지 이어지게된 것입니다."

정휴는 그녀에게 고마움을 표했고, 유설이 그를 아들로 삼은것인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우리 금선을 살려준게로군... 정말 고맙네... 그런데 유설이 금선을 아들로 삼은 이유가 무엇인지 아는가?"

아혜가 감사 인사를 받고, 그의 질문에 답해주었다.

"아니에요. 바로 앞에 사람이 쓰러져있으면, 구하는것이 도리에요. 그리고 유설이 처음부터 금선님을 아들로 맞이하려 한것은 아니에요. 그는 처음에는 그가 기억을 잃고 살아있다는것을 화천에만 알리지 말라고 했었는데, 그러다 갑자기 사람을 보내 저희가족을 왜진으로 데려와서는 금선님을 자신의 아들이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정휴는 유설의 뻔뻔함에 어이가 없었다.

"그런것이였나... 어떻게 그런 뻔뻔한짓을 아무렇지않게 할 수 있는거지?"

아혜는 할 말을 다했는지 그에게 돌아가겠다고 전하고는 방을 나가버렸다.

"제가 해드릴 말씀은 다해드렸다고 보아요. 저는 이만 가볼게요. 그럼"

아혜는 돌아갔고, 집사는 그를 배웅하였다. 그런데 어딘가에서 아혜를 지켜보는 눈들이 있었고, 그들은 유설이 그녀를 감시하기위해 보낸 사람들이였다. 아혜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채 금선에게로 돌아갔다. 아혜를 지켜보던 자들은 그녀가 정휴의 집에서 나와 돌아가자 그들도 유설에게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