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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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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02 13:08
최근연재일 :
2022.09.04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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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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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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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되는 마지막 (2) / 린의 변화

DUMMY

"꽤 늦었네."


"미유키 씨..? 혹시 우리를 기다린 거야?"


"정확히는 메이 양을 기다린 거지만."



그 말과 동시에 미유키는 속주머니에서 린의 라이브공연 티켓을 꺼내 히토미에게 건네주었다.



"린이 전해달라고 했어. 항상 응원해줘서 고맙다고."


"네..?! 바, 받아도 되나요..?!"



받아도 되냐는 말과 다르게 이미 두 손으로 티켓을 받은 히토미는 눈을 반짝이며 굉장히 기뻐하고 있었다.



"잠깐만.. 그런데 왜 히토미한테만 티켓을 주는 거야? 나는..?"


"글쎄. 나는 린이 전해달라는 부탁을 들어준 것뿐이야. 따질거면 그 애한테 따져줘."



나름대로 린과 친해졌다고 생각한 사토리는 그녀가 히토미에게만 티켓을 준 사실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물론 그렇다고 그녀를 원망하는 것은 아니었다.

옛날부터 아이돌에 관심이 많았던 히토미를 이렇게 신경써주는 것만으로 사토리는 린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다.



"올해도 이렇게 정말로 끝이구나.."


"무슨 소리야. 아직 올해는 끝나지 않았어."


"맞아, 사토리! 아직 크리스마스가 남아있는걸!"



거리에 무수한 커플들로 넘쳐나는 크리스마스를 사토리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두 사람이 왜 이렇게 크리스마스를 기대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뿐이었지만 애써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렇게 미유키와의 대화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길.

사토리와 히토미는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고다를 발견하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무슨 일이야? 고다 네가 우리집까지 찾아오고.."


"아, 그게 말이지.."



등 뒤로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고다의 행동에 어느정도 상황을 짐작한 사토리는 잠시 자리를 비켜주기 위해서 황급히 입을 열었다.



"아, 히토미! 잠깐만 고다랑 이야기하고 있을래? 내가 고다한테 돌려줘야 하는 게 있었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네! 금방 갖고 나올테니까!"


"자, 잠깐.. 사토리..!!"



붙잡을 새 없이 집으로 들어가버린 사토리를 뒤로한 채 히토미는 어색한 분위기로 고다의 앞에 서있었다.


지금밖에 기회가 없다고 생각한 그는 등 뒤로 감추고 있던 유원지 티켓을 꽉 쥐고서 용기내어 외쳤다.



"메이 양! 혹시 크리스마스에.. 그.. 약속이 있으신가요..!"


"..네..?"



당황한듯한 그녀의 표정을 확인한 고다는 자신있게 데이트를 신청하려던 마음이 가루가 되어 사라져버렸다.


만일 여기서 크리스마스에 같이 유원지에 가자고 제안하면 어떤 대답을 듣게 될지 너무 선명하게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고다는 쓸쓸하게 웃어보이며 등 뒤로 감춰둔 유원지 티켓을 두 장 다 그녀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괜찮으시면 이거.. 크리스마스날까지 사용 가능한 티켓인데 저는 약속이 있어서요. 사치 녀석이랑 같이 가주세요.."



히토미는 기뻐하며 그가 건네주는 티켓을 받았고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본 사토리는 떠나가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바보냐."


"시끄러워.."



진짜 바보는 그녀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한 네가 아니냐며 따지고 싶었던 고다였지만 티켓을 받았을 때 진심으로 기뻐하는 히토미의 표정을 떠올리며 말없이 전화를 끊었다.


날이 저물고 저녁이 되어서 사토리는 오랜만에 카나코 아주머니의 초대를 받아 히토미와 함께 식사를 했다.


도중에 반찬을 들고 찾아와 준 미유키가 함께하면서 더욱 즐거운 저녁시간이 되었고, 그렇게 며칠이 지나 모두가 기다리던 겨울방학이 찾아왔다.



"방학동안 사고치지 말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라. 방학이 끝나도 아직 종업식까지는 시간이 있으니까 푹 쉬다가 오도록. 이상."



아키야마 선생님의 진심이 담긴 조언을 끝으로 방학식이 끝나고 모두가 집으로 돌아가려던 그 때.



"아, 사치. 잠깐 나 좀 보자."



갑자기 사토리만 따로 불러내는 그의 목소리에 히토미는 기다리고 있겠다는 말을 남기고서 먼저 교문으로 향했다.


지금까지 아키야마 선생님과 딱히 많은 대화를 나누어 본 적이 없었던 사토리는 자신만 따로 부르는 이유를 짐작조차 할 수 없었지만 머지않아 그는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네? 저를 만나고 싶어하는 출판사요?"


"뭐, 정확히는 그 출판사에서 일하는 담당자다. 선택은 네 몫이니 직접 결정해라."



그 말과 함께 아키야마 선생님이 서랍에서 꺼내준 명함을 건네받은 사토리는 담당자의 이름을 확인하더니 당황한 기색으로 굳어버렸다.

그런 사토리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차린 아키야마는 다시 한 번 강조하듯 말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선택은 네가 하는 거다, 사치. 만일 네가 그 출판사와 연관되는 것을 원치 않으면 담임으로서 나는 전력으로 널 그 출판사로부터 보호해주마.

그러니 신중하게 생각해라."


"..감사합니다, 선생님.."



정중히 인사를 하고서 교무실을 나선 사토리를 뒤로 한 채 아키야마는 모니터에 비춰진 작가 사치 오모이의 마지막 작품을 보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



"린 씨! 곧 스탠바이 들어갈게요!"


"네!"



고등학교에 졸업하기 전 누구보다 가장 열심히 아이돌 활동을 진행중인 린은 차마 전해주지 못한 사토리 몫의 티켓을 가방 속에 넣고서 촬영장으로 향했다.



"고마워, 린 씨! 린 씨가 이번 배역을 맡아줘서 정말 얼마나 다행인지.."


"아니에요~ 오히려 감독님께서 저를 불러주셔서 영광인걸요!"



촬영장에 있는 모두가 치유를 받을 정도로 환하게 웃어주며 딱딱한 분위기를 풀어주는 린은 어린 나이임에도 모두가 인정하는 연예계 유망주였다.


영화부터 드라마, 예능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린은 매니저의 걱정속에서도 그 모든 부름에 응했다.


아무리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만이라 하더라도 경력있는 연예인들조차 꺼릴만큼 산더미같은 스케줄을 소화하기에 린은 아직 어렸다.



"오케이! 컷! 역시 린 씨야!! 흠 잡을데가 없는 훌륭한 연기였어!"


"감사합니다, 감독님! 다음 촬영까지 아직 시간이 있죠? 잠깐 밖에서 바람 좀 쐬고 와도 괜찮을까요?"


"물론이지!!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말만해!!"



절대 겉으로 지친 기색을 드러내지 않던 린은 촬영장을 벗어나자마자 아무도 없는 구석에서 털썩 주저앉았다.



'역시 매니저 씨의 말대로 스케줄을 너무 무리하게 맡아버렸나..?'



어쩐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머리가 지끈거리면서 린의 몸은 조금씩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그 때 마침 울리는 전화기.


천천히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발신인을 확인한 린은 피식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에요, 사치 오빠~? 혹시 제가 보고싶어서.."


"..린 씨. 목소리가 왜 그래..? 어디 아파..?"



최대한 감추려고 평소처럼 밝은 목소리로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사토리는 놀라울정도로 린의 상태를 쉽게 알아차렸다.



"아프긴요! 멀쩡해요! 그보다 무슨 일이에요? 아, 혹시 메이 언니한테만 티켓을 줘서 따지려고 전화를 하신 건가요~?"


"..그것도 있긴 한데 미유키 씨한테 들었어. 린 씨 우리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최대한 스케줄을 소화하기로 했다고."


"어라라? 설마 진짜 걱정이 되서 전화한 거에요?"



잠시 이어진 무거운 침묵.

이에 린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강한 척 말했다.



"걱정도 많다니까요, 사치 오빠는.. 그것보다 우리 언니를 신경 써주세요~"



평소보다 몇 배는 무겁게 느껴지는 몸이 린은 두렵게 느껴졌다.

단순한 감기라면 지금까지도 몇 번이나 걸려본 적은 있지만 지금의 감각은 그 때와 비교할 수도 없을만큼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아이돌이라는 이유로, 모두의 기대를 져버릴 수 없다는 이유로 열이 나는 몸을 이끌고서 다시 촬영장으로 향하려던 린을 향해 사토리는 조심스럽게 전했다.



"미유키 씨도 소중하지만 린 씨도 나한테 충분히 소중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절대 무리하지 마."



그 한마디에 린은 화악 얼굴을 붉히며 우뚝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예상치 못한 공격적인 고백.

물론 그 말이 절대 이성으로써 소중한 존재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린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기뻤다.



"..정말.. 바람둥이네요, 사치 오빠."


"뭐..?! 아, 아니.. 소중하다는 의미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


"푸훗! 알고 있어요!

..고마워요, 사치 오빠."



그렇게 통화를 마친 린은 곧장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어 몸이 아프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전했다.


현재 촬영중이던 드라마 촬영에서 린에게 남은 촬영은 꼭 오늘이 아니어도 가능하기에 촬영일을 다음으로 미룰 수 있었고, 그 뒤에 있던 스케줄 또한 매니저가 최선을 다해 대신해줄 연예인과 연락이 닿으면서 무사히 커버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무리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렇게 많은 스케줄은 10년 된 선배들도 소화해내지 못한다고요. 제 말 듣고 있어요?"


"듣고 있어요~ 헤헤."



매니저의 차를 타고서 병원으로 향하던 린은 사토리의 소중한 사람이라는 말을 몇 번이고 떠올리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프다는 분이 뭐가 그렇게 좋다고 웃는건지.."



그녀가 웃고 있는 이유를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매니저는 운전을 하면서 작게 중얼거렸지만 결코 그녀를 비꼬거나 책망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 미소를 본 이후부터 린은 더 이상 자신의 몸을 혹사시킬만큼의 스케줄을 모두 감당하려는 행동은 하지 않았고 매니저는 그런 린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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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1부 완)졸업식과 입학식 22.09.04 33 0 10쪽
84 발렌타인데이 (2) 22.09.03 22 0 10쪽
83 첫 참배 / 발렌타인데이 (1) 22.09.03 22 0 10쪽
82 모두와 함께 22.08.28 24 0 10쪽
81 다시 한 번 유원지에 22.08.28 23 0 11쪽
» 실감되는 마지막 (2) / 린의 변화 22.08.27 26 0 10쪽
79 극복하지 못한 트라우마 / 실감되는 마지막 22.08.27 25 0 9쪽
78 시즈카 이즈미 / 히토미의 거짓말 22.08.21 24 0 10쪽
77 가면 뒤의 진심 22.08.21 21 0 11쪽
76 린의 계략 22.08.20 23 0 10쪽
75 선배로서의 조언 22.08.20 29 0 10쪽
74 아버지의 일침 / 온천에 가다 22.08.14 24 0 10쪽
73 잊어버리지 않은 약속 22.08.14 24 0 11쪽
72 악역을 자처하다 22.08.13 21 0 10쪽
71 아이돌과 만나다 22.08.13 26 0 10쪽
70 짝사랑에서 동경으로 22.08.07 28 0 9쪽
69 보람있는 시험공부 22.08.07 29 0 10쪽
68 진로 상담 22.08.06 41 0 9쪽
67 부모님의 과거 22.08.06 28 0 10쪽
66 호시야 미유키의 생일 22.07.31 27 0 9쪽
65 아버지를 닮은 사랑 방식 22.07.31 29 0 10쪽
64 후회뿐인 마음 22.07.30 25 0 11쪽
63 문화제, 막을 내리다 22.07.30 23 0 10쪽
62 다사다난 문화제 (4) 22.07.17 27 0 9쪽
61 다사다난 문화제 (3) 22.07.17 32 0 9쪽
60 다사다난 문화제 (2) 22.07.16 27 0 10쪽
59 다사다난 문화제 (1) 22.07.16 39 0 11쪽
58 히토미의 부상 22.07.10 29 0 11쪽
57 가슴 아픈 시나리오 22.07.10 2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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