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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내 2차대전은 이렇지 않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오이비눙
작품등록일 :
2020.12.2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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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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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8,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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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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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두더지전쟁(9)

DUMMY

"힘들겠군요..."


"뭐 어쩔 수 없지요. 적어도 제가 선택한 거니 어떻게든 버텨야죠. 다만 댈아온 후에 여기서 가져온 자료들을 정리할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오는군요."



저런.

생각해 보니 내가 만약 이시대로 떨어지지 않았다면 저 꼴이 났을게 아니야.



안 그래도 문과라서 대학원 갈수밖에 없었는데. 만약 내가 군 전역날 두돈반에 안치이고 무사히 전역했다면.....역시 안 그래도 복학생이라 서럽고 외로운데, 거기다 대학원까지 들어갔으면, 그냥 우울했겠네...



뭐 그래도 대학원이었으면, 코피 말고는 피 볼일 없는 게 다행이네.

물론 교수의 피라면, 이야기는 좀 달라질 것 같지만.



"어 킴 중위님. 안색이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만?"


"죄송합니다. 실은 군입대전에는 대학물 잠깐 먹었고, 대학원까지 생각했던 사람이다 보니.."


"아. 그맘 이해합니다."



잘못된 내 미래를 상상하다, 방독면 너머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어두워진 안색에 의문을 가졌던, 하사 계급장의 대학원생은 공감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도 인종을 뛰어넘어, 노예 신세는 면했을 동족이었던 것에 대해 공감은 했다.



"헐....."


"미친, 중대장 대학물까지 먹었어?"


"어쩐지. 금방 장교 됬더라."



다만 내가 대학물 먹었다고 밝힘으로서, 단순에 중대 내에서 두 번째로 가방끈 긴 사람이 되니, 몇몇 중대원들은 경악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날 쳐다보았다.



최소한 이시대 유럽에서 대학물 먹으면 나름 엘리트이니깐, 장교단건데. 어째서 그게 충격먹을 일인 거지?

대체 저 새끼들은 날 어떻게 생각하는 거길래?



"저기 이것 좀 열어 주십쇼. 잠궈져 있는지라..."


"아 알겠소."



경악스러워하는 중대원들을 뒤로 한 체, 나는 독일측 연구팀들을 따라 연구실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아무리 전원이 들어왔다 하더라도, 지하실까지 내려가는 것은 괜스레 걱정되었다. 



특히 달려드는 감염자를 때려 죽이면서 튄 피가 뚝뚝 흐르는 철문 넘어만큼은, 본능이 이것만큼은 안 된다며, 말리는 듯했다.



"이거 문 말입니까?"


"예. 아마 지하와 연결된 문인 듯한데, 이상하게 잠궈져 있는지라..."


"이상하네. 분명밖에 자물쇠는 없는데...."



하지만 막상 지하층과 연결된 문을 살피니 문에는 자물쇠가 달려 있지 않았다. 단지 녹이 좀 슬려 있는 것을 제외하면, 여는데 큰 무리가 없을 수준이었다. 문고리를 잡고 살짝 앞뒤로 흔들면 무언가에 막혀 조금도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굳게 잠궈져 있었다. 즉, 역시 이 문은 안에서 잠근것이다.



지난 1년간의 경험상으로는 이건 절대 열어서는 안 된다. 이것만큼은 확실하다.



"쯧. 안 되겠습니다. 이건 안에서 잠긴 거라,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합니다."


"그렇습니까? 그냥 닫힌건 줄 알았는데."


"예. 뭐가 밑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문이 이렇다 보니, 제대로 된 도구가 있어야 열듯하군요. 차라리 지금도 자료가 많으니 구할 수 있는 거에 집중하는 게 나을 듯합니다. 그리고 어차피 지금도 정리해야 할 자료는 산더미잖습니까?"


"하긴 그러네요. 하하 괜찮겠죠?"



내 말에 그 독일 대학원생은 납득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세상에서 일을 늘리고 싶은 이는 거의 없다. 그런 만큼, 3년 가량의 인생을 군대에서 썩고 있는 나로서는 최대한 요령을 부려왔다. 단지 2차대전도 아닌 이 거지 같은 감염사태 때문에 모든 게 리셋 당했을 뿐.



그리고 이제는 요령 부리기에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서 되돌릴수가 없다. 그러니 저 불쌍한 중생을 도와야지. 저거 봐. 방독면 너머로 다크서클이 보일 정도면 쉬어야지.



"그럼 여기는 따로 보고서로 적어두죠. 지하실이 존재하나 제대로 된 장비 부재 시 개방 불가능. 이렇게 말이죠."


"바로 그겁니다."



그렇게 나와 독일 대학원생은 바로 철문을 뒤로하고, 지상으로 올라왔다.

1층으로 올라와 다시금, 정리된 서류와 표본들을 박스에 담아 밖으로 옮겼다. 그리고 감염자의 시체나 그들이 만단 흔적들은 연구팀에게 일일이 사진을 찍었다.



외형을 둘째쳐도, 그놈들의 흔적에 대해서는 독일측 연구원들의 말로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나로서는 그놈들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흉측해진다는 것 말고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뒤이어 던진 말이 이해가 되었다.



"사실 안찍어도 되지만, 몇몇 박사들은 찍어오라더군요. 그러니 저 같은 말단은 어쩔 수 없지요."



저런. 이젠 나도 눈물나려한다.



최소한 나는 평소에 엄청 혹사당하긴 해도, 독립중대에다가 상관들은 타지역에서 있어서, 평소에는 중대 폭군으로 지내는 게 가능한데, 저친구는 그런것조차 불가능하잖아. 뭔가 생각하면 할 수록 내 생활이 나쁘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 생각해 보니 제 소개가 늦었군요. 일단 군 계급은 하사이니, 클라우스 크로이츠 하사라 불러 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크로이츠 하사. 현일 킴 중위요."



간단히 자기소개하며, 정리된 박스들 중 하나를 들어 입구 쪽으로 옮겼다. 상자를 바닥에 두며, 주변을 슬쩍 살폈다. 아직는 감염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아 아무래도 진원지였음에도 감염자의 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듯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탈탈탈탈....


"아오! 차 좀 멀쩡한 거로 쓰면 안 되겠나?!"


"죄송합니다. 지금 상태가 다 이 모양인지라."



하지만 관리가 되지 않은 차들을 제대로 된 오버홀 없이 기름만 새 걸로 갈아 끼운 수준의 정비만 한 트럭들이 정리된 것들을 옮기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니, 이야기는 달라졌다.



마치 오래된 유물을 가동하듯, 삐걱거리는 소리가 절로나는 트럭은 본래의 엔진음을 더욱 부각시키는지라 그 소음만으로 감염자를 더 끌어 모을 것만 같았다.



거기다 상태가 상태인지라, 함부로 시동을 끌수도 없었다. 

이열 분명 벤츠 트럭인데, 두돈반 못지 않은 신뢰성.



-끼에에엑!


"허우....젠장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역시나 일까, 안 그래도 물건들 옮기느라 숨만 쉬어도 소음이 나는 마당에, 요란한 엔진음까지 울려 퍼지니 감염자들의 이목은 끌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소리에 감염자 여러 마리가 몰려오니 나로서는 그저 한숨만이 절로 나올 뿐이었다.



-철컥.


"아직 쏘지마. 그리고 이거 잠시 갖고 있게나."



하지만 굳이 총을 써야 할 수준은 아니었다.

주변의 병사들에게 메고 있던 총을 맡긴 체, 한 손에는 소음기를 끼운 권총을 쥐고, 나머지 손에는 기병도를 뽑았다. 스릉하며 오랜만에 뽑아보는 기병도는 언제나 그랬든, 가볍고 휘두르기 편했다.



만약 저 감염자들이 3명 이하였다면 철퇴를 썼겠지만, 철퇴는 파괴력이 강해도 휘두리기 불편하다 보니, 다수를 상대할 때에는 기병도가 제일 나았다.



그리고 두 무기를 손에 쥔 체 앞으로 나아가며 권총을 감염자들을 향해 겨누었다.

기병도를 쥔손으로 권총을 든 손을 받친체, 방아쇠를 연이어 당겼다. 감염자들의 몸과 머리를 향해 마리당 2발씩.



-파슛! 파슛! 파슛!


-퍽!



감염자들을 향해 날아간 총탄들은 하나둘씩 그들의 몸에 박혔고, 총탄에 맞은 감염자들은 비틀거리며 넘어갔다. 방아쇠를 8번 당기며, 권총의 탄환이 빈 순간 바로 권총을 허리춤의 벨트에 꽂은 체 양손으로 기병도를 고쳐 쥐였다.



그대로 먼저 달려오는 감염자의 배를 걷어찼다. 뒤이어 달려드는 감염자의 목을 기병도를 휘둘러 벴다. 기병도는 베기 위한 검은 만큼, 최대한 깊이 목의 정맥이 베이도록.



-끼아악!.


"에이 씨 더러워."



목이 베인 감염자는 분수같이 더러운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그래도 다시 뒷걸음을 하며 주변의 감염자들을 살폈다. 남은 놈들은 4마리. 나는 바로 검을 휘두르며, 바닥에 쓰러진뒤 일어서려는 감염자의 얼굴을 한번 벤뒤 다른 방향에서 달려오 감염자를 세이버로 수차례 베어냈다.



감염자의 뼈를 건드리지 않도록, 최대한 얕으면서 정확하게, 팔, 다리. 가슴, 목 그리고 얼굴을 재빨리 베고 또 벴다.


그대로 쓰러지는 감염자를 뒤로 한 체, 다음 감염자의 목을 벴다.



이번에는 또 다른 감염자와의 거리는 이미 가까울데로 가까워, 눈앞까지 다가올 정도였다. 그대로 기병도를 쥔 체, 반대로 검을 휘두르며, 놈의 얼굴를 검의 손잡이로 찍어 버렸다. 



-뻐어억!



놈의 눈알이 으깨질도로 강하게 찍어내니 놈은 비틀거리며 더더욱 난폭하게 달려들었다.



그대로 나는 놈의 배에다 검을 찔어 넣은 체, 수차례 휘저은후 걷어차 넘어뜨리며, 검을 뽑아냈다. 고기 찢는 소리와 함께, 흘러나오는 놈의 내용물을 뒤로 한 체, 바닥에 쓰러진뒤 겨우 다시 일어난 놈의 목을 깊게 베어 버렸다.

이걸로 끝.



"쯧 원래 같으면 그냥 총 쏴버리면 그만일 텐데. 기껏 좋은 거 생겼는데, 한 번도 써먹어 보지 못하고. 젠장."


"그래도, 저놈들 베는 솜씨 만큼은 끝내주더군요. 괜히 기병 출신이 아니신듯합니다."


"허, 그런 말 다른 기병들한테 말하지도 마. 검 휘두르는 건 나는 아직 제대로 된 기병들의 수준에 비교도 안 되니깐."



아무리 폴란드군의 기병들이 더 이상 랜스차징하지 않는 기마보병이 되었다 하더라도. 기병 돌격을 안하는 것은 아니기에, 여전히 기병도를 사용한다. 그런 만큼, 달리는 동안 흔들리는 말 위에서 상대를 검으로 베어내는 건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방금 전이야 땅 위에 서 있으니, 편하게 베어낸 거지. 만약 말 위였으면 나조차도 장담하기 어려웠다.

그러니 그런 말은 베테랑 기병들에겐 실례나 다름없다. 물론 그 베테랑 기병들이 살아는 있다면.



쯧, 벌써 칼날이 무뎌지려 하는군.



"얼추 옮긴 것 같으니 다시 비행장으로 돌아갑시다. 일단 최대한 빨리 옮기고 돌아옵시다."


"아. 옙!"



그 후 트럭이 어으 정도 채워졌을 때쯤, 다시금 비행장으로 돌아갔다. 현재 우리가 사용 가능한 수송기들은 아무리 여객기 기반이라 하더라도, 2톤 미만 이었기에, 생각보다 옮길 수 있는 것은 적었다. 그렇기에 서류도 서류지만, 가능하면 상태가 좋은 표본 위주로 물건들을 옮겼다.



예로 들면 포르말린에 담긴 장기나 태아 같은.....씨발 역겨워서 못봐주겠네.



"어서 빨리 수송기에 실어! 수송기 전체에 나눠서 실어라!"


"절대로 같은 수송기에 싫지마! 무조건 분산시켜!"



장교들까지 동원되 자료들을 옮기니, 수송기들은 금세 체워져갔다. 물론 타고 갈 공간도 어느 정도 남을 수준으로만. 



시작부터 목표 수치에 가까워지니, 모든 이들의 입꼬리는 올라갔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빨리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이들은 없었을 테니깐.



-철컥.


"모두 전투 준비."


"아 옙."


"역시 짬밥 가장 많은 너희는 그럴 줄 알았어."



내 말에, 레나와 에바노프는 다시금 총을 들거나, 운전병들을 타박해 차에 시동을 걸게 했다. 운송이 거의 다 끝나가는 마당에, 전보다 더 빡세게 전투를 준비하는 모습에 옆에 있던 맹겔레는 내게 그 이유를 물었고, 나는 여분 탄창을 챙기며 답했다.



"꼭 다 끝내서 돌아가려 할 때마다 일이 터져서요."



이젠 그냥 당해 줄 이유도 없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대학 종강이 너무 늦어졌는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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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더지전쟁(9) +2 21.12.24 280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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