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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내 2차대전은 이렇지 않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오이비눙
작품등록일 :
2020.12.26 11:29
최근연재일 :
2022.10.0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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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27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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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후방에서 생긴 일(2)

DUMMY

결국 저질렀다..



"코오..."



항상 하던 것처럼 6시에 칼 기상을 하니, 전라의 상태로 내 품에 안긴 체 잠든 레나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보드카 특유의 깨질 것 같은 두통과 함께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니, 어젯밤에 있었던 일이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거기다 좁은 1인용 침대와 그주변에 펼처진, 육박전의 흔적까지.


이건 눈이 옹이구멍이라 해도 알 수 있다. 



일냈다. 그것도 장병들 앞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내가! 안 그래도 군대내의 출산률 오른다고, 남녀 장병들 간에 부적절한 접촉을 자제시키라는 공문까지 매주 내려오는 상황에서!



망할....



"끄으으응....좀만 더..."


"이런."



이게 현실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뒤,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내 팔을 베고 잠든 레나가 깨려하니, 움직이기는 어려웠다. 그래 일단 이 사이에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부터 생각하자.



폴스키의 독하디 독한 싸구려 보드카 덕분에 생긴 두통 덕분에 기억나는 건 그리 없지만, 일단 기억나는 게....



'왜 큰거죠? 동양인은 작다고 들었는데?'


'애초에 내가 키는 부대에서 3번째로 크다?'


'아악! 자.....잠만! 좀 살살!'


'조용히 해. 잘못하면 밖에서 듣겠다. 이거라도 물고 있어.'


'잠만 이거 내 속오..ㅅ...읍! 으그그극!'



와씨 조졌다.



지난번에 잘 부탁한다는 약속까지 받았던 남의 집딸을 건드려 버렸다. 

이 정도면, 레나네 아버지가 '이 망할 딸도둑 옐로몽키 자식아!'라며 소리지르면서 더블배럴 샷건을 갈겨도 문제 없을거 같아. 잘 부탁한다는 게 전쟁터에서 잘 부탁한다는 거지, 딸의 혼사까지 부탁한 게 아니잖아. 



아마 대대장 마저도, '죽을 만한 짓을 했군요.'라며, 하반산 마비까지는 봐주겠지. 상반신은 서류 작업 시켜야하니깐. 살려 두고.



"하아....망할."



그 후 나는 아직 자유로운 손으로 머리맡 서랍장에 둔 담배와 라이터를 들며 신선한 모닝빵을 즐기려 했다.



그러면서, 어젯밤에 있었던 일들을 곱씹었다. 그러자 보드카가 만들어 낸 어젯밤의 일이 남긴 여운이나, 내 품에 안긴 레나에서 나는 달달한 냄새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 하나가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여기 호텔방이 아니라, 격리실이잖아.



"이런 젠장...!"


"흐어..."


"웁쓰."



가장 중요한걸 알아차린 나는, 조심스레 레나의 머리를 들어 주변의 베개에 눕힌뒤, 주변에 널브러진 옷가지들을 주워 입으며, 문 쪽으로 향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나는, 바치와 셔츠 정도만 허겁지겁 입은 체, 굳게 닫힌 철문을 두드렸다.



아무리 두꺼운문이라도, 소리까지 막아 낼수는 없었을 테니, 혹시나 하는 생각에 바깥에 선 경비의 반응을 살피려 했다.



-퉁퉁퉁!


"어이 잠시만 열어보시오."



나는 철문을 두드리며 문밖에 선 경비를 불렀다.



그리고 슬라이드 형식의 감시창이 스륵하며 열리며, 문 앞에 선 경비병의 모습이 보였다. 방독면에 헬멧까지 쓴 완전 무장의 독일군이었지만, 그의 모습에 나는 경악 할수밖에 없었다.



"이...이봐! 자네 괜찮아?!"


"....."



독일군 병사는 구부정한 자세로 선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숙인 그의 얼굴에 씌워진 방독면에서는 필터의 틈 사이로 붉은 피가 한두방울식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누가 봐도 감염자로 보이는 그의 모습에 나는 경악했지만, 그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단지.



-척.


"뭐냐고, 씨발."



단지 그는 내게 엄지를 치켜 세울뿐이었다.







1940년 5월 8일. 베를린.



"아돌프 히틀러 총통. 퓨러시어, 죽어서도 죽지 마십시오. 우리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히틀러 당신이 우리 마음속에 살아서 독일의 존속의 위기 아니, 유럽 존속의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힘이 되어 주십시오. 이미 당신은 세계의 모두가 반대한 재무장을 통해 독일의, 유럽의 방패를 만드셨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선 이상, 아무리 우리가 히틀러 총통의 이름을 외치더라도, 우리는 다신 그를 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는 지난 베를린의 악몽 속에서 우리의 곁을 떠났습니다."



모 성병 환자로 인해 하루 만에 함락 당한 베를린이 몇 달간의 치열한 공방전 속에서 탈환된 이후, 얄마르와 괴링이 이끄는 독일 임시 정부는 즉시 베를린이 함락되는 와중, 감염 유출 원인에 삶의 의지를 잃고 자결한 히틀러를 찾으려 했다.



아무리 기존 나치인사들을 몰아내고, 보수인사들이 차지한 현재의 독일 정부일지라도, 아돌프 히틀러는 국민들의 투표로 선출된 정당한 독일의 지도자였던 만큼, 아직도 정치적인 상징성이 존재했다.


처음에는 폐허가 된 총통관저의 모든 군복차림의 감염자들을 사살하며 모든 방을 뒤졌지만, 히틀러의 시신을 어디에서도 찾아낼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어느 방에서 히틀러의 시신을 감염자들이 훼손할 수 없도록, 따로 소각해 매장했다는 어느 친위대 병사의 쪽지가 발견되자, 그들은 총통 관저에서 40m 떨어진 뒷뜰에서 히틀러의 유해를 찾아냈다. 



만알 그의 시신을 못 찾는것까지 대비해, 그 위로 나치당의 깃발이 꽂혀있기까지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죽기 직전까지 친위대를 저주한 히틀러의 시체는 친위대 병사들이 끝까지 지켜낸 것이나 다름없었다.


히틀러 그리고 괴벨스 같이 히틀러와 함께 자결한 고관들의 유해를 모두 수습한 지금, 복구가 진행 중인 베를린에서는 히틀러과 나치 고관의 국장이 진행되었다.



단지 정치적인 이유로 벌인 국장이었으나, 부총통이자 나치당의 총수로서 연단에 선 괴링은 추도사를 읽는 동안 한마디 한마디가 그의 가슴을 요동치게 했다.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위버멘쉬와 동료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물론 한때 자신을 선배라 부르던 힘러를 더 잔인하게 찢어 죽이지 못한 게 안타까울 정도로.



망할 놈, 차라리 산체로 감염구역에 던져 버릴껄. 

괜히 편하게 즉각 사살로 처리해서는.



"저승이 있는지 모르지만 저승이 있다면 거기서도 기어이 만나서 지금까지 하려다 못한 이야기를 나눕시다. 총통이시어, 그동안 부디 저승에서라도 끝까지 독일을 지켜 주십시오. 위기에 처해 있는 이 나라와 민족을 지켜 주십시오. 총통이시어 부디 이 독일이 살아남는 것 봐주십시오. 우리는 그대를 잃었지만, 그대가 남긴 유산을 지킬것입니다. 비록 그는 독일이 아닌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어 잠만 우리 총통 오스트레일리아인이셨어?"


"너 이 새끼, 그럼 인슐루스때 바다 건너 남반구까지 갔냐?"



이미 저승에 있는 친위대의 쓰레기들을 머릿속에서 지우며, 괴링은 추도사를 읽고 또 읽었다.



폐허가 된 베를린으로 돌아온 베를린의 시민들과 베를린 탈환에 참가한 군인들이 모인 국장이었지만, 그 모습은 도려 괴링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었다. 


F-22라는 미래에서 온 새로운 활력소 덕분에 모르핀을 끊고, 루프트바페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동안 부총통이라는 직함은 사실상 방치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제국원수가 아닌 부통총으로서 이 자리에 선 괴링으로서는 생전의 히틀러가 어떤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선것인지, 이해가 될 것 같았다.


단지 눈으로 본것일 뿐인데도, 어깨가 무거웠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듯, 높은 자리에는 그에 걸맞은 책임이 존재한 것이었다. 모르핀과 루프트바페 그리고 나치에서 벗어난 순간, 이제서야 깨닫을수 있었다.


나는 히틀러 같은 위버멘쉬가 아닌 범인(凡人)일 뿐이다.


하지만 책임에서 도망치지 않겠다.



이것을 베를린과 히틀러 그리고 동료들을 잃고 나서야 깨달았다. 추도사를 읽을 때마다 총통의 나팔수였던 괴벨스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정도로.



만약 그가 괴링을 대신해 이 자리에 섰다면, 이미 이곳은 눈물 바다가 되거나, 복수심에 불타는 자리가 되었을 것이었다.


물론 나치당의 초기 시절처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베를린이 탈환되면서, 독일의 현 총통으로서 자기 뼈를 깎아가며 업무에 매진하게 된 얄마르를 대신해, 베를린의 복구를 담당하게 된 그로서는 삶의 터전과 가족을 잃은 이들앞에서 그러기는 인간으로서 하고 싶지가 않았다. 만약 미래에서 온 책을 보지 않고 전과같이 욕심과 자만심에 가득 찬체, 모르핀에 중독된 머저리였다면 그랬으리라.



하지만 이미 메시아를 잃은 운터멘쉬인 그로서는 그저 할 수 있는 일들만을 할 뿐이었다.

그리고 추도사의 끝에 다다랐을 때는 괴링은 더 이상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비록 히틀러와 나치 고위 인사들과는 좋은 추억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개돼지 정당이던 나치당을 어엿한 여당으로 만들고 그를 총통으로 만든 노력이 있었던 만큼, 적어도 갑자기 떠나버린 이들을 위해 눈물을 흘릴수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업무를 내팽겨친체 지옥으로 탈주한 이들에게 목청 터져라 소리 칠 수 있었다.



"히틀러는 죽었어, 이젠 없어! 하지만 우리의 독일에, 우리의 나치즘에, 우리의 가슴에, 하나가 되어 계속 살아가!"



그렇게 그날 히틀러의 나치독일은 공식적으로 끝이 났다.








1940년 5월 22일. 



"후우....오늘따라 춥다."


"그러게."



동맹국인 독일이 새롭게 다시 태어날 때쯤, 이탈리아의 상황은 내전과 분열이 일어났음에도 이상하게 돌아갔다.



분명히 이탈리아 왕국이 크게 4개로 분열해, 이탈리아 통일(리소르지멘토) 이전으로 돌아간 것은 분명하지만 이상하게도 총성 하나 울리지 않았다.



"어이 너희 점심 밥 뭐냐?"


"오늘도 파스타지 뭐."



도려 서로 경계하는 세력의 병사들이 안부 인사나 식사를 교환할 정도로 평화로웠다. 

이탈리아 왕국에서 독립한 세력들 대다수가 일단 독립은 했지만, 그 이후에는 비전이 없었다. 이탈리아 왕국에서 독립한 세력들은 대부분 과거 사르데냐 중심의 통일을 달갑게 여기지 않은 로마 밑의 남부 지역들이 대다수였다. 


그렇다 보니, 그들 모두 사르데냐가 주도하는 이탈리아에서 벗어나, 자신들만의 국가를 만드는 것에 만족했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당장 군대를 보내 남부의 반역자를 쳐 죽이고 반기를 든 지역들을 평정하라!"


"하지만 전하. 그럴 군대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세력에는 내전을 벌일 군대가 없었다.



만약 무솔리니의 그리스 침공 이전이었다면, 이탈리아 정부는 최소 20만의 정규군을 동원 가능했을지도 모르지만, 남은 병력들조차도, 감염자들을 상대로 방어선을 짜기에도 모자랐다.



한편 반란에 참여한 군인들을 모두 흡수한 남부 조차도 본래 경제력이 떨어지는 지역이라 군대를 돌릴 만한 자원이나 여력이 없다 보니, 내전을 벌이기도 어려웠다. 



즉 그리스 침공으로 상당수의 정예병력을 잃은 이탈리아의 모든 세력들은 감염자들이 이탈리아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 내는 것이 한계였다.



"그리고 전하. 내전을 벌이면 어찌 역병을 막는다는 말씀이십니까?"


"망할 대머리 자식....."



또한 그리스 침공 이후, 이탈리아인들의 머릿속에 새겨잔 감염자들에 대한 공포가 한몫하기도 했다.



아무리 국가가 분열되고 내전이 일어난 상황이라 해도, 내전을 벌였을 때 이탈리아내에서 감염사태가 벌어진다면 파멸뿐이라는 것을 이탈리아인 대부분이 인지했다. 그렇기에 그들은 분열이 되었다 하더라도, 적어도 멸망만은 당하고 싶자 않았기에 아슬아슬한 눈치 게임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이런 배은망덕한 남부 촌놈들 같으니라고! 어지 두체의 파시즘을 배반하는 것이냐! 파시즘 만세!"


-타앙!


"끄악!?"



그리스 침공의 실패로 감금당한 무솔리니가 남긴 검은 셔츠단의 잔당이 깽판을 치기 전까지는.


작가의말

결국 김괴링 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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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낙오(2) +1 22.01.29 293 14 12쪽
72 낙오(1) +3 22.01.15 291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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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두더지전쟁(7) 21.11.15 327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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