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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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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02 13:08
최근연재일 :
2022.09.04 12: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2,737
추천수 :
12
글자수 :
371,004

작성
22.09.0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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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첫 참배 / 발렌타인데이 (1)

DUMMY

신년을 맞아 첫 참배를 하기 위해 근처에 있는 신사로 향하게 된 사토리와 히토미는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인파에 당황했다.


혹여라도 떨어지지 않도록 두 사람은 손을 꽉 잡고서 참배를 하기 위해 줄을 섰지만-



"오오-! 메이 양이랑 사토리 군이 아니냐!"


"두 사람도 참배하러 온 모양이네."



어째서인지 함께 참배하러 온 코우카 선배와 미유키를 마주치면서 히토미는 반사적으로 사토리의 손을 놓았다.



"아, 안녕하세요..! 호시야 씨랑 후유 선배..!"


"두 사람도 같이 참배하러 온 거예요?"


"참배하러 왔다가 우연히 마주친 것 뿐이다!

설마 사토리 군과 메이 양까지 마주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지만 말이다."



그렇게 어쩌다보니 같이 참배를 하게 된 네 사람은 세전함에 동전을 넣고서 거대한 방울에 매달린 동아줄을 흔든 뒤에 정성껏 소원을 빌었다.


무사히 첫 참배를 마친 후 그대로 곧장 집에 돌아가는 것이 아쉬웠는지 히토미는 운세뽑기 가게를 가리키며 말했다.



"모처럼이니 운세뽑기 해보지 않을래요..?"


"그러네. 가끔은 재미로 한 번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그럼 결정이구나!"



들뜬 모습으로 다같이 돈을 지불하고 신중하게 운세를 뽑은 결과.



"이것 보거라!! 나는 대길이 나왔다!"


"저, 저는 중길이에요..!"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운세를 뽑은 두 사람과 달리 미유키와 사토리의 안색은 굉장히 어두웠다.



"뭐, 이런 건 내용이 가장 중요하니까..!"



안타깝게도 두 사람이 뽑은 운세는 대흉.

운세에서 가장 안 좋은 결과가 나와버린 탓에 미유키와 사토리는 어떤 내용이 적혀있는지 신중하게 확인했다.



"어디보자.. 뭐라고 적혀있을까.."



먼저 사토리가 뽑은 대흉은 새로운 만남에 대한 내용이 적혀있었고, 그 만남으로 인해 자신이 아끼는 무언가를 잃게 된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미유키는--



"..역시 운세같은 건 믿을 게 못 되네. 그만 돌아가자."



직접 뽑은 운세를 힘껏 구긴 뒤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급하게 신사를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상태가 걱정이 된 사토리는 히토미를 코우카 선배에게 잠시 맡기고서 황급히 뒤를 쫓아 달렸다.


다행히 멀리 가지 못하고 그녀를 따라잡는데 성공한 사토리는 희미하게 눈물이 맺혀있는 미유키의 모습에 천천히 다가가 물었다.



"미유키 씨. 운세뽑기는 그냥 재미로 하는 거잖아. 왜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미유키는 자신이 뽑은 구겨진 운세를 사토리에게 건네주었다.

대체 무슨 내용이 적혀있길래 그녀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의심하던 사토리는 대흉이라는 커다란 글자와 함께 적혀있는 내용을 보고 숨이 턱 막히는 심정이었다.


저주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그녀가 뽑은 운세에는 자신 때문에 곁에 있는 사람이 크게 다칠 위험이 있다는 불길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실제로 나 때문에 사토리 군은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잖아.. 그 때는 다행히 아무런 이상 없이 깨어났지만 만약 이 운세대로라면.."



이미 그 당시의 기억이 강하게 자리잡힌 미유키에게는 설령 미신이라는 걸 알고 있어도 사토리가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이런 태도에 사토리는 되려 웃으며 일부러 장난스럽게 말했다.



"미유키 씨의 주변에 있는 사람중에 다치는 사람이 나라면 그나마 다행이지.

적어도 린 씨나 미유키 씨의 부모님이 잘못되는 건 아니니까."



자신의 안전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듯한 대답에 미유키는 울컥 화가 치밀어 그를 무섭게 노려보았다. 이것저것 따지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자신을 보며 웃고있는 그의 모습이 일부러 화를 내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제야 냉정함을 되찾은 미유키는 사토리에게 보여준 운세를 다시 빼앗고서 눈물을 닦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정말 못 됐어.."



방법은 이기적일지 몰라도 그녀가 더 이상 운세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에 안심한 사토리는 히토미와 코우카 선배가 기다리는 신사로 돌아가기 위해서 손을 내밀었다.



"같이 돌아가자, 미유키 씨. 모처럼 신사에 왔으니까 다 같이 감주라도 마시고 돌아가자."



이 타이밍에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감주를 언급하는 게 조금 웃기기도 했지만 미유키는 조심스레 그가 내밀어준 손을 붙잡았다.

그렇게 운세가 불러온 소동은 일단락 되는 듯 했으나 사람이 많은 곳을 싫어해 처음 이 신사에 와 본 두 사람은 미처 알지 못했다.


이 신사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무서울 정도로 잘 맞아 떨어지는 운세뽑기의 덕분이라는 사실을.



***



짧았던 겨울방학이 끝나고 어느덧 졸업식과 종업식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한 달.


얼마 안 되는 3학기의 기간동안은 대부분의 수업이 복습 위주로 이루어지기에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자습이라는 시간을 갖고 다음 학년의 문제를 예습하곤 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코우카도, 미유키도, 히토미도 전혀 수업에 집중을 할 수 없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내일이면 드디어 발렌타인데이인가~"


"우와앗-!! 테, 텐도 선배..! 언제부터 거기에..!"



내일 있을 발렌타인데이의 준비로 머릿속이 가득 찼기 때문이었다.

특히 학생회장으로서의 역할도 완전히 끝난 지금의 코우카는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사토리에게 선물할 멋진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서 잔뜩 기합이 들어간 상태였다.



"좋겠네, 코우카~ 사치 군한테 줄 초콜릿을 만들 시간이 생겨서~"



수업이 끝나고 곧장 재료를 사러 가려고 했던 코우카는 교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텐도 선배와 마주치면서 결국 함께 초콜릿 재료를 사러 오게 되었다.



"텐도 선배도 초콜릿을 만드시려는 겁니까!?"


"뭐, 그렇지~ 일단은 그런 짓을 저질렀어도 내 남자친구니까. 다행히 아카이가 있는 소년원은 찾아가기 힘들만큼 멀지는 않던 걸?"



코우카는 어째서 텐도 선배 같은 사람이 그런 남자에게 이토록 집착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 생각을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한편 같은 시각 집에서 이미 초콜릿을 만들고 있던 미유키는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순조롭게 수제 초콜릿을 완성시켜갔다.


거대한 하트 모양의 초콜릿으로 할지 아니면 조금씩 집어먹기 편한 프랄린 초콜릿으로 할지 고민한 끝에 그녀는 결국 사토리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후자를 택했다.



"후우.. 역시 다양한 초콜릿으로 하나하나 특징을 다르게 만들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네.."



전문점에서 파는 고급 초콜릿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그녀가 만든 초콜릿 하나하나가 굉장히 먹음직스런 형태를 갖추었다.


이후 초콜릿이 굳도록 냉장고에 넣어 보관까지 마친 그녀는 문득 요리에 천부적으로 소질이 없는 히토미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초콜릿이 완전히 굳을 때까지는 어느정도 시간이 있기에 미유키는 결국 집을 나와서 히토미의 집으로 향했지만 그녀가 느낀 걱정은 예상대로 빗나가지 않았다.



"메이 양.. 지금 뭐하는 거야..?"


"아, 호시야 씨..! 초콜릿을 만드는 중이었는데 생각만큼 잘 안 되서.."



주방과 앞치마. 그리고 얼굴에 묻어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새빨간 액체와 히토미의 손에 쥐어져 있는 날카로운 식칼.

마치 공포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이 광경에 미유키조차 왠지 모르게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하아.. 일단 주방부터 정리하자. 재료는 얼마나 남아있어?"


"일단 실패할 걸 예상해서 재료는 많이 사왔어요..!"



그렇게 어질러진 주방을 깨끗하게 정리한 뒤에 히토미는 미유키의 도움을 받아 모양틀을 이용해서 가장 간단한 초콜릿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어째서 초콜릿을 만드는데 빙수용 딸기시럽을 사용했는지 미유키에게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았지만 완성된 초콜릿을 보며 기뻐하는 히토미의 모습에 아무것도 묻지 않고 넘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찾아온 결전의 날.


발렌타인데이 당일에 등교하는 모든 남학생들은 혹시나 초콜릿을 받지 않을까라는 기대속에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이성에게 초콜릿을 전하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신발장에 편지와 초콜릿을 넣어두는 방법이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남학생들은 신발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기도를 하며 신발장의 문을 열지만 그들을 반기는 건 실내화에서 떨어진 모래먼지 뿐이었다.


잔뜩 실망한 모습으로 실내화를 꺼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사토리는 곧장 교실로 향했지만 그런 그의 옆에 다가온 미나모토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아.. 사치 넌 좋겠다."


"갑자기 무슨 소리야, 미나모토."


"그야 그렇잖아. 너는 적어도 메이 양한테 무조건 초콜릿 하나는 받는다는 게 확정이니까. 그에 비하면.."



미나모토의 시선을 따라 교실 안을 둘러본 사토리는 어떻게든 초콜릿을 받기 위해 열심히 멋을 부리는 남학생들의 모습에 절로 숙연해졌다.



"아아.. 왠지 알 것 같긴 하네.."


"그렇지? 게다가 솔직히 말하면 메이 양 뿐만이 아니라 후유 선배나 호시야 씨한테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거잖아. 정말 복에 겨운 녀석이라니까."


"아..하하.."



차마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었던 그 때 우연히 눈이 마주친 히토미가 화들짝 놀라며 시선을 피하는 모습에 사토리 역시 괜스레 긴장되어 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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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1부 완)졸업식과 입학식 22.09.04 33 0 10쪽
84 발렌타인데이 (2) 22.09.03 22 0 10쪽
» 첫 참배 / 발렌타인데이 (1) 22.09.03 23 0 10쪽
82 모두와 함께 22.08.28 24 0 10쪽
81 다시 한 번 유원지에 22.08.28 23 0 11쪽
80 실감되는 마지막 (2) / 린의 변화 22.08.27 26 0 10쪽
79 극복하지 못한 트라우마 / 실감되는 마지막 22.08.27 26 0 9쪽
78 시즈카 이즈미 / 히토미의 거짓말 22.08.21 25 0 10쪽
77 가면 뒤의 진심 22.08.21 22 0 11쪽
76 린의 계략 22.08.20 23 0 10쪽
75 선배로서의 조언 22.08.20 29 0 10쪽
74 아버지의 일침 / 온천에 가다 22.08.14 25 0 10쪽
73 잊어버리지 않은 약속 22.08.14 24 0 11쪽
72 악역을 자처하다 22.08.13 22 0 10쪽
71 아이돌과 만나다 22.08.13 26 0 10쪽
70 짝사랑에서 동경으로 22.08.07 28 0 9쪽
69 보람있는 시험공부 22.08.07 29 0 10쪽
68 진로 상담 22.08.06 41 0 9쪽
67 부모님의 과거 22.08.06 28 0 10쪽
66 호시야 미유키의 생일 22.07.31 27 0 9쪽
65 아버지를 닮은 사랑 방식 22.07.31 29 0 10쪽
64 후회뿐인 마음 22.07.30 26 0 11쪽
63 문화제, 막을 내리다 22.07.30 24 0 10쪽
62 다사다난 문화제 (4) 22.07.17 27 0 9쪽
61 다사다난 문화제 (3) 22.07.17 32 0 9쪽
60 다사다난 문화제 (2) 22.07.16 28 0 10쪽
59 다사다난 문화제 (1) 22.07.16 40 0 11쪽
58 히토미의 부상 22.07.10 29 0 11쪽
57 가슴 아픈 시나리오 22.07.10 2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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