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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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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02 13:08
최근연재일 :
2022.09.04 12: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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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2
글자수 :
3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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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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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뒤의 진심

DUMMY

2학기 기말고사가 다가오던 어느 평화로운 점심시간.

언제나 그랬듯이 점심을 먹기 위해서 옥상으로 향하던 사토리와 히토미 그리고 미유키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거짓말.. 어제까지만 해도 열려있었는데.."


항상 열려있던 옥상이 어째서인지 굳게 잠긴 채 자물쇠까지 걸려있는 상황에 세 사람은 도시락을 들고서 멍하니 서있을 뿐이었다.


그러던 그 때-


"아! 사토리! 옥상을 막은 사람 후유 선배인 모양이야!"


그렇게 말하며 히토미가 가리킨 곳에는 학생회에서 남겨놓은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정말이네.. 뭐라고 적혀있어?"


"옥상으로의 출입을 엄격히 금합니다.. 라는데..?"


따지고 보면 원래 옥상으로의 출입은 금지되어 있었지만 세 사람은 그 규칙을 무시하고 지금까지 옥상에서 점심식사를 해왔다.

누구의 시선도 받지 않고 편하게 밥을 먹기 가장 적합한 장소이기 때문이었다.


그 소중한 장소를 잃고싶지 않았던 미유키는 갑자기 발걸음을 돌려 어디론가 향하기 시작했다.


"미유키 씨! 어디가려고?"


"당연히 학생회에 가서 물어봐야지. 왜 갑자기 옥상을 막은 건지."


그 질문을 하는 순간 지금까지 당당히 옥상에 드나들었다는 사실을 자백하는 꼴이 되어버리지만 사토리와 히토미 역시 소중한 장소를 잃고 싶지 않았기에 말없이 그녀를 따라 학생회로 향했다.


기말고사가 코앞이라 그런지 학생회실에는 코우카 혼자 학생회의 업무와 시험공부를 같이 병행하고 있었지만 미유키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본론을 꺼냈다.


"후유 선배. 옥상의 출입문이 잠겨있던데 어떻게 된 거죠?"


"응? 아아, 옥상말이냐. 원래부터 옥상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으니 딱히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만.."


그녀의 말대로 출입이 금지된 옥상을 봉쇄하는 것은 딱히 잘못이라고 할 수가 없었다.

세 사람이 옥상에서 점심을 먹는다는 사실을 그녀는 모르고 있기에 태연한 얼굴로 답했지만 미유키는 여기서 물러설 수 없다는 듯 질문을 바꿨다.


"그게 아니라 왜 이제와서 갑자기 자물쇠까지 걸어가면서 옥상을 엄중히 관리하는지 그 이유를 묻고 있는 거예요."


도시락까지 들고서 자신을 찾아와 갑자기 옥상을 막은 이유를 묻는 미유키의 행동에 그녀는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이 세 사람이 옥상에서 밥을 먹어왔을 것이라는 사실을.


덕분에 단순한 이유로는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 코우카는 옥상을 봉쇄한 진짜 이유를 모두 설명했다.


"자살하는 학생을 막기 위해서다."


그 말과 함께 코우카는 서랍속에서 기사 하나를 꺼내 보여주었다.

기사에는 다름아닌 청소년의 자살율과 그 원인에 대한 것들이 실려있었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자살하는 원인은 괴롭힘때문이지만 그 이외에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집안사정, 우울증, 교우관계 등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이 시기에는 성적때문에 몸을 던지는 학생도 드물게 나타나지."


그 어느때보다 진지한 얼굴로 이야기하는 코우카의 모습에 세 사람은 다시 한 번 그녀가 학생회장이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물론 우리 학교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진 경우는 없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 기말고사가 끝날 때까지는 옥상을 막아두고 싶었을 뿐이다."


예상보다 무거운 이유를 듣게 된 미유키는 더 이상 옥상을 봉쇄한 것에 대해 따지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옥상을 막은 이유에 대한 이야기는 끝이 나는가 싶었지만..


"그건 그렇고 너무하지 않느냐, 사토리 군!! 지금까지 두 사람이랑은 계속 밥을 함께 먹었으면서 왜 나는 불러주지 않은 것이냐!! 바다에 놀러갈 때도 그렇고 어째서 매번 나에게만.."


"아, 아니.. 그게.. 선배는 학생회장이니까 아무래도.."


같이 점심을 먹자고 권한다면 물론 그녀가 기쁘게 받아들일 거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학생회장이 교칙을 어기고 옥상에서 밥을 먹는 상황은 만들고 싶지 않아 사토리는 지금껏 코우카 선배를 부르지 않은 것이었다.


학생회장으로서의 입장보다 사토리와 함께 있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코우카는 그 배려를 알면서도 내심 서운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 그럼 마침 시험기간이라 다른 학생회 사람들도 오지않으니 여기서 다 같이 식사하는 건 어떠냐?!"


"네? 그래도 되요?"


"물론이다! 뒷정리만 깨끗하게 한다면 문제될 것도 없다!"


히토미와 미유키는 점심시간을 함께할 새로운 경쟁자가 늘어나는 것은 불만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가 이곳뿐이었기에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찾아온 다음날 점심시간.


"자, 사토리 군! 많이 먹거라!"


"..잘.. 먹겠습니다.."


굉장히 오랜만에 학교에서 사토리와 함께 밥을 먹게 된 코우카는 다 먹지도 못 할 정도로 엄청난 양의 반찬들을 만들어왔다.


덕분에 미유키의 도시락과 코우카 선배의 반찬들로 배가 터질만큼 과식을 해버린 사토리를 바라보던 히토미는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조심스럽게 물었다.


"사토리.. 괜찮아..?"


"우읍.. 조금 과식한 것 같아.."


"..사토리는 너무 상냥해서 문제야. 무리해서까지 다 먹을 필요는 없었을텐데.."


소화가 안 되더라도 그가 정성을 생각해 이런 결과를 초래할 줄 알았던 히토미는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 역시 사토리에게 도시락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은 차고 넘쳤지만 요리에 대한 실력이 없을 뿐더러 지금도 무리하고 있는 사토리에게 이 이상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히토미. 시험공부는 어때? 저번 중간고사 때 미유키 씨한테 열심히 공부를 배워서 성적도 엄청 올랐었잖아."


"그게..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누군가에게 공부를 배우는 것과 혼자서 공부를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었다.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가르쳐 줄 사람도 원리를 이해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히토미의 시험공부는 날이 갈수록 지체되어 갔다.


결과와 상관없이 그녀가 상당한 노력파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사토리는 결심한듯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코우카 선배! 잠깐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잠시 후 통화가 연결되면서 상대가 코우카 선배라는 사실을 알게 된 히토미는 더욱 쓸쓸한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그 이후 사토리가 꺼낸 부탁에 흠칫 놀라 발걸음을 멈추었다.


"실례가 안 된다면 내일부터 학교가 끝나고 학생회실에서 다같이 시험공부를 해도 괜찮을까요?"


"시험공부라면 도서실에서 하는 편이 더 넓고 좋지 않느냐?"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설명을 듣고 싶어서 도서실은 조금 피하고 싶거든요. 설명을 하는 것도 다른 사람들한테는 조금 민폐가 될 수 있으니까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토리의 상냥한 마음에 그녀는 피식 웃더니 흔쾌히 사토리의 부탁을 허락해 주었다.


그녀 자신도 시험기간이라 학생회의 활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지금 학생회실에서 마음편히 공부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방과후에도 학생회실을 이용하기 위해선 학교측의 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선 코우카가 자신있게 허가를 받아두겠다고 장담했다.


"고마워요, 선배."


"그 감사인사는 사토리 군이 아닌 메이 양의 감사인사로 받아들이마."


평소 사토리의 시험 성적을 꿰고 있던 코우카는 모르는 문제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말에 그가 이런 부탁을 하는 이유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물론 사토리도 모르는 문제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의 성적으로는 모르는 문제가 있다고 해도 그건 결코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가 될 정도는 아닐 것이다.


"..정말 고마워요.."


히토미를 생각해주는 마음은 자신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사토리는 다시 한 번 진심을 담아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그렇게 시작된 올 해의 마지막 기말고사 시험공부.

학교가 끝나고 학생회실에 모여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은 사토리와 코우카, 히토미에 미유키.


그리고-


"이야~ 다같이 시험공부라니 뭔가 굉장히 즐겁네요!"


학생회의 임원중 한 명인 부회장 시즈카 이즈미였다.


그녀가 어째서 이 자리에 함께 하게 되었는지는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한 시간 전.


사토리에게 장담했던대로 코우카는 방과후 학생회실의 이용허가를 받기 위해서 교무실에 향했지만 마침 그곳에는 청소당번이었던 시즈카가 있었고 우연히 시험공부를 위해 학생회실을 사용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었다.


"그나저나 놀랐어요. 설마 시즈카 씨가 저희랑 같은 1학년이었다니."


"나는 별로 사람들 눈에 띄지 않으니까! 학생회의 업무를 볼 때도 뒤에서 회장님을 서포트하는 게 내 역할인걸."


학생회에 들어오기 전부터 눈에 띄는 것을 피해왔던 시즈카는 실제로 많은 동급생들에게도 처음보는 사람의 취급을 당할 때가 많았다.


학생회에 들어와서도 사람들 앞에 나서는 일은 모두 학생회장인 코우카가 맡아서 했고 그녀는 뒤에서 업무를 보조할 뿐이었다.


"일도 잘하고 외모도 귀여우니 가끔씩은 직접 사람들 앞에 나서보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만.."


"또 그러신다~ 제가 귀엽지 않다는 건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에요, 회장님?"


안경을 고쳐쓰며 확고하게 말하는 시즈카를 가만히 지켜보던 미유키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안경을 벗겨보았다.


그러자 당사자를 제외한 그곳에 있는 모두가 할 말을 잃어버렸다.

본인의 외모를 감추는 요인이 안경이라는 사실을 혼자서만 깨닫지 못한 시즈카는 미유키에게서 다시 안경을 빼앗고는 쑥스러워하는 얼굴로 말없이 공부를 시작했다.


"호시야 씨. 이 문제 좀 알려줄 수 있나요..?"


"그건 원리만 이해하면 간단한 문제야. 우선은.."


"아~ 나도 그 문제 약간 헷갈렸는데. 호시야 씨 굉장하네~"


어느새인가 완전히 붙어서 함께 공부를 하고 있는 세 사람을 보며 코우카와 사토리는 절로 흐뭇한 미소가 새어나왔다.


예상이상으로 즐거웠던 첫 시험공부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각자의 집으로 향해 뿔뿔히 흩어진 가운데 히토미와 나란히 걷고 있던 사토리는 어쩐지 안색이 좋지 않은 히토미를 보고 걱정이 되어 물었다.


"히토미? 안색이 안 좋은데 어디 아프기라도 한 거야?"


하지만 돌아오지 않는 대답.


"히토미..?"


"미, 미안.. 사토리..! 오늘은 나 먼저 집으로 돌아갈게..!"


다른 생각에 잠겨있는 어깨를 붙잡으며 다시 한 번 이름을 부르고 난 뒤에야 반응을 보인 히토미는 다급히 사토리의 곁에서 도망치듯 달아났다.


시험공부가 끝난 후에 있었던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한 가지 사건.


히토미는 눈물을 보이며 화장실에서 시즈카가 했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떠올렸다.


"메이 양 말이야. 사치 군의 고백을 거절했다면서?

그래서 솔직하게 말하는 건데..


사치 군하고 더 이상 가깝게 지내지 말아줄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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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아버지의 일침 / 온천에 가다 22.08.14 2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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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다사다난 문화제 (3) 22.07.17 32 0 9쪽
60 다사다난 문화제 (2) 22.07.16 27 0 10쪽
59 다사다난 문화제 (1) 22.07.16 39 0 11쪽
58 히토미의 부상 22.07.10 29 0 11쪽
57 가슴 아픈 시나리오 22.07.10 2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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