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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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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02 13:08
최근연재일 :
2022.09.04 12: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2,692
추천수 :
12
글자수 :
3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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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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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보람있는 시험공부

DUMMY

여느 때처럼 점심시간에 옥상에 모여 식사를 하고 있던 세 사람.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입을 연 사람은 다가오는 중간고사에 초조함을 느끼고 있던 히토미였다.


"저기.. 사토리. 이번에도 사토리가 공부 좀 가르쳐주면 안 돼..?"


"또 이상한 게임같은 걸 가져오려고?"


"으응..? 그런 게 아니라 정말 이대로면 보충을 들어야 할 지도 몰라서 그래..!"


상당히 급해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조용히 도시락을 먹고 있던 미유키가 나지막이 물었다.


"단순히 보충을 받기 싫은 이유만은 아닌 것 같은데 뭔가 중요한 이유라도 있어?"


"주, 중요하다면 중요하긴 해요.."


뭔가 사정은 있지만 말하고 싶지는 않은 것처럼 히토미는 입을 꾹 다물었다.

스스로 공부를 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건 목적이 어떻든 분명 기특하기에 미유키는 히토미의 공부를 직접 도와주려 했다.


"어차피 중간고사 공부도 해야하긴 하니까 다같이 모여서 공부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괜찮겠어, 미유키 씨..?"


"문제 없어. 단, 지난 번처럼 이상한 게임같은 걸 가져오면 그 즉시 해산이야. 알았어?"


"..네.."


그렇게 다시 한 번 시험공부를 하기 위해 학교가 끝나고 사토리의 집으로 향하게 된 히토미와 미유키.


다만 이번만큼은 히토미 역시 공부를 배우고 싶다는 말이 진심이었는지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고 열심히 미유키에게 공부를 배웠다.


"휴.. 잠간 쉬었다 할까."


"제법이네, 히토미! 정말 끝까지 공부를 할 줄은 솔직히 생각지도 못했는데.."


"헤헤.. 아직도 모르는 건 많지만 그래도 호시야 씨가 잘 가르쳐줘서 살았어. 감사해요, 호시야 씨.."


미유키 역시 그녀가 이렇게까지 집중해서 공부에 임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기에 더욱 궁금증이 커져만 갔다.

대체 히토미는 무엇을 위해서 갑자기 이렇게 진지하게 공부를 할 의욕이 생겼는지를 알고 싶었다.


"다들 목 마르지? 내가 나가서 마실 것좀 사올게. 뭔가 마시고 싶은 거 있어?"


"아, 그럼 나는 과일주스..!"


"적당히 차 종류로 부탁할게."


"응! 알았어! 두 사람 다 고생많았으니까 잠깐 편하게 쉬고 있어."


때마침 사토리가 음료를 사러 집을 나간 사이에 미유키는 지금을 기회라고 여기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메이 양. 어째서 갑자기 이렇게까지 공부를 하는 건지 물어봐도 될까?"


"네..? 아.. 저기.."


아니나 다를까 이유를 묻자마자 머뭇거리며 당황하기 시작한 히토미.

괴롭히려는 마음은 없었지만 이유를 묻는 행동 하나도 지나치게 당황하는 모습에 미유키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미안.. 괜한 말이었네.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면 무리해서 알려주지 않아도 돼. 난 그저 메이 양이 무리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돼서.."


"호시야 씨.."


그녀에게 괜한 걱정을 끼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 히토미는 결국 어째서 이렇게까지 시험공부에 열심히인지 그 이유를 들려주었다.


"실은.. 조금 부끄럽지만 얼마전에 제가 굉장히 좋아하게 된 아이돌이 있는데.. 중간고사가 끝나고 며칠 뒤에 그 아이돌이 근처에서 라이브 공연을 하는 모양이더라구요."


"아이돌..?"


"네..! 굉장히 귀엽고 활발한 아이라서 그 아이가 노래하는 모습이나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고 좋아하게 됐어요..!"


아이돌의 이야기를 할 때는 눈을 빛내며 텐션이 오르는 히토미의 모습에 미유키는 살짝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메이 양은 은근히 아이돌에 흥미가 많은 모양이네."


"네.. 옛날부터 아이돌을 동경해왔었거든요.. 아, 죄송해요..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아무튼 그래서 그 아이의 라이브 공연을 보러가기 위해서 이번 시험은 꼭 보충수업을 면하고 싶어요..!"


갑자기 시험공부에 집중을 하게 된 이유가 아이돌의 라이브 공연을 보러가기 위해서라는 말은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쓴소리를 뱉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많은 곳을 두려워하고 피해왔던 히토미가 스스로 라이브 공연을 보러가고 싶다는 말을 하니 미유키는 걱정이 앞설 뿐이었다.


"그래도 다행이네. 메이 양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취미같은 게 있으니까.

그런데 괜찮겠어..? 메이 양, 분명 사람이 많은 곳은 무서워하잖아."


"무, 물론 혼자서 가는 건 무리에요..! 그렇지만.. 조금씩이라도 스스로 나아지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사토리랑 후유 선배랑.. 호시야 씨.. 모두 다 같이 다양한 곳에도 놀러가고 싶다고 지난번 바다에 갔다온 뒤로 느꼈거든요. 민폐.. 일까요..?"


불안해하는 얼굴로 조심스럽게 묻는 그녀를 미유키는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살포시 안아주며 대답했다.


"그럴리가 없잖아. 오히려 메이 양이 그렇게 생각해주고 있었다는 게 굉장히 기뻐. 나도 메이 양이랑 여러곳을 둘러보고 싶다는 마음에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니까."


분명 같은 남자를 좋아하는 라이벌임에도 불구하고 히토미는 두 사람과 계속 사이좋게 지내고 싶었다.

사토리만큼이나 두 사람에 대한 깊은 정이 생겨버린 것이었다.


사랑과 우정을 동시에 잡고 싶어 하는 마음이 이기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미유키는 히토미의 그런 이기적인 마음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었다.


"다녀왔.."


시간이 흘러 음료를 사러 나갔던 사토리가 돌아왔을 때.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오던 그는 황급히 목소리를 낮추고 절로 옅은 미소가 새어나왔다.


"정말이지. 너무 사이가 좋다니까."


히토미와 미유키가 서로 머리를 기대고서 기분좋게 잠을 자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는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지만 지금의 두 사람은 마치 사이가 좋은 자매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녀들이 푹 잘 수 있도록 조용히 문을 닫고 거실로 내려가려던 사토리는 문득 굳게 잠긴 아버지의 서재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그러고 보니.. 서재에 뭐가 있는지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지.."


용기내어 서재의 문고리만이라도 잡아보려 했던 그였지만 어김없이 옛기억이 트라우마로 작용이 되어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또 다시 쓰러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토리는 황급히 서재로부터 등을 돌려 거실로 내려갔다.

그렇게 해가 저물어 갈 즈음.


"미안.. 나도 모르게 잠들어버렸네.."


먼저 잠에서 깨어난 미유키가 거실로 내려오며 사과를 건넸다.

아마도 그녀는 본래의 목적이었던 시험공부가 의도치 않은 숙면으로 물건너갔음에 미안한 마음을 가진 것이라고 사토리는 확신했다.


"괜찮아, 미유키 씨. 아직 시험까지는 여유가 있으니 또 다음에 공부하면 되지."


"응.. 그러네."


오늘 뿐만이 아니라 언제든 또 같이 모여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미유키는 작게 웃으며 물었다.


"괜찮다면 내가 저녁을 준비해도 될까?"


"그런 거라면 오히려 부탁하고 싶을 정도인걸. 나도 뭔가 도울 수 있는 거라면 도울게!"


히토미의 몫까지 맛있는 저녁을 준비하는 미유키를 바라보며 사토리는 무의식적으로 생각이 입밖으로 나와버리고 말았다.


"뭔가 이렇게 주방에서 같이 요리를 하는 모습이 마치 신혼부부같네.."


"뭐..?!"


그의 입에서 튀어나온 예상치 못한 발언에 미유키는 화악 얼굴을 붉히며 깜짝 놀란 표정으로 굳어버렸다.

그제야 자신이 생각을 입밖으로 내뱉었음을 자각한 사토리.


"미, 미안..!! 그런 뜻으로 꺼낸 말이 아니라..!! 저기.."


어떻게든 조금 전의 발언을 얼버무리려는 그였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그럴듯한 변명이 떠오르지 않아 결국 자리를 피하는 선택을 해버렸다.


"아아..!! 슬슬 저녁 준비도 다 되어가니까 나는 히토미를 슬슬 깨우고 올게..!"


다급히 방으로 도망치는 사토리의 얼굴 역시 눈에 띄게 붉어져 있었다.

스스로 미유키와 신혼부부같다는 말을 꺼내버린 자신이 괘씸해서 사토리는 당장이라도 무릎을 꿇고 빌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리고 피할 수 없이 찾아온 저녁시간.


"저기, 사토리. 혹시 내가 자고 있는 동안에 무슨 일 있었어..?"


"응?! 아, 아무 일도 없었는데..?"


식사를 하는 동안 한 번도 눈을 마주치지 않는 사토리와 미유키의 어색한 분위기에 히토미가 살짝 미심쩍은 눈초리로 물었다.


"거짓말.. 혹시 미유키 씨랑 싸우기라도 한 거야..? 아까부터 사토리도 미유키 씨도 전혀 눈을 안마주치는걸."


예리한 히토미의 지적에 두 사람은 아무런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무슨 일이 있었음을 증명하듯 빨라지는 젓가락질에 히토미는 조금 더 집요하게 두 사람을 추궁하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다 먹었으니 먼저 돌아갈게."


"으.. 응.. 오늘 고마웠어, 미유키 씨.."


급하게 식사를 마치고 갑자기 식탁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는 그녀의 모습에 차마 아무것도 물어볼 수가 없었다.

당연하지만 미유키가 급하게 집으로 돌아가려고 한 것은 사토리의 발언에 화가 나서가 아니었다.


감정으로 따지면 오히려 그 반대.

그녀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자신이 사토리와 신혼부부같다는 그 말을 쉴 수도 없이 되뇌이며 얼굴을 붉혔다.


"신혼부부.. 후훗.. 그렇구나.. 나랑 사토리 군이 신혼부부.."


그 날 집으로 돌아온 미유키는 린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있었던 기쁜 일을 한참동안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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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발렌타인데이 (2) 22.09.03 21 0 10쪽
83 첫 참배 / 발렌타인데이 (1) 22.09.03 22 0 10쪽
82 모두와 함께 22.08.28 24 0 10쪽
81 다시 한 번 유원지에 22.08.28 22 0 11쪽
80 실감되는 마지막 (2) / 린의 변화 22.08.27 25 0 10쪽
79 극복하지 못한 트라우마 / 실감되는 마지막 22.08.27 25 0 9쪽
78 시즈카 이즈미 / 히토미의 거짓말 22.08.21 24 0 10쪽
77 가면 뒤의 진심 22.08.21 21 0 11쪽
76 린의 계략 22.08.20 23 0 10쪽
75 선배로서의 조언 22.08.20 29 0 10쪽
74 아버지의 일침 / 온천에 가다 22.08.14 24 0 10쪽
73 잊어버리지 않은 약속 22.08.14 24 0 11쪽
72 악역을 자처하다 22.08.13 21 0 10쪽
71 아이돌과 만나다 22.08.13 25 0 10쪽
70 짝사랑에서 동경으로 22.08.07 28 0 9쪽
» 보람있는 시험공부 22.08.07 28 0 10쪽
68 진로 상담 22.08.06 41 0 9쪽
67 부모님의 과거 22.08.06 28 0 10쪽
66 호시야 미유키의 생일 22.07.31 27 0 9쪽
65 아버지를 닮은 사랑 방식 22.07.31 28 0 10쪽
64 후회뿐인 마음 22.07.30 25 0 11쪽
63 문화제, 막을 내리다 22.07.30 23 0 10쪽
62 다사다난 문화제 (4) 22.07.17 27 0 9쪽
61 다사다난 문화제 (3) 22.07.17 31 0 9쪽
60 다사다난 문화제 (2) 22.07.16 27 0 10쪽
59 다사다난 문화제 (1) 22.07.16 39 0 11쪽
58 히토미의 부상 22.07.10 29 0 11쪽
57 가슴 아픈 시나리오 22.07.10 2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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