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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내 2차대전은 이렇지 않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오이비눙
작품등록일 :
2020.12.26 11:29
최근연재일 :
2022.10.06 00:54
연재수 :
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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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876
추천수 :
2,473
글자수 :
488,032

작성
20.12.28 14:31
조회
3,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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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글자
7쪽

프롤로그

DUMMY

"아 진짜 아쉽네. 지금이라도 전문하사 하는 게 어떻냐?"



"행보관님 그럴 거면 그냥 총 쏴 죽이십시오."



야 이 망할 인간아···. 왜 나를 못 잡아서 안달인 건데?


지금 행보관의 작업농장에는 이미 사악한 굳건이의 마수에 휘말려 강원도까지 끌려온 노예들이 한둘이 아닌데···. 왜 이 인간은 전역하는 나한테까지 완장 채워가며 노예 18개월을 년 단위로 연장하려는 걸까?



"농담이니 얼굴 풀어라. 김 병장아."

"헤헤. 알겠습니다."


암 그렇고 말고 당연히 농담이어야지. 무슨 농담이 진담보다 더 진담 같아서 등골이 오싹해졌어. 


"김 병장님 축하드립니다."


"그래. 너희도 남은 군 생활 잘해라."


행보관이나 소대장에게 전역신고를 한 뒤 본관 밖으로 나오자 내 밑의 소대원들이 모두 모여 내게 작별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간 폐급에서 1급 작업 노예로 키운다고 엄청나게 고생했는지라 나 떠난다고 모인 소대원들이 대견했다.


'이 지긋지긋한 군대는 오늘로 끝난다!'


자리를 떠나는 동안 입꼬리가 귀에 걸릴 정도로 미소가 활짝 지어졌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웠다. 군 생활 할 때는 이 세상에 둘도 없는 폐급들이라 다신 만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헤어지자니 조금은 섭섭했다.


부대 정문을 향해 걷는 동안 전역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아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였다. 산을 하얗게 물들이는 하얀 눈부터 시작해서, 혹한기 훈련 나가는 옆 중대원들, 눈 치우는 부대원들, 발을 구르며 근무를 서는 부대원들 심지어는 행보관이랑 동갑이라 시골 할머니네 경운기처럼 털털거리는 두돈반까지도 말이다.


그간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말자!


 -끼이이익!!


"조심하십쇼!!"


하지만 찢어지는 듯한 괴소음이 들리며 빵빵거리는 경적 소리까지 들려오는지라, 바로 뒤돌아보았다.


그 앞에는 내게 돌진하는 두돈반이 있었으며, 그 모습에 순간적으로 몸은 저절로 경직되어버렸고 몇 초가 지나자 상상도 못 할 정도로 강한 충격이 내 몸을 강타했다.


시발 오늘 전역인데....


신이시여 저는 당신을 평생 저주하겠습니다.






"으어어어억!!"


또 악몽이다. 


왜 나는 그때의 악몽을 꾼 걸까? 


악몽에 놀라서 깨어나 보니,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 숨이 헐떡이고 식은땀 때문에 온몸이 젖어있었다. 너무 찝찝하다. 왜 여름인데도 군대에는 설치하지 못할 정도로 에어컨이 심각하게 비싼 걸까?


있어도 못 쓰는 현실이 너무 슬프게...


"끄어어어···. 뭐야아..."


"아씨···. 저 옐로몽키······. 저새끼 아침에 꼭 죽이고 만다.."


내가 비명을 지르며 일어나자, 잠에서 깬 주변의 고참들이 투덜거리면서 다시 잠들었다. 


그래 나는 전역 날 꿈을 꾼 신병이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있다면 21세기에서 전역하는 날의 기억을 꿈으로 꾼 1939년의 폴란드군 신병이다. 애초에 내가 전역했다는 것이 현실인 건. 나는 두돈반에 치이고 눈을 떠보니 전역 날 그 상태로 1939년 폴란드의 신검 장소에서 떨어져서 이 시대에서 먹고살려고 재입대를 하야만 했다.


그래서 결국에는 2회차라도 군 생활 2회차라 아침 해가 뜨면 고참들한테 까이는 신세지...


시발.


"야 그냥 다시 처자. 미친놈아."


"죄송합니다..."


"아우 씨 저 시발새끼 저거 평소에는 멀쩡하다 잊을만하면 미친 짓을 하는 건데..."


"정말로 죄송합니다."


잠에서 깬 고참들의 불만에 사과하며 다시 이불을 덮고 누웠다. 


아무리 폴란드어나 독일어가 가능해졌더라도 기술이 없고, 비주류인 동양인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핸드폰? 인터넷이 되지도 않는 데다가 혹시 돈이 될지도 모르는 소설은 없었고, 이미지 몇 개에 이 시대에 존재하지 않는 음악 몇 개가 들어있을 뿐이다. 


그래도 계산기나 라디오로 쓸 수 있고, 따로 팔아먹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 역사? 뭐 어쩌라고? 자낳괴라 이미 같이 딸려온 한국군 군복에 다른 군장까지 전부 다 어느 독일인한테 팔아먹었는걸? 핸드폰은 초기화해서 충전기하고 팔아먹을 의향도 있다.



'제발 이게 꿈이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천장을 보다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떠보면 21세기의 한국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이 짓만 반년째이며 이제는 머리를 총으로 날려보면 21세기로 돌아갈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평생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다. 설령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딴 짓을 저지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애애애애애애애앵!!!


"모두 기상!! 모두 기상!!"


[비상상황 발령! 모든 병사들은 완전무장후 연병장으로 집합하라!]


갑자기 전 부대에 사이렌이 울리며 당직 사관이 병영의 문을 박차고 들어와 소리치자, 병사들은 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급히 환복하고 무장해야 했다.


다른 병사들과 같이 자리에서 일어나 군복으로 갈아입고 군장을 챙기는 동안 의문이 들었다.


'대체 이게 뭔 일일까?'


애초에 오늘은 7월 1일이다. 


즉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시작된 2차대전의 발발일인 9월 1일까지는 약 2달이 남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왜 독일 국경과 맞닿은 서부나 북부가 아니라 소련과 루마니아 국경과 맞닿은 동남부에서 갑자기 비상경보를 울리고 병사들을 한밤중에 급히 깨워가며 무장시키는 걸까?


또 탈영병이라던가 사악한 나치독일과 소련의 무장공비인가?


본래 알고 있던 역사와 다른 것은 루마니아에서 이상한 전염병이 돈다는 것 하나뿐인데. 혹시 방역 때문일까 고민했지만, 그것은 우리 부대가 기병대이기에 그럴 일은 평상 없을 거다.


세상에 어느 병신이 기병한테 방역을 시켜?


"이봐 킴! 거기 지도들 챙기고 당장 따라 나와!!"


"알겠습니다!"


고참병의 외침에 한쪽 벽에 세워진 책장에서 지도들을 챙겨 가방에 넣기 시작했다. 여러 책과 잡지들 사이에서 지난주에 발간된 신문이 나왔다. 헤드라인에 적힌 문구를 보니, 지난주에 동료들과 조리 돌림 했던 기사인데도 또다시 조소가 절로 새어 나왔다.


역시 기자라는 인간이 소설 쓰는 건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구나.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 지방에서 식인 병 창궐!] 


세상에 누가 이딴 찌라시만도 못한 걸 믿는단 말인가? 


이쯤 되면 너무 허무맹랑한 불쏘시개라, 이런 걸 국영 신문의 기사라고 쓴 기자는 차라리 소설가를 해야 할 것이다. 이걸 기사라고 보느니, 히틀러가 짝부랄이라는 기사가 더 그럴듯 하겠다.


드라큘라라고 썼으면 루마니아니, 이미지가 맞기라도 할 텐데.


작가의말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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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후방에서 생긴 일(5) 22.05.19 224 12 14쪽
79 후방에서 생긴 일(4) 22.05.01 266 10 14쪽
78 후방에서 생긴 일(3) +1 22.04.15 295 10 12쪽
77 후방에서 생긴 일(2) +2 22.03.27 327 10 12쪽
76 후방에서 생긴 일(1) +2 22.03.16 330 13 12쪽
75 낙오(4) +2 22.02.27 275 13 13쪽
74 낙오(3) +2 22.02.12 282 14 11쪽
73 낙오(2) +1 22.01.29 293 14 12쪽
72 낙오(1) +3 22.01.15 291 11 12쪽
71 두더지전쟁(10) +1 22.01.03 304 11 11쪽
70 두더지전쟁(9) +2 21.12.24 280 10 12쪽
69 두더지전쟁(8) +2 21.12.03 315 14 12쪽
68 두더지전쟁(7) +2 21.11.25 326 11 12쪽
67 두더지전쟁(7) 21.11.15 327 10 12쪽
66 두더지전쟁(6) +6 21.11.07 329 13 12쪽
65 두더지전쟁(5) +2 21.10.31 335 15 15쪽
64 두더지전쟁 (4) 21.10.20 369 12 11쪽
63 두더지전쟁 (3) +3 21.10.13 399 17 12쪽
62 두더지전쟁 (2) +5 21.10.02 430 16 13쪽
61 두더지전쟁(1) +2 21.09.17 549 16 13쪽
60 다시금 전선 (7) +3 21.09.03 442 14 13쪽
59 다시금 전선 (6) +4 21.08.19 436 1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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