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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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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02 13:08
최근연재일 :
2022.09.04 12:28
연재수 :
8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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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수 :
3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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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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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 문화제 (1)

DUMMY

드디어 시작된 문화제.

학교 안은 이미 문화제를 즐기러 온 외부 손님들과 학생들로 붐비는 상황이었다.


강당에서 연극이 시작되는 시간은 오후 2시.

적어도 1시 40분까지는 강당으로 돌아가야 했던 사토리는 그 때까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문화제를 둘러볼 수 있었다.


"저기 보거라, 사토리 군!! 고리 던지기다! 한 번 해보지 않겠나!!"


"선배.. 너무 들뜬 거 아니에요?"


"그.. 그렇지만.. 드디어 학생회 일에서 벗어나 이렇게 축제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단 말이다! 이것저것 둘러보지 않으면 손해보는 느낌이지 않느냐!"


체육대회 전부터 확실히 학생회의 업무로 얼굴을 보는 것조차 쉽지 않을만큼 바빴던 코우카 선배를 바라보며 사토리는 쉽게 납득해버렸다.


지금만큼은 그녀의 어리광을 받아주자며 그렇게 두 사람은 눈에 보이는 모든 노점을 돌아다녔다.


크레이프,타코야키,야키소바 등등 대부분이 먹거리를 파는 가게였지만 코우카는 신기할 정도로 그 많은 음식들을 전부 비워냈다.


그러던 그 때-


"아! 사치 군 맞지?!"


갑자기 말을 걸어온 익숙한 남학생의 모습에 사토리와 코우카는 발걸음을 멈춰섰다.


"응? 아아.. 분명 2반 실행위원이었던.."


"키도야. 키도 코헤이. 그 때는 코스프레 음식점을 양보해줘서 살았어! 괜찮다면 한 번 들렀다 가는 게 어때? 지금이라면 호시야 씨의 코스프레도 볼 수 있다고~?"


코스프레 음식점에는 별 흥미가 없던 두 사람도 호시야 미유키의 코스프레를 볼 수 있다는 말에는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결국 2반이 준비한 코스프레 음식점으로 향한 코우카와 사토리는 문 앞에 늘어선 엄청난 대기열을 보고는 굳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들었어? 여기서 그 호시야 씨가 메이드복을 입고 서빙을 하고 있대!!"


"설마 호시야 씨에게 주인님이라는 소리를 듣게되는 날이 오다니..흐흑.."


평소 남학생들로부터 엄청난 인기인이었던 미유키의 메이드 코스프레가 외부로 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 모양이었다.


이 대기열에 합류하면 족히 3~40분은 기다려야 된다는 것을 직감한 사토리는 아쉽긴 해도 코우카 선배와 함께 다른 곳으로 향하려 했다.


하지만--


"아! 회장님! 그리고.. 사치 군.. 이었나..? 두 사람은 오게 되면 바로 들여보내주라고 전달받았으니까 지금 바로 들어가도 돼!"


"괘.. 괜찮은 것이냐..?"


"네! 물론이에요!"


실행위원인 키도가 나름 신경을 많이 써준 덕분에 두 사람은 줄을 서지 않고 곧장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그 안에는 정말 여러 코스프레를 한 학생들이 간단한 요리들을 서빙하고 있었다.


인기있는 만화 속 캐릭터나 혹은 메이드 같은 설정 그 자체를 모방하는 학생들 속에서 역시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단 한 사람.


호시야 미유키였다.


"주문."


"아.. 오, 오므라이스로 부탁합니다!!"


"'케찹은 네가 알아서 뿌려."


"네, 넵..!!"


메이드복을 입고 있을 뿐 조금도 메이드다운 면이 느껴지지 않는 그녀의 싸늘한 태도에도 남학생들은 굉장히 행복해하고 있었다.


아마도 호시야 미유키와 말을 섞었다는 그 자체만으로 그들은 만족하는 모양이었다.

그런 상황을 자리에 앉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그 때-


"..주문은..?"


전 손님의 주문을 전달한 미유키가 곧장 사토리와 코우카가 있는 테이블로 다가와 물었다.


"나는 딸기케이크랑 홍차로 부탁한다!"


"그럼 나는 오므라이스로.."


째릿-


어째서인지 그녀는 오므라이스를 주문하는 사토리를 무섭게 째려보았지만 이내 아무말도 하지 않고 주방으로 주문을 전달했다.


그렇게 10분 정도 시간이 흐르고 디저트인 코우카의 주문보다 요리가 나오는데 더 시간이 걸린 사토리는 그녀가 딸기 케이크를 먹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저기.. 사토리 군.. 아무리 나라도 그렇게 바라보면 먹기가 불편하다만.."


"아.. 죄송해요..! 선배가 너무 맛있게 드셔서 저도 모르게 그만.."


그 대답에 잠시 주저하던 코우카는 이내 결심한듯 자신이 먹던 포크로 케이크를 잘라 사토리에게 향하며 말했다.


"괜찮다면 조금 주마..!"


"네? 아.. 그럼 다른 포크로.."


"그냥 한 입 먹을 뿐인데 새 포크를 사용하는 건 민폐이지 않느냐..! 괜찮으니 아~ 하거라..!"


이대로 그녀가 먹던 포크에 입을 대면 간접키스가 되어버리는 것을 잘 알고 있던 사토리는 쉽사리 입을 벌리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쾅-!


"주문하신 오므라이스 나왔습니다."


미유키가 때마침 가지고 온 오므라이스를 힘껏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코우카의 계획을 막는데 성공했다.

혀를 차며 아쉬워하는 그녀를 뒤로하고 케첩통을 손에 쥔 미유키를 보며 사토리는 다급히 말했다.


"아, 내가 직접 뿌리는 거지? 고마워, 미유키 씨!"


그녀에게서 케첩통을 받아가려던 사토리는 어째서인지 케첩통을 넘겨주지 않는 그녀의 행동에 의문을 갖고 물었다.


"미유키 씨..? 케첩.. 놔주면 안 될까..?"


"..내.. 내가 직접 뿌려줄게.."


"응? 하지만 아까 다른 손님한테 케첩은 직접 뿌리라고.."


"100번 째 손님이니까 특별히 내가 직접 뿌려주겠다는 거야. 불만 있어?"


지나치게 둔감한 사토리에게 화가 나버린 미유키는 그를 무섭게 노려보며 물었다.

이에 얌전히 케첩통을 맡기는 사토리.


같은 장소에 있던 모든 남성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사토리는 그녀가 자신의 오므라이스에 케첩을 뿌려주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봤다.


손을 부들부들 떨며 구부러진 하트를 완성시킨 미유키는 안심하듯 숨을 뱉으며 작게 미소지었다.


"나, 나도 그려주마! 사토리 군!!"


만족해하는 미유키에게 사토리의 마음을 빼앗길까 불안했던 코우카는 잽싸게 케첩통을 빼앗아 구부러진 하트 위로 케첩을 쥐어짜내기 시작했다.


"무슨 짓이에요?!"


"흥! 사토리 군의 오므라이스에 케첩을 뿌려준 것뿐이다만?"


이상한 곳에서 승부욕이 생긴 미유키는 또 다시 케첩통을 빼앗아 케첩으로 범벅이 된 오므라이스 위에 커다란 하트를 그렸다.


그리고 코우카가 케첩통을 빼앗기를 반복한 결과.


"..내 오므라이스.."


사토리의 오므라이스는 형태를 찾아볼 수도 없을만큼 케첩으로 뒤덮여 차마 먹기 무서운 음식이 되어버렸다.

접시에서 흘러넘치는 케첩을 보고서야 두 사람은 신경전을 멈추고 고개숙여 사과했다.


"하아~ 잘 먹었다.."


"아까는 정말 미안했다, 사토리 군.."


"괜찮아요. 미유키 씨 덕분에 그래도 새로운 오므라이스로 교환해줘서 맛있게 먹었으니까요."


미유키가 주방에 직접 부탁하면서 사토리는 오므라이스를 새로 대접받아 무사히 배를 채울 수 있었다.

맛있는 요리와 디저트로 배를 채우고 떠나가는 사토리에게 미유키는 차마 같이 문화제를 보자고 말하지 못하고서 안절부절하는 얼굴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사토리 군..! 저기.. 괜찮다면 저기에도 한 번 가보지 않겠느냐..?"


"저기는.. 오컬트 부에서 준비한 귀신의 집인가 보네요. 그런데 코우카 선배는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하지 않아요?"


"학생회장으로서 내부를 확인하고 싶을 뿐이다..! 안 되느냐..?"


귀신의 집을 무서워하지 않는 그녀라면 혼자서도 충분히 내부를 확인할 수 있을 텐데도 사토리는 내심 자신을 의지해주는 선배가 고마울 따름이었다.


"좋아요. 같이 가드릴게요."


"응!! 고맙다!!"


기뻐하는 코우카 선배의 모습을 보며 대기열에 합류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사토리는 줄을 서있는 사람들이 모두 남녀 커플이라는 것을 보고 굳어버렸다.


"선배.. 아무래도 여기는.."


"으, 응..! 의외로 커플이 많이 오는 것 같구나..!"


지금이라도 귀신의 집은 가지 말자고 말하려던 사토리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굉장히 기대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차마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저기 저 사람. 학생회장 아니야?"


"어머, 정말이네. 옆에 있는 남자애는 분명 사치 사토리 군이었던가..? 둘이 다시 사귀는 거야?"


"회장도 진짜 보는 눈은 없다니까. 기껏 헤어졌으면서 다시 저런 애랑 또 사귀다니.."


코우카를 알아본 몇몇 학생들이 다시금 사토리와의 관계를 의심하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주변의 험담에 다시금 자신감을 잃기 시작한 사토리는 식은땀을 흘리며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자신과 달리 후유 코우카라는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주변의 험담이 크게 와닿았다.


"..죄송해요, 코우카 선배.. 역시 저는 밖에서 기다릴게요!"


이대로는 또 다시 코우카 선배의 남자친구가 자신같은 한심한 남자라는 소문이 퍼지게 될까 봐 사토리는 결국 그녀의 곁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옆에 있거라."


그러나 코우카는 먼저 곁에서 벗어나려는 사토리의 손을 꽉 붙잡으며 말했다.


"주변에서 뭐라고 떠들어도 신경쓸 필요는 없다. 사토리 군에 대해서 저들은 아무것도 모르지 않느냐."


"하지만.."


"사토리 군. 너는 절대 한심한 남자가 아니다. 한때 이몸과 사귀었던 남자가 아니냐! 좀 더 가슴을 펴고 당당해지거라!"


속이 시원해질 정도로 미소를 지어주며 그녀가 자신에게 해주는 모든 말들이 절대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라는 걸 사토리는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설령 전교생이 욕하고 비난해도 자신만은 네 편이라고 말해주는 듯한 그 표정에 사토리는 울컥 눈물이 차올랐다.

코우카 선배의 앞에서 우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탓에 황급히 고개를 돌려 눈물을 닦아내려던 그 때-


"아!! 사치!! 드디어 찾았다!"


급하게 달려온 미나모토가 꽤 오랫동안 사토리를 찾아다닌 듯 땀을 흘리며 다급하게 나타났다.

귀신의 집 앞에서 코우카 선배와 손을 잡고 있는 사토리를 본 미나모토는 애써 그 의미를 모르는 척 황급히 예상치 못한 소식을 전달했다.


"메이 양이 아무데도 안 보여!! 호시야 씨한테 부탁해서 연락을 해봤는데 전화도 받지 않고.."


외부의 사람들도 많이 찾아오는 문화제날 히토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소식에 사토리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가능성 중 하나인 과거의 사건이 혹여나 이번에도 히토미에게 벌어졌다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사토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히토미를 찾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후유 선배.. 저랑 잠시 이야기 좀 해요.."


혼자 남겨진 코우카 선배를 바라보며 미나모토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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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발렌타인데이 (2) 22.09.03 22 0 10쪽
83 첫 참배 / 발렌타인데이 (1) 22.09.03 22 0 10쪽
82 모두와 함께 22.08.28 24 0 10쪽
81 다시 한 번 유원지에 22.08.28 23 0 11쪽
80 실감되는 마지막 (2) / 린의 변화 22.08.27 26 0 10쪽
79 극복하지 못한 트라우마 / 실감되는 마지막 22.08.27 25 0 9쪽
78 시즈카 이즈미 / 히토미의 거짓말 22.08.21 25 0 10쪽
77 가면 뒤의 진심 22.08.21 22 0 11쪽
76 린의 계략 22.08.20 23 0 10쪽
75 선배로서의 조언 22.08.20 29 0 10쪽
74 아버지의 일침 / 온천에 가다 22.08.14 25 0 10쪽
73 잊어버리지 않은 약속 22.08.14 24 0 11쪽
72 악역을 자처하다 22.08.13 22 0 10쪽
71 아이돌과 만나다 22.08.13 26 0 10쪽
70 짝사랑에서 동경으로 22.08.07 28 0 9쪽
69 보람있는 시험공부 22.08.07 29 0 10쪽
68 진로 상담 22.08.06 41 0 9쪽
67 부모님의 과거 22.08.06 28 0 10쪽
66 호시야 미유키의 생일 22.07.31 27 0 9쪽
65 아버지를 닮은 사랑 방식 22.07.31 29 0 10쪽
64 후회뿐인 마음 22.07.30 26 0 11쪽
63 문화제, 막을 내리다 22.07.30 23 0 10쪽
62 다사다난 문화제 (4) 22.07.17 27 0 9쪽
61 다사다난 문화제 (3) 22.07.17 32 0 9쪽
60 다사다난 문화제 (2) 22.07.16 28 0 10쪽
» 다사다난 문화제 (1) 22.07.16 40 0 11쪽
58 히토미의 부상 22.07.10 29 0 11쪽
57 가슴 아픈 시나리오 22.07.10 2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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