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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내 2차대전은 이렇지 않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오이비눙
작품등록일 :
2020.12.2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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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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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8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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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로마는 죽었다(1)

DUMMY

"이곳이 폴란드군측에서 지낼 병영입니다."


"이리 환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영국측이 준비한 주둔지를 보았을 때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도심에서 꽤 떨어진곳에 있는 소규모 주둔지를 증축한곳이다 보니, 상당수의 건물들은 갓 바른 페인트 냄새가 날 정도로 새것인데다가, 이미 구비된 장비들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아아 다만 궁금한 것이 있는데, 현재 독일과 영국을 제외하면 그 외에는 어떤 국가가 참여하는 것입니까?"



"아쉽게도, 곧 도착할 미국과 독일을 제외하면 다른 국가는 없습니다. 굳이 이런 소규모 정예부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다는 프랑스를 제외하면 다들 상황이 여이치 않거나, 거리가 멀어 여건이 안 되는 형편입니다."


"아아 그렇군요."




그래 프랑스 빼고는 다들 이해된다.

영국과 거리가 너무 먼 소련과 터키, 국가의 규모가 너무 작은 핀란드와 네덜란드, 그리고 이미 분열되어 내전 상태 직전인 이탈리아라면, 훈련 때문이더라도 영국까지 정예부대를 보낼 형편 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프랑스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지만. 그놈의 카타콤이 문제라면 차라리 소수 정예부대를 투입시켜 소탕하는 게 편할 텐데. 아니면 정예부대를 투입해서 아예 카타콤을 막아 버리거나.



"그리고 이쪽에 저희 측 장교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나와 폴란드군 간부들은 주둔지를 한번 둘러본후, 이미 대기 중인 영국 장교들과 일면식을 교환했다. 생긴 것 하나 꼬장꼬장하거나, 터프하게 생긴 그들은 처음 나를 보았을 때, 내 인종 때문인지 처음에는 나를 향해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가 있었다.

마치 영국인 그자체 같은 콧수염이 난, 날카로운 인상의 소령은 예상과는 다르게 살갑게 날 맞이 했다.



"반갑습니다. 폴란드군 산하 GROM의 제3유닛 지휘관인 현일 킴 대위 입니..."


"오오 반갑네! 나는 SAS의 잭 처칠 소령이네. 그래 자네가 그 현일 킴 대위인겐가?! 헌데 한 가지만 묻겠네. 그래서 자네는 어느 쪽인겐가?! 그 그 전공을 세울 수 있게 한 그 무력이 그 쿵-후 마스터 쪽이라서인겐가? 아니면 사무라이쪽이라서인가?"



정말 예상치도 못하게.



"쿵-후고, 사무라이고, 둘 다 아닙니다."


"아....그럼 무엇인지 설명 가능하겠는가?"



예상치도 못한 질문에 순간 당황할뻔했지만, 잠시 뜸을 들이며 눈앞의 영국인 장교에게나 주변의 이들에게 어떻게 생명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일단 나는 동양계인 만큼, 폴란드군은 프로파간다에서, 나한테 인터뷰 하나 안 해놓고서는 무슨 쿵후 마스터로 만들어 버렸다. 거기다 내가 기병도나 장검 같은 검을 들고 다니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사무라이 기믹까지 주입시켜 버렸지.



그런 만큼, 주변의 내 중대원들은 내가 쿵후 마스터나 사무라이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내가 대놓고 기분 나빠하는 표정을 지으니 단한 번도 내가 어떤 부류인지 묻지도 않았다.



그나마 아는 건 나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레나나 니콜라이 정도려나?



"일단 저는 중국이나 일본도 아닌 그중간의 조선 출신입니다. 정확히는 현재 일본의 식민지인 곳이죠."


"아아 그렇구만. 이거 실례했군. 내가 순간 아일랜드인한테 영국인이냐고 묻는 바보짓을 했구만."


"괜찮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니 그럴 수 있죠."



다만 나는 한국 어린이라면 누구나 다녔을 태권도 도장 대신, 검도 도장 다녀서 사무라이라는 소리랑은 아예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굳이 이 시기 일본인 취급받고 싶지는 않다.



그냥 이렇게 답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냥 전통적으로 수천 년간 칭키와 쨉스들 사이에서 드잡이질하고, 칭기스칸의 군대와 30년을, 그리고 북방 유목 민족들과는 천 년간 싸워온 민족이라 그런 걸지도 모르죠. 실은 폴란드군 입대 전에도 이것저것 싸우는 법 정도는 배워왔습니다. 일단 몰락한 가문이긴 해도, 귀족층이었거든요."


"오오! 칭기스칸이라니! 내가 아는 그게 맞나?!"


"....네....몽골제국의 황제를 말하는 거면, 그렇습니다만?"



와 이 아저씨 칭기스칸이 내 입에서 튀어나오자마자 눈돌아갔어.



"그래서 자네는 주로 어떤 걸 배워온 건가?! 혹시 자네 국가도 고유의 검술이나 궁술이 있는 건가!?"


"자..잠만 좀 진정하시지요?"


"크흠, 미안 하네. 그만 나도 모르게 흥분했네."



갑자기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흥분하는 아저씨가 눈앞에 있었다 보니, 순간 나는 혹여나 샤워실에서 비누를 조심해야 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흥분한 상태더라도 잭 처칠 소령은 주변의 만류를 듣고는 바로 내 어깨에서 손을 내리며 헛기침하며 흥분하지 않은 척했다.



늦었어 이 양반아.



"미안 하지만, 킴소위. 혹시 나와 대련 한번 가능하겠는가? 자네가 어느 수준인지 알고 싶어서 말이야.".


"죄송하지만 부상 때문에 한동안 현장 활동은 좀...."


"아 그렇군."



부상자한테, 대련하자고 난리 치는 인간은 아닌 게 그나마 다행이다. 20세기 영국인 인성이면, 똑바로 서랏 옐로몽키! 어째서 나와 대련을 하려 하지 않나! 라며 날 걷어차고 부상때문이라 답해도, 항상 너희 같은 유생인종은 말이 많아! 여긴 영국이야! 까라는 대로 까! 라며 개지랄할 줄 알았는데.



컨셉이 중세 시대 인간이라, 그냥 강하면 장땡이었나군.



"옐로 몽키 주제에 귀족은 무슨."


"분명 구라겠지."



다만, 잭 처칠 소령이 아닌, 다른 영국군들이 나를 보는 시선은 다행이 아니지만.

아 저 홍차맛 레이시스트들부터 시작해서, 20세기의 인종차별 1타강사독일이나 그 미국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20세기의 미국에서 올 인간들까지 오면 나 괜찮을까? 



그냥 폴란드로 돌아가고 싶다.



"저기 여기 현일 킴 대위 있습니까?!"


"...아 접니다!"



잠시 앞으로의 훈련을 걱정하던 중, 어느 영국군 통역병 하나가 들어와서는 나를 찾았다.

그러고는 내게 어느 서신을 하나 건넸다. 



"음? 이건 어디서 온..."


"일본 대사관에서 대위께 보낸 것입니다!"




아니 그건 아는데, 왜 갑자기 일본에서 나한테 훈장 주겠다고 찾아오는 거냐고? 뭐 죽다만것들이 돌아다니는 세상이다 보니, 이 정도면 말이 아예 안 되는 건 아닌데다가, 이 시기 일본이라면 도려 정신 나간게 그럴듯하긴 한데....



아냐, 그래도 납득이 안 가는 건 여전해.








1940년 5월 베를린.



"하아....때려치우고 싶구만..."



눈앞에 쌓인 서류의 산을 본 괴링은 한숨을 내쉬며, 탄식했다.



베를린의 탈환 이후 다시 공군성의 자기 집무실로 돌아와 한쪽벽에는 F22의 벽화 그리고 반대쪽 창가에는 재건돼 가는 베를린의 모습을 봐가며 어떻게든 동기부여를 해가면서 일에 몰두한다지만, 쌓여만가는 서류들은 전직 전투기 에이스의 의지를 시들게 하기 충분했다.


지난 베를린 함락 이후, 샤흐트와 괴링을 중심으로한 독일국 임시정부는 히틀러를 기리는 뮌헨 맥주홀 추모식까지 벌이고 베를린이 탈환되자마자,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도 바로 베를린으로 복귀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괴링은 베를린 복구와 같은 일은 늘더라도 필요 이상의 일이 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한 달이 겨우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임시정부때와 달리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더더욱 늘어났다.



"부총통 각하! 총통(샤흐트)께서 오찬때 참석하길 바란다고 연락 오셨습니다."


"폴란드측에서 무기 랜드리스 요구가 또 들어왔습니다."


"난민 부대의 현황에 대한 자료입니다."



특히나 독일이 다시 정상화 되자마자, 여기저기서 무기 달라고 난리인곳이 한둘이 아니었다. 특히나 독일제 무기나 그 규격을 주로 사용하는 폴란드, 터키 공화국 그리고 스페인 망명정부를 비롯한 멸망한 유럽 국가들의 망명 정부, 심지어는 분열된 이탈리아에서 다시금 등장한 베네치아 공화국에서까지 무기를 지원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그것도 미국이 랜드리스를 통해 유럽 각국에 무기들을 지원하는 상황에도.



"아니 대체 왜 베네치아 공화국이 부활한 건지....."



그는 분열된 이탈리아 동북부에서 다시금 부활한 베네치아 공화국에서 온 무기 지원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안 그래도 겨우 전선을 유지하는 와중에 또 다른 곳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은 괴링조차도 그것이 가능할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이미 독일은 폴란드와 터키로 장비를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한계였다. 아직 독일은 완벽한 전시체제가 구축되지 않았다.



"후우...그래도 어쩔 수 없군. 이보게. 미국 대사에 연락하게, 가능하면 시급히 만날 것을 요청하네."


"옙."



하지만 괴링은 곧 그 베네치아 공화국의 일부분이 감염지대와 접하는것을 보고는 생각을 바꿨다. 



비록 이탈리아에서 떨어져 나가 제대로 된 정부도 조직화 하지 못한 이들이지만, 그리스에서의 패배 직전 이탈리아 중앙 정부가 배치했던 북부의 주력군이 전부 베네치아 공화국 동부에서 방어전중이고, 이탈리아군임에도 잘 싸우고 있는 만큼, 지원해줄 만한 가치가 있다.



거기다 무솔리니 그 작자라면 그 반역자들은 모조리 죽게 내버려 둬야 한다면서, 지원을 거절할게 틀림없다.



"망할 대머리 자식 같으니, 왜 그놈 똥은 우리가 치워야 하는 건데."



스트레스를 받다못해, 살이 쭉쭉 빠지는 게 실시간으로 느껴질 것만 같은 피로에 괴링은 무솔리니를 향해 한탄했다. 



내가 저딴 머저리 가 만든 전체주의....아니 파시즘 따위를 신봉했다니.



유럽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열강이 고작 저따위로 무너질 정도면, 파시즘 따윈 병신들이나 빠는 그런 병신 사상일게 틀림없다.



사실 그 나약했던 바이마르 공화국때의 민주주의나 카이저가 다스리던 독일 제국의 전제군주정이 맞는 게 아닐까? 애초에 민주주의 조차도 위대한 위버맨쉬(히틀러)를 지도자로 앉히게 한 전적이 있으니 어쩌면 전제주의나 전제군주정 보다 월등한 체제일지 모른다.


정말이지 맥주홀 추모식 한 게 다행이다. 

이걸로 괴링은 정치 정체성을 깨닫고, 파시즘과 아름다운 작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후우...멍청한 자식 같으니."



괴링은 그나마 크게 4갈레로 분열 돼 버린 이탈리아에서 내전이 벌어지지 않을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또다시 무솔리니를 욕했다. 이미 베네치아 공화국과 동맹을 맺는 북 이탈리아 연방, 이탈리아 왕국 그리고 양시칠리아 코뮌이라는.



가리발디가 부활해서 관짝문을 열고 나왔다가 살펴보곤, 다시 관짝으로 들어가 통일 포기할 수준까지 간 이탈리아는 그냥 내전만 안터져도 밥값은 하는 것이다.



"다음 서류 가지고 오게나."


"어떤것 말씀이십니까?"


"현재 최신 장비 개발 현황들 말일세. 보병화기쪽 자료로 부탁하네."


"아 옙."



그 후 괴링은 부관에게, 자신이 지시한 중간탄을 사용하는 신형 주력 소총의 자료를 주문한 뒤 잠시 숨을 돌렸다. 그간 과로로 정신적으로 몰렸지만, 모르핀을 끊은 이후로 이때만큼 몸이 편안한 적은 없었다.



마치 하루하루가 파일럿으로 첫 비행을 했던 그 순간 같이 상쾌로웠다. 그래서인지 다시 모르판 같은 부끄러운걸 달고 살지 않을 자신이 생겼다.



"각하 큰일입니다! 이탈리아에서 내전이 발발했습니다!"


"베트남에서 급보 입니다! 현재 배트남 북부에서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급히 달려온 부관들의 외침에 그는 다시 모르핀을 꺼낼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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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탈리아 상황입니다.


연두색: 본래 중앙 정부였던 이탈리아 왕국.

주황색: 북이탈리아 연방.

보라색: 베네치아 공화국.

빨강색: 양 시칠리아 코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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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는 죽었다(1) +3 22.07.18 233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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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후방에서 생긴 일(5) 22.05.19 224 12 14쪽
79 후방에서 생긴 일(4) 22.05.01 266 10 14쪽
78 후방에서 생긴 일(3) +1 22.04.15 295 10 12쪽
77 후방에서 생긴 일(2) +2 22.03.27 327 10 12쪽
76 후방에서 생긴 일(1) +2 22.03.16 330 13 12쪽
75 낙오(4) +2 22.02.27 275 13 13쪽
74 낙오(3) +2 22.02.12 282 14 11쪽
73 낙오(2) +1 22.01.29 293 14 12쪽
72 낙오(1) +3 22.01.15 291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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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두더지전쟁(9) +2 21.12.24 280 10 12쪽
69 두더지전쟁(8) +2 21.12.03 316 14 12쪽
68 두더지전쟁(7) +2 21.11.25 327 11 12쪽
67 두더지전쟁(7) 21.11.15 327 10 12쪽
66 두더지전쟁(6) +6 21.11.07 329 13 12쪽
65 두더지전쟁(5) +2 21.10.31 335 15 15쪽
64 두더지전쟁 (4) 21.10.20 369 12 11쪽
63 두더지전쟁 (3) +3 21.10.13 399 17 12쪽
62 두더지전쟁 (2) +5 21.10.02 430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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