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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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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02 13:08
최근연재일 :
2022.09.04 12: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2,718
추천수 :
12
글자수 :
3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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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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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 문화제 (2)

DUMMY

연극을 호시야에게 부탁한 히토미는 혼자서 문화제를 즐기지 못하고 학교 뒤쪽 벤치에 앉아있었다.


원래는 사토리와 함께 곳곳을 돌아다니며 문화제를 즐기고 싶었지만 자신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토리의 모습을 떠올려버린 탓에 그마저 히토미는 단념해버렸다.


'알고 있어.. 전부 자업자득인걸..'


사토리의 고백을 거절하면서 모진 말을 헀던 자신이 이제와서 그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건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던 그 때 휴대폰이 울리고 호시야에게서 전화가 걸려온 것을 확인한 히토미는 일부러 그 전화를 받지 않았다.


만약 지금이라도 연극을 직접 하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주저없이 강당으로 향할 자신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비록 라이벌이긴 하지만 호시야 미유키는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만큼 상냥한 여성이었다.


"..문화제가 끝날 때까지 뭐하면서 기다릴까.. 혼자서 돌아다니는 건 조금 무섭고.."


어떻게든 혼자서 시간을 때울 방법을 생각하며 발을 동동 구르던 그 때였다.


"아카이. 정말 호시야 양을 포기하려고?"


"이제 됐다니까. 그런 쓰레기 같은 남자를 좋아할 정도면 어차피 그 녀석도 시시한 여자일 뿐이겠지."


학교 모퉁이 너머에서 들려오는 아카이 선배의 목소리를 듣고서 히토미는 동동 구르던 발을 멈추었다.


"쳇. 아깝네. 호시야 양 정도면 진짜 갖고 노는 보람이 있을 텐데. 우리 학교 최고의 인기녀잖아. 아카이 너 정도가 아니면 아마 누구도 노리기 힘들 텐데."


"입 발린 소리는 그만 둬. 어차피 너희는 내가 데려온 여자애를 같이 즐기고 싶을 뿐이잖아. 그럼 입 다물고 얌전히 기다려."


"하하하! 들켰나? 뭐, 이제껏 너하고 사귄다면서 좋아했던 여자애들도 제법 괜찮았지. 데이트라고 속아서 우리 모습을 처음 봤을 때 당황해하는 표정이 참 가관이더라."


지금껏 그 누구도 알지 못했던 아카이라는 남자의 실체를 엿듣게 된 히토미는 절대 들키면 안 된다는 생각에 조용히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아아. 그리고 그 사치라는 녀석 부모도 없다더라. 아버지는 돈도 못 벌어서 병으로 죽어버리고 어머니는 그대로 집을 나가버렸다고 했던가?"


"푸하하!! 진짜냐?! 호시야 양은 그럼 그 딴 고아 새끼를 좋아하는 거야?! 그렇게 안 봤는데 진짜 남자보는 눈이 꽝이었네!!"


사토리를 욕하는 그 대화를 듣고서 어째서인지 히토미는 도망가야 한다는 생각이 사라져버렸다.

비록 사토리를 상처입힌 자신이지만 진심으로 좋아하는 그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싶었다.


"사.. 사토리를 욕하지 마세요..!!"


"넌 뭐야?"


"아아. 너 분명 사치라는 놈이랑 늘 같이 붙어다니는 년이지? 설마 우리 이야기를 엿들은 거냐?"


떨리는 두 다리.

스스로도 어째서 이런 짓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생각과 다르게 입은 멋대로 사토리를 욕한 두 사람을 향해서 소리치고 있었다.


"사토리는 쓰레기 같은 남자가 아니야..!! 저를 구해준 상냥하고 멋있는 남자란 말이에요..!!"


히토미가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엿들었는지 알게 된 아카이는 눈을 부릅뜨고서 그녀의 눈앞까지 다가와 물었다.


"너.. 처음부터 우리 이야기를 엿듣고 있었냐?"


"하.. 항상 그런 식으로 여자들을 가지고 놀았던 선배들보다 사토리가 훨씬.."


눈을 질끈 감고서 열심히 소리치던 히토미는 차마 그 말을 완전히 끝마치지 못했다.

뺨에서 느껴지는 통증과 자신도 모르게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진 몸을 떨며 히토미는 덜컥 겁에 질렸다.


여자를 아무렇지 않게 때리는 이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지금보다 더 지독한 짓을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야. 왜 갑자기 조용해졌어? 더 떠들어 봐. 네가 그렇게 자랑하는 사치 녀석에 대해서 떠들어 보라니까!!"


"쿨럭.."


"어, 어이.. 아카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까지 때리면.."


가차없이 히토미의 복부를 걷어차는 아카이의 행동에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던 남학생마저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안그래도 사토리때문에 날이 서있던 아카이의 눈앞에 그와 가장 붙어다니던 여성이 나타난 것이었다.

지금이라도 아카이를 말려야 할까 망설이던 그 때 그는 히토미의 머리채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아아.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너희들한테 이 여자를 갖고 놀 수 있게 해줄게. 이 녀석을 망가뜨리면 분명 사치 그 새끼도 절망하겠지? 어때. 좋은 생각 아니야?"


"뭐..? 아..아아.. 뭐, 확실히 그 여자도 외모는 예쁘긴 한데.."


완전히 이성을 잃어버린듯한 아카이의 모습에 겁을 먹은 그는 차마 아니라고 부정할 수가 없었다.

여기서 그를 거역하면 자신이 어떤 꼴을 당하게 될 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토리를.. 욕하지 마세요.."


뺨을 맞고 복부를 걷어차이면서도 끝까지 아카이의 발을 두 손으로 꽉 붙잡으며 그렇게 중얼거리는 히토미.

외모도 능력도 자신보다 떨어지는 그를 대체 왜 좋아하는 지 이해가 되지 않던 아카이는 잡고 있던 히토미의 머리채를 조롱하듯 흔들며 말했다.


"아직도 그딴 소리를 지껄이는 거냐?

왜. 욕하면 어쩔건데? 욕하면 어쩔거냐고."


왈칵 눈물을 머금은 채로 붙잡은 자신의 한쪽 발을 끝까지 놓지 않는 히토미를 보며 그는 무릎을 굽히고 앉아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널 구해줬다는 사치는 보이지도 않는데? 어디 한 번 애원이라도 해봐.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라고 빌면 혹시 모르잖아? 내가 널 놓아줄 수 있을지도."


보통이라면 두려움에 사로잡힌 상황속에서 자그만 희망이라도 발견하면 그 희망에 매달리기 마련이지만 히토미는 그렇지 않았다.


자신의 몸이 망가지는 것보다 사토리를 욕한 그들을 용서할 수 없었던 히토미는 절대 사과를 하지 않았다.

폭행을 당하더라도 설령 다시 한 번 몸을 희롱당해도 사토리를 욕한 그들에게 사과를 할 이유는 없었다고 믿었으니까.


그럼에도 두려움에 몸을 벌벌 떨며 주륵 눈물을 흘린 히토미는 기어이 반항할 생각으로 그의 다리를 꽉 물었다.


"끄아아!! 이 새끼가!!"


다리를 물린 통증에 크게 비명을 지르며 다시 한 번 손을 들어올린 그의 행동에 히토미는 또 한 번 맞을 각오를 하고서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뭐하는 짓이야!!"


때마침 나타난 사토리가 엉망이 되어버린 히토미의 모습을 발견하고 화를 억누르지 못한 채 소리쳤다.

설마 진짜로 눈앞의 여자를 구하기 위해서 사토리가 나타날 줄 몰랐던 아카이는 갑자기 박수를 치며 무릎을 펴고 일어섰다.


"이야~ 진짜로 구하러 왔네. 진짜 이 여자의 왕자님이라도 된 거냐?"


"사.. 토리.."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던 히토미를 향해 사토리는 천천히 다가갔다.


"선배가 물어보면 대답을 해야될 거 아니야!"


"커헉-!"


완전히 자신의 말을 무시하는 사토리의 명치에 아카이는 힘껏 주먹을 꽂았다.


"사토리..!!"


당장 반격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에 사토리는 계속 그에게 맞기만 할 뿐이었다.

몸을 웅크린 덕분에 치명상은 입지 않았지만 잇따른 발길질에 사토리의 몸은 서서히 상처가 늘어갔다.


참다못한 그가 몸을 웅크린 사토리의 머리를 힘껏 짓밟으려던 찰나의 순간.


"동작 그만!!"


어떻게 알고 나타난 경찰들과 그 옆에 서있는 고다와 미유키.

사실 히토미는 아카이 선배의 앞에 나서기 직전 호시야에게 스피커로 전화를 걸어 모든 대화내용을 들려주고 있었다.


"이거 놔!!"


경찰들에게 구속되어 잡혀가는 그를 동정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아카이와 함께 있던 남학생은 경찰이 나타나자마자 혼자서 도망쳐버렸기 때문이다.


고다는 웃으며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토리를 향해 나지막이 말했다.


"너도 참 정직하게 사는구나.. 나보다 싸움도 잘하면서 용케 가만히 얻어맞기만 했네. 만약 너보다 내가 먼저 도착했으면.. 솔직히 난 저 선배를 반쯤 죽여버렸을지도 몰라.."


"냉정하게 생각해야지.. 인지도로 내가 아카이 선배한테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손을 대면 무조건 내가 나쁜 놈으로 몰렸을 게 뻔했으니 경찰이 오는 걸 알고 있는 상황에선 그냥 맞고 있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었어.."


"..사토리..!!"


고다와 대화중이던 사토리는 어느새 자신의 곁에 다가와 품에 안기는 히토미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미안해, 사토리.. 나 때문에 사토리까지.. 내가 멋대로 나서지만 않았으면 사토리가 이렇게 맞게 될 일은.. 흐흑.."


사토리는 본인의 잘못이 아닌데도 사과하는 히토미가 안쓰러울 따름이었다.


"미유키 씨한테 들었어. 나를 욕하는 아카이 선배한테 대신해서 화를 내줬다고.. 많이 무서웠을텐데 고마워, 히토미."


"흐.. 흐아앙-!!"


그 고맙다는 한마디에 안심이 된 히토미는 마음껏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자신의 몸이 희롱당하는 것보다 아카이에게 흠씻 두들겨 맞기만 했던 사토리가 혹시라도 잘못될까봐 두려웠던 것이다.


경찰에게 잡혀간 아카이의 처분은 정학과 동시에 소년원으로 보내진다고 했다.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성인으로서의 처벌을 면하게 되었지만 아카이에 대한 소문은 빠르게 학교 전체로 퍼지게 되었고 사토리는 두 번 다시 그와 마주치게 되는 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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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발렌타인데이 (2) 22.09.03 22 0 10쪽
83 첫 참배 / 발렌타인데이 (1) 22.09.03 22 0 10쪽
82 모두와 함께 22.08.28 24 0 10쪽
81 다시 한 번 유원지에 22.08.28 23 0 11쪽
80 실감되는 마지막 (2) / 린의 변화 22.08.27 26 0 10쪽
79 극복하지 못한 트라우마 / 실감되는 마지막 22.08.27 25 0 9쪽
78 시즈카 이즈미 / 히토미의 거짓말 22.08.21 24 0 10쪽
77 가면 뒤의 진심 22.08.21 22 0 11쪽
76 린의 계략 22.08.20 23 0 10쪽
75 선배로서의 조언 22.08.20 29 0 10쪽
74 아버지의 일침 / 온천에 가다 22.08.14 24 0 10쪽
73 잊어버리지 않은 약속 22.08.14 24 0 11쪽
72 악역을 자처하다 22.08.13 22 0 10쪽
71 아이돌과 만나다 22.08.13 26 0 10쪽
70 짝사랑에서 동경으로 22.08.07 28 0 9쪽
69 보람있는 시험공부 22.08.07 29 0 10쪽
68 진로 상담 22.08.06 41 0 9쪽
67 부모님의 과거 22.08.06 28 0 10쪽
66 호시야 미유키의 생일 22.07.31 27 0 9쪽
65 아버지를 닮은 사랑 방식 22.07.31 29 0 10쪽
64 후회뿐인 마음 22.07.30 26 0 11쪽
63 문화제, 막을 내리다 22.07.30 23 0 10쪽
62 다사다난 문화제 (4) 22.07.17 27 0 9쪽
61 다사다난 문화제 (3) 22.07.17 32 0 9쪽
» 다사다난 문화제 (2) 22.07.16 28 0 10쪽
59 다사다난 문화제 (1) 22.07.16 39 0 11쪽
58 히토미의 부상 22.07.10 29 0 11쪽
57 가슴 아픈 시나리오 22.07.10 2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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